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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월드(NEW WORLD) 1

2017.04.26 조회 3,952 추천 32


 프롤로그
 
 
 그 집의 우물에는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었다.
 
 
 제1장 귀향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신산마을.
 9가구에 16명이 모여 살고 있는 작은 오지마을이며 대부분 70대 후반에서 90대의 노인들이었다.
 이런 오지 신산마을에서도 약 900미터 떨어져 있는 산비탈에 통나무집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신산마을에서 산비탈의 통나무집까지는 비포장 길이었지만 트럭도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편이었다.
 그리고 길가에는 50미터 마다 전봇대가 하나씩 세워져 있었기에 통나무집에서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부아앙!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가 비포장 길에 나타났다.
 통나무집의 넓은 마당으로 들어가서 한쪽에 멈추었다.
 차문을 열고 내린 사람은 20대 후반의 젊은이였다.
 흰색 야구 모자를 쓰고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었다.
 뒷좌석과 트렁크를 열어 싣고 왔던 각종 짐들을 꺼내었다.
 오지 신산마을에서도 외딴 곳에 위치한 통나무집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전기가 들어오고 TV와 인터넷이 된다.
 통나무집은 1층이 132.231405평방미터(40평)이고 2층은 99.173554평방미터(30평)이었다.
 1층에는 큰방이 3개에 넓은 거실, 주방, 욕실과 화장실이 있고, 2층에는 다락방과 화장실, 서재가 마련되어 있었다.
 통나무집의 넓은 마당이 826.44628평방미터(250평)이고 한쪽에 우물과 고추와 상추 등을 심어놓은 텃밭이 있었다.
 그리고 벽돌로 쌓은 창고 두동이 있고 집 앞에는 개울이었다.
 쌀과 고기, 과일 등은 냉장고에 넣고 나머지 종이 박스들은 일단 한쪽 방에 넣어 놓았다.
 거실과 방의 창문들을 활짝 열고는 침실에 있는 진공청소기를 꺼내었다.
 위이잉!
 진공청소기의 모터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먼지를 빨아들였다.
 1층의 큰방 3개와 거실, 주방, 2층의 다락방과 서재까지 청소를 하였더니 3시간이 휙 지나갔다.
 “휴우, 힘들다.”
 진공청소기를 다시 침실에 가져다 놓고 나오더니 냉장고를 열어 생수병을 꺼내었다.
 시원한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
 냄비를 꺼내어 물을 붓고 잠시 기다렸더니 김이 피어올랐다.
 그제야 싱크대에서 라면 두 개를 꺼내어 끓였다.
 김치를 넣거나 파를 송송 썰어 넣지도 않았다.
 라면에 계란조차 넣지 않고 오직 라면만 두 개 끓여서 식탁에 앉아서 허겁지겁 먹었다.
 “아, 맛있다.”
 다 먹은 라면 냄비를 싱크대에 내려놓았는데 설거지는 나중에 할 생각이었다.
 커피포트에 물을 붓고 머그잔에 커피믹스를 탈탈 털어 넣었다.
 커피포트의 물이 금방 팔팔 끓었기에 물을 붓고 스푼으로 휘휘 저었다.
 “냄새 좋다.”
 머그잔을 들고 거실 소파에 앉더니 창밖을 바라보면서 커피믹스를 마셨다.
 김 현수, 28살이며 신장은 178센티미터에 70킬로그램이다.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이사로 일하는 아버지와 가정주부 어머니가 5년 전에 같이 강원도 정선으로 등산 겸 오지체험 여행을 하러 오게 되었다.
 우연히 신산마을에서 3일을 묵게 되면서 풍경이 좋고 노후에 살면 좋을 거 같아서 큰마음을 먹고 산비탈에 있는 1,652.89256평방미터(500평)땅을 구입했다.
 이전의 땅 주인이 살던 낡은 농가와 창고가 있었는데 너무 낡아서 허물고 그곳에 다시 통나무집을 신축한 거였다.
 우물도 수십 년 전부터 사용하던 거였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의 통나무집 뒤쪽의 산비탈에 있는 250평의 밭까지 포함되어 있었기에 제법 넓었다.
 그 이후로 1년에 몇 번씩 방문하여 통나무집을 신축하고 비포장 길이지만 넓히고 닦았다.
 사비로 전봇대까지 설치하여 전기가 들어오게 만들었다.
 현수의 부모님은 은퇴하여 이곳에서 남은여생을 살려고 했었는데 그만 작년에 음주운전자의 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하였다.
 음주운전자는 중상을 입었지만 현수의 부모님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현수는 서울의 3류 대학을 졸업한 후에 군대를 다녀왔다.
 그리고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 사업을 하다가 5번이나 말아먹었다.
 백수로 지내다가 믿고 의지하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더 이상 서울이 싫어졌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아파트 한 채와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과 땅이 약간 있었다.
 유산 상속세를 내고 아파트를 처분하여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는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온 거였다.
 수중에는 약 5억 원 정도가 있었는데 앞으로 이것으로 살아야 했다.
 사실 5억 원이 많은 거 같아도 사업을 하면 한방에 없어질 수도 있었다.
 사업을 하지 않고 생활비로 충당한다고 하더라도 벌지 않고 까먹기 시작하면 빈털터리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생각에서 깨어난 현수가 중얼거렸다.
 “앞으로 이곳에서 뭘 하면서 살지?”
 통나무집이 신축된 이후에는 가끔씩 머리를 식히려고 내려왔다가 며칠씩 머물렀다가 서울로 돌아가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머물렀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이곳에서 정착하여 살아야 했다.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고추와 상추, 깻잎 등을 텃밭에 심어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따서 먹기도 했었다.
 통나무집의 뒤쪽에 있는 밭에는 나중에 부모님이 배추와 무를 심으려고 했었다.
 지금은 그냥 방치되어 있었다.
 현수는 며칠 이곳에서 적응한 후에 천천히 생각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나마 전기가 들어오고 TV를 볼 수 있고 인터넷까지 가능해서 다행이었다.
 짹짹짹!
 산새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침실의 침대에 잠들어 있던 현수가 눈을 뜨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벌써 아침인가?”
 벽시계를 보았더니 오전 6시12분이었다.
 서울에서 백수 생활을 하였을 때에는 새벽까지 TV를 보거나 술을 마셨기에 오전 11시는 되어야 깨어난다.
 확실히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에서는 일찍 깨어나게 되었다.
 공기가 맑고 좋아서 그런지 몸이 덜 피곤하고 개운했다.
 침대에서 내려온 현수가 침실을 나와 마당으로 나왔다.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어둠이 물러가고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가볍게 뛰면서 마당을 넓게 돌았다.
 다른 곳으로 가서 운동을 할 필요 없이 넓은 마당을 돌기만 해도 충분히 운동이 되었다.
 “헉헉, 아이고 힘들다.”
 그동안 현수가 규칙적인 생활을 해오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마당을 불과 5바퀴 돌았을 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숨이 턱까지 찼다.
 뛰는 속도를 늦추면서 포기하지 않고 5바퀴를 더 돌아서 10바퀴를 채우고서야 뛰던 것을 멈추었다.
 앞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아침에 마당을 10바퀴씩 돌기로 마음먹었다.
 안하던 운동을 하였더니 몸에 땀이 많이 났다.
 곧장 통나무집의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했다.
 입었던 옷과 속옷, 양말 등은 세탁기에 넣고 가동했다.
 아침식사를 누가 챙겨주는 게 아니었기에 현수 자신이 해먹어야 했다.
 티셔츠와 트레이닝 복 바지로 갈아입은 현수가 쌀을 씻어서 전기밥솥의 취사 버튼을 눌렀다.
 냉장고에서 10가지의 각종 밑반찬들을 꺼내어 접시에 조금씩 덜었다.
 이 밑반찬들은 정선시장의 반찬가게에서 구입한 거였다.
 반찬가게가 크지는 않아도 솜씨가 좋아서 아주 맛있었다.
 현수가 정선으로 내려오면 들려서 각종 밑반찬들을 구입해서 통나무집으로 오는데 어제는 평소보다 배나 많이 구입해왔다.
 앞으로는 가끔씩 정선시장에 나갈 것이기에 구입할 때 많이 구입을 해야 했다.
 그리고 작은 냄비에 즉석 미역국을 넣고 팔팔 끓였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집 밥과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이정도면 괜찮았다.
 식탁에 제법 푸짐한 밥상이 차려졌다.
 현수는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믹스를 한잔 마셨다.
 세탁기에서 빨래한 것들을 꺼내어서 밖의 빨랫줄에 잘 펴서 널었다.
 어제 청소를 하기는 했었지만 제대로 하였다고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도 청소하려고 창문을 활짝 열고 진공청소기를 돌려서 먼지를 빨아들였다.
 현수는 성격이 치밀하고 꼼꼼한 편이다.
 또한 아주 현실적이며 게으르지 않다.
 그렇다고 아주 부지런하다고도 할 수는 없었다.
 지저분하지 않고 깔끔한 편이라서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청소를 하고 나서 거실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을 펼쳐서 인터넷 검색을 하였다.
 TV는 유선이 설치되지 않아서 KBS와 MBC만 나온다.
 이게 서울과 크게 다른 점이라서 불편하다면 불편했다.
 그나마 노트북이 있어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었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벽시계를 보니 어느새 오후 1시가 넘었다.
 점심은 라면 두 개를 끓여서 먹고 밥도 말아 먹었다.
 널어놓았던 빨래를 걷고 잘 접어서 수납장에 넣어 놓았다.
 “심심한데 책이라도 좀 읽어볼까?”
 커피믹스를 탄 머그잔을 들고 2층 서재로 올라간 현수가 책장에 꽂혀 있는 수백 권의 책들 중에 한권을 꺼내어서 창가에 자리를 잡고 읽었다.
 CD와 테이프, 라디오까지 되는 미니오디오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클래식 음악을 들었다.
 여유와 낭만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현수가 책 한권을 다 읽었더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네. 벌써 저녁이 되다니 말이야.”
 미니오디오를 끄고 읽은 책은 다시 책장에 꽂아놓고는 1층으로 내려왔다.
 밥은 있고 밑반찬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하나 만들어 먹을 생각이었다.
