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턴제의 마법사

미궁의 심연

2024.01.29 조회 75,091 추천 1,524


 
 사실 모든 실시간 게임은 턴제 게임이라는 말이 있다.
 ‘무한히 작게 쪼개진 단위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나의 턴을 마친 것으로 생각한다면 말이다.
 궤변이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 미친 게임에 빙의하고 턴제의 마법사가 되기 전까지는.
 
 ***
 
 <미궁의 심연>
 그 게임은 전통적인 D&D 방식의 턴제 전략 RPG 게임이었다. 미궁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로그라이크 싱글 게임.
 4인 파티를 조직해서 비밀을 파헤치고 모험하며 만나는 적들과 턴제 전투를 벌인다.
 내게 1턴 동안 주어지는 시간은 60초. 전투에서 이기려면 그 시간 안에 철저하게 전략을 짜야 한다.
 돌아가는 파티원의 순서에 맞춰서.
 
 [그림자 도약]
 
 내 도적의 이동 기술을 써서 적 궁수 옆에 배치하면.
 
 [파수꾼 재배치]
 
 궁수는 도적과의 근접전이 부담스러우므로 이동 기술을 써서 고지대로 피신한다.
 그걸 기다렸다.
 
 [포지션 스와핑]
 
 그다음 돌아오는 내 마법사의 턴에 아군 궁수와 적 궁수의 위치를 바꾼다.
 그럼 내 궁수가 고지대로 갔음은 물론, 적 궁수는 이동기가 빠진 채로 우리 전사 옆에 놓인다.
 
 [용의 일격]
 
 돌아오는 전사의 턴에 강력한 물리 공격으로 적 궁수를 박살내놓는다.
 이런 식으로 체스를 두듯이 적의 수를 예측하고 각 파티원의 행동을 하나하나 분배해서 전략적으로 전투를 치르는 것이다.
 측면 공격, 지역 통제, 지뢰, 함정, 밧줄, 언덕, 절벽, 하천, 덫, 덤불, 나무, 끈적이, 중립 몬스터, 유독 가스, 기름통, 마법 화살, 폭탄, 소환수, 포션 등 온갖 요소들을 활용하면서.
 그게 재밌었다.
 다른 사람들도 재밌었는지, 한동안 게임 ‘미궁의 심연’은 꽤 흥했다.
 문제는······.
 
 -아니 ㅅㅂ 게임 졸라 어렵네
 -이거 엔딩 보는 사람이 있긴 있냐
 -마지막 장인데 미궁 마스터 이 새끼는 대체 뭐냐 활화산 마법 한방에 그냥 다 죽는데?
 -미궁 마스터 부하로 나오는 새끼들도 존나 쎈데?
 
 이 게임은 매우 어려워서 엔딩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세계 최초로 클리어 방법을 찾아낸 것은 나였다.
 공략의 요지는 미궁 마스터의 활화산 마법 범위 안에, 미궁 마스터의 부하들까지 우겨넣어 모두를 전멸시키는 데 있다.
 그리고 내 파티에선 ‘마법사’ 만큼은 살려낸다.
 마법사에게 최후의 저항 축복을 걸어서 생명력 1로 버티는 것이다.
 
 [레이즈업 데드바디]
 
 그다음엔 사령 마법을 써서 동료들을 부활시킨다.
 
 [순리의 시계태엽]
 
 그럼 미궁 마스터가 디스펠 마법을 발동한다. 언데드들을 죽이기 위해서다.
 이때 미궁 마스터 본인의 ‘상태이상 저항’ 축복도 사라지는데, 처음부터 그게 목표였다.
 이젠 마법사와 미궁 마스터의 일기토.
 각종 상태이상 마법과 CC 아이템을 던져가며 꾸역꾸역 패서 잡는다.
 그런 식으로 깼다.
 내가 짠 전략은 일종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되었고, 이후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내 방식을 따라했다.
 그리고 나는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클래식 난이도를 깨고나면 2회차 플레이어를 위한 ‘어려움’ 난이도가 오픈되었던 것이다.
 몇 달 고생해서 어려움 난이도도 클리어.
 
 난이도 : 전략가
 
 다음 난이도가 오픈됐다.
 그때부터는 멈출 수가 없었다.
 미친놈처럼 중독되어서 온갖 기상천외한 방법과 전략으로 게임을 반복해서 깨나갔던 것이다.
 
