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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인턴사원 김수현-1

2015.08.11 조회 41,094 추천 674


 마스터 플레이어 1화
 
 
 
 1장 인턴사원 김수현-1
 
 1
 
 “김수현 씨, 입사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프린트물 정도는 제대로 갖고 와야 할 거 아닙니까?”
 “죄, 죄송합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진짜 이래가지고 같이 일 하겠어요?”
 1999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모바일 게임 회사 NT소프트.
 올해로 기획 1팀에 입사한 인턴사원 김수현은 이민우 대리의 짜증에 얼굴이 노래졌다.
 처음 입사 당시만 해도 최고의 게임을 기획하겠다는 포부로 패기 있게 열정을 불태웠지만 그 열정은 일주일도 채 가지 못했다.
 이민우 대리의 잦은 짜증에 점점 소심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전에 없던 작은 실수까지 연달아 터뜨리기 바빴다.
 입사 후 개발팀 전체에 문제아로 소문난 건 순식간이었다.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얼른 프린트물 가지고 와요!”
 이 대리의 성난 외침에 수현은 90도로 폴더 인사를 하고 서둘러 복도를 뛰어가다가 탕비실에서 배달용 음료를 가지고 나오던 기획 2팀 김미영 사원과 부딪쳐 바닥을 우당탕 굴렀다.
 김미영이 음료를 뒤집어쓰면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비명을 내질렀다.
 수현은 옆구리를 붙잡고 신음을 흘리다가 음료로 물든 재킷을 털어내고 있는 김미영 사원을 뒤늦게 보고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 어깨를 닦아주었다.
 “미영 씨, 괜찮…….”
 “저리 치워요.”
 김미영이 수현의 손목을 싸늘하게 쳐 내고 화장실로 뛰어갔다.
 이민우 대리가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계를 보며 막 출근한 박정훈 팀장이 바닥에 떨어진 안경을 찾고 있는 수현을 보며 허허 웃었다.
 “아침부터 파이팅이 넘치네?”
 “오셨습니까, 팀장님.”
 이민우 대리의 인사에 박정훈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킷을 벗고 자리에 앉았다.
 “김수현!”
 박정훈 팀장이 컴퓨터를 켜면서 신입사원의 이름을 커다랗게 불렀다.
 “예, 김수현! 갑니다.”
 이민우 대리는 음료를 뚝뚝 흘리며 달려가는 수현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군대도 아니고 복명복창은.”
 수현은 허겁지겁 팀장 앞에 부동자세로 섰다.
 “아침부터 술 먹었냐?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려?”
 “죄송합니다.”
 안경을 고쳐 쓰며 사과하는 수현을 보고 박정훈 팀장이 짧게 한숨 쉬었다.
 “이따가 점심시간 끝나고 2시부터 대표님이 특별 신입사원 면담 한다고 하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그 옷은 그거 그래가지고 면담 하겠나. 이 대리.”
 “네, 팀장님.”
 “이따가 점심시간 끝나고 옷 좀 바꿔줘.”
 “네, 알겠습니다.”
 수현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노려보는 이민우 대리의 시선에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뭐해? 그만 일 봐.”
 박정훈 팀장이 손을 내저었다.
 수현이 인사를 하고 돌아서자 이민우 대리가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수현은 이 대리 앞에 두 손을 모으고 섰다.
 “김수현 씨.”
 “네.”
 “프린트 갖고 오고 바닥 닦고 담배 한 대 피죠?”
 죽일 듯이 자신을 노려보며 나긋하게 말하는 이 대리의 말에 수현은 어지러움을 느꼈다.
 “대답 안 합니까?”
 “예? 예예!”
 “빨리 프린트 갖고 오세요.”
 “네!”
 수현이 프린트물을 가지러 뛰어갈 때 주변에서 킥킥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
 