 턱을 만지면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냉장고에 넣어놓은 돼지고기가 떠올랐다.
 “두루치기를 만들어 먹어야겠군.”
 예전에 인터넷을 검색하여 두루치기 만드는 법을 보고 만들어 먹어보기도 했었는데 제법 맛있었다.
 여러 번이나 만들어 먹어 보았기에 잘 만드는 편이었다.
 양념장부터 만들어서 돼지고기 목살에 재워두었다.
 김치와 각종 채소들을 썰어 놓은 것들을 넣고 센 불에 볶았다.
 치이이이!
 맛있게 익는 소리가 났다.
 “흐음, 내가 만들었지만 냄새 좋다.”
 밥을 퍼서 놓고 각종 밑반찬들도 식탁에 차렸다.
 완성한 두루치기를 가운데에 놓고 밥을 먹었다.
 혼자 먹는 저녁식사였지만 괜찮았다.
 쏴아아아!
 비가 세차게 쏟아져 내려고 있었다.
 현수가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온 지 불과 10일 만에 처음으로 내리는 비였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커피믹스를 마시면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비를 구경했다.
 미니오디오에서는 클래식 피아노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어서 분위기가 잘 어울렸다.
 “쏟아져 내리는 비를 보니까 낭만적인데?”
 지난 10일 동안 현수가 한 일들을 떠올려 보았더니 하루 세끼 밥을 만들어 먹고 청소하고 빨래한 것이 전부였다.
 굳이 다를 것을 떠올린다면 통나무집 주위를 산책한 것과 개울에 내려가서 발을 담근 적도 있었다.
 “내일은 고추와 상추를 심어보려고 했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어.”
 현수가 인터넷으로 고추와 상추를 심는 방법을 검색해 보았기에 어렵지도 않았다.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와 정착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들 한다.
 현수는 농사를 전문적으로 짓는 농부가 아니었기에 그들과는 입장이 달랐다.
 서울에 계속 있어봐야 취직도 어렵고 백수로 생활해야 했다.
 머릿속이 복잡했기에 정리도 할 겸 해서 강원도 정선에 내려온 거였다.
 통나무집이 있었기에 서울에서의 생활비와 비교하면 절반도 들어가지 않을 거 같았다.
 오지에서 한동안 생활하면서 앞으로 먹고 살 사업 구상도 해본다는 생각이었다.
 모처럼 비가 내려서인지 개울의 물이 제법 불어나 있었다.
 3일 전에는 우물에 덮어 놓은 나무 뚜껑의 자물쇠로 채워 놓은 것을 열어 보았었다.
 우물이 생각보다는 깊어서 줄사다리가 있어야 내려가 볼 수 있었다.
 인터넷 쇼핑으로 15미터짜리 줄사다리와 새총을 주문해 놓았다.
 처음에는 새소리가 나서 좋았는데 이제는 새들이 시도 때도 없이 너무 많이 울어서 짜증이 났다.
 새소리 때문에 새벽 4시나 5시에 깬 적도 있었다.
 이번 기회에 우물에도 들어가 보고 새총으로 새들을 잡아 보기로 했다.
 통나무집까지는 택배가 오지 않기에 정선시장의 반찬가게에 부탁을 해놓았다.
 어차피 내일 가서 부탁해 놓은 택배도 받고 밑반찬들도 구입해야 했다.
 “새총만 입수하면 너희들 다 죽었어.”
 현수가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는 깜짝 놀랐었다.
 새총은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었다.
 공기총에 버금가는 새총의 무시무시한 쇠구슬 위력에 눈이 커졌었다.
 공기총은 경찰서에 맡겨야 하지만 새총은 신고도 필요 없고 맡길 필요도 없었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저녁이 다 되어도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일기예보를 보았더니 늦은 밤에는 비가 그치고 내일은 화창한 날이라고 했었다.
 서울에서는 밤이 되어도 밖으로 나가면 놀 것이 많았었다.
 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가 있고 클럽에 들어가서 춤을 출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지의 통나무집에서는 밤이 되면 할 것이 거의 없었다.
 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 검색, 그것도 아니면 음악 감상이나 서재의 책들을 꺼내어 읽는 정도였다.
 이런 점들 때문에라도 밤에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하나 만드는 게 좋을 거 같았다.
 “지금 잠들기는 이른 시간인데 영화나 한편 보고 잘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게 좋을 거 같았다.
 미니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끄고는 커피를 다 마신 머그잔은 싱크대에 내려놓았다.
 조명등을 전부 끄고 침실로 들어가서 침대 옆에 놓아두었던 노트북을 펼쳤다.
 최신 영화보다는 지나간 옛 영화들을 검색하다가 마침 눈에 띄는 영화가 있었다.
 바로 ‘무인도’라는 한국 영화였다.
 남자 주인공이 우연히 남태평양으로 여행을 갔었다가 태풍에 배가 휘말리고 고장 나서 어느 무인도에서 생존하며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무인도에서의 생활상을 잘 표현해준 작품이었다.
 인간이 생존하는데 가장 본능적인 것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문제였다.
 특히 음식에 대한 본능은 어쩔 수 없었다.
 스토리가 뻔한 그런 영화였지만 나름 웃기는 장면도 많아서 재미있었다.
 “내가 만약 무인도에 조난을 당한다면 저런 식으로 살아남아야 하겠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현수 자신이 무인도에 조난당하면 무척 난처할 거 같았다.
 벽시계를 보니 어느새 밤 11시가 넘었다.
 펼쳐놓았던 노트북을 닫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크게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눈을 감고 있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현수가 잠들었다.
 부아앙!
 현수가 운전하는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가 통나무집을 나서더니 비포장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비포장 길이라서 비만 오면 질퍽거리기는 하였지만 생각보다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예전에 아버지가 흙에 모래를 섞어서 깔았기 때문이었다.
 일기예보대로 비가 그쳐서 다행이었다.
 신산마을로 진입하자 시멘트 길이었다.
 그제야 속도를 좀 낼 수가 있었다.
 한 시간을 달려서 정선시장에 도착했다.
 농협에 들어가서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고 현금 100만원을 인출했다.
 그런 후에 반찬가게 옆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어서 와요. 총각.”
 “택배 받았죠?”
 “그럼. 가져다줄게.”
 주인아주머니가 현수가 부탁해 놓은 택배를 꺼내었다.
 머리를 끄덕인 현수가 바로 먹을 수 있는 반찬 몇 가지와 두고 먹을 수 있는 반찬들 15가지를 각각 구입했다.
 특히 김치는 라면을 끓여 먹을 때에도 먹기에 배추김치는 넉넉하게 구입했다.
 “아주머니, 수고하세요.”
 “잘 가요. 총각.”
 현수가 구입한 반찬들과 택배 상자를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에 실어놓고 이번에는 주위에 있는 다른 상점으로 들어갔다.
 쌀과 채소, 과일, 고기 등을 각각 구입했더니 제법 짐이 많아졌다.
 마지막으로 대형 슈퍼마켓으로 들어가서 각종 생활용품과 즉석식품, 과자까지 왕창 구입했다.
 오지의 통나무집에서 혼자 생활하다보니 정선시장에서 사람들 구경도 하고 물건들을 구입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만약 승용차였다면 많은 짐들 때문에 다 싣지 못하였을 거였다.
 12인승 스타 승합차이다 보니 많은 짐들을 실어도 공간이 충분했다.
 지금은 택배 때문에 정선시장에 나온 것이지만 앞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한 달에 한번 정도 이렇게 나올 것으로 생각되었다.
 “정선시장까지 나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중국집이 보였다.
 “자장면과 탕수육은 먹고 가야겠어.”
 서울에 있을 때에는 자주 배달을 시켜 먹었었다.
 하지만 오지의 통나무집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자장면과 탕수육은 아주 오랜 만에 먹는 그런 음식이 되어 버렸다.
 중국집으로 들어갔더니 자장면 특유의 냄새가 났다.
 “아, 냄새 좋다.”
 현수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하여 배불리 먹었다.
 모처럼 먹는 거라서 그런지 더욱 맛있었다.
 중국집에서 서비스로 주는 자판기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하고 밖으로 나왔다.
 주차해 두었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타고 오지의 통나무집을 향해 출발했다.
 급한 일도 없었기에 느긋하게 운전을 하였다.
 한 시간 정도 달리자 신산마을이 보였다.
 오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더니 지금은 밭에서 일하는 노인들이 몇 명 보였다.
 땅도 질지 않고 말라서 지나가기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비포장 길을 올라가서 통나무집에 도착했다.
 12인승 스타 승합차에 실려 있는 각종 짐들을 안으로 옮겼다.
 그런 후에 거실에서 택배 상자를 뜯었다.
 둘둘 말아놓은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꺼내어 펼쳐 보았다.
 450킬로그램까지 무게를 지탱해 주는 제품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는데 직접 만져보고 살펴보니 아주 튼튼해 보였다.
 현수의 무게 정도는 부러지거나 끊어질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튼튼해 보이는군. 아주 마음에 들어.”
 15미터짜리 줄사다리만 설치하면 우물 속으로 내려가 볼 수도 있었다.
 우물 속을 살펴보고 식수나 텃밭의 물로 사용할 수 있으면 사용하고 아니면 막아 버릴 거였다.
 한쪽으로 밀어서 놓고 이번에는 다른 택배 상자를 뜯었다.
 이중 포장지를 뜯어내었더니 주문한 새총이 들어 있었다.
 단순한 새총이 아니라 손목지지대가 있어서 안정적인 슈팅이 가능해 보였다.
 “우와, 멋있다.”
 새총 줄을 한번 당겨보았더니 탄력적이고 제법 힘이 들어갔다.
 쇠구슬을 걸고 쏘면 아주 위력적일 거 같았다.
 새총을 내려놓고 이번에는 지퍼 백에 들어 있는 1천개의 쇠구슬 중에 하나를 꺼내어 살펴보았다.
 9.8mm 쇠구슬이라서 그런지 제법 컸다.
 택배 상자에는 지퍼 백 10개가 들어 있었기에 쇠구슬이 전부 1만개였다.
 “쇠구슬이 1만개라면 충분해.”
