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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절대자가 돌아왔다

프롤로그

2016.05.23 조회 13,042 추천 160


 2016년. 1월 1일.
 지구에 멸망이 시작된 날이다.
 지구에 소환된 마물들과 인간들의 전쟁.
 100년 동안 지속된 전쟁은 지구를 파멸로 이끌었다.
 전 세계가 불타올랐고, 수십억의 인류가 죽어 멸종했다.
 
 심각하게 부서진 빌딩 위 옥상.
 그 곳에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서있었다.
 그의 이름은 ‘강혁’
 그가 있는 곳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었다.
 강혁은 아수라장이 된 도시를 둘러보았다.
 건물들이 붕괴되고 대지가 불타는 모습은 한편의 지옥도를 보는 듯 했다.
 “알파. 내가 마지막인가?”
 [생명반응 0%. 마스터가 마지막 인류입니다.]
 
 강혁의 귀로 무뚝뚝한 음성이 들려왔다.
 그의 말에 답한 것은 인공지능 기계 생명체. ‘알파클론’
 알파클론은 강혁과 오뢘 시간을 함께 싸워온 동료였다.
 “알파. 그동안 고마웠다.”
 [......]
 
 알파에게 아무런 답이 없다.
 녀석은 기계였지만, 사람처럼 자아를 가지고 있다.
 강혁이 손목에 채워진 알파를 내려다보았다.
 “무뚝뚝한 녀석.”
 [차원의 틈이 열리고 있습니다.]
 
 강혁은 불만을 투덜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이 찢어지며, 거대한 검은 구멍이 생겨나고 있었다.
 차원의 틈이 벌어지며, 차원의 왕들이 강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커먼 차원의 틈을 바라보는 강혁의 얼굴은 쓸쓸함으로 가득했다.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는 삶이었다.
 지옥보다 더한 100년의 삶.
 그 치열한 생존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결과는...완벽한 패배였다.
 
 강혁은 고개를 저었다.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대 차원수들과 이계의 존재들이 침략을 시작했습니다.]
 “그래. 많기도 하네.”
 
 차원의 틈새에서 기어 나오는 수천, 수만의 마물들.
 거기에 차원의 틈의 절대자인 차원수까지.
 전부 마계와 지옥계, 요계의 최상급 마물들이었다.
 그런데 강혁의 얼굴에서는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
 ‘너무 오랫동안 싸워왔다.’
 
 자그마치 100년 동안 마물을 죽여왔다.
 죽이지 않으면 죽을 것이기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
 다행인건 초인의 경지를 넘어서자 늙지도 않았고, 쉽게 지치지도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쿠와아아아...
 
 거대한 기운이 하늘을 뒤덮으며 강혁에게 쏟아져 내린다.
 에테르를 머금은 거대한 마기 덩어리들이었다.
 저 정도면 서울 하나쯤은 깨끗하게 지워질 것이다.
 아니, 한반도 전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는 싸울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홀로 남겨진 지구에서 더 살면 뭐하겠는가.
 외로울 뿐이었다.
 “그래도 마지막만큼은 화려하게.”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강혁이 오른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팔목에 채워져 있던 알파가 빛을 내며 변형을 시작했다.
 은빛 금속이 녹아내리며 그의 오른 팔을 휘감았다.
 변형을 마친 알파는 거대한 은빛 캐논의 형태로 변해있었다.
 강혁은 가진 모든 힘을 캐논에 불어넣었다.
 [버스터 캐논. 에테르가 압축됩니다. 50%...60%... 100% 최대출력 완료.]
 
 알파가 최대 출력을 알려왔다.
 즉 강혁의 모든 힘이 모였다는 말.
 그때 강혁이 외쳤다.
 “에테르 최대 증폭!”
 
 그의 외침과 함께 버스터 캐논이 머금은 에테르가 증폭되었다.
 그가 쏟아 부은 최대출력의 에테르가 증폭되며 한계치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강혁의 모든 힘이 압축된 최대 출력의 버스터 캐논.
 거기에 그 만의 특별한 능력, 에테르 증폭이 더해졌다.
 
 에테르 증폭.
 기존에 사용된 에테르를 몇 배로 증폭시키는 능력.
 이것이 강혁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었다.
 본래 에테르는 사용한 양 만큼의 힘만 발현시킬 수 있다.
 즉 1이라는 숫자만큼의 에테르를 사용했다면, 1정도의 힘만 발휘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강혁은 아니었다.
 1이라는 숫자를 2배, 3배 이상으로 증폭시킬 수 있다.
 물론, 증폭 된 힘을 견딜만한 신체적 조건이 되어야 한다.
 신체가 에테르를 견뎌야 힘을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까.
 어쨌거나 강혁이 누구도 지니지 못한 능력을 가진 것은 확실했다.
 [에테르 증폭 1000%. 최대 출력의 10배를 초과하셨습니다.]
 
 알파의 말에 강혁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최대 출력에 최대 증폭의 힘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어마어마한 위력일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내 몸도 버티질 못한다는 거지.’
 
 강혁의 신체가 갈라지며 조금씩 붕괴되고 있었다.
 전신 전력을 10배나 증폭시킨 상황.
 그가 강력한 힘과 정신력을 지닌 존재라고해도 10배의 증폭은 버틸 만한 힘이 아니었다.
 그가 힘겹게 눈을 뜨고 앞을 노려보았다.
 어차피 저 놈들과 함께 죽을 생각이었기에 몸이 부서져도 상관없었다.
 “함께 가자.”
 
 꽈아아아아앙!
 강혁의 캐논이 허공에 거대한 회색 선을 만들어냈다.
 하늘 전체를 가리듯 사선으로 퍼져나가는 회색 기둥.
 회색 선 범위에 든 정상급 마물들이 흔적도 없이 소멸하고 있었다.
 수천, 수만의 마물들이 죽어가는 장면.
 강혁은 그것을 웃으며 바라보았다.
 
 “잘 놀았다.”
 
 최후의 한방은 남아있던 모든 미련을 떨쳐버리기에 충분했다.
 인류는 멸망했고, 삶의 터전도 모조리 빼앗겼다.
 살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가 쓰러진다.
 지구의 마지막 인류이자 최강의 사내였던 강혁.
 그가 눈을 감았다.
 
 
 [혼돈을 깨우친 절대자여.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불꽃이여. 그대는 희망의 빛. 주신의 권능으로 시간의 문을 열리라. ]
 
 
 의식을 잃어가는 사이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제 모든 것이 지겨울 뿐이었다.
 더 이상 싸울 필요도 없고, 그냥 이렇게 쉬면되는 것이다.
 이렇게 누워있으니 편안하기만 했다.
 그렇게 강혁은 의식을 잃었다.

작가의 말

시작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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