 난이도 : 최고의 전략가
 난이도 : 끝없는 사투
 난이도 : 진정한 리더
 난이도 : 명예의 전당
 난이도 : 전설의 시작
 난이도 : 고행
 난이도 : 절망의 분투
 난이도 : 끝없는 도전
 난이도 : 불굴의 정신
 난이도 : 해탈
 난이도 : 위대한 지혜
 난이도 : 절대 전략
 난이도 : 전략의 끝
 난이도 : 인간성의 초월
 난이도 : 전략의 신
 ······.
 
 한동안은 날 따라서 같이 고난도에 도전하는 플레이어들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싹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나도 뮤튜브를 통해 클리어 전략을 나눠주던 걸 관두었다. 그게 아마 ‘명예의전당’ 쯤이었던가?
 하지만 나는 전략 전투 자체가 재밌어서 이 짓을 계속 반복했고, 그러던 어느 날.
 
 [난이도 : 개발자]
 
 별 신기한 이름의 난이도에 이르게 되었다.
 
 “개발자?”
 
 참고로 그 직전의 난이도는 ‘턴제 마스터’였다.
 난이도 이름으로 계속 그럴싸한 단어들만 줄줄 나오다가 갑자기 ‘개발자’라니.
 왠지 김이 새면서도 동시에 이게 끝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개발자 깨고 나면 이제 뭐하지.’
 
 개발자 난이도를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 내게는 엔딩이 목표가 아니라 일과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게임이 끝난다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케일럽]
 
 닉네임을 설정하고, 개발자 난이도의 새 캐릭터를 생성했다.
 이번에도 마법사였다.
 지금까지 파티원들의 포지션은 여러번 바뀌었지만, 내 메인 캐릭터는 항상 마법사였다.
 마법사가 대부분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능력치 포인트 10점을 분배하세요]
 
 나는 이렇게 찍었다.
 
 [근력(0), 민첩(0), 지혜(10), 건강(0), 솜씨(0)]
 
 지혜가 높을수록 마법의 위력이 강해진다.
 예전에는 마법사도 초반에 근력, 건강, 등을 몇 점씩 찍어서 강한 방어구로 초반 생존력을 높이는 메타가 유행했었다.
 그러나 내 경험상 ‘절대 전략’ 난이도부터는 그것도 안 먹힌다. 초반에 무슨 짓을 해도 한 방 맞으면 죽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새롭게 개발한 방법이 지혜에 몰빵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물몸이라면, 맞기 전에 죽인다는 마인드다.
 
 [특수능력을 선택하세요]
 
 특수능력은 스킬과 구분되는 캐릭터 특유의 이능 같은 것이다.
 시체를 뜯어먹고 생명력을 회복하는 ‘시체포식’이라든지, 생명력이 가득 차 있을 때 공격력이 높아지는 ‘완벽주의자’라든지.
 
 ‘이번에도 저번 난이도처럼 시작해볼······어?’
 
 특수능력 탭을 살펴보던 나는 뜻밖의 선택지를 발견하고 눈이 동그래졌다.
 
 [특수능력을 선택하세요.]
 .......
 -턴제의 모래시계 : ‘턴제 마스터’ 난이도를 클리어하여 해금되었습니다.
 
 “이게 뭐야?”
 
 개발자 바로 이전 난이도가 ‘턴제 마스터’였다. 그걸 할 때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특수능력이다.
 
 “한번 해볼까?”
 
 해보고 별로면 지우고 새로 키우면 된다. 어차피 최종 난이도인 ‘개발자’를 내가 한방에 깰 거라는 기대는 없으니 상관없다.
 나는 특수능력을 고르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미궁의 심연에 들어가시겠습니까? Y/N]
 
 Y버튼을 누르는 순간.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게임 속.
 나는 마법사가 되었다.
 
 ***
 
 좆됐다.
 내가 욕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닌데,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없다.
 
 ‘진짜 좆됐어.’
 
 군대에서 폐급 맞후임이 북측으로 포를 쏴버려서 북한에서 대응 방송이 나왔을 때보다도 더.
 내가 있는 곳은 마법 대학이었다.
 수없이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이곳 풍경이 익숙하다.
 마법사로 게임을 시작할 때 나오는 그 장면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시점.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쿼터뷰가 아니라 1인칭 시점이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의 표정이 보였다.
 약 20명.
 우리는 마법 대학의 노예들이다. 대학 측이 어젯밤에 노예상으로부터 사들인.
 