 옆의 작은 택배 상자를 뜯었다.
 비닐 포장지에 들어 있는 것을 꺼내었더니 웨이스트 백이었다.
 힙색이라고도 하는데 배낭보다 작은 사이즈의 가방으로 허리에 두를 수 있는 가방을 말한다.
 군복처럼 얼룩무늬가 되어 있는 웨이스트 백이었다.
 지퍼를 열고 살펴보고는 지퍼 백에 들어 있는 쇠구슬들을 쏟아 부었다.
 절반 정도 채워졌기에 허리에 둘러보았다.
 무게나 부피가 적당했다.
 “흐음, 나가서 한번 쏴봐야겠군.”
 현수가 새총을 손에 들고 주방에서 빈 맥주 캔 3개에 물을 채워서 밖으로 나갔다.
 넓은 마당의 한쪽에 맥주 캔 3개를 50센티미터 거리를 두고 세웠다.
 30미터 거리를 두고 자세를 잡고 섰다.
 새총을 잡고 손목지지대를 걸쳤다.
 이렇게 하였더니 안정적인 슈팅이 가능해 보였다.
 쇠구슬을 끼우고 잡아당겼다.
 생각보다는 제법 당기는 것이 힘이 들었다.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그런 얇은 고무줄이 아니었다.
 우동 면처럼 굵은 생 고무줄이 4개나 설치되어 있었기에 탄력적이고 위력이 강력한 거였다.
 피융!
 엄청난 속도로 쇠구슬이 발사되었다.
 
 
 제2장 이상한 팔찌
 
 
 퍼억!
 30미터 거리에 세워두었던 맥주 캔이 3개나 되었지만 쇠구슬이 크게 빗나갔다.
 “이런 빗나갔어.”
 맥주 캔을 세워 놓았던 뒤쪽의 땅에 쇠구슬이 푹 박혔다.
 비록 빗나갔지만 새총의 위력 하나 만큼은 대단했다.
 참새나 비둘기, 산새 정도는 한방 맞으면 그대로 추락할 거 같았다.
 다시 쇠구슬을 끼우고 줄을 잡아당겼다.
 주우욱!
 잡아당긴 고무줄이 바르르 떨렸다.
 피융!
 파공음이 나면서 엄청난 속도로 쇠구슬이 발사되었다.
 이번에도 어이없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땅에 박혔다.
 처음 쏘아보는 것이라서 그런지 아직 감각이 없었다.
 맥주 캔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
 “으음, 내가 이렇게 실력이 형편없었나?”
 머리를 갸웃거린 현수가 다시 쇠구슬을 끼우고 고무줄을 잡아당겼다.
 이번에는 맥주 캔을 잘 조준한 후에 어깨의 힘을 빼고 살며시 놓았다.
 빠악!
 정통으로 맥주 캔에 명중되었다.
 놀라게도 맥주 캔에 구멍이 났다.
 사방으로 맥주가 튀면서 나가 떨어졌다.
 “우와, 맞았다.”
 현수가 뛰어가서 맥주 캔을 살펴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맥주 캔이 단순히 구멍만 난 것이 아니라 너덜너덜해졌고 크게 찌그러져 있었다.
 참새나 비둘기, 산새 정도는 한방 맞으면 끝장이었다.
 “공기총과 맞먹는 위력이라고 하더니 진짜였어. 엄청나.”
 살짝 흥분한 현수가 다시 뛰어가서 자세를 잡고 새총에 쇠구슬을 끼웠다.
 맥주 캔을 조준한 후에 고무줄을 잡아당겼다가 놓았다.
 피융!
 엄청난 속도로 쇠구슬이 날아가 맥주 캔 옆을 지나쳐 땅에 박혔다.
 이번에는 약 30센티미터 정도 맥주 캔을 빗나갔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자세로 쏘았다.
 조금만 더 연습을 하면 맥주 캔 정도는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거 같았다.
 새총에 다시 쇠구슬을 끼우고 고무줄을 잡아당겼다가 놓았다.
 쇠구슬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지만 맥주 캔은 잘 맞추지 못하였다.
 살짝 약이 올랐다.
 여러 번 반복을 하고서야 두 번째 맥주 캔에 명중되었다.
 “우하하, 맞았다.”
 마지막 맥주 캔도 맞추려고 쇠구슬을 새총에 끼워서 발사했다.
 무려 12발을 더 발사하고서야 맥주 캔을 쓰러뜨렸다.
 나가 떨어져 있는 맥주 캔 3개를 살펴보니 구멍이 났고 너덜너덜해진 모습이었다.
 땅에 박힌 쇠구슬을 찾아서 파내어 보았다.
 제법 깊게 땅에 박혀 있는 걸 보니 얼마나 위력적인지 실감났다.
 흙이 묻어 있었지만 탈탈 떨었더니 멀쩡했다.
 얼마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어 보였다.
 흙에 박혀 있는 쇠구슬들을 파내어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당분간은 새총을 쏘는 연습을 해야 했기에 나중에 한꺼번에 흙에서 꺼내기로 했다.
 “우물은 내일 오전에 내려가 봐야겠군.”
 해가 지고 있었기에 현수가 통나무집으로 들어갔다.
 “전기밥솥에 밥은 있으니까 어떤 즉석 국으로 해먹을까?”
 아침에는 미역국을 먹었으니 이번에는 얼큰 우거지 장터국밥으로 결정했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도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냄비에 붓고 팔팔 끓였다.
 뚝배기 그릇에 팔팔 끓인 얼큰 우거지 장터국밥을 붓고 전기밥솥에서 김이 모락 나는 밥을 펐다.
 여기에 정선시장의 반찬가게에서 구입한 다양한 밑반찬들을 꺼내었다.
 배추김치와 먹으면 잘 어울릴 거 같았다.
 어쨌든 오늘 저녁식사는 아주 푸짐했다.
 “맛있어.”
 현수는 얼큰 우거지 장터국밥에 밥을 말아서 김치와 각종 밑반찬으로 허겁지겁 퍼먹었다.
 밥 두 그릇을 뚝딱 먹고 나서 커피믹스를 타서 휘휘 저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음미하면서 천천히 마셨다.
 “아, 배부르고 좋다.”
 거실 창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통나무집 출입문 위에 설치해놓은 조명등을 켰더니 주위가 제법 밝았다.
 오지의 통나무집이었기에 찾아오는 사람조차 없어서 쓸쓸하기도 했다.
 TV를 켜고 뉴스를 시청했다.
 채널이 다양하지 않아서 볼만한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TV는 주로 뉴스를 보는 것에만 활용했다.
 그 밖의 정보는 노트북으로 검색하여 실시간 이슈를 확인한다.
 뉴스와 스포츠, 연예, 라이프 스타일까지 다양하기에 좋다.
 “오늘은 특별한 사건 사고가 없군.”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맑고 화창한 날씨라고 했다.
 TV를 끄고 노트북을 펼쳤다.
 “오늘은 어떤 영화를 한편 보나?”
 다양한 영화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선택하였다.
 “지루한 시간을 때우기에는 이런 영화가 최고지.”
 아름다운 영상에 달달한 대화가 인상적인 영화였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한편 보고 났더니 어느새 시간이 밤 11시가 다 되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그만 자야겠군.”
 노트북을 닫고 거실 소파에서 일어난 현수가 침실로 들어갔다.
 하품을 하면서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았다가 눈을 감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잠들었다.
 촤르륵!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우물 속으로 내렸다.
 현수가 장갑을 끼고 장화까지 신었다.
 허리에는 등산용 LED 손전등을 걸어놓았다.
 줄자로 우물의 깊이를 확인해 보았더니 무려 13.2미터나 되었다.
 그리고 우물 바닥에서 약 3미터 정도까지는 물이 고여 있었다.
 우물의 지름은 2.5미터로 제법 넓은 편이었다.
 줄사다리는 15미터짜리였기에 충분했다.
 줄사다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잘 고정시켜 놓았다.
 9.2mm에 50미터짜리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에 LED 랜턴을 매달았다.
 전원 버튼을 누르고 조심스럽게 내려 보았더니 어두웠던 우물 속이 환하게 잘 보였다.
 약 8미터 정도까지 내려서 밧줄을 묶었다.
 줄사다리도 우물 바닥까지 내려놓았기에 이제 현수가 안으로 들어가 보면 되었다.
 “왠지 긴장되는데?”
 현수가 조심스럽게 우물로 내려가 보았다.
 우물 바닥에는 맑은 물이 고여 있었다.
 우물의 깊이에 비하면 고여 있는 물이 약 3미터 정도로 너무 적어서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우물 속으로 내려와 보니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물 바닥에서 약 3미터 정도 위에 약 2미터의 큰 구멍이 나 있었다.
 “으음, 이런 곳에 구멍이 나 있다니 신기하군? 그런데 무슨 구멍이지?”
 스윽!
 허리에 걸어놓았던 등산용 LED 손전등을 꺼내어 쥐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파파팟!
 지름 2미터의 큰 구멍은 5미터 정도 뚫려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구멍의 5미터 끝에 막힌 것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구멍인데 표면에 투명한 랩을 씌워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마치 수면이 일렁이는 거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상한데?”
 현수는 호기심에 구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등산용 LED 손전등을 칠흑같이 어두운 구멍에 비추어 보았지만 반사되지 않고 그 빛이 그냥 흡수되어 버렸다.
 “으음, 구멍이 깊은 건가?”
 구멍의 천장이나 옆, 바닥으로 비추어 보았지만 빛이 반사되지 않았다.
 머리를 갸웃거린 현수가 구멍의 입구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섰다.
 푸욱! 푹푹!
 장화를 신고 있었지만 바닥에 물이 섞인 젖은 흙이라서 그런지 발목까지 빠졌다.
 마치 갯벌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었다.
 “으음, 기분이 찝찝한데 그냥 돌아서 나갈까? 아니야, 그래도 여기까지 내려왔는데 한번 살펴보자.”
 등산용 LED 손전등을 비추면서 한걸음 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자칫 깊게 푹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구멍의 깊이도 불과 5미터 정도에 불과하기에 서둘 이유가 없었다.
