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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그녀

2024.05.09 조회 31,217 추천 990


 그녀를 처음 만난 건 프라하의 한 음식점에서였다.
 
 무슨 심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날따라 정훈은 관광객들이 미어터지는 곳 대신 현지 로컬들에게 유명한 음식점에 가고 싶었다. 구글 평점의 노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어디보자. 여긴가?’
 
 하지만 보무도 당당하게 음식점에 들어간 정훈은 금방 후회했다.
 나름대로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유학과 어학 연수도 안 가본 토종 한국인에게 회화는 아예 다른 영역이다. 게다가 상대는 영어를 썩 잘하지 못하는 체코 현지의 아주머니였으니.
 
 버벅이는 그에게 뒷사람들이 열불을 토해낼 찰나, 갑자기 뒤에서 불쑥 손가락이 튀어나왔다.
 
 “쇠고기 등심과 크네들리키(Knedlíky)1) 요리가 맛있어요.”
 
 “네?”
 
 정훈은 멍청한 얼굴로 되묻고는 아주머니에게 앵무새처럼 그녀가 한 말을 반복했다.
 쇠고기 등심과 크네들리키.
 
 아주머니는 재미있다는 얼굴로 둘을 바라보더니, 어깨를 으쓱이며 번호표와 식판을 건넸다.
 
 “제가 주제넘은 실수를 한 건 아니겠죠?”
 
 그때서야 정훈은 등 뒤를 바라봤다.
 밤색에 가까운 짙은 금색 머리의 여자. 신비할 정도로 빛나는 녹색 눈동자.
 단 한 순간 그녀를 봤음에도 정훈은 자신의 영혼 자체가 그녀에게 ‘속박’되는 것을 느꼈다.
 
 이 체코 현지인 식당은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급식실처럼 주문과 동시에 아주머니들이 밥을 퍼 담아 줬고, 그걸 받아서 자리에 앉으면 됐다. 자리는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 모두가 섞여서 밥을 먹는 게 일상이었다.
 
 정훈은 밥이 담긴 식판과 제로콜라 한 잔을 들고 자리를 찾았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남은 자리는 몇 개밖에 없었다. 정훈은 자연스럽게 그중 두 자리가 붙어 있는 곳으로 갔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도 자신이 향하는 방향으로 오는 중이었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그가 맞은편 자리의 좌석을 빼 주었다. 아까 말을 건넨 그녀는 잠시 다른 자리를 바라보다,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정훈의 맞은편에 앉았다.
 
 “실수는 아니었네요.”
 
 가벼운 침묵을 깨고자 정훈은 그렇게 말했다. 쇠고기 등심, 그리고 이 감자빵, 정말 너무 맛있다.
 이 후줄근한 식당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까닭이 있었다.
 하지만 정훈은 장담할 수 있었다.
 
 “다행이에요!”
 
 자신의 앞에서 굴라시와 리지젝(체코식 슈니첼)을 우물거리는 그녀의 앞에서 뭔들 맛이 없을 수 있었을까.
 
 * * *
 
 정훈은 빠르게 자신을 되찾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기에 영어는 금방금방 늘었다.
 
 엘라(Ela) 또한 원래 영어를 잘했다.
 엘즈비에타 안나 비셰니엡스카(Elżbieta Anna Wiśniewska). 줄여서 엘라라는 애칭을 허락한 그녀도 정훈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영어를 잘했다.
 
 게다가 그 위대하신 케이팝의 영향으로, 그녀는 한국에 나름대로 관심이 있는 이십대 소녀였다. 가끔은 한식을 스스로 만들어 먹는 수준이기도 했다. 아주 기본적인 한국말 단어도 배운 상태였다.
 
 ‘당신들은 신이야!’
 
 정훈은 군대에서 관심은커녕, 나오기만 하면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려대었던 수많은 남자 아이돌들에게 난생처음으로 찬사를 보냈다.
 
 나이도 동갑이겠다, 둘은 금방 친해졌다.
 
