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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톱스타의 오빠가 작곡 천재였다

프롤로그

2024.05.08 조회 18,391 추천 233


 “미안하다. 더는 못 가르치겠다.”
 
 꼴에 열심히 해 보겠다던 노력의 결과는 참담했다.
 작곡이 하고 싶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너처럼 재능 없는 놈은 살면서 처음 본다. 정말로.”
 
 그러나 세상은 냉정했다.
 6년간의 발버둥이 증명한 건 딱 하나였다.
 내겐 재능이 없다. 그건 한평생 나를 지독히도 괴롭히던 말이었으며, 동시에 사실이었다.
 
 나도 노력 대비 성과가 없는 일에 매달릴 만큼 멍청하지는 않았다.
 아니, 매달리고 싶어도 현실의 압박이 너무 심했다.
 그렇기에 작곡가의 꿈을 포기했다.
 
 ‘그놈의 재능이 뭔지···.’
 
 시간은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낭떠러지로 등 떠밀었다.
 지겨운 대학 생활을 거쳐 정착한 곳은 야근 지옥이었다. 달리 말해 회사.
 
 그 이후부터는 끔찍하기 짝이 없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회사, 집, 회사, 집, 회사, 집, 회사, 집···.
 출근하고, 야근하고, 잠을 자는 일상의 반복.
 
 평범한 현대인으로 살아가다 보니 올해로 내 나이 서른다섯이었다.
 친구도, 애인도 없는 고독한 삶.
 
 “후우.”
 
 한숨이 새어 나왔다.
 밤공기가 차다. 텅 빈 거리는 어쩐지 내 쓸쓸함을 대변하는 듯했다.
 불현듯 느낀 건 회의감이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내가 바라왔던 건, 이리도 끔찍한 회사 생활이 아니었을 텐데.
 고개를 세차게 내젓고 걸음을 옮겼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더 이어가 봤자 도움이 될 일은 없었다.
 오히려 독이 되면 모를까.
 
 담담히 두 귀에 무선 이어폰을 꼽았다.
 음악을 재생시키자 울려 퍼지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
 곧이어 치고 들어오는 다소 허스키한 여성의 음색.
 후렴구가 시작되고 거친 느낌의 드럼 사운드가 더해지며 조화를 이룬다.
 
 ‘······좋네.’
 
 피식 쓴웃음을 머금었다.
 복잡했던 마음이 퍽 나아지는 기분이다.
 
 내가 예전부터 푹 빠져 있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 세이(SEY)의 신곡이었다.
 인디 뮤지션으로 데뷔해 한참 무명 생활을 하다가, 입소문을 타 확 떠서 지금은 전 국민 중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는 그녀를 보러 수많은 해외 팬들이 한국으로 올 정도이니 뭐, 말 다 했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매되자마자 차트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앨범 판매량은 벌써 100만 장을 넘었다나 뭐라나.
 
 나 역시도 그간 힘든 회사 생활을 그녀의 목소리 하나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색만으로 잡생각이 싹 날아간다.
 음악에 집중해 걷다 보니 자연스레 망상을 하게 된다.
 
 ‘나도 성공했다면··· 지금쯤 세이가 내 노래를 불러 주고 있었으려나.’
 
 내가 작곡한 곡에 그녀의 목소리가 입혀진다니.
 상상만 해도 입꼬리가 절로 치솟는다.
 동시에 왠지 모를 박탈감이 들기도 했다.
 
 ‘내가 재능만 있었어도···.’
 
 티끌만큼의 재능이라도 있었다면, 작곡가의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만약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다면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하아··· 됐다.”
 
 그때 다 포기했을 꿈이 왜 이제 와서 다시 생각나는 걸까.
 마음 한구석에서 아득한 후회의 편린이 엿보이는 건 왜일까.
 어쩌면 아직까지도 미련을 못 버린 걸 수도 있겠다.
 나란 놈은 지독히도 고집불통이었으니까.
 
 “후우.”
 
 잡념을 털어내고 발걸음을 빠르게 했다.
 그쯤이었다. 문득 환한 불빛이 내 앞을 가로막은 건.
 
 “응?”
 
 갸웃거리며 고개를 들었다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차 한 대가 보도를 넘어 내 쪽으로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미친···!”
 
