조선에서 보낸 서신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노부나가를 꼭 죽여야 하네. 그렇지 못하면 40만 이상의 병력이 조선을 침범할 것이야. 그건 아국에 재앙과 같지.
그대에게 이런 부탁을 해서 정말 민망하지만 어쩔 수 없어. 어서 실행해 주시게.]
병조판서 이율곡의 편지.
몇 번을 읽어도 똑같은 말의 반복이었다.
조선은 나를 극악의 상황으로 몰고 있었다.
몇 번의 시간을 되돌려도 변하지 않을 사건.
혼노지의 시간, 그리고 노부나가를 상대하는 나.
이렇게라도 임진왜란을 막을 수 있다면 한 번 해보지.
“이게 운명인가.”
그 말을 삼키고 수하가 전해준 횃불을 들었다. 그리고 군병을 이끌어 소리쳤다.
“따르라. 적은 혼노지에 있다.”
늦은 밤. 내 병력은 은밀히 움직였다.
나는 몇 번이나 오다 노부나가를 태워 죽여야 했다.
*
혼노지.
아케치 미츠히데가 노부나가를 태워 죽인 바로 그 절.
여기서 노부나가가 살아남았다면, 임진왜란은 그전에 일어났을 것이다.
그것도 40만 이상의 병력으로 조선 침공.
그리고 그걸 막아야 할 이율곡의 10만 양병설로 가능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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