 “오늘 너희는 미궁에 들어갈 거다. 거기서 살아 나오면 마법 대학의 학생이 될 수 있다. 미궁에서 직접 돈을 벌어 자기 몸값을 변제하면 노예 신분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늙은 교수가 나와서 설명했다.
 나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온갖 가설을 세워보다가 빠르게 관두었다.
 일단 내가 들어 앉아있는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처음에 커스터마이징 했던 내 캐릭터 케일럽이었다. 명백하게 반물리적인 이 상황에 그 어떤 상식적 추론도 의미가 없다.
 그냥 그 자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미궁은 물론 위험하지만, 신중을 기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답이 안 나오는 고민에 골몰할 시간도 없다. 이 게임은 도입부부터 정신없이 몰아친다.
 
 “다들 앞에 나와서 마법 완드를 하나씩 집어가라.”
 
 노예들이 한 명씩 나아가서 완드를 집었다.
 나도 하나 집어왔다.
 
 “4인 1조로 나눈다. 그리고 조교를 따라서 미궁에 입장해라.”
 
 곧바로 사람들이 줄을 나누어 섰다.
 내 팀의 조합은 엘프 여자와 인간 남자 셋이었다. 나도 그 인간 남자 셋 중 하나다.
 엘프녀는 공포에 질려서 거품 물기 직전이었고, 뚱뚱한 체격의 인간 남자 하나는 극도로 긴장해서 땀을 줄줄 흘렸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둠 질라아카야 사라비탄야 와 아브랍사로 키리만타야······.”
 
 양손을 깍지 껴서 모은 채 필사적으로 기도문을 중얼중얼 외고 있었다. 이 게임의 세계관으로 미루어볼 때, 멀리 남부 사막지대에서 온 사람이다. 보너스로 그는 절름발이였다.
 그가 지금 읊는 저 기도문의 내용은 대략 ‘제가 죽으면 천국으로 데려가주세요’ 정도 된다.
 
 ‘큰일이다.’
 
 졸도 직전의 엘프녀, 겁먹은 뚱뚱이, 광신도 절름발이.
 셋 중 누구도 미궁 전투에 적합해 보이진 않았다. 이 게임은 시작할 때 랜덤으로 만들어지는 팀 운도 중요한 편이다.
 어떤 머저리가 한 팀에 와도 거기에 맞는 전략을 짜낼 자신이 있었지만, 그건 60초씩 시간이 주어지는 턴제 게임일 때 얘기다.
 
 “3번 팀. 따라와.”
 
 우리가 3번 팀이었다. 조교의 지시에 따라가는 표정들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황소와 다를 바 없었다.
 
 ***
 
 “입장 위치는 네 명 단위로 자동으로 바뀌기 때문에, 들어가면 너희 넷만 있을 거야. 다른 팀들은 미궁 1층의 어딘가에 랜덤하게 있을 거다.”
 
 조교가 설명했다.
 그는 밖에 남고, 우리 넷은 미궁 게이트를 넘어갔다.
 단번에 온 세상이 암전되었다. 게이트는 바로 사라졌다. 이제 출구 게이트를 찾아야 한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종유석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똑똑 울렸고, 깊은 안쪽에서는 괴물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히! 히히히! 히히!
 
 하는 웃음소리.
 
 쿵!
 
 엘프녀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완드를 든 채로 덜덜덜 떨었다.
 
 “못하겠어요.”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저는 못해요.”
 “헉······헉······.”
 
 뚱뚱이 역시 공포에 숨을 제대로 못 쉬는 수준이었다.
 
 “자르반카야 와 엘로스탄데 크로미 아짜랍타미 와 땔라끄로······.”
 
 놀랍게도 광신도가 제일 멀쩡해 보였다. 그는 기도를 몇 마디 더 중얼중얼 외더니 표정이 밝아졌다.
 
 “됐습니다! 이제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기도를 마쳤으니 우리가 죽어도 주님께서 천국으로 인도해주실 거요. 겁먹지 말고 죽어도 좋소! 하하하!”
 
 방금 한 말 취소.
 역시 이 새끼가 제일 맛이 갔다.
 아무튼 지금 이렇게 퍼질러 앉아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세이프 존이 아닌 이상 미궁 안에서는 언제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
 
 “여기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움직입시······다······.”
 