 “으음, 우물에 구멍이 언제 뚫린 걸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누가 고의로 뚫어 놓은 거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구멍 바닥에 물이 섞여 있는 것을 보니 우물의 물이 이렇게 다른 곳으로 흘러가 버려서 더 이상 수위가 높아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구멍의 끝에 가까이 접근하면서 등산용 LED 손전등을 비추어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그냥 빛이 흡수되어 버렸다.
 다만 구멍의 바로 앞에 있는 천장이나 벽, 바닥까지는 환하게 다 보였다.
 “딱 저 구멍에서만 빛이 흡수되어 버리는군? 정말 이상한 현상이야.”
 현수가 3.5미터 정도 안으로 들어갔는데 발에 뭔가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등산용 LED 손전등을 비추어 보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머리를 갸웃거리면서 왼손으로는 등산용 LED 손전등을 비추고 오른손으로 흙을 만져보았다.
 뭔가가 손가락에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꺼내어 보았더니 팔찌였다.
 흙이 많이 묻어 있어서 대충 닦았다.
 은색의 팔찌였는데 꽈배기처럼 꼬인 독특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지름이 1mm 정도 되는 가는 가닥 3개가 서로 꽈배기처럼 꼬여서 하나의 줄이 되었다.
 이런 똑같은 형태의 다른 줄과 서로 꽈배기처럼 또 꼬여서 이루어진 팔찌였다.
 팔찌의 지름이 15센티미터로 넓었다.
 팔찌를 주머니에 넣고 작은 돌멩이 하나를 손에 들었다.
 수면이 일렁이는 거처럼 보이는 칠흑 같이 어두운 구멍을 향해 돌멩이를 던져보았다.
 스으읏!
 뭔가에 부딪친 소리나 물속에 풍덩하고 빠지는 듯한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머리를 갸웃거린 현수가 다시 돌멩이를 하나 집어서 구멍에 던져 보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으음, 찝찝해서 더 이상 못 있겠어. 그만 나가는 게 좋겠군.”
 현수는 뒤돌아 자신이 밟고 들어왔었던 발자국을 되짚으면서 밖으로 나갔다.
 구멍 입구까지 나온 현수가 신고 있는 장화의 바닥에 흙이 많이 묻어 있었다.
 그냥 줄사다리를 밟고 올라가기엔 그래서 우물에 흙을 대충 털어내듯이 씻었다.
 그제야 줄사다리를 밟고 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수직이고 자칫 실수를 하여 떨어지면 곤란하기에 결코 서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물 밖으로 나온 현수가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에 메달아 놓았던 LED 랜턴을 끌어당겼다.
 내려놓았던 줄사다리까지 다시 끌어 올린 후에 우물 뚜껑을 닫았다.
 현수의 우물 1차 탐사는 이렇게 팔찌 하나를 입수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쏴아아아!
 샤워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현수는 땀으로 젖은 몸을 바디클렌저로 거품을 내어 깨끗하게 씻어내었다.
 “아, 시원하다.”
 샤워를 마치고 우물에 들어갈 때 신었던 장화와 독특한 모양의 팔찌에 묻은 흙도 깨끗하게 씻었다.
 그리고는 장화를 뒤집어서 한쪽에 세워놓았다.
 현수가 수건으로 젖은 몸의 물기를 닦아내고는 욕실에서 나왔다.
 오지의 통나무집이었기에 얼마든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체로 돌아다닐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검은색 삼각팬티만 입고 냉장고 문을 열어 시원한 캔 맥주를 꺼내어 들이켰다.
 “아, 시원하고 맛있다.”
 다 마신 캔 맥주를 내려놓고 고개를 돌렸다.
 입었던 옷들은 세탁기에 넣고 가동 중이었는데 완료 되려면 아직도 시간을 더 기다려야했다.
 수건으로 팔찌의 물기를 닦아내고는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으음, 보면 볼수록 팔찌가 특이하고 멋진데?”
 호기심에 현수는 자신의 왼 팔목에 팔찌를 껴 보았다.
 순식간에 팔목에 딱 맞는 크기로 줄어들었다.
 파파팟!
 갑자기 현수의 머릿속에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허엇, 이게 뭐지?”
 당황한 현수였지만 저절로 영상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백색 로브를 입은 금발의 여신 같은 미녀가 꽈배기 모양의 팔찌를 손에 들어 보이더니 자신의 왼 팔목에 찼다.
 그리고는 허공에다가 별을 그리자 투명한 뭔가가 나타났다.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100미터나 되는 정육면체였다.
 “마법 공간?”
 현수는 처음 보는 거였지만 그게 마법 공간이라는 것을 느꼈다.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거였다.
 금발의 미녀는 마법 공간에 각종 물건들을 넣고 빼는 것을 반복적으로 펼쳤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넣을 수가 없고 30미터 이내에 있는 물건들은 손짓만으로도 마법 공간에 넣거나 꺼낼 수가 있었다.
 “놀라워.”
 금발의 미녀가 마법 공간을 소환 해제하려고 역시 별을 허공에 그렸더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것으로 영상도 끝이 나더니 미녀도 스르르 사라졌다.
 현수가 왼 팔목에 차고 있는 팔찌를 뺐더니 원상태로 늘어났다.
 멍한 표정으로 팔찌를 보면서 눈만 깜빡거렸다.
 “어떻게 이런 영상이 머릿속에 나타난 거지? 설마 이게 마법의 팔찌 아티팩트는 아니겠지?”
 현수가 다시 왼 팔목에 팔찌를 껴 보았더니 신기하게도 스르르 줄어들더니 팔목에 꼭 맞았다.
 다만 똑같은 영상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허공에 별을 그려 보았다.
 파파팟!
 놀랍게도 영상에서 보았었던 정육면체의 투명한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허억, 이게?”
 눈이 커진 현수가 투명한 마법 공간을 올려다보았다.
 금발의 미녀가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을 때에는 아무것도 없는 벌판이었기에 전체가 드러났지만 현수는 통나무집의 주방이었기에 마법 공간의 일부만 보인 거였다.
 현수는 호기심에 소환된 마법 공간에 손을 들어 만져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만져지지 않았다.
 마치 홀로그램이 펼쳐지거나 신기루처럼 만져지지 않는 거였다.
 왼쪽 눈을 감아 보았더니 소환되어 있는 마법 공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오른쪽 눈을 감아 보았더니 마법 공간이 그대로 보였다.
 몇 번을 해보아도 똑같았다.
 이것으로 팔찌를 차고 있는 현수의 눈에만 투명한 마법 공간이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신기해서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마법 공간을 쳐다보았다.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직접 눈으로 마법 공간을 보고서도 잘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접시를 하나 마법 공간에 넣어 보려고 손짓했더니 신기하게도 마치 염력을 펼친 것처럼 스르르 접시가 움직였다.
 30미터 이내에 있는 물건들은 손짓만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도 떠올랐다.
 투명한 마법 공간에 접시 하나가 들어가 수납되는 것이 생생하게 다 보였다.
 이번에는 손짓으로 다시 접시를 마법 공간에서 꺼내어 보았다.
 의도한대로 그대로 이루어졌기에 놀라웠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너무 신기해.”
 호기심에 우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입수한 팔찌였는데 이게 마법이 걸린 팔찌 아티팩트라는 것에 엄청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수가 비밀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라 할 수 있었다.
 이런데 이런 물건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었다.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했다.
 허공에 별을 그렸더니 신기하게도 소환되어 있던 마법 공간이 스르르 흩어지듯이 사라져 버렸다.
 “으음, 내가 펼친 것이지만 정말 신기해.”
 팔찌 아티팩트를 만지면서 씨익 웃었다.
 엄청난 보물을 입수하였기에 기분이 좋았다.
 지글지글!
 프라이팬에 삼겹살이 노릇하게 익고 있었다.
 팔찌 아티팩트를 입수한 현수가 기분이 좋아서 혼자만의 자축을 위하여 삼겹살과 소주를 준비한 거였다.
 “캬아, 좋다.”
 소주를 한잔 마신 현수가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마늘과 쌈장을 올려서 입에 넣고 씹었다.
 “내가 구웠지만 정말 맛있다.”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니었지만 현수 혼자서 허겁지겁 먹었다.
 600그램의 삼겹살과 소주 한 병을 뚝딱 먹어 치웠다.
 “아, 배부르다.”
 먹고 마셨더니 설거지할 것들이 식탁에 많았다.
 하지만 거실로 이동하여 소파에 드러누웠다.
 왼 팔목에 차고 있는 팔찌 아티팩트를 만지작거리면서 씨익 웃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했다.
 보기에는 약간 특이한 모양의 팔찌였는데 보석도 박히지 않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소중한 보물이었다.
 “혹시 우물 바닥이나 그 구멍 바닥에 다른 것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구멍은 뭘까?”
 의문점들이 많았지만 누가 속 시원하게 현수에게 알려줄 사람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마법이 걸린 팔찌 아티팩트를 현수가 왼 팔목에 차고 있다는 거였다.
 이것으로 추정해보면 구멍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일종의 게이트 같았다.
 아직까지는 무엇 하나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으음, 일단은 내일 오전에 우물 바닥과 구멍 앞의 바닥을 꼼꼼하게 살펴봐야겠어.”
 이것저것을 생각하다 보니 한 시간이 휙 지나갔다.
 그제야 거실 소파에서 일어난 현수가 식탁에 펼쳐져 있던 것들을 치우고 설거지도 하였다.
 TV를 켜고 뉴스를 시청하고 일기예보를 보았더니 내일도 화창한 날이라고 했다.
 내일을 기대하면서 침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짹짹짹! 뽀로롱!
 산새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현수가 벽시계를 보았더니 오전 5시12분이었다.
 왼 팔목에 차고 있는 팔찌 아티팩트를 보고는 씨익 웃었다.
 오른손으로 왼 팔목에 차고 있는 팔찌 아티팩트를 만지고 뽀뽀도 했다.
 “아이고, 내 보물.”
 상체를 일으킨 현수가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양치질도 하였다.
 즉석 북엇국을 끓이고 냉장고에서 밑반찬들을 꺼내어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어제 소주 한 병을 마셨기에 약간의 숙취가 남아 있었는데 북엇국을 마셨더니 속이 개운하고 좋았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현수가 본격적으로 필요한 장비들을 꺼내어 준비했다.
