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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잡은 남자 001화

2016.07.27 조회 28,365 추천 341


 그는 오늘도 힘들게 하루를 마치고 작은 집으로 가고 있었다.
 터벅터벅.
 한 발자국 걷기도 힘들 정도로 온몸이 지쳐 있었다.
 어깨에는 작아 보이는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누가 보아도 학생은 아니었다.
 남자는 이십 대 중반의 나이에 고생의 흔적은 있지만 그리 못나 보이지는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무언가 아련한 그리움이 가득한 그런 눈빛을 하며 언덕 위를 보고 있었다.
 그런 남자의 눈에 조금이지만 반가움이 나타났다.
 “오빠!”
 남자를 반기는 반가운 음성의 주인공은 아주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였다.
 “수진아, 오빠 기다렸어?”
 “응, 오빠가 올 시간이 되어서 기다리고 있었어.”
 동생의 대답에 얼굴이 환해지고 있었다.
 남자는 25살의 정지혁이었고 그의 여동생은 중학교 3학년의 정수진이었다.
 두 남매가 이렇게 사는 기간도 벌써 3년이 되어 가고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비관하시던 부모님은 모두 사고로 돌아가셨고, 단둘이 남게 된 남매는 오빠인 지혁이 힘들게 일을 해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지혁이 열심히 하려고 하여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혁은 학벌도 고졸이라 그런지 취업이 힘들었다.
 간신히 구한 고깃집 알바는 오늘부로 그만두게 되었다. 손님이 실수를 하였는데도 그 잘못을 모두 지혁이 지게 되어 잘린 것이다.
 “사장님, 제가 실수를 하지도 않았는데 그만 두라고 하시니 억울합니다.”
 “억울하면 다른 곳으로 가면 되잖아.”
 사장은 지혁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평소에도 지혁을 그리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마침 손님과 언쟁이 생기자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지혁에게 그만두라고 하였다.
 오늘은 지혁을 좋게 생각해 주시는 사장의 어머니도 나오지 않는 날이라 지혁은 결국 고깃집에서 잘리고 말았다.
 “정말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돈을 벌고 만다.”
 지혁이 입에 고인 침을 뱉으면서 갈비집을 나오게 된 사연이었다.
 그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동생의 앞에서는 언제나 밝은 얼굴을 하려고 노력했다.
 동생이 자신 때문에 걱정하게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수진아, 그만 들어가자.”
 “응, 오빠.”
 수진은 오빠인 지혁을 참 잘 따랐다.
 부모님의 사고 이후로는 믿을 사람이 오빠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지혁을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지혁은 비록 지하 단칸방이지만 수진과 함께 불편하지 않게 살아가고 있었다.
 지혁은 수진이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저렇게 착하게 커주는 것이 내심 고마웠다.
 ‘우리 수진이가 착하기는 하지.’
 지혁은 흐뭇한 얼굴을 하며 동생인 수진을 보며 걸어갔다.
 방에 들어가자 수진이 이미 식사를 준비하였는지 밥상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 우리 수진이가 오빠를 위해 식사를 준비했네?”
 “응, 오빠가 항상 고생하니 내가 그런 오빠를 위해 준비했지, 에헴.”
 수진은 지혁을 보며 나름 폼을 잡고 있었다.
 그런 수진을 보면 항상 마음이 행복한 지혁이었다.
 “하하하, 그래, 수고했어. 그럼 우리 수진이가 준비한 식사를 먹어볼까?”
 수진은 오빠인 지혁이 자신 때문에 고생을 하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기에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했다.
 아직 자신이 학생이기 때문에 오빠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수진에게 항상 마음의 부담이 되었다.
 수진이 그런 말을 할 때면 지혁은 그런 그녀를 달래주며 공부에 전념하라는 말을 하였기에 수진도 오빠인 지혁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공부를 하면서 간간히 이렇게 식사를 준비하는 일정도는 했지만 말이다.
