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퇴역한 연금술사는 우주권력급

세 번의 깜빡임

2024.04.29 조회 47,865 추천 603


 쾌청한 어느 봄날.
 쿠르릉, 쾅!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쳤다.
 흔하진 않지만, 종종 볼 수 있는 현상.
 처음에 그것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쩌저적!
 마치 유리에 금이 간 듯한 균열이 창공을 장식하기 시작하자 하던 일을 멈춘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그 눈동자에 깃든 건 미지에 대한 막연한 공포.
 그곳이 어디든, 전 세계 모두가 확인할 수 있었던 이 신비하고 기괴한, 미증유의 현상은 절정에 이르니.
 콰챠챵!
 마침내 창공이 완전히 박살났다.
 깨진 파편 사이로 드러난 건 어둠이었다.
 공허라 불리는 공간.
 어둠만이 감싼 그 공간에.
 번뜩!
 거대한 눈동자가 나타났다.
 데굴데굴 눈동자를 굴리던 거대한 눈이 한 번 깜짝였다.
 
 『공허의 눈이 한 번 깜빡인 순간 세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대격변’이 일어나게 되었다.』
 
 대기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지축이 요동쳤다.
 처음에는 단순한 지진인가 싶었으나 아니.
 콰아아-
 해수면 위로 솟아오른 섬.
 하늘을 뚫을 듯 끝이 보이지 않는 회색의 탑.
 누구의 입장도 불허하는 듯 안개가 가득한 지역.
 아득한 하늘 위를 장식하고 있는 원형의 경기장 등.
 기존의 세계에선 상상할 수 없는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번뜩!
 두 번.
 조금 전과 같은 깜빡임이 있었고.
 
 『공허의 눈이 다시금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세계는, 아니 인류는 대격변에 대항할 수 있는 ‘축복’을 얻었다.』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진 고통에 찬 비명.
 하지만 그건 단순한 비명이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흡사 몸에 병균이 침입했을 때 일어나는 일종의 발열과도 같은 현상.
 평범했던 육체가 한계를 뛰어 넘는, 각성의 의식이 시작된 것이었다.
 두 번째 깜빡임으로 인해 인류는 공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능력을 각성할 수 있었다.
 물론 인류 전부가 아니라 선택된 몇몇 이들만이었지만.
 인류에 내리는 축복, 각성의 의식과 함께.
 깜빡.
 세 번째 깜빡임이 있었다.
 하지만.
 
 『세 번째 깜빡임. 하지만 그건 세계에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은 행위였다.』
 
 누가 봐도 변화가 명확한 두 번의 깜빡임과는 다르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세 번 눈을 깜빡인 공허의 눈은.
 스르륵-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공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복원된 하늘은 5월의 따뜻한 날씨처럼 쾌청하기만 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공허의 눈이 일으킨 세 번의 깜빡임.
 그것으로 인해 인류와 세계는 더는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댓글(15)

야한69리키    
저거 내눈인대
2024.05.05 03:22
뒤질랜드모    
시작 참신하네요
2024.05.06 23:03
boun2    
뭐야 내눈 돌려줘요
2024.05.19 15:11
그래서희망    
더이상 못 보겟네.하차해야겟다
2024.05.25 16:01
담룡(潭龍)    
깜짝 ㅡ> 깜박
2024.05.25 21:15
스윗러브    
깜빡 했네요
2024.05.27 00:38
musado0105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2024.05.28 00:23
참좋은아침    
즐감!
2024.06.01 19:03
mg*****    
안과 의사가 달려와서 말했다: "안구 건조증이군요"
2024.06.01 23:23
펜트우하스    
이젠 우주권력급이네 ㅋㅋ
2024.06.0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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