 촤르륵!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우물 속으로 내렸다.
 그리고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에 LED 랜턴을 매달아 전원 스위치를 눌렀다.
 어두웠던 우물 속이 LED 랜턴의 불빛 덕분에 환해졌다.
 “자, 이제 내려가 볼까.”
 현수는 어제보다는 훨씬 안정된 모습과 동작으로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우물의 구멍 입구에 내려선 현수가 허공에 별을 그리자 투명한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타원형의 붉은색 고무 대야와 삽을 꺼내었다.
 표준어로는 대야라고도 하지만 보통 ‘고무다라이’라고 많이 부른다.
 갯벌처럼 축축하고 푹푹 빠지는 바닥의 흙을 삽으로 퍼서 고무 대야에 담았다.
 구멍까지는 약 5미터 정도 되었는데 1미터까지 접근하게 되자 삽 대신에 호미를 이용하여 작업했다.
 구멍에서 불과 10센티미터 정도까지 작업하고 멈추었다.
 더 이상 가까이 가면 빨려 들어갈 거 같았다.
 벽과 천장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았더니 다른 뭔가가 있지는 않았다.
 다시 뒤돌아 구멍 입구로 나와서는 우물에 고인 물들을 손짓하자 마법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물에는 3미터 정도 물이 고여 있었지만 금방 다 마법 공간으로 옮겨졌다.
 그제야 우물 바닥에 내려선 현수가 삽으로 흙을 퍼 담았다.
 자갈이 나오자 작업을 멈추었다.
 우물 바닥에 물이 다시 고이기 시작하였다.
 “이 정도면 되었어. 이제 나가야지.”
 삽을 마법 공간에 넣고 허공에 별을 그렸더니 마법 공간이 사라졌다.
 줄사다리를 타고 우물을 나왔다.
 곧장 개울에 내려가서 허공에 별을 그려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고무 대야를 꺼내어 작업하였던 흙들을 조금씩 물에 씻었다.
 “찾았다.”
 놀랍게도 흙에 섞여 있었던 갈색의 가죽 주머니를 하나 찾아내었다.
 가죽 주머니를 열어보니 수십 개의 동전들이 들어 있었다.
 500원짜리 정도 되는 동전이었는데 특이한 문양과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은화와 금화도 몇 개 있었는데 문양과 문자가 조금씩 달랐다.
 일단 지저분한 가죽 주머니를 물에 깨끗하게 씻었더니 제법 괜찮아 보였다.
 어느 동물의 가죽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드럽게 광택이 났는데 고급스러워 보였다.
 한쪽에 가죽 주머니를 놓아두고 계속 흙을 물로 씻어 보았다.
 이번에는 단검이 나왔는데 놀랍게도 손잡이와 칼집이 황금으로 되어 있었으며 각종 보석이 박힌 고급스러운 단검이었다.
 스르릉!
 칼집을 뽑아 보았더니 칼날이 날카롭게 보였다.
 평소 손질을 잘한 그런 칼날이었다.
 어떤 장인이 단검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양이 아주 세련되게 음각되어 있었다.
 보통 솜씨가 아니었다.
 중세시대의 고위 귀족이나 왕이 사용한 듯한 느낌이었다.
 단검도 한쪽에 놓아두고 다시 작업을 계속 하였지만 더 이상은 나오지 않았다.
 통나무집으로 돌아온 현수가 거실 소파에 앉아서 입수한 가죽 주머니와 동전, 은화, 금화, 보석이 박힌 단검을 차례대로 정밀하게 살펴보았다.
 팔찌 아티팩트처럼 마법이 걸린 물건들은 아니었다.
 동전이 들어 있었던 갈색의 가죽 주머니는 혹시 판타지 소설에서 나오는 마법 주머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제3장 준비작업
 
 
 “으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우물 속의 그 구멍이 다른 세계로 가는 게이트 같아.”
 팔찌 아티팩트와 가죽 주머니에서 나온 동전, 은화, 금화, 단검까지 지구의 물건은 아니었다.
 판타지 소설을 보면 이계로 차원이동을 하면 주로 숲이었다.
 몬스터도 나오기에 아주 위험한 곳이었다.
 그냥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계로 차원이동을 하였다가는 생존하는 것도 어려웠다.
 “철저히 준비를 해서 구멍으로 들어가 보는 게 좋겠어.”
 필요한 것들을 메모지에 적기 시작하였다.
 각종 등산장비부터 식량, 식수, 캠핑에 필요한 물건들까지 다양하고 많았다.
 특히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과 무기들까지 준비해야 하기에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
 인터넷 검색까지 해보면서 빠진 것도 파악하였다.
 메모지에 적은 것들을 보았더니 엄청나게 다양하고 많았다.
 “으음, 이정도면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하는 거야. 제법 돈이 들어가겠어.”
 현수가 생각하기에 구멍으로 들어가면 차원이동이 되는 거 같았다.
 낯선 이계에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따뜻한 곳인지 아님 아주 추운 북극 같은 곳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판타지 소설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숲일 수도 있었다.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식량과 식수가 있어야 하고 자신의 몸을 보호할 무기도 필수였다.
 보통 판타지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그냥 이계로 떨어지지만 현수는 아니었다.
 더구나 마법 공간까지 보유하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확실히 준비하고 차원이동을 할 수 있었다.
 어쩌면 돌아오지도 못할 수도 있었다.
 낯선 곳에 적응하여 살려면 책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았다.
 백과사전부터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들어 있는 책, 요리책, 잡지책, 생존하는 법 등등 수십 권의 책도 서점에서 구입할 계획이었다.
 텐트, 그늘막, 모기장, 베개, 침낭, 모포, 담요, 매트, 의자, 테이블, 아이스박스, 손난로, 캠핑난로, 캠핑용 도끼, 배낭, 휴대용 야전삽, LED랜턴, 등산화, 등산복, 등산모자, 등산바지, 등산스틱, 방수재킷, 티셔츠 등을 구입해야 할 거 같았다.
 여기에 각종 냄비와 프라이팬, 그릇, 숟가락과 젓가락 등등 따지고 보았더니 가짓수도 엄청나게 많았다.
 “마법 공간이 넓으니까 충분한 식량과 식수도 준비해야겠어. 서울에 있는 대형 마트에 들러서 구입하는 것이 좋겠어. 그리고 산악 오토바이와 4륜 오토바이도 한 대씩 구입하자. 타고 다니면 편리하고 좋을 거야.”
 다음날 오전에 아침식사를 하고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타고 통나무집을 나섰다.
 강원도 정선에 내려온 이후에 서울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부아앙!
 고속도로를 달려 얼마 후에 서울에 도착했다.
 현수가 가장먼저 대형 마트 옆에 있는 은행에 들어가서 1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로 무려 1억 원을 인출했다.
 “일단 돈을 찾았으니 이제 대형 마트로 들어가서 쇼핑을 해볼까.”
 대형 마트로 들어가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직접 요리를 해먹어야 하는 것들도 있었지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을 많이 구입했다.
 그리고 각종 과자류도 눈에 보이는 대로 집었다.
 카트가 넘칠 정도가 되자 어쩔 수 없이 카트 하나를 더 가져와서 두 대를 밀고 다니면서 담았다.
 어느새 카트 두 대에 물건들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쳐다보았다.
 계산대로 가서 계산을 하였더니 192만3200원이었다.
 카트 두 대에 각종 물건들로 가득 채웠으니 이정도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주차해놓은 스타 승합차에 구입한 물건들을 실어 놓고 다시 마트로 들어갔다.
 또 카트 두 대에 가득 찰 정도로 많은 물건들을 담았다.
 너무 눈치가 보여서 계산을 하고 나와서 스타 승합차에 구입한 물건들을 실어놓고 2층에 있는 식당가로 들어갔다.
 마침 점심을 먹을 시간이고 해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서 먹었다.
 “아, 배부르게 잘 먹었다.”
 이번에도 카트 두 대를 밀고 다니면서 필요한 각종 물건들을 구입했다.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마치고 인근에 있는 등산용품점으로 들어갔다.
 등산화, 등산복, 등산모자, 등산바지, 등산스틱, 방수재킷, 티셔츠 등 메모지에 적어 놓았던 것들을 구입했다.
 다음은 캠핑용품점이었기에 그곳으로 이동했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오늘 하루 현수가 쇼핑한 것이 태어나 지금까지 가장 많이 물건들을 구입한 날이었다.
 인근에 모텔이 보였기에 그곳으로 들어가서 빈자리에 주차하고는 특실로 들어갔다.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오늘 구입하였던 각종 물건들을 꺼내어서 차곡차곡 정리해 다시 넣었다.
 “이 헬리캠이 얼마라고요?”
 “바디기체만 650만원입니다. 전문가용이라서 좀 비쌉니다.”
 “다른 장비들도 있어야 하는 거죠?”
 “예, 그렇습니다. 리모트 컨트롤(조종기)과 짐벌(고급 카메라), 배터리 포함 기본세트까지 포함하면 1500만원입니다.”
 “엄청나게 비싸네요?”
 “바가지를 씌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용이라서 비싼 겁니다. 보통 인기 있는 헬리캠은 250만원입니다.”
 “바디기체만 250만원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바디기체와 리모트 컨트롤, 짐벌, 배터리 포함 기본세트가 250만원입니다. 여기에 좀 더 고급으로 하신다면 500만원까지 있습니다.”
 “이게 250만 원짜리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약 25분 비행가능하고 자동복귀 기능도 있습니다.”
 “고도와 조종 거리는 얼마나 됩니까?”
 “고도는 최대 150미터이고 조종 거리는 최대 500미터입니다.”
 현수는 헬리캠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전문가용까지는 필요 없고 250만 원짜리를 구입해도 충분할 거 같았다.
 “드론과 헬리캠의 차이는 뭡니까?”
