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세계_(裏面世界)
이면세계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또 다른 세상을 일컫는다. 지구에 살고 있는 대부분 사람들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세상 하나를 믿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현실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인간이 이면세계에 들어갈 수 있게 되고 이면세계에 사는 생물들도 현실세계로 간간히 넘어오게 되면서 그곳에 사는 괴수들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것들을 막는 현실세계에 단체들이 생겨나게 된다. 사실상 같은 세상이면서 다른 곳.
우리는 그곳을 이면세계라 부른다.
그리고 지금, 그 곳에서는 인류를 위해 싸우는 영웅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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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붉은 하늘. 태양이 보이지 않는 곳이다.
탁하고 습한 대기가 폐를 짓누른다.
망막에 흔들리는 화면으로 나의 겉모습과 여러 상태들이 떠오른다.
매끄럽고 광택이 흐르던 외부장갑들은 모두 손상되어 깊게 패인 자국들과 피의 흔적들뿐이고 황소 같았던 무릎관절의 수십 개의 엔진과 톱니들은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손 목, 가슴, 등 곳곳에 장착되어 있던 최첨단의 무기들도, 발목과 손바닥. 그리고 등에 붙어있던 우렁찬 부스터 또한 제 기능을 상실했다.
하지만 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뒤로는 서울 중심으로 통하는 반경 수십 미터 게이트가 열려있다.
내가 쓰러지는 순간 이 곳에 잔인한 괴수들을 서울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수백만, 아니 수억에 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이다.
내 가족들과 사랑하는 여인.
그리고 나를 지켜주던 내 동료들과 우리 대한민국.
전 인류의 안전을 위해.
나는 여기서 맞서 싸워야만 했고, 어떻게든 저들을 막아야 했다.
지원은 없다.
나는 혼자였고.
적들은 수백이다.
그것도 하나하나가 도시를 박살 낼 수 있는 ‘셀’들.
하지만 저들은 날 무시 할 수 없다.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등을 보이는 순간
자신들에게 찾아오는 것은 죽음뿐이라는 걸.
바로 지척까지 달려온 괴수들이 보였다.
한 숨을 깊게 내 뱉으며 하체에 마력을 집중하며 내 달렸다.
내가 지나온 길에 떨어져 있던 마력의 조각들이 나를 쫓아왔고.
내가 지나간 길은 강력한 반력 때문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괴수들 바로 앞에서 진각을 밟았다.
내 발로 이어진 마력 반응로에서 터져나오는 거대한 마력이 땅속에 스며들며 하나의 파도를 이루었고. 내 주위의 마력조각들로 인해 해일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쓰나미가 되어 수백 미터의 폭풍을 만들어 내어 쓸어버렸다. 땅이 파도치듯 울렁이며 힘을 버티지 못한 돌과 흙이 튀어 올랐다.
수 백 괴수들이 쓰러졌지만 죽은 괴수들은 고작 수십.
아직 수백의 괴수들이 날 노리고 정신없이 달려든다.
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점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지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서 배운 것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투지였다.
그래, 덤벼라.
오늘 여기가 우리 무덤이다.
속으로 다짐하며 수 백 괴수 떼 속으로 도약했다.
-인류 최후의 전쟁[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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