 밥을 먹고 둘은 블타바 강을 같이 걸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도시는 혼자 걷기엔 너무 로맨틱했다.
 
 “회사 출장은 진작 끝났어. 난 매니저한테 보고하고 금요일과 주말 껴서 휴가를 즐기는 중이었고. 너는 여행 중이라고?”
 
 “응. 부다페스트에서 시작해서 빈을 거쳤고, 이제는 프라하를 지나 독일로 가려고 했지.”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로 가는 여행계획이었다. 다구간 항공권을 샀기에 돌아올 때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올 생각이었다.
 
 “폴란드에는 안 올 거야?”
 
 “···원래는 생각이 없었는데.”
 
 사실 폴란드는 그렇게 인기있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당연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정훈의 말에 엘라는 대놓고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째야 하나. 정훈은 그녀를 보며 뒤통수를 긁었다.
 
 그는 본래 계획 세우길 좋아했다.
 하지만 계획이라는 건 항상 어그러질 수 있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런 걸 수정하는 것에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느끼진 않았다.
 
 이번의 경우에는 더더욱 마찬가지였다.
 스트레스?
 오히려 계획을 수정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다. 남자는 인생에 한 번쯤 이런 경험을 겪는다. 정말로 행동하지 않으면 평생 두고두고 후회할 만한 그런 경험을.
 정훈은 고작해야 이십 대였지만 어렴풋하게 그 사실을 알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블타바강과 저 멀리 보이는 카를교의 마법이었을까.
 정훈은 즉각적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같이 플릭스 버스를 타고 바르샤바로 가자.”
 
 “진짜?”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단연코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 * *
 
 바르샤바에 도착한 이후 정훈과 엘라는 공식적으로 연인이 됐다.
 사귄 지 1일 같은 것도 없었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진행됐다.
 
 정훈은 한 달 정도 호스텔에 머물다가, 그녀가 부모님 집을 나와 자취를 시작할 때 껴들었다.
 
 엘라는 그동안 모은 돈과 정부 지원 저금리 대출을 받아 투룸을 샀다. 정훈은 그때 폴란드에서 빈 플랫(Flat)을 하나 산다는 의미를 깨달았다.
 신축 플랫 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전선과 인터넷 선, 수도관 정도의 아주 기본적인 것만 존재했다. 하다못해 벽지와 화장실 타일까지도 스스로 발라야 했다. 심지어 화장실과 침실 문까지도 따로 사서 달아야 했다.
 
 하지만 준비하는 그 모든 과정이 즐거웠다. 정훈은 군대와 전역 이후 회사 일까지 다소 타성적으로 살아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온전히 행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그와 그녀의 행복을 위해.
 
 둘은 음악을 틀어놓고 벽지를 바르다가, 페인트칠을 하다가도 깔깔거리며 웃었다.
 집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래도 상관없었다.
 식기와 가구들을 하나씩 들여놓을 때마다 행복하기만 했다.
 
 원래 가진 것들이 없어 봐야 뭘 얻을 때마다 행복해지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채로 시작하는 건 허상, 혹은 허영에 불과했다.
 
 엘라는 그야말로 그의 이상형이었다.
 이미 괜찮은 회사에 취업해 경제적 능력도 충분했다. 정훈의 도움 없이도 그녀는 충분히 혼자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자신의 삶 속에 그를 들인 건, 오로지 애정에 의해서였다. 정훈도 마찬가지였고.
 
 또한 그녀는 독립적이었으며, 이성적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부드럽고 따뜻했다. 이해심 넘쳤다.
 
 둘은 코드도 잘 맞았다.
 언어는 정말 사소한 장벽이었다.
 
 음식 기호부터 음악과 영화, 드라마 취향이 많이 일치했다.
 그리고 내성적인 듯하면서 나름대로 외향적인 성격까지도 비슷했다. 둘은 대체로 사교적 활동(주로 엘라의 친구들이었지만)과 산책, 헬스장을 즐기면서도 대부분의 여가 시간 동안 플랫에 박혀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혹은 끌어안고 지냈다.
 