 “드론은 정보를 포함한 물품을 옮기는데 주로 사용되는 무인항공기라고 한다면 헬리캠은 촬영을 주목적으로 사용되는 무인항공기라 할 수 있습니다. 드론은 2개 이하의 방향 조절이 가능하나 드론과 카메라를 따로 조절할 수밖에 없지만 헬리캠은 별도로 카메라의 상하좌우 촬영하는 방향을 바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론은 국가에서 자료 및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하고 헬리캠은 주로 개인용도로 촬영을 하고 상업용으로 사용됩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이 250만 원짜리 헬리캠으로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현수가 헬리캠을 10분 정도 조종을 해보고서도 충분히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늘을 날 수가 없기에 숲속에 있다면 헬리캠을 이용하면 좋을 거 같아서였다.
 헬리캠을 구입하여 밖으로 나온 현수가 스타 승합차를 타고 주차장에서 나왔다.
 “으음, 이제 다 구입한 건가?”
 현수는 무려 3일 동안 서울에서 필요한 각종 물건들을 구입했었다.
 구입한 물건들 중에는 산악 오토바이와 사륜 오토바이까지 있었다.
 마법 공간에 음식을 넣어 놓으면 변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피자와 치킨을 모텔에서 주문하여 먹고 일부는 넣어 놓았었다.
 이틀이 지나도 전혀 변하지 않았고 따뜻한 상태 그대로였다.
 “호오, 이것 봐라? 치킨과 피자를 넣어 놓았다가 나중에 꺼내어서 먹으면 되겠군. 그럼 다른 음식들도 넣어 놓으면 좋겠는데?”
 치킨과 피자, 보쌈, 족발, 떡볶이, 비빔밥, 햄버거, 닭 강정까지 다양하게 구입해 마법 공간에 보관해 놓았다.
 어쩌면 차원이동하면 다시는 지구로 귀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현수가 불과 3일 동안 서울에 머물면서 쇼핑을 하였는데 1억 원을 다 써버렸다.
 워낙 이것저것 구입한 물건들이 많아서였다.
 “으음, 내가 3일 만에 1억 원을 써버리다니 놀라워.”
 남들이 보면 그렇게까지 준비하여 차원이동을 할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수는 호기심이 커서 구멍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어차피 오지의 통나무집에서 혼자 사는데 크게 미련도 없었다.
 해가 지고서야 오지의 통나무집으로 돌아왔다.
 3일 동안 통나무집을 비웠지만 약간의 먼지만 있을 뿐 도둑이 들지는 않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를 한 후에 저녁식사는 구입해놓은 비빔밥을 꺼내었다.
 “으음, 구입할 때 그 상태라니 놀랍군?”
 비빔밥이 아직도 따뜻했다.
 스윽! 슥슥!
 비빔밥을 비벼서 먹었더니 아주 맛있었다.
 비빔밥을 맛있게 하는 집에서 비빔밥을 먹고 20그릇을 포장했었다.
 그런데 구입했을 때 그 상태 그대로였고 맛도 똑같이 좋았다.
 마법 공간은 이런 게 너무 신기했다.
 호기심에 이번에는 피자와 콜라를 꺼내었다.
 포장되어 있는 불고기 피자는 포장지를 열자 김이 모락 피어났고 콜라는 차가운 상태 그대로였다.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이 하루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그대로라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마법 공간 안에 공기가 없기에 살아 있는 생명체를 넣으면 죽으니 그것만 조심하면 돼.”
 현수가 워낙 호기심이 많아서 살아 있는 새우들과 낙지 한 마리를 마법 공간에 넣어 보았었다.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질식하여 새우들과 낙지가 축 늘어졌다.
 “으음, 역시 살아 있는 생명체를 마법 공간에 넣었더니 질식하여 죽는군.”
 죽은 낙지와 새우들은 라면을 끓여 먹는데 넣어서 맛있게 먹었었다.
 배도 부르고 특별히 할 일도 없었기에 TV를 켜고 뉴스를 시청했다.
 정치권 뉴스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싸우는 기사였다.
 그리고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정부를 위협하였다.
 마지막으로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날씨가 화창하고 좋다고 한다.
 “내일은 조립식 창고 건물을 시공하러 온다고 했으니 기다리면 되겠군.”
 현수는 우물을 그냥 방치하면 안 될 거 같아서 조립식 창고 건물을 시공하는 업체에 문의하여 450만 원짜리 조립식 창고 건물을 시공하기로 했다.
 3시간이면 충분히 시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기본 시공비는 50만원인데 거리와 장소에 따라서 시공비가 달라지는데 이곳은 오지라서 그런지 100만원이었다.
 여기에 아무나 함부로 문을 열지 못하도록 디지털 도어를 설치하게 되었다.
 고급 디지털 도어를 설치하는데 별도로 20만 원이나 들어갔다.
 이렇게 제법 돈이 들어갔지만 그래도 그냥 우물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조립식 창고 건물 안에 우물이 있으면 훨씬 좋을 거 같아서 과감하게 시공을 의뢰했다.
 “아함!”
 하품을 하던 현수가 TV를 끄고 침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불과 5분도 지나기 전에 잠들었다.
 드르륵! 드륵!
 작업자들이 전동 드라이버로 나사를 박았다.
 조립식 창고 건물이 빠르게 조립되었다.
 3명의 작업자들이 오전 9시에 통나무집으로 와서는 이렇게 신속하게 조립식 창고 건물을 조립하고 있었다.
 현수가 냉커피를 타서 가져왔다.
 “시원한 냉커피 한잔 드시고 하세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3명의 작업자들이 하던 작업을 잠시 멈추고 현수가 내민 냉커피를 마셨다.
 “한 시간이 조금 지났는데 벌써 많이 시공되었네요?”
 “예, 조립식이니 금방 시공됩니다.”
 “시공하기 전에는 며칠 걸릴 줄 알았는데 문의를 해보니 3시간이면 시공이 된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예, 조립식이라서 금방 시동되는 것이 장점이지요.”
 “그럼 수고 좀 해주십시오.”
 “예, 정오가 되기 전에는 시공이 끝날 겁니다.”
 “알겠습니다.”
 현수가 커피 잔을 수거해서 통나무집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오전 11시30분이 넘어 가는데 마무리 작업 중이었다.
 업체의 말대로 3시간이면 충분히 시공을 할 수 있다고 하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
 잠시 후에 작업자들이 장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거실에 있던 현수가 밖으로 나와 보니 작업자가 다가와 말했다.
 “시공이 끝났습니다.”
 “벌써요?”
 “예, 이제 확인을 한번 해보시죠.”
 “그러죠.”
 작업자와 함께 현수가 조립식 창고 건물 앞으로 가서 디지털 도어의 비밀번호 9999를 눌러 보았다.
 삐리릭!
 멜로디가 나면서 잠겼던 문이 열렸다.
 “비밀번호는 나중에 새로 바꾸면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조립식 창고 건물은 제법 넓고 깔끔하고 보기가 좋았다.
 벽에 선반도 설치가 되어 있었기에 각종 물건들을 보관해도 될 거 같았다.
 “어떻습니까?”
 “깔끔하고 좋은 거 같습니다.”
 “그럼요. 비나 바람, 눈이 와도 이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조립식 창고 건물 안에 사용하지 않는 우물이 있으니 외관으로도 깨끗하고 말입니다.”
 “예, 안 그래도 우물 때문에 조립식 창고 건물을 시공한 겁니다.”
 “그러셨군요. 그럼 저희는 그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예, 수고 많았습니다.”
 잔금과 시공비까지 다 지불을 하였었다.
 3명의 작업자들이 자신들이 타고 왔었던 1톤 트럭을 타고 떠났다.
 현수는 조립식 창고 건물의 디지털 도어의 비밀번호를 바꾸었다.
 “오늘 점심은 어떤 것으로 먹나? 시원한 냉면이 좋겠지?”
 서울의 유명한 냉면집에서 포장한 냉면이 떠올랐다.
 1회용 포장 용기에 냉면과 육수가 따로 담겨 있었는데 우동 그릇에 붓고 휘휘 잘 저어서 먹었다.
 “우와, 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냉면 육수에는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상태 그대로 있었기에 아주 마음에 들었다.
 냉면 한 그릇을 뚝딱 먹었다.
 아쉬움이 남아서 이번에는 1회용 도시락 용기에 담긴 김밥을 꺼내었다.
 노란 고무줄을 벗기고 뚜껑을 열었더니 김밥 두 줄이 들어 있었다.
 3일 전에 구입한 김밥이었는데 방금 말아서 썰어 놓은 거 같이 신선했다.
 “으음, 3일이나 되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신선하게 유지가 되는 것인지 참 신기해.”
 김밥은 하루만 지나도 신선도가 크게 떨어진다.
 즉석 김밥을 구입한지 3일 전이라면 변질되거나 말라버려 수분이 없는 상태가 될 거였다.
 이런 김밥들은 보통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지만 마법 공간에 넣어 놓았던 김밥은 마치 방금 넣어 놓은 거처럼 신선했다.
 맛도 좋아서 현수의 마음에 들었다.
 김밥 두 줄까지 먹고 나서 소화도 시킬 겸 허공에 별을 그렸다.
 마법 공간이 소환되자 구입한 각종 물건들을 꺼내어 품목별로 나누어 다시 넣었다.
 정리하고 다시 넣는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파파팟!
 허공에 별을 그리자 마법 공간이 사라졌다.
 통나무집을 나온 현수가 조립식 창고 건물의 디지털 도어를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철컥!
 다시 문을 닫았다.
 우물의 뚜껑에 채워져 있는 자물쇠를 열고 뚜껑을 열었다.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우물 속으로 내렸다.
 그리고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에 LED 랜턴이 매달아서 전원 버튼을 눌렀다.
 파파팟!
 LED 랜턴에 불이 들어와 환해졌다.
 밧줄을 우물 속으로 내린 후에 장갑을 끼고 우물로 천천히 내려갔다.
 우물에는 약 3미터의 물이 고여 있었다.
 구멍의 입구를 등산용 LED 손전등을 켜서 비추어 보고는 허공에 별을 그렸다.
 마법 공간이 소환되자 1.5미터 길이의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을 꺼내어 바닥에 깔았다.
 금속 작업 발판이나 나무 작업 발판은 물을 머금으면 녹이 쓸거나 썩어 버릴 수가 있어서 플라스틱 작업 발판으로 구입했다.
 이게 가볍고 견고해서 현수 혼자는 얼마든지 지나갈 수 있었다.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 3개를 줄지어 놓았더니 구멍 바로 앞까지 이어졌다.