 사람들을 격려하려던 순간에 눈앞에 비현실적인 장면이 들어왔다.
 초고속 카메라로 재생한 것처럼 천천히, 어둠 속에서 우리를 향해 뛰어 오르는 흉측한 표정의 녹색 괴물.
 게임에서 고블린이라 부르던 그것이다.
 게임이라면 ‘기습당함!’ 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적들에게 선제권 보정이 들어간 채로 턴제 전투가 시작된다.
 그러나 시발 당연히.
 
 ‘그럴리가 없지.’
 
 퍽!
 
 조잡한 창끝이 뚱뚱이의 등 뒤에서부터 가슴으로 관통해서 튀어나왔다.
 내 얼굴에 뜨거운 피를 쏟아버리면서.
 
 “히히! 히히히!”
 
 뚱뚱이 뒤에 고블린 두 마리가 사악하게 웃고 있었다.
 
 “꺄아아악!”
 
 엘프녀는 비명을 지르면서 펄쩍 뛰었고.
 
 “오오! 죽음이여! 어서 내게 오라! 하늘에 계신 내 주인님! 당신의 왕국의 정문을 활짝 열어······.”
 
 퍽!
 
 또다시 창이 날아와서 광신도의 목을 따버렸다.
 
 ‘미친.’
 
 나는 몸이 굳어버렸다.
 현대인이 게임이나 소설에 빙의해서 무쌍 찍는 이야기는 전부 다 핍진성 오류다.
 현대인은 그렇게 못한다.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특수부대 출신이면 모를까.
 어제까지 욕조에 거품 내서 씻고, 마트에서 사온 소고기 구워 먹던 내 입장에선 그냥 뇌정지 그 자체다.
 눈앞에서 사람이 창에 찔려서 피가 분사되는 것을, 현대인은 살면서 볼 일이 없다.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몸이 빳빳하게 굳어버렸다.
 
 “히히히!”
 
 고블린이 칼을 들고 내 앞에 뛰어오르는 순간까지도.
 
 [턴제의 모래시계 발동]
 
 그 메시지가 떠오를 때까지도.
 나는 내가 놀라서 굳어버려 못 움직이는 줄 알았지만, 약간 달랐다.
 
 [당신의 턴입니다.]
 
 나를 포함한 온 세상이 정지했다.
 
 [60]
 [59]
 [58]
 
 눈앞에는 모래시계가 나타나서 카운트다운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렇게 3초가 흘렀지만 고블린의 칼은 아직도 내 목을 치지 않았다.
 
 “뭐······뭐야?”
 
 귀까지 찢어진 고블린의 그 입꼬리, 광신도 목에서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핏물, 내 목에서 불과 20센티미터 떨어진 곳의 칼날까지.
 모래시계를 제외한 세상의 그 무엇도 미동조차 없었다.
 
 ***
 
 모든 실시간 게임은 사실 턴제다.
 무한히 작은 단위 시간을 하나의 턴으로 본다면.
 나는 고블린이 내 목을 치는 0.0몇 초의 그 주어진 턴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턴이 종료되고 목이 날아갈 운명이었다.
 그 찰나의 순간에 60초의 시간을 벌어주는 것. 그 60초 동안 전략을 강구할 수 있는 것.
 그게 특수능력, ‘턴제의 모래시계’였다.

댓글(60)

마법사의밤    
주인공이 정말 전략의 신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인지 기대가 되네요
2024.02.01 17:50
he***    
이번엔 뇌지컬!
2024.02.06 08:38
끓인환타    
문피아를 이맛에 못끊음. 랭킹 밑에서 부터 올라가면서 작품찾는 맛이 있음.
2024.02.07 08:07
bi****    
이거 뇌지컬 사이다 보여주면 너무 재밌을것 같네요
2024.02.09 03:52
n8**********    
진짜 타플랫폼 보다 위상이 떨어지고 있지만 문피아 무료베스트에는 이런 작품 찾는게 ㄹㅇ 하루 일과임
2024.02.10 01:44
백수킹    
오 신선한맛
2024.02.11 01:06
바기김    
잼겠다
2024.02.11 10:33
호호맨11    
난이도 뇌절이네
2024.02.11 16:11
풍뢰전사    
건투를
2024.02.11 16:20
유정검    
마법사가 지혜라..
2024.02.11 17:09
0 / 3000

이용약관 유료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