 역사와 경제, 정치적 관점도 비슷했다.
 심지어 집안 사정까지도.
 
 그녀의 집안은 세월의 온갖 풍파를 다 맞은 집안이었다.
 증조부는 2차대전 폴란드 지식인들을 학살하던 나치에 의해 총살당하셨고, 조부는 바르샤바 봉기 시절 수용소에 끌려가 살해당하셨고, 아버지―혹은 예비 장인 어른―는 소련 치하의 폴란드 인민공화국에서 고문을 당해 지금도 걷는 것이 성치 않으셨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엘라가 잘 성장한 것도 천만다행이었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그녀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훈만큼은 그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훈의 증조부 또한 일제시절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돌아가셨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6.25때 중공군에 의해 전사하셨으니 그야말로 동병상련이 따로 없었다.
 
 “폴란드와 독일, 소련의 관계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관계와 너무 비슷한 것 같아.”
 
 엘라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학사 학위 논문도 그에 관한 것이더랬다. 예전부터 지닌 한국에 대한 호감이 결국 정훈을 만나게 될 운명으로 인도했는지도 모른다.
 
 둘은 날씨가 좋을 때마다 빌라누프 궁전 주위의 공원을 손잡고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걱정돼.”
 
 “뭐가?”
 
 “이 전쟁이 어디까지 번질까··· 그런 것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 사람들의 경각심은 최고조로 치솟아 올랐다.
 남녀노소 가릴 것이 없었다. 당연했다. 신문을 비롯한 매체란 매체에선 항상 이 위기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전쟁을 일으킨 푸틴은 나토에 속한 폴란드에게도 극도로 위협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수바우키(Suwałki) 회랑은 러시아의 주요 전략적 목표였다. 그 명분은 실로 터무니없지만, 원래 깡패국가란 터무니없는 명분으로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였다.
 
 평화의 세기는 너무 길었고, 이제는 대전쟁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바르샤바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도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큰일 나는거지 뭐.”
 
 정훈도 그 마음은 이해갔다.
 얼마 뒤에 돌아가야 할 자신의 조국도 비슷했다. 사악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웃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한국의 위기도 폴란드 못지 않았다.
 
 “흘러가는 대로 사는 거지.”
 
 정훈은 그렇게 무덤덤히 말했다.
 그런 정훈을 본 엘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바꾸고 싶어.”
 
 “뭐라도 바꿀 수 있어?”
 
 엘라는 갑자기 영 엉뚱한 말을 했다.
 
 “나, 예전에 공주였대.”
 
 “······.”
 
 뜬금없는 소리에 정훈이 눈을 꿈벅거렸다.
 그녀가 공주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내 먼 조상의 유물이야.”
 
 하지만 그녀는 진지해 보였다. 엘라는 그녀의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정훈에게 보여줬다.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고풍스러운 반지였다. 가문 문양은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공작새 깃털같은 무늬가 있었다.
 
 “이게 무슨 반지인지 맞춰봐.”
 
 정훈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너 역사도 잘 알고, 그런 게임도 많이 하잖아.”
 
 “······그거랑 이거랑 어떻게 같아?”
 
 뜨끔한 정훈이 항변했다. 아니 여기서 그 각을 본다고?
 하지만 엘라의 어투는 딱히 그의 취미에 대한 힐난의 어투는 아니었다. 애시당초 둘은 약속된 것들만 같이 한다면, 서로의 취미를 폭넓게 존중하며 지냈다.
 
 “한 번 보여줘 봐.”
 
 이제는 정훈이 궁금했다. 정훈은 엘라의 손바닥 위에 있는 반지를 유심히 바라봤다.
 
 “···되게 높은 지위에 있던 가문의 인장 같은데···?”
 
