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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아이언 1화

2017.03.23 조회 1,837 추천 13


 1권을 여는 시
 
 한 걸음 다시 내딛는다.
 그 누군가의 강요에,
 누군가의 배신에 의해,
 강제적으로 떠밀렸던 내 자신을
 되찾기 위한 한 걸음.
 나를 배신한 자,
 결코 쉽게 잠들지 못하리라!
 나에게 강요한 자,
 너의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시작하는 자,
 두려워하라!
 그가 돌아왔다!
 강철을 능가하는 단련된 주먹을 움켜쥐고,
 복수의 의지를 불태우며
 환상의 세상으로!
 
 
 
 프롤로그
 
 복수란?
 한자로는 復讐라고 적으며 영어로는 revenge, 리벤지라고 읽는다. 복수란 대대로 원한을 가진 자들이 자신에게 원한을 가지게 만든 자, 혹은 단체에게 되갚아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나 역시 복수를, 리벤지를 준비하고 있다.
 내 이름은 한강철. 올해로 나이 26세가 되는 전직 다크 게이머다. 그리고 내가 복수하려고 하는 상대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나의 둘도 없는 벗이었고 든든한 파트너였던 김영훈과, 역시 1년 전까지만 해도 나의 곁에서 함께 드림월드를 플레이해왔던 박수미, 그리고 이들이 이끄는 철십자 길드 녀석들이었다.
 “후훗, 지금쯤 다른 게임들을 하면서 일루전 월드를 기다리고 있겠지? 드림월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일루전 월드는 다음 달에 곧바로 상용화에 들어가니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드림월드와 일루전 월드의 차이점이었다.
 드림월드는 2098년에 처음 세상에 야심차게 선보인 월드 사의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으로 현실의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을 온라인상에서 똑같이 구현하는 데 성공한 최고의 가상현실게임이다.
 판타지풍의 세상을 배경으로 북 대륙, 남 대륙, 중앙 대륙의 3개 대륙을 설정해놓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전설과 신비를 집대성해놓았으며, 거기에 상상력까지 더해진 엄청난 게임이었다.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드림월드는 한마디로 최강, 최고 그 자체인 게임이었다. 그리고 지구는 드림월드에 열광했다. 8억 명 이상이 드림월드를 즐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렉이나 버그가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최고의 게임이기도 했다.
 나 역시 드림월드를 만나서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나는 드림월드를 통해서 사람들과, 현실보다 더 인간다운 NPC들과 인연을 맺어가면서 절망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의 직업은 히든 클래스 중의 하나인 현술사였다. 워낙 음악을 좋아했던 터라 바드를 선택했던 나는 바드라는 극악의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바드로서 전투보다는 음악을 연주하고 익히는 데 주력하다보니 어느 틈엔가 이름이 나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미성의 바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자네가 그 유명한 미성의 바드인가?”
 “누구신지?”
 “바드 연합에서 나왔다네.”
 “바드 연합이요? 바드 길드에는 가입했는데요? 회비도 연체 안 하고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요?”
 “그런 문제로 자네를 찾아온 것이 아니네. 자네에게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니 우리를 따라와 주겠나?”
 “그러지요. 자아, 여러분, 오늘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연주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에이~!”
 “내일은 꼭 앵콜 송까지 불러주세요!”
 “네,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바드 연합의 사람들을 따라가서 엄청난 시험을 치른 후에 얻은 클래스가 바로 현술사였다.
 그 이후에는 마검사였던 김영훈을 만나서 의기투합, 철십자 길드를 처음으로 만들었고(이때까지만 해도 길드원이라고 해봐야 친한 동료들 몇 명뿐이었다), 사냥터에서 박수미를 만나 연인 관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 드림월드에서 내가 김영훈과 박수미에게 배신을 당한 것은, 내가 모종의 퀘스트에 빠져서 정신이 없는 사이 현실에서 길드원들끼리 정모를 가졌을 때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김영훈과 박수미가 연인 사이로 발전해버렸음을 모른 채 이들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모종의 퀘스트는 드림월드에서 단 7명만 존재한다는 히어로(Hero)와 관련된 퀘스트였으며, 단 한 명의 유저만 도전할 수 있었기에 나는 퀘스트에 집중하느라 이 둘의 관계를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어리석게도 말이다.