 회사 옥상.
 이민우 대리가 양아치 같은 표정으로 수현의 여드름 가득한 얼굴에 담배 연기를 뿜었다.
 “수현 씨.”
 “네.”
 “대답만 잘하지 말고 어쩔 겁니까?”
 “네? ……어떤?
 “옷 말이에요.”
 “점심시간에 바로 나가서 사오겠습니다.”
 “그럼 팀장님이 날 뭐로 보겠어? 나 엿 먹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요?”
 “아, 아닙니다.”
 “우리 수현 씨는 사회생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아니, 감이 안 와요?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짜 모르겠어?”
 “…….”
 이 대리가 검지로 수현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2팀 애들은 국 끓여 먹을라고 아껴둡니까?”
 “동기들도 신입사원 면담이…….”
 이민우 대리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계약직 인턴이 동기는 무슨. 아니, 근데 그래서? 나보고 음료 뒤집어쓴 그 찝찝한 옷을 입으라고?”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할 거예요.”
 “점심시간에 옷 사와서 근처에 사는 친구한테 빌렸다고 팀장님한테 말씀드리겠습니다.”
 “똑바로 좀 합시다. 네? 제가 어려운 거 부탁해요?”
 “아닙니다.”
 “잘하는 건 안 바라. 그냥 딱 수현 씨 위치만큼만 하고. 민폐 안 끼치게 좀 해줘요. 응?”
 “……네.”
 “잘 좀 합시다.”
 “…….”
 “잘 좀. 제발 좀.”
 이 대리가 수현의 가슴을 검지로 확 밀었다.
 수현이 뒤로 밀려나며 뒷걸음질 치다 고개를 훅 숙였다.
 “어휴, 진짜 씨, 쯧.”
 이 대리가 혀를 차며 담배를 버리고 옥상을 나갔다.
 흐린 하늘에서 비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곧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고 수현은 그 자리에서 한참 동안 비를 맞았다.
 
 2
 
 게임 회사 자체가 영업이 아닌 개발에 집중된 부서이기 때문에 정장같이 딱딱한 옷을 입지 않아도 된다. 자유 복장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작업복 같은 허름한 옷은 안 된다.
 수현은 회사 근처에서 세일 중인 적당한 옷 한 벌을 새로 맞춘 뒤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우나에 들렀다.
 목욕을 하고 새 옷을 입은 후 곧장 회사로 돌아오자 점심시간은 벌써 끝나 있었다.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수현은 입사 동기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표이사실로 향했다.
 “수현 씨, 오늘도 한 건 했다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래층 기획 2팀 이지훈이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놀렸다.
 “수현 씨, 사과 안 해요? 약속 있어서 갈아입을 옷이 있어서 망정이지.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자신 때문에 음료를 뒤집어쓴 김미영이 수현을 째려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하는 수현을 보며 김미영은 혐오스러움에 몸을 떨며 콧방귀를 뀌었다.
 뒤에서 동기 이지훈이 끅끅거리며 웃음을 참는 소리를 냈다.
 기획 2팀의 초특급 엘리트 강혁이 웃음을 참는 이지훈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입 냄새 나니까 웃을 거면 입 좀 다물고 웃죠.”
 옆에 서 있던 강혁의 냉소적인 말에 이지훈이 머쓱한 듯 손바닥에 입김을 불어 냄새를 맡아보곤 헛기침을 했다.
 최강의 스펙을 자랑하는 신입사원 강혁.
 든든한 집안 배경까지 있어 다혈질에 깝치기 좋아하는 이지훈도 강혁의 한마디에 어깨가 훅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비서가 나타났다.
 수현은 동기들과 함께 비서의 안내를 받아 대표이사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수현을 비롯한 신입사원 5명이 대표에게 인사를 올렸다.
 “어서들 와. 자리에 앉지.”
 대표가 상석 소파에 앉으며 손짓했다.
 신입사원들이 공손히 대표 좌우로 소파에 앉았다.
 “어때? 회사는 적응할 만해?”
 대표의 질문에 수현만을 빼놓고 모두 네! 하고 힘차게 대답했다.

댓글(43)

알몸교황    
다시 오셨습니까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놀랐는데 무조건 선작이요
2015.08.19 20:59
소닉스타    
와우..저게 회사왕따라는것인가..
2015.08.22 15:06
하무린    
인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5.08.23 05:14
달달봉    
리메이크 인가 아님 제업
2015.08.25 14:54
아주주    
엔씨소프트 군여
2015.08.27 19:32
단도    
아 다시돌아오셨네요
2015.08.30 12:31
혜오    
아래로 들러온 한놈만 족치기에 걸려든 것 같은.......
2015.08.31 02:38
한새로    
복명복창, 이따가
2015.08.31 13:48
박람강기    
잘 보구 갑니다.
2015.09.01 11:38
자요    
잘 보고 갑니다.
2015.09.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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