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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章

2015.12.01 조회 41,651 추천 906


 序章
 
 부서진 천장 사이로 은은한 여명이 비친다.
 노인은 서서히 밝아 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가슴 깊숙이 스며들자 꺼져 가던 의식이 조금이나마 뚜렷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겠지…….
 날카로운 창날이 내장을 갈랐고, 극독이 발라진 검날이 어깨에 박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등을 꿰뚫고 심장에 박혀 버린 단검이었다.
 구멍이 뚫린 심장은 이미 멈춰 버린 지 오래.
 강력한 마력 덕분에 간신히 생명을 붙들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에 달했다. 이제 곧 의식은 사라질 것이고, 간신히 이어 가던 호흡조차 멈추고 말 것이다.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대륙의 절반을 지배하는 철혈의 황제.
 뇌전의 정령왕 악시온을 다루는 대정령사.
 아홉 개의 코어(core)를 지닌 9단계의 흑마도사.
 라이언 폰 플레이드가 이토록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노인, 라이언은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하하하…….”
 변치 않을 충성을 맹세한 수하들.
 반백 년 살을 맞대고 살아온 부인들.
 모든 것을 내주었던 자식과 손자들까지.
 수백 구에 달하는 시체가 거대한 대전 이곳저곳에 널려 있었고, 그들이 흘린 피가 바닥을 융단처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라이언은 힘겹게 손을 들어 얼굴로 가져갔다.
 핏물로 범벅된 주름진 손.
 라이언은 오늘 이 손으로 자신의 수하를, 부인을, 자식을, 손자를 죽였다.
 배반의 칼을 들고 달려드는 그들의 목을 꺾고 머리를 부쉈으며 심장을 터트렸다.
 하지만 라이언은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패륜과 배반을 저지른 이들에게 황좌를 넘길 바에야 차라리 제국 그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것이 나을 테니까.
 라이언은 시야가 점차 흐릿해지는 것을 느끼며 죽음이 임박했음을 깨달았다. 간신히 이어 가던 호흡도 툭툭 끊어지며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몰려왔다.
 그 사이 반쯤 부서진 대전의 문을 넘어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나타냈다. 라이언은 그들의 면면을 살피며 살기 어린 미소를 머금었다.
 로만 교국의 성녀 세이어와 빛의 검 롬바.
 적탑의 탑주인 8단계 화염의 마도사 하데스.
 엘프 왕국 나파리엘의 여왕 하이렌스.
 천하에서 손꼽는 강자들이 수십의 기사와 마법사를 이끌고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어쩐지 이상했었다. 겁이 많은 둘째와 셋째가 배반을 일으킨 것이 바로 네놈들 때문이로구나.’
 흑마법을 익힌 라이언을 마왕이라 매도하던 이들.
 하지만 정작 마왕이라 지탄받아야 할 것은 라이언, 자신이 아니라 바로 저들이다.
 로만 교국은 세뇌당한 광신도로 가득 찼고, 하데스는 마법의 경지를 높이기 위해 수없이 많은 인체 실험을 강행했다. 엘프인 하이렌스 또한 마족과 계약한 다크엘프가 아니던가.
 겉으론 정의를 부르짖고, 뒤로는 악행을 일삼는 놈들.
 저런 쓰레기들이 없어져야 세상이 깨끗해질 터.
 라이언은 살소를 흘리며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온몸의 기운을 끌어모아 하나의 주문을 생성했다.
 이에 맞서 적들도 강렬한 기세를 내뿜으며 살기를 쏘아 보냈다.
 하지만 라이언의 손 위로 묵빛의 화염구가 떠오른 순간, 모두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마, 맙소사!”
 “공격해라!”
 “죽여! 저 악마를 당장 죽여야 해!”
 마법을 통해 그가 치명상을 입고 죽어 가는 모습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아니라면 그의 앞에 나타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9단계 마법이라니!
 성녀 세이어는 디바인 실드로 일행을 감쌌고, 빛의 검 롬바는 빛살 같은 속도로 라이언에게 다가와 검을 휘둘렀다. 적탑주 하데스는 8단계 마법인 플레임 스피어를 내뿜었고, 하이렌스의 활에서는 빛의 화살이 쏘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라이언의 손이 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 손짓을 따라 묵빛의 화염구가 기하급수적으로 크기를 불리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9단계 흑마법.
 헬파이어(hell fire).
 모든 것을 불사르는 궁극의 마법이 펼쳐진 것이다.
 헬파이어는 그야말로 재앙과 다름이 없었다.
 라이언에게 다가가던 롬바의 몸뚱이가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사라졌다. 세이어가 펼친 디바인 실드도 종이쪽처럼 찢겨 나갔다.
 그 후로 대전에 들이닥친 수십 명의 사람이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데는 촌각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강림한 지옥의 불길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성과 도시를 녹이고, 대지를 불태우고, 하늘까지 불살랐다.
 그렇게 끔찍한 열기가 하늘과 땅을 휩쓸고 지나갈 때, 문득 아련한 추억이 라이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따스한 어머니의 손길에 머리를 맡기고.
 먹 냄새 가득한 방안에서 아버지와 책을 읽고.
 수다쟁이 여동생이 부리는 귀여운 투정에 웃음 짓고.
 무뚝뚝한 남동생과 티격태격 싸우던, 철없던 시절.
 그 당시에는 이것이 행복임을 깨닫지 못했다.
 자질이 출중한 동생을 시기하고, 잘되라고 나무라는 부모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래서 자신을 말리는 부모님과 동생들을 뒤로 한 채 집을 떠났다.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로 말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것은 부질없는 바람일 뿐이다.
 지나간 시간을 어찌 되돌릴 수 있을까?
 라이언은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 어느덧 코앞까지 다가온 죽음의 기운에 몸을 맡겼다.

댓글(29)

go*****    
흠? 이거 3권까지 출판된 소설 아닌가요? 책방엔 1,2권만들여놔서 3권 찾아보려고 연재싸이트 뒤적여봤는데 이제 나오나보네요 3권내용까지 언제 기다리지;;;
2015.12.11 18:13
야한69리키    
시기하고 질시하고 신라의 특성이죠. 지나놈들 끌여들여서 제 민족 죽이는 신라 족 들
2015.12.13 01:30
이음악을DJ    
쓰레기글 얼마나 필력이 없으면 초반부터 개막장으로 적게 됩니까? 읽는독자 짜증만나네요
2015.12.19 19:45
세메크    
잘보고갑니다
2015.12.20 18:29
프로    
이음악을님 쓰레기글이란 댓글은 너무 심한 듯 ㅡㅡ;; 걍 제 취향은 아니네요.. 라고만 해도 엄청 기억에 남을 텐데... 뒤로가기 누르시지 굳이 여기다 쓰레기글이라고까지 ..표현을 하나요;; 요즘 죄다 현판에 던전물들만 바글거려서 던전이란 글만 봐도 머리가 어지러운 판국에 전 이런 것도 괜찮다고 보는데.. ;;;
2015.12.21 05:27
도수부    
건필하세요.
2015.12.22 10:37
마루글    
도대체 어디가 쓰래기같은지 설명좀 해보세요 이음악을 님아 괜찮구만
2015.12.23 20:55
짬냥    
위에 3번째 댓글 신고했습니다. 무슨 밑도 끝도 없이 비난?
2015.12.24 14:38
금기린    
야한 리키님같은 댓글보면 답답.. 신라시대에 삼국간에 동족개념이 있었을거라고 보다니..
2015.12.26 21:50
눈물바람    
그냥 보기싫음 뒤로가기누르셈
2015.12.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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