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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6.01.05 조회 28,485 추천 605


 프롤로그
 
 
 
 
 
 
 
 
 
 강범철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쉴 새 없이 달려온 인생이었다. 격동의 70년대에 태어나 주먹 하나 믿고 살아온 인생.
 이 바닥이 그렇듯, 손에 피를 묻히고 거칠게 살아왔지만 스스로가 정해 놓은 선만큼은 철저히 지켰었다.
 비록 그것이 평범한 이들이 보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일지라도.
 다만 죽음을 앞두고 한 가지 미련은 남는다.
 꽃다운 나이에 경쟁 세력의 해코지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던 누이와 동생.
 그들에게만큼은 살아오는 내내 미안하고, 또 죄스러웠다.
 그래서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음에도 언제나 좋은 것, 맛있는 것은 항상 멀리하고 살아왔었다.
 하나 그런다고 죄책감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나 가슴 한구석에 무겁게 자리한 두 사람의 죽음은 평생 그의 심장을 짓누르고 있었으니까.
 이제 곧 두 사람과 만나 사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강범철의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걸렸다.
 ‘누님…… 못난 동생, 이제야 누님께 사죄드리러 갑니다. 은주야…… 못난 오라비를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다오. 다시 만나면, 다시 만나면 내가 꼭…….’
 삐-.
 “2038년 9월 30일 오전 2시 20분. 강범철 환자, 사망하셨습니다.”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의사의 사망 선고에, 주위에 있던 중년 사내들이 동시에 무릎을 꿇으며 울부짖었다.
 “형니이이이임-!”
 
 2038년 9월 30일.
 대한민국 2대 폭력 조직 중 하나로 꼽히는 대룡파의 보스 강범철이 사망했다.
 그의 나이 향년 61세.
 마지막 낭만 주먹이라 불리던 사내였다.

댓글(22)

호랑이눈물    
1970대 끝나지 않았나요?
2016.01.12 20:04
걸인호객    
조폭에게 낭만 따위가 있을까요
2016.01.25 21:35
자요    
잘 보고 갑니다.
2016.01.29 01:07
가우리    
오랜만이구나
2016.01.31 03:14
도막    
낭만따위는 없죠 소설이라생각하고 읽읍시다
2016.02.02 19:33
다시생각    
깡패따위가 낭만이 어딨나요. 악취만 있을 뿐이지
2016.02.05 20:56
몽운청천    
일반인이 보는 깡패는 물론 낭만이 없겠지만, 깡패 자신이 자신을 바라봤을 땐 낭만이 있겠죠?
2016.02.06 21:40
레인Rain    
건필요
2016.02.10 11:41
아모른직다    
몽운청천// 정치인이랑 대통령이 공약지키는 소리하고 있네.
2016.02.12 06:50
물물방울    
기대해요.
2016.02.1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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