 “이러면 준비는 다 되었구나. 내일 오전에 이계를 탐험하는 것으로 하자.”
 현수가 뒤돌아 구멍 입구로 나와 줄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왔다.
 “으음, 내일이면 이계를 탐험하게 되는데 들떠서 두근거리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해.”
 어쩌면 오늘 저녁식사가 지구에서의 최후의 만찬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냥 아무거나 대충 때우고 싶지는 않았다.
 서울의 이름난 뉴 서울 뼈다귀 감자탕 집에서 뼈다귀 감자탕을 포장했었는데 그것을 꺼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한 게 아니었지만 현수에게는 아주 특별한 음식이었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가끔 외식을 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전골냄비에 뼈다귀 감자탕을 담고 불판에 올렸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보글보글 끓어올랐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어 보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역시 이집의 뼈다귀 감자탕이 최고야.”
 뼈다귀를 하나 손에 들고 뜯었다.
 뼈다귀에 붙은 살코기가 아주 부드러워서 씹을 것도 없이 목으로 넘어갔다.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닌데 허겁지겁 뼈다귀 감자탕을 먹었다.
 믹싱볼(양푼이)에 밑반찬들을 조금씩 덜어서 고추장을 넣고 슥슥 비벼서 먹었다.
 “맛있다.”
 두 사람이 충분히 먹을 양이었지만 현수 혼자서 다 먹었다.
 “으음, 너무 맛있어서 과식을 했나?”
 너무 배가 불러서 움직이는 것이 귀찮았다.
 어느 정도 소화가 되면 설거지를 해야 할 거 같았다.
 거실로 이동하여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리모컨으로 TV를 켰더니 드라마가 방송 중이었다.
 현수가 매일 보는 드라마는 아니었고 가끔씩 보는 거였다.
 드라마가 끝이 나자 뉴스를 하였다.
 크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뉴스를 보아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맑고 화창하다고 했다.
 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현수가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를 하였다.
 밤 10시40분이었지만 내일을 위하여 일찍 자기로 했다.
 침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이계는 과연 어떤 모습의 세상일까?”
 낯선 곳이니 살짝 두렵기도 하지만 기대도 되었다.
 눈을 감았더니 꿈나라가 해일처럼 밀려왔다.
 삐삐삐삐!
 살짝 잠들었던 거 같았는데 알람시계의 알람이 요란하게 울렸다.
 손을 뻗어서 알람시계의 버튼을 눌러서 알람을 껐다.
 “벌써 오전 6시야?”
 상체를 일으킨 현수가 침대에서 내려와 침실을 나왔다.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지만 오늘은 남달랐다.
 이계를 탐험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통나무집을 나가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에 뛰면서 마당을 돌았다.
 30분 정도 뛰고 났더니 몸에서 땀이 흘렀다.
 다시 통나무집으로 들어와 욕실에서 샤워를 했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후에 냉장고에 들어 있는 각종 밑반찬들과 과일, 채소, 음료수, 생수 등을 꺼내어 마법 공간에 넣었다.
 어차피 한동안 통나무집을 비울 것이고 자칫 영영 돌아올 수 없을 지도 몰랐기에 굳이 냉장고에 남겨둘 필요가 없었다.
 두꺼비집과 누전차단기를 내린 후에 통나무집을 나왔다.
 조립식 창고 건물의 디지털 도어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우물의 뚜껑에 채워져 있는 자물쇠를 열고 뚜껑을 열었다.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우물 속으로 내렸다.
 그리고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에 LED 랜턴이 매달려 있었는데 전원 버튼을 누르고 우물 속으로 내렸다.
 “이제 내려가 볼까.”
 현수가 우물 속으로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구멍 입구에 깔아놓은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이 깔려 있어서 진흙을 더 이상 밟지 않아도 되었다.
 허공에 별을 그렸다.
 파파팟!
 마법 공간이 소환되자 캠코더와 삼각대를 꺼내어 설치했다.
 녹화 버튼을 누르고 나서 현수가 말했다.
 “서기 2010년 6월 3일 오전 9시12분이다. 오늘은 우물 속의 구멍 즉, 이계로 통하는 게이트 앞에 서 있다. 저기 보이는 것이 바로 구멍인데 편의상 블랙홀이라 명명했다. 어쨌든 지금부터 준비하여 이계로 넘어가볼 거다. 어떤 곳인지 무척 궁금하다.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볼 거다. 그럼 옷부터 갈아입겠다.”
 현수가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을 벗고 준비해놓은 등산복을 입고 방검복을 걸쳤다.
 군용대검을 옆구리에 차고 머리에는 오토바이용 헬멧을 썼다.
 등산화로 갈아 신고는 LED 손전등과 새총을 방검복의 주머니에 꽂았다.
 쇠구슬이 들어 있는 웨이스트 백도 허리에 찼다.
 여기에 유사시 방망이로도 사용 할 수 있는 막대형 전자충격기도 허리에 찼다.
 모든 준비가 끝이 나자 캠코더를 바라보면서 씨익 웃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이계로 이동해 보겠다.”
 캠코더와 삼각대까지 한꺼번에 마법 공간에 넣고 별을 그렸다.
 스스슷!
 마법 공간이 사라졌다.
 그제야 현수가 뒤돌아서서 구멍을 노려보았다.
 “설마 저 구멍으로 들어갔다가 잘못되는 것은 아니겠지?”
 살짝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여기에서 그만두고 되돌아 나가기는 싫었다.
 “판타지 소설을 보면 이계로 넘어간다고 죽지는 않아. 설사 잘못 되어도 죽기 밖에 더 하겠어?”
 구멍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칠흑같이 어두운 구멍이 점점 다가오자 두려움도 커졌다.
 내딛는 발걸음도 무거워지는 거 같고 살짝 떨리기도 하였다.
 구멍에서 약 30센티미터 앞에 도달하자 걸음을 멈추었다.
 마음의 갈등이 심해졌다.
 “이러면 안 돼. 무조건 전진하는 거야. 나는 할 수 있다.”
 현수가 오토바이용 헬멧에 걸어 놓았던 LED 헤드 랜턴의 버튼을 눌렀다.
 파파팟!
 LED 헤드 랜턴의 불빛이 환하게 들어와 전방을 비추었다.
 그러나 칠흑 같이 어두운 구멍 속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용기를 내어서 구멍을 향해 움직였다.
 파악! 후우웅!
 현수가 마치 스며들 듯이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제4장 이계 1
 
 
 스으읏!
 칠흑같이 어두운 구멍 속에서 현수가 튀어 나왔다.
 LED 헤드 랜턴의 불빛이 전방을 비추었는데 동굴 같은 것이 가로막혀 있었다.
 방검복의 주머니에 꽂아 놓았었던 LED 손전등을 뽑아 전원 버튼을 눌렀다.
 LED 헤드 랜턴과 LED 손전등을 비추었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곳이었다.
 어느 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불빛이 밝고 제법 멀리까지 비추었기에 주위를 살펴보았다.
 천연 암반 동굴 속으로 생각되었다.
 현수가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바로 1미터 등 뒤의 바위벽에 칠흑 같이 어두운 약 2미터의 구멍이 있었다.
 그리고 전방 30미터는 막혀 있었다.
 천장의 높이도 20미터는 되어 보였으며 현수가 서 있는 곳에서 5시 방향으로 동굴이 보였다.
 허공에 별을 그리자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등산용 LED 랜턴 두 개를 꺼내어 전원 버튼을 눌렀다.
 파파팟!
 두 개의 불빛이 주위를 환하게 밝혔다.
 그제야 지름 30미터에 천장의 높이가 20미터 정도 되는 공동의 모습들이 다 보였다.
 “으음, 여기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공기 하나는 아주 신선하고 좋구나.”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그런 상쾌함이었다.
 “다시 구멍 속으로 들어가 볼까?”
 어쩌면 다시 지구로 되돌아 갈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렇다고 바로 뒤돌아 구멍으로 들어가기엔 내키지 않았다.
 등산용 LED 랜턴 두 개를 들더니 하나는 전방 5미터 앞의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5시 방향으로 20미터를 걸어가서 바닥에 내려놓았다.
 캠코더를 꺼내었는데 그대로 전원이 들어와 있었다.
 삼각대를 바닥에 놓고 캠코더를 살짝 조정한 후에 현수가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계로 넘어온 거 같은데 아직은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어느 동굴 속인 거 같은데 자세한 것은 탐험을 해봐야 알 거 같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는 거 같이 공기가 아주 맑고 깨끗하며 상쾌하다. 내가 있던 곳도 오지라서 공기가 아주 맑았지만 이곳과는 몇 배나 차이가 날 만큼 다르다.”
 현수는 5시 방향의 동굴로 나가볼까 하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뭐가 있을 지도 모르고 맹수가 공격한다면 위험하다.
 안전도 고려를 해야 하기에 마법 공간에서 헬리캠을 꺼내었다.
 동굴의 지름이 약 5미터 정도는 되어 보였기에 헬리캠을 날려서 정찰하는 게 좋을 거 같았다.
 왜애앵!
 헬리캠이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5시 방향의 동굴로 날아갔다.
 조종기에의 5인치 액정화면에 헬리캠이 촬영한 영상이 보였다.
 “좋았어. 이대로만 하면 될 거 같아.”
 어두운 동굴이었지만 헬리캠에 장착된 LED 조명등이 비추자 전방 약 10미터가 환하게 다 보였다.
 헬리캠이 자칫 동굴의 벽이나 천장에 부딪치면 추락하기에 조심스럽게 조종을 하였다.
 속도를 내는 것보다는 부딪치지 않는 게 중요했다.
 약 60미터를 나아갔더니 벽인지 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로막혀 있었다.
 “흐음, 막혔군. 일단 헬리캠을 돌아오게 하자.”
 현수가 헬리캠을 되돌아오게 조종했다.
 돌아온 헬리캠을 바닥에 착륙 시킨 후에 전원을 껐다.
 LED 손전등을 이용하여 동굴 내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손으로 만져도 보았다.
 파파파파팟!
