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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6.11.14 조회 13,369 추천 183


 프롤로그: 99번의 회귀
 
 
 
 이제는 이면 세계라고 부르는 이 낯선 세계에 끌려온 지도 10년이 흘렀다.
 이면 세계의 종말을 막으면 그리운 지구로 돌려보내준다는 약속을 믿고 함께 싸운 지도 10년이 흘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패배했다.
 기존에 이면 세계에서 거주하고 있던 토착민들과 연합해 결성된 군대는 죽음의 군단 앞에서 처참하게 패배했고, 생존한 연합은 ‘희망의 빛’이라는 전설의 유물을 찾아 수색대를 보냈다.
 전설에나 등장하는 희망의 빛에 기대야 할 만큼 연합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그리고 수색대장에 임명된 사람은 살아남은 이주민 중에 유일한 고고학자 클래스였던 최서준이었다.
 죽음의 군단 점령지 깊숙한 곳에서 수색이 개시되었고, 마침내 서준은 희망의 빛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
 하지만 수색대는 어떤 유적에 진입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군단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
 “대장! 이대로는 유물을 회수할 수 없습니다!”
 수색대 전투조장 차경철이 소리쳤다. 그의 말대로 이대로는 유물을 회수하기 힘들었다. 바로 뒤에서 적이 추격해 오고 있었다.
 곧 따라 잡힐 것이고 전력 차이가 압도적이니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여긴 전투조가 맡겠습니다. 대장은 내려가서 희망의 빛을 찾아요!”
 “하지만 여기 남으면······.”
 서준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여기 남으면 반드시 죽는다.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걱정 마세요. 우린 최정예라서 쉽게 당하지 않아요.”
 서준의 걱정스러운 시선에 경철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군단 정찰대다!”
 후방에서 다급한 외침이 전해졌다.
 “어서, 어서 내려가세요!”
 경철은 창을 들어 올렸다.
 “반드시 희망을 찾아올게요!”
 서준의 다짐에 경철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를 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투조를 후방에 남겨두고 한참을 이동했다.
 유적은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함정과 고대의 파수병이 수색대를 괴롭혔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허억, 헉.”
 서준은 거친 숨을 내뱉었다. 몸은 피 투성이었고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용병 클래스의 이진성이 그나마 마지막까지 함께했지만 좀 전에 과다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유감스럽지만 쓰러진 그를 데리고 갈 여유는 없었기 때문에 서준은 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거대한 공동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중앙에는 돌로 만든 관이 있었고, 그 옆에는 작은 제단과 비석이 있었다.
 서준은 함정을 경계하여 주변을 철저하게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함정이 몇 개 있었지만 간신히 해제할 수 있었다.
 그는 관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옆의 비석에 적힌 글귀를 읽었다.
 
 [희망이 여기에 빛을 두고 가노라.]
 
 고대어였지만 고고학자 클래스인 서준은 읽을 수 있었다. 비석 옆의 제단에는 회중시계가 놓여 있었다. 서준은 만약을 위해 주변을 살폈지만 함정은 없었다.
 “감정!”
 회중시계를 집어든 서준은 스킬을 발동시켰다. 빛 무리가 회중시계에 깃들었고 곧 눈앞에 정보창이 떠올랐다.
 
 [희망의 빛.]
 유물.
 EX.
 이면 세계의 희망이 남긴 빛. 낡은 시계의 모습이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그 횟수는 100번으로 한정된다. 회귀자가 죽지 않는 이상, 희망의 빛은 회귀자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양도는 불가능하다.
 사용횟수 : 1/100
 
 “설마가 사람 잡네······.”
 서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진짜 존재할 줄은 몰랐다.
 ‘내가 이것을 테렌시아까지 가져갈 방법이 없다.’
 서준은 이를 악물었다. 수색대가 전멸하면서 희망의 빛을 간신히 손에 넣었지만 이것을 연합의 수도가 있는 테렌시아까지 가져갈 방법이 없었다.
 고민하는 사이에 닫혀 있던 돌문이 박살나고 언데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내가 쓰는 수밖에 없나.’
 서준은 몰려오는 언데드들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희망의 빛을 들어 올렸다.
 보통 이런 유물을 사용하는 방법은 마력 주입. 해골병이 던진 날카로운 창이 서준의 목을 꿰뚫기 직전에 희망의 빛이 가동되었다.
 
 ***
 
 첫 번째 회귀. 서준은 회귀에 성공하였고, 모두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믿지 않았다. 미친놈 취급을 받았고 결국 이면 세계는 다시 멸망했다.
 다섯 번의 회귀를 거치면서 그는 깨달았다. 남들의 도움을 바랄 순 없다.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10번째 회귀, 이면 세계 곳곳의 유물을 찾기 위해 떠났다.
 25번째 회귀, 대륙 북부의 모든 유물을 발굴했다.
 35번째 회귀, 대륙 서부의 모든 유물을 발굴했다.
 45번째 회귀, 대륙 동부의 모든 유물을 발굴했다.
 ···
 55번째 회귀, 대륙 남부의 모든 유물을 발굴했다.
 60번째 회귀, 대륙 중앙의 모든 유물을 발굴했다.
 90번째 회귀, 죽음의 군단의 다섯 군주 중 최약체인 칠흑 군주 테일러 블랙을 죽였다.
 97번째 회귀, 다섯 군주를 모두 죽였다.
 98번째 회귀, 드디어··· 죽음의 군단장 크레이스와 마주했다.
 
 “커헉!”
 서준은 붉은 피를 토해냈고 죽음의 기사들이 그를 포위했다.
 “제기랄!”
 자신을 포위한 죽음의 기사들을 보며 서준은 이를 악물었다. 평범한 죽음의 기사라면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놈들은 크레이스의 친위대로 평범한 죽음의 기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부상이 심각한 지금 그들을 상대할 여력은 없었다.
 ‘한 번의 기회뿐인가······.’
 서준은 주변을 살폈다. 크레이스의 친위대는 당장에라도 달려들 것 같았다. 그는 조용히 머릿속으로 두 가지 경우를 생각했다.
 하나는 재생의 빛이라는 이름의 유물 포션을 마셔서 모든 부상을 회복하고 싸우는 것. 다른 하나는 희망의 빛을 이용해 마지막 회귀에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다.
 고민 끝에 서준은 입가에 미소를 떠올리고 뭔가를 들어 올렸다.
 “다시 보자. 죽일 놈들아.”
 그가 들어 올린 것은 회중시계였다.

댓글(7)

afasgiah    
전에읽었던거같은데..?
2016.11.20 09:23
소설보러    
잘보고갑니다
2016.11.20 18:07
물고기인간    
이거 예전에 고고학자아니였나?
2016.11.23 22:21
에스텔    
리메이크네
2016.12.02 07:48
금구슬    
회귀가 왜 희망인줄을 모르겠어요. 주인공만 과거로 가는거잖아요. 다른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대로 절망인거잖아요. 그저 주인공의 자기위로 일뿐 희망하고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회귀된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희망일순 있겠네요
2016.12.03 09:58
긴아    
이기 고고학자 리메이크인가요..
2016.12.11 19:58
[8)    
나는 숨을 쉬면 강해져. 근대 숨이 계속 셔져
2016.12.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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