 보통의 반지는 보석은 물론이고 뭐라도 불룩 튀어나온 모양새다. 하지만 이 반지는 달랐다. 마치 도장처럼 찍으라는 듯, 위가 평평하고 문양이 음각되어 있었다. 그러니 아마··· 생각한 것처럼 가문의 실링(sealing) 인장이 틀림없다. 중세 시대 부근에 사용했었던.
 
 엘라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치켜들었다. 오늘따라 그녀의 자부심이 높아 보였다.
 
 “이 반지의 주인이 이 성의 주인이었대.”
 
 “뭐라고?”
 
 정훈은 깜짝 놀랐다.
 
 그들이 걷는 정원이 위치한 궁전.
 빌라누프 궁전(Pałac w Wilanowie)
 
 17세기 후반 폴란드―리투아니아 국왕인 ‘얀 3세 소비에스키’가 아내를 위해 지은 왕궁.
 이 시기 대부분의 왕궁들이 그러하듯, 베르사유에게 영감을 받아 지어 폴란드의 베르사유라는 말까지도 얻은 궁전.
 
 솔직히 베르사유와 쇤부른을 모두 가본 입장에서 그들과 견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빌라누프는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긴 했다.
 
 그러니 엘라는 자신이 얀 3세 소비에스키의 먼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
 
 “믿기진 않지?”
 
 엘라는 혀를 내밀며 가볍게 웃어 보였다.
 
 “나도 그랬어. 하지만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비밀 같은 것이 있나 보더라고.”
 
 비셰니엡스카란 그녀의 성씨는 꽤 흔한 성씨였다. 사실 적통이 끊기고 모계로 내려왔다면 성씨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일단 당장 믿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믿기지 않는 것과 믿어야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꺼낸 주체가 엘라인 이상 정훈은 믿었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
 
 ‘반지도 심상치 않고.’
 
 그래서 정훈은 믿음의 의미로 반지를 그녀의 손에 껴 주었다. 엘라가 당혹해하다, 이윽고 킥킥 웃었다. 반지가 커도 너무 컸다. 남자 손에나 어울릴 정도로.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내었다. 그리고는 장난스럽게 정훈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너한테는 딱 맞네?”
 
 “그러게.”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엘라가 문득 말했다.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우리가 만약 과거로 간다면, 내가 이 나라의 공주라면.”
 
 또 그녀가 꾸는 꿈 얘기일까. 요 근래 그녀는 자신의 괴상한 꿈 이야기를 자주 했다.
 
 “너는 나를 지켜줄 거야?”
 
 “물론.”
 
 “무슨 일이 있어도?”
 
 정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당연하고 당연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갑자기 다른 걸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의 입으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그 순간, 무언가 번쩍였다.
 
 엘라는 보지 못했다.
 정훈만이 북쪽에 위치한 바르샤바 시내를 볼 수 있었다.
 
 저 멀리 뭉게뭉게 구름이 하늘 위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그의 동공이 크게 확장했다. 하지만 그는 입을 떼지 않았다.
 
 화염과 진동이 함께 그들의 몸을 스쳐 지나갈 때까지.
 고통을 느끼기에도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작가의 말

1) : 체코 등에서 식사에 곁들여 먹는 일종의 찐빵.


지식채널2님 이그드라시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댓글(134)

g2**************    
잘보고갑니다 작가님
2024.05.09 20:31
마늘맛스낵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2024.05.09 20:35
MN    
시작부터 화끈하게 폭발 오프닝이네
2024.05.09 20:51
대역    
죽은줄 알았어요 ㅠㅠ
2024.05.09 21:02
예스맨s    
핵피엔딩이 아니라 핵피오프닝이라니
2024.05.09 21:05
제르미스    
와! 마늘맛!
2024.05.09 21:08
Inception    
일단 추천 선작 부터
2024.05.09 21:09
아우라지    
드디어 돌이 오셨군요!!!
2024.05.09 21:11
sm****    
오...
2024.05.09 21:12
ma******    
다음화 빨리...!
2024.05.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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