 지혁도 수진이 식사를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위해 동생이 이러는 것을 알고 있어서였다.
 평소 지혁은 수진이 방도 없이 홀로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좋지는 않았지만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수진아, 오빠가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대학까지는 보내줄게. 그래야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오빠가 떳떳할 수가 있을 것 같아서 그런다.’
 과거 지혁에게는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리던 때가 있었다.
 싸움도 많이 했는데, 수진이가 어렸을 때에는 학교에서 주먹으로 제법 이름을 얻을 정도로 싸움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런 지혁이 마음을 고쳐먹은 이유가 바로 수진이 덕분이었다.
 지혁이 나쁜 짓을 하고 다니기는 했지만 동생인 수진이만큼은 끔찍이 챙기고 있었는데 수진이의 입원을 계기로 지혁이 정신을 차린 것이다.
 비록 공부를 하지 않아 대학도 가지 못했고, 맨날 싸움만 하러 다녔던 개차반 같은 인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에게는 항상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바로 지혁이었다.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인해 결국 지금과 같은 처지가 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동생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다.
 부모님이 고아 출신이었기 때문에 지혁에게도 일가친척이 없었다. 수진이 유일한 가족이었다.
 “오빠, 어서 먹어.”
 지혁이 멍한 얼굴로 있는 것을 보고는 수진이 어서 먹으라고 해주었다.
 “어, 그래, 같이 먹자.”
 수진과 지혁은 그렇게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비록 찬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두 남매는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수진은 상을 치웠고 지혁은 담배를 피기 위해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동생인 수진이 담배를 피지 말라고 했지만 지혁이 다른 말은 다 들어주는데 담배만큼은 이상하게 끊어지지가 않았다.
 “오빠, 담배 너무 많이 피우지 마. 건강에 좋지 않는 것을 왜 그렇게 피는 거야?”
 수진은 지혁이 나가려고 하자 그렇게 말을 했다.
 “하하하, 수진아, 오빠가 다른 거는 모르지만 담배는 이상하게 힘드네. 그냥 이해를 해줘. 나갔다 올게.”
 밖으로 나온 지혁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로 불을 붙이면서 지혁은 담배를 강하게 빨았다.
 “후우, 식후 연초는 참 좋단 말이야.”
 지혁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일부터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일자리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인터넷으로 찾으면 쉬운 텐데, 이거 컴퓨터를 사야 하나?”
 지혁은 아직도 집에 컴퓨터 없이 살고 있었다.
 컴퓨터가 없어서 지금까지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요즘은 수진이 공부하는 것을 보면서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먹고 사는 것에도 빠듯해서 아직까지 장만하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면 알바하면서 모은 돈이 있으니 중고라면 가능할 것 같아 하는 생각이었다.
 “수진이를 위해서라도 내일 당장 알아보자.”
 지혁은 결국 수진이를 위해 무리를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다음 날 수진은 일찍 학교를 갔고 지혁은 조금 늦은 시간에 일어났다.
 아침이라 밥은 별로 생각이 없어 간단하게 세면만 하고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저기, 중고 컴퓨터 광고를 보고 연락드리는 겁니다.”
 ―아, 중고 컴퓨터를 구매하시려고요?
 지혁은 핸드폰으로 중고나라에 있는 선전을 보고 연락을 하였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성능도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광고 그대로의 성능인 거지요?”
 ―예, 있는 그대로 올려놓은 겁니다. 그런데 택배로 보내면 고장이 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할 겁니까?
 지혁도 컴퓨터를 택배로 보내게 되면 잔 고장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오늘 자신이 직접 그쪽으로 갈 생각이었다.
 “제가 만나서 직접 가지고 올 생각입니다.”
 ―아, 그러세요? 그러면 제가 약도를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오실 시간을 말해 주세요.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곳이라 서로가 속이려고 하면 전문가가 아닌 이상 속을 수밖에 없었지만 말투를 들어보니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알겠습니다. 오늘 만났으면 하는데 오후 2시 정도면 어떤 가요?”
