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70홈런 70도루 타자가 되었다

001화_프롤로그

2024.11.21 조회 23,145 추천 368


 나는 전형적인 2군 본즈였다.
 
 패기 넘치는 신인도, 프로 밥 오래 먹은 베테랑도 2군에서는 날 이길 수 없었다.
 
 강타자 상징인 3 / 4 / 5의 슬래시라인은 당연했고 OPS 1도 밥 먹듯이 찍었다. 2군에서만큼은 그 누구도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1군만 가면 무너졌다.
 잘 맞았다 싶은 타구도 플라이였고 안타 대신 삼진만 적립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심리 상담에 유명한 절은 다 갔고 이름도 바꿨다. 훈련? 정말 미친 듯이 했다.
 
 손바닥은 굳은살로 엉망이었고 일부는 검게 변색 될 정도로 휘둘렀다. 기술이 부족한가 싶어 틈만 나면 공부하고 물었다.
 
 하지만.
 
 “···진우야 미안하다.”
 “······아닙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결과는 방출이었다.
 
 고교야구 최초 20-20 달성.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퓨처스 리그 최초 30-30 달성.
 장래 40-40이 가능한 5툴 플레이어.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1군에서 자리 못 잡고 12년 만에 방출.
 12년이나 버틴 걸까 아니면 12년이나 기다려준 걸까.
 
 궁금했으나 물어보지는 않았다.
 이제 나는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니까.
 
 “······앞으로 어쩐다.”
 
 육성 선수? 독립 리그? 코치?
 그 전에 부모님께 뭐라 말씀드려야 할까.
 
 썩은 고목처럼 우뚝 서 있는데 어떤 노인이 말을 걸었다.
 
 “자네, 나랑 거래 하나 할까?”
 
 거래? 무슨 거래?
 요샌 사이비 포교도 이런 식으로 하나.
 
 평소라면 대충 무시했었으나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할 일은 없었으니까. 뭘 해야 할지도 몰랐고.
 
 “간단하네. 내 제안을 승낙하면 과거로 돌려주겠네. 기회를 준단 뜻이지.”
 
 그냥 미친놈이었군.
 상대 안 하는 게 상책이라 다시 걷는데 노인이 말을 걸었다.
 
 “방금 방출됐지?”
 “···어떻게.”
 “사람들이 자넬 참 아꼈나 봐. 감독도 그렇고 운영팀장도 그렇고. 사비로 이것저것 챙겨주다니.”
 “······.”
 
 내가 미친 걸까 세상이 미친 걸까.
 나는 결국 못 참고 되물었다.
 
 “거래 조건이 뭔데요? 팀 우승?”
 “흠흠. 그것도 좋지. 하지만 그보단 조금 더 개인적인 기록일세.”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한미일 모든 리그에서 한 시즌 70-70 달성. 어떤가? 내 제안에 승낙하겠나?”

댓글(14)

괴인h    
아니... 천하의 약마도 불가능했던 기록을 리그 별로...? 너무 악질적인데요 ㅎㅎ 시스템이라도 주지 않고서야 저걸 어케 함;;;
2024.11.22 17:44
as*****    
잘보고갑니다
2024.11.26 20:36
풍뢰전사    
3국 달성하려면 일단 외국리그 부터 가야되겠군요 건필하세요
2024.12.02 19:23
서비스    
해외진출 생각하면 일본 미국 한극 순 일까요...
2024.12.10 08:13
md*****    
메이저에서 달성하면 다른 리그에서 한게 무슨 의미가 있음?
2024.12.10 11:06
선작    
일본에서 시작해서 포스팅으로 미국간다음 은퇴전 서비스타임으로 고국으로 돌아오면 달성되겠네요 어느 소설에서 봤는데 한국인이라도 일본에서 고등학교 졸업하면 일본리그로 드래프트 되더라고요
2024.12.13 10:23
구름이집사    
량주작가님 신작!! 전작도 다 너무 잘봤습니다 잘 보겠습니다
2024.12.16 11:57
사막물고기    
60 60으로 3국해도 엄청난 임팩트인데
2024.12.17 21:21
ly*******    
잘보고갑니다
2024.12.18 12:56
물물방울    
늦었지만 연재시작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시작은 미미해도 끝은 창대하리라.
2024.12.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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