 순간 몸이 굳었다.
 미처 피할 생각도 나지 않았다.
 눈을 크게 뜨며 숨을 헉- 들이마신 그 순간.
 
 콰앙!
 
 눈앞이 번쩍함과 동시에, 몸이 붕 떠올랐다.
 시간이 느려진 듯한 감각.
 아득한 고통이 나를 덮쳤다.
 
 “아······.”
 
 땅바닥에 쓰러져 숨을 헐떡였다.
 축축하고 불쾌한 감각이 머리를 적신다.
 눈을 끔벅이며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아, 하아······.”
 
 호흡이 점점 가빠져갔다.
 간신히 흐릿한 시야를 헤집었다.
 반쯤 감긴 눈꺼풀 사이로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친다.
 
 ‘참 보잘것없는 삶이구나···.’
 
 차에 치여 죽어가는 이 순간마저 곁에 아무도 없는 인생이라니.
 픽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어쩌면 잘 된 걸지도 모른다.
 
 나는 왠지 모를 편안함 속에서 천천히 끝을 맞이했다.
 눈이 감기는 순간에도, 여전히 이어폰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 *
 
 
 눈을 떴을 때는 깜깜한 어둠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니, 어둠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선명했다.
 또한 그만큼 어둡기도 했다.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으나, 이토록 생생할 수는 없었다.
 등골을 타고 소름이 올라왔다. 기이한 감각이 솟구쳤다.
 
 허름하고 좁은 방의 형상을 띈 공간.
 그곳에서 한 작곡가가 자리에 앉았다.
 성별조차 알 수 없었으나, 어쩐지 그가 작곡가라는 사실만큼은 무한한 확신이 들었다.
 
 그는 느릿하게 컴퓨터를 켜 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나는 장승처럼 한자리에서 그가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는 환경에서 그는 식사도, 물도 마시지 않고 오로지 작곡에만 몰두하였다.
 
 수많은 장르를 넘나들며 한 시도 빠짐없이 곡을 써 내려갔다.
 댄스, 일렉트로닉, 힙합, 알앤비, 레트로, 팝··· 등등.
 그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 완성되었다.
 작업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곡을 쓰고, 건반을 두드리는 행위의 반복.
 
 이상하게도 그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수 년, 어쩌면 수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같은 자리를 지켰으나.
 그건 내게로 하여금 1분, 아니, 1초보다 짧은 시간처럼 뇌리에 새겨졌다.
 
 무엇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으나, 하나만큼은 분명했다.
 나는 그의 작곡 지식을 전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머리로 익혔다.
 
 이 순간만큼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공부하고, 또 공부해도 익숙해지지 않았던 화성학이 마치 구구단을 외우듯 너무나도 쉽게 머릿속에 박혔다.
 
 그 지식을 몸소 익히니 당장이라도 건반을 두드리고 싶었다.
 멜로디를 써 내려가고 싶었다.
 그의 재능, 그의 실력은 내게 미칠 듯 쏟아지는 영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영겁과도 같았던 시간이 지나.
 마침내 내가 눈을 떴을 때.
 
 “야, 서재훈.”
 
 예명 세이, 본명 서아림.
 내가 그토록 좋아했고, 또 만나기를 바라 마지않던 아티스트.
 
 “아, 언제까지 잠만 퍼질러 잘 거야! 안 일어나?”
 
 그녀가 내 앞에 있었다.

댓글(9)

장다리1    
더럽게 성의없네
2024.05.18 13:35
종소세    
차고후 회귀? 그냥 갑자기 능력은 안주는건가,
2024.05.23 05:40
나이프    
건필하세요
2024.05.30 15:58
써스    
헐.. 이거랑 똑같은 형식의 글을 최근에 3개는 본거 같은데..
2024.06.02 08:37
channel0    
환생트럭 여기서도 열일중이군요
2024.06.04 01:56
hango    
빙의 테그좀 해주세요 환생?
2024.06.07 05:37
OLDBOY    
잘 보고 있습니다.
2024.06.10 12:20
제왕닥터    
? 리메인가요
2024.06.25 10:19
대구호랑이    
잘보고 갑니다~^^
2024.06.2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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