 ―오늘은 저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언제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면 약도를 보내주세요. 2시에 도착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지혁은 그렇게 약속을 하고 통화를 마쳤는데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문자가 바로 왔다.
 띵똥.
 “허, 빠르네.”
 지혁이 문자를 확인하니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거리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컴퓨터를 사면 자신이 들고 와야 하는데 가까운 곳이라 그리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였다.
 인터넷도 바로 신청했다. 오늘 오후에 와서 해주겠다는 인터넷 기사의 말을 듣고는 시간 약속을 미리 해두었다.
 지혁은 사전에 준비를 모두 마치고는 컴퓨터를 사기 위해 나갔다.
 전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찾아 가는 지혁은 길거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고는 참 다양한 사람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렇게 많은 이들이 각자의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하는 걸까?”
 지혁은 많은 이들이 저렇게 열심히 다니는 것을 보니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직업을 구해 일하고 있는데 자신은 아직도 알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혁은 잠시 자신을 생각하다가 지금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가는 길을 서둘렀다.
 하지만 지혁의 잠재적인 정신 속에서는 자신의 못남을 탓하고 있는 중이었다.
 컴퓨터를 사기로 한 장소에 가니 상대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정지혁 씨인가요?”
 “예, 맞습니다.”
 지혁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바로 물건을 파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기 가지고 왔으니 확인해 보세요.”
 지혁은 컴퓨터를 보았다.
 안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겉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네요. 안은 모르겠지만요.”
 “하하하, 속이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에 성능은 말씀드린 그대로 입니다.”
 중고라고는 하지만 자신은 처음으로 컴퓨터를 사는 것이다.
 솔직히 컴퓨터에 대해서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상대가 속인다면 지혁은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인상을 보니 남을 속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이 들어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만 확인하고 지혁은 바로 돈을 주었다.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상대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빠르게 사라졌다.
 지혁은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를 들고 다시 집으로 출발했다.
 비록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지만 아직 오후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 지혁도 힘들지 않게 올 수가 있었다.
 복잡한 곳에서 물건을 들고 가려면 서로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한 지혁은 컴퓨터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제 우리 수진이도 컴퓨터가 있으니 좋아하겠네.”
 수진이는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그동안 친구의 집에 가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었기에 지혁은 만족한 얼굴을 하였다.
 오늘 인터넷을 연결할 기사가 온다고 하였는데 아직 약속한 시간이 되지 않아 지혁은 편하게 기다렸다.
 기분이 좋으니 마음도 편안해지는 지혁이었다.
 수진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서 컴퓨터를 보고 놀라는 모습을 생각하니 지혁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수진은 빠른 걸음을 하며 집에 도착했다.

댓글(23)

이충호    
음,,,
2016.07.27 09:53
비류수    
무람님. 참으로 오랜만에 보게 됩니다. 그동안 건강하셨겠죠? 예전 조아라 때의 비류수입니다. 문피아에서 무림님의 글을 보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시고 대박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6.07.28 20:43
dkemfldks    
잘 보고 갑니다
2016.08.02 23:12
으야검아    
전 정말 어이가 없는게 외 항상 고졸은 알바만 하고 일할때가 없는 건가요.공장 노가다 식당 알바나 공장이나 노가다 다 삼류 직업 아닌가요 찿아보면 어서 오십시오 하는곳이 얼마나 많은대 항상보면 세상이 무슨 우리나라가 마나 싶을 정도로 설정을 잡는대 공감도 안대고 글에대에 반감만 느겨지네요
2016.08.06 21:26
고든램지    
ㄹㅇ?
2016.08.07 13:04
세우깡    
즐감하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2016.08.07 19:43
나라님    
굿굿 베리굿
2016.08.09 17:30
나라님    
굿굿 베리굿
2016.08.09 17:30
나라님    
굿굿 베리굿
2016.08.09 17:30
Asyih3098    
옛날에 책으로 나온것 같은디
2016.08.1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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