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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십장생

서장

2015.09.11 조회 13,525 추천 320


 사람들은 서열 매기기를 좋아한다.
 
 특히 무림에 속한 사람들이 그랬는데 그들은 최강자를 가려내느라 자주 논쟁을 벌였다.
 각양각색의 후보자가 호사가들의 혓바닥에 올랐다가 내려갔고 그 결과 후보가 셋으로 정리되었다.
 
 세상은 그 셋을 삼신이라 불렀다.
 
 삼신은 실력이 출중해서 그들 외에는 적수가 없었다.
 애석하게도 셋 중에서 누가 최고인지는 가려지지 않았다. 강호상의 위치가 워낙 높아서 자웅을 겨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삼신은 유성의 존재를 몰랐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유성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신 다음 세대는 여섯 명의 고수가 두드러졌는데 세상은 그들을 육운이라 불렀다. 말장난을 즐기는 자는 육운(六雲)을 불운(不運)이라 칭했다.
 무림의 최강자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세를 그들은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신 탓이었다.
 
 육운이 강호에 등장해서 두각을 나타내고 성장하고 전성기를 거쳐 늙어갈 때까지, 삼신은 꼬장꼬장하게 살아남아서 강호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육운은 삼신에 눌려서 기를 펴지 못했고 그러다 다음 세대의 등장을 맞이하게 되었다.
 
 육운도 삼신과 마찬가지로 유성의 존재를 몰랐다.
 유성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운 다음은 구봉이 유명했다.
 강호에 우뚝 선 아홉 봉우리들은 육운처럼 삼신의 위세에 눌리지 않았다. 나이가 아주 많아진 삼신이 예전처럼 강호를 활발하게 누비지 못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구봉의 활동 공간은 육운이 활동할 때보다는 넓었다.
 그렇지만 강호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넓지는 않았다.
 삼신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존재감이 정말 대단해서 간간히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구봉을 흔들어 버렸던 것이다.
 
 구봉도 유성을 몰랐다.
 그들이 전성기를 열어나갈 즈음 유성이 태어나기는 했으나 사는 곳이 멀었고 처지가 나빴으며 심지어 무림인도 아니어서 알 도리가 없었다.
 
 삼신육운구봉, 줄여서 흔히 삼육구라 불린 그들은 유성이 무공을 배워서 강호에 발을 들였을 때도 그의 존재를 몰랐다.
 
 사실 알 필요도 없었다.
 
 유성 정도의 하급 무사는 발에 차일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한림은 반드시 알아야 했다. 유성과 달리 무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육구는 장한림을 알지 못했다.
 
 장한림이 은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한림이 모종의 임무를 띠고 강호로 나옴으로써 겉으로는 평온했던 강호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정구입니다.

오랜만에 신작을 쓰게 되어 반갑고 새로운 마음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댓글(38)

선하령    
기대합니다 엘란이나 신승같은 명작이 탄생하길 고대합니다
2015.09.11 18:00
육합성만    
정구님의 글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좋은 작품을 다시 보게 되서 반갑습니다. "금협기행"이나 "맹주"는 좀 짧아서 많이 아쉬웠는데 대하장편소설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좀 살살 굴려주세요!!!
2015.09.11 23:44
쁘띠아빠    
반갑습니다! 얼마전 신승 중고본 다시 읽었습니다!! 역시 환타지 부분은 못 읽겠더군요!!! 솔까말 조선 고려인이 등장하면 무협에선 일단 점수 까 먹고 들어 가지만, 정구님이시니 선작하고 기대해 보겠습니다!!!
2015.09.11 23:56
산방학    
오ᆞᆞᆞ 간만에 기대를
2015.09.12 19:40
江과山    
작가님의 복귀를 얼마나 기다렷는지 모릅니다. 드라고나엿던가요? 북큐브에서 끊겨서 아쉬웟습니다. 이번작은 대미를 장식하길 기대합니다.
2015.09.13 16:38
stk01123    
ㅇ 일단선작하고...
2015.09.13 17:37
정주(丁柱)    
오오 정구님이다...
2015.09.14 16:03
하얀집    
정말 오래 기다렷습니다 기존 작품 재독하면서 언제 복귀하시나 기다렷습니다 이번에는 짧지 않은 장편소설을 기대해봅니다 모든 작품 읽을테니 힘내세요
2015.09.15 08:03
후회는늦다    
불의왕을 봤을 때, 현대 장르도 한번 써보시는건...
2015.09.16 06:09
진진묘    
저 님 팬 ㅋ
2015.09.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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