 그리고 안타깝게 퀘스트 최종 단계에서 실패를 하고 길드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상황이 모두 종료된 후였다.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뭐라고?”
 “네가 잘못이었다. 네가 자리만 비우지 않았다면 나는 결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러니 더 이상 너를 길드에 두지 않겠다. 길드마스터의 권한으로 부길드마스터인 너를 길드에서 추방하겠다!”
 띠링~!
 [철십자 길드의 길드마스터 블랙 님께서 부길드마스터인 샤크 님을 강제 추방하셨습니다. 지금 이 시간부터 철십자 길드원 전용 아이템들은 모두 강제로 길드로 회수됩니다. 부길드마스터로서 얻은 명성과 스텟이 모두 사라집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나는 그 자리에서 당장 도망쳐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화가 난 나머지 블랙을 향해서 현을 휘두르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나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연인이었던 하나(박수미의 캐릭터명)의 마법은 정말 위력적이었다.
 “헬파이어 스톰!”
 “크아아악!”
 그날 나는 처음으로 친구와 연인에게 배신을 당하고 죽임을 당했다. 그 이후에도 드림월드에서 크기 면으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철십자 길드의 척살을 피해서 도망을 다녀야만 했다.
 다크 게이머, 물론 현실에서의 삶이 그렇게 가난하지만은 않았지만 다크 게이머로서 살아가기를 다짐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기에 드림월드에서의 내 삶은 점점 피폐해져가고 있었다.
 “크윽!”
 “이런, 이런. 천하의 샤크 님께서 꼴이 말이 아닙니다 그려?”
 “한낱 조무래기들에게까지 당하는 신세가 된 건가? 베어라, 그리고 나의 목을 가지고 가서 현상금을 받아라.”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거요. 잘 가슈!”
 무한 척살령, 그리고 1천 골드라는 현상금까지. 더 이상 드림월드는 나에게 안식처도 쉼터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월드 사에서 앞으로 1년간 드림월드를 닫고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에 돌입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래서 전 세계는 드림월드의 꿈에서 깨어나야만 했고, 1년 동안 기다려왔던 길고 긴 시간도 이제 다음 달이면 끝이 난다.
 그리고 모두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일루전 월드에서 내가 선택할 클래스는 단 하나. 드림월드에서 아주 우연히 얻은 그 책에서 본 내용이 사실이라면 말이야······.”
 드림월드 초창기에 우연히 아주 오래된 고서점에서 본 책이 있었다. 전설의 무투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그것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 마지막 권까지 모두 내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몇 번이나 읽었다.
 그 책에는 전설의 무투가의 수련 방법도 자세하게 적혀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일루전 월드에서 무투가를 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반드시 기다려라! 기필코 네놈들을 박살내줄 테니까!”
 철십자 길드원들도 반드시 일루전 월드를 할 게 분명했다. 그들은 소수지만 정예들이고 그에 걸맞은 실력들도 있었다. 그런 철십자 길드였기에 반드시 일루전 월드를 할 것이고, 나는 그들에게 무투가로 나타나 복수를 할 생각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난 1년 가까이 나는 몸을 단련하고 각종 무술들을 익혀왔다. 태권도, 합기도, 유도는 물론 복싱과 킥복싱, 카포에라까지. 중국 권법 또한 익혔다.
 모든 시간을 수련에만 쏟아 부었다. 그리고 그 수련은 일루전 월드가 열리는 그날까지 이어질 것이다. 일루전 월드는 드림월드의 업그레이드판으로,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 신체를 스캔해 그 능력을 토대로 초반 스텟을 결정짓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일루전 월드가 문을 여는 날이 다가왔다.
 그 말은 곧 내가 복수를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시작되었다는 말과 같았다.
 
 
 
 Chapter 1
 시작의 첫걸음은 기초부터!
 
 일루전 월드는 세상에 선보인 지 단 10분 만에 접속자 수가 무려 8천만에 달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렇게 세상에 다시 한 번 일루전 월드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시각, 청각, 촉각뿐만이 아니라 미각까지 완벽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게임으로 돌아온 것이다.
 드림월드도 물론 완벽한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일루전 월드가 더 대단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대단한 일루전 월드에 한강철 역시 접속하고 있었다.
 “일루전 월드 접속!”
 [어서 오십시오. 환상의 세계, 일루전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금부터 홍채 인식과 뇌파 인식, 그리고 신체 스캔이 시작됩니다. 10초간 눈을 감지 마시고 그대로 계시기 바랍니다. 캐릭터를 만들기 전 신체 스캔의 결과가 기본 스텟에 반영됩니다. 홍채, 뇌파 인식과 신체 스캔이 끝났습니다! 일루전 월드에 접속을 하시겠습니까?]
 “접속한다!”
 [계정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리벤저, xxxxx!”
 [계정이 생성되었습니다. 1인 1계정이며 일루전 월드는 단 하나의 캐릭터만을 지원합니다. 한 달 정액으로 계산하시겠습니까, 아니면 1년 정액으로 계산하시겠습니까? 1년 정액으로 계산하실 경우에는 할인이 적용됩니다.]
 “1년 정액으로 계산! 한국은행, 계좌번호는······.”
 일사천리로 1년 계정비까지 계산한 후, 드디어 캐릭터 생성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는 드림월드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데?”
 [그렇습니다. 이곳은 그다지 다르지 않죠. 안녕하세요, 드림월드의 샤크 님?]
 “생성의 요정인가? 그런데 개인정보도 읽을 수 있던가?”
 [그거야 제가 특별한 분들의 데이터는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일루전 월드를 관리하는 책임자, 초인공지능 하이퍼 컴퓨터, 메텔입니다.]
 “반가워, 메텔. 그런데 메텔이 직접 나타난 이유가 뭐지? 난 그저 그런 유저들 중 한 사람일 뿐일 텐데?”
 [제가 선정한 일루전 월드에서 절대자가 될 확률을 높게 지닌 1천 명의 유저들에게 제가 다 방문 중이랍니다. 한강철 님도 그중의 한 분이시지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나타난 거구요.]
 “그런가? 그러면 일단 내 분신을 만들어야겠지?”
 [신체 스캔의 결과에 따라서 스텟이 부여됩니다. 육체적인 능력이 상당히 높게 나왔네요? 그동안 운동을 열심히 하셨나보네요.]
 “뭐, 그럭저럭.”
 [일단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시고 변화시킬 부분을 말씀해주세요. 아시죠? 변화의 허용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드림월드랑 같은가보네?”
 [예, 그렇죠.]
 “그렇다면 머리카락 색은 푸른 바다색으로 하고 길이는 어깨까지 오게 해줘. 그리고 눈동자 색도 푸른 바다색으로 부탁해.”
 [이 모습이 마음에 드시나요?]
 순식간에 원하는 대로 변하자 한강철은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들어. 이 모습으로 할게.”
 [그러면 이름을 말씀해주세요. 참고로 아시죠? 중복되는 이름은 총 30명까지만 된다는 거?]
 “잘 알고 있어. 내가 할 이름은 정해져 있으니까. 무영으로 할게.”
 [무영이요? 알겠습니다. 캐릭터명 무영, 종족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참고로 선택이 가능한 종족은······.]
 “설명할 필요는 없어. 인간으로 할 거니까.”
 [그렇습니까? 그러면 게임을 시작할 마을을 정하실 차례입니다. 어디로 하시겠습니까? 인간 종족으로 시작할 수 있는 마을은 총 여섯 곳으로 제국에 각각 두 곳, 남쪽 왕국에 한 곳, 북쪽 왕국에 한 곳이 있습니다.]
 “흐음······. 랜덤으로 하면 좀 그렇겠지?”
 [물론이죠. 잘못하다가는 섬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게 바로 랜덤의 마력이니까요.]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는 건가? 여기로 하겠어.”
 무영이 가리킨 마을은 두 개의 제국 중 서쪽의 제국이라고 불리는 라이온하트 제국의 마을 중 한 곳인 하트 시티였다.
 하트 시티는 인간 종족을 선택하는 유저들이 그다지 많이 찾지 않는 시작 마을이었다. 그 이유는 주변이 환상의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텔레포트 게이트를 사용하려면 무려 20골드라는 거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가 이미 유저들 사이에서는 드림월드 때의 정보를 바탕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거의 찾지 않는 것이다.
 [즐거운 일루전 월드의 세상이 되시기를······.]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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