 느닷없이 현수가 만졌던 동굴의 암벽이 이지러지더니 순간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놀랍게도 미러 이미지 마법이 해제가 되면서 원래의 모습이 드러난 거였다.
 “으음, 혹시나 해서 만져 보았는데 이런 것들이 숨어 있었구나.”
 LED 손전등을 비추어 보았더니 철문이 절반 정도 열려진 창고 같은 곳이었다.
 철문에 마법이 걸려 있을지 모르기에 삼단 봉을 꺼내어서 살짝 건드려 보았다.
 “이상 없군?”
 끼기긱!
 현수가 철문을 잡아 당겼더니 소리가 나면서 열렸다.
 녹이 쓸어서 소리가 나는 모양이었다.
 현수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으음, 저건 뭐지?”
 천장의 높이는 3미터 정도 되고 넓이는 30평은 되는 거 같았다.
 바닥과 벽, 천장이 전부 돌을 깎아서 만든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사각형의 긴 철재 책상이 있고 각종 실험 기구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LED 손전등을 비추어보니 강렬한 붉은색 로브를 입은 해골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허엇, 저건 해골?”
 살짝 당황했지만 곧 진정했다.
 붉은색 로브를 입은 자가 살이 썩어 뼈만 남았고 먼지가 쌓여 있었다.
 머리카락은 금발이었으며 남자로 추정되었다.
 죽은지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수가 시신을 거의 본적이 없고 전문가가 아니었기에 수년인지 수십 년 인지 알지 못하였다.
 “어, 저건 반지?”
 해골의 왼손 약지에는 은색의 반지를 끼고 있었다.
 반지의 가운데에는 붉은색의 보석이 박혀 있었는데 루비 같아 보였다.
 뒤돌아 밖으로 나온 현수가 바닥에 놓아두었었던 등산용 LED 랜턴을 들고 다시 그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등산용 LED 랜턴 덕분에 환해졌다.
 자세히 살펴보니 철재 책상이 심하게 녹이 쓸어 있었다.
 막연한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실험실로 추정되었다.
 다른 숨겨진 장소가 있는지 벽을 더듬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다른 숨겨진 것은 없었다.
 등산스틱을 마법 공간에서 꺼내어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해골을 살짝 밀어보았다.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뼈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해골의 손가락뼈도 부셔지면서 은색의 반지가 빠져 바닥에 떨어졌다.
 조심스럽게 등산스틱으로 은색의 반지를 끌어 당겼다.
 LED 손전등을 비추어보니 은색의 반지가 고급스러워 보였다.
 해골이 입고 있었던 강렬한 붉은색 로브에는 먼지가 많이 쌓여 있었지만 이상하게 새 옷처럼 전혀 낡아 보이지 않았다.
 “붉은색 로브와 은색의 반지는 나중에 살펴봐야겠군. 그리고 이 해골은 그냥 방치하는 것보다는 잘 수습해서 땅에 묻어주는 것이 좋겠어.”
 현수가 일단은 붉은색 로브와 은색의 반지, 해골을 차례대로 마법 공간에 넣었다.
 등산용 LED 랜턴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으음, 이제 남은 것은 저 동굴인데 탐험을 해봐야 하나?”
 현수는 고민이 되었다.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탐험을 하려고 하니까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렇다고 이대로 접고 돌아가기는 싫었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결국 탐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바닥에 놓여 진 등산용 LED 랜턴 하나는 그대로 두고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것을 가지고 5시 방향의 동굴로 걸어갔다.
 저벅저벅!
 현수가 아주 천천히 동굴 속을 살펴가면서 전진을 하였다.
 등산용 LED 랜턴을 손에 들고 있었기에 제법 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ED 손전등을 벽과 천장, 바닥까지 꼼꼼하게 비추어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동굴의 지름이 약 5미터 정도 되었기에 살펴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동굴의 끝이 약 60미터 정도 되었는데 30분이나 걸려서 도달했다.
 “으음, 철문이었구나.”
 원형의 거대한 철문은 지름이 5미터나 되었다.
 동굴을 막아버릴 만큼 컸는데 가운데의 큰문과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문이 있었다.
 빗장이 채워져 있었는데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서 녹이 심하게 쓸어 있었다.
 거대한 철문에 혹시라도 마법이 걸려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았지만 밋밋하고 아무런 장식이 되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빗장을 풀고 작은 문을 잡아 당겼다.
 그그긍!
 오랫동안 열지 않았기에 철문에서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났다.
 철문을 다 열지는 않고 3분의 1 정도만 열다가 멈추었다.
 이렇게 해도 현수 혼자는 얼마든지 밖으로 나갈 수가 있었다.
 철문이 갑자기 닫힐 수도 있다고 가정하고 옆구리에 차고 있던 군용대검을 뽑아서 끼웠다.
 이러면 철문이 바람이나 다른 힘에 의해 닫히지는 않을 거였다.
 밖으로 나와 보고는 눈이 커졌다.
 “허엇, 이게?”
 동굴 밖의 세상은 밤이었다.
 밤하늘에 두 개의 달이 떠 있었기에 이곳이 이계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두 개의 달 중에 오른쪽에 있는 큰달은 푸르스름했으며 왼쪽의 달은 절반 크기에 회색이었다.
 동굴 속보다 밖이 훨씬 공기가 맑고 상쾌했다.
 전혀 오염되지 않은 아주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두 개의 달빛 때문에 칠흑같이 어둡지는 않아서 제법 주위 풍경이 다 보였다.
 나무들이 울창한 숲이었으며 현수가 서 있는 곳은 약간 경사진 언덕에 위치해 있었다.
 밤이고 전방이 울창한 숲이라서 맹수나 몬스터가 있을 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곳에 오랫동안 서 있는 것은 좋지 않았다.
 “으음, 일단은 동굴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게 좋겠어.”
 현수가 다시 철문 안으로 들어왔다.
 철문에 끼워 놓았던 군용대검을 회수하고 다시 철문을 닫았다.
 비록 녹이 쓸었지만 빗장을 다시 채우고는 동굴 안으로 걸어갔다.
 동굴의 중심부로 돌아온 현수가 등산용 LED 랜턴을 끄고 회수하였다.
 구멍을 쳐다보다가 움직였다.
 파악! 후우웅!
 현수의 모습이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곳은 우물 속의 구멍 통로였다.
 “으음, 지구로 다시 돌아온 건가?”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다.
 바닥에 깔아놓은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을 보니 오래된 거 같지는 않았다.
 “통나무집으로 들어가서 TV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거야.”
 통로를 나오자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에 매달려 있는 LED 랜턴의 전원 버튼을 누르자 우물 속이 환해졌다.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잡고 우물을 올라왔다.
 조립식 창고 건물의 디지털 도어를 열고 밖으로 나와 곧장 통나무집으로 들어갔다.
 벽시계를 보니 오전 11시52분이었다.
 구멍을 탐사한지 약 3시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손목시계도 시간이 똑같았었다.
 하지만 날짜가 2010년 6월 3일인지 아닌지가 아주 중요했다.
 리모컨을 들고 버튼을 누르자 TV가 켜졌다.
 “으음, 날짜가 변한 것은 아니었구나.”
 2010년 6월 3일 오전 11시53분이었다.
 이계와 지구는 시간이나 날짜가 차이가 없었다.
 정확하게 얼마나 시간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구는 정오가 되지 않았지만 이계는 밤이었다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긴장했던 것이 한꺼번에 풀리자 현수가 거실 소파에 누워서 쉬었다.
 거실 소파에 누워 있던 현수가 상체를 일으켰다.
 “으음, 이계와 지구의 시간이 다르지 않았어. 이계는 밤이고 지구는 낮이야. 그 구멍을 통하면 차원이동이 되는데 계속 가동되고 있으니 수시로 차원이동이 가능한 거 같아.”
 이계의 세상이 날이 밝으려면 시간이 필요했기에 그동안 기다리기 지루했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했다.
 입수한 해골과 붉은색 로브는 그대로 두고 은색의 반지를 꺼내었다.
 물티슈로 반지를 깨끗하게 닦은 후에 살펴보았다.
 반지는 은색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은도 아니고 그렇다고 백금도 아니었다.
 어쨌든 은색의 금속으로 이루어진 반지였다.
 그리고 반지 가운데 부분에는 5캐럿 정도 되는 직사각형의 붉은색 보석이 박혀 있었다.
 처음에는 루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니었다.
 붉은색 보석 속에는 독특한 문양 같은 것이 있었다.
 불순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표현하자면 천연 대리석이나 나무의 결처럼 보이는 독특한 문양이 있는 거처럼 말이다.
 여기에 링 부분은 넝쿨식물의 문양이 음각되어 있었다.
 반지의 안쪽 링 부분에는 아무런 문양이 없고 밋밋했다.
 호기심에 은색의 반지를 오른손 약지에 껴보았다.
 츠파파팟!
 신기하게도 은색의 반지 구멍이 줄어들어서 현수의 손가락에 꼭 맞았다.
 갑자기 현수의 머릿속으로 각종 영상들과 지식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팔찌 아티팩트를 처음 팔목에 껴보았을 때에는 허공에 별을 그리면 소환되는 마법 공간이 전부였었다.
 그런데 이 반지는 마법 공간과 다양한 마법을 떠올리면 펼칠 수가 있었다.
 광역 마법이나 절대 마법 같은 것을 제외하고 어지간한 마법은 다 펼칠 수가 있었다.
 마치 전자제품을 구입하면 사용설명서를 주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으음, 반지 아티팩트를 보니 이계에는 분명 마법이 존재하는 곳이야.”
 마법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면 이런 아티팩트도 없었을 거였다.
 오른손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렸더니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마법 공간은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500미터의 투명한 정육면체였다.
 “허엇, 이것은?”
 놀랍게도 마법 공간 속에는 책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물건들이 4분의 3 정도를 채우고 있었다.
 수천 권의 책들 중에 10권을 꺼내어 보았다.
 겉은 가죽으로 이루어진 수제 양장 책을 보는 듯 했다.
 책을 펼치고는 눈이 커졌다.
 “이런 젠장.”
 놀랍게도 처음 보는 문자가 쓰여 져 있어서 한 글자도 읽을 수가 없었다.
 10권의 책들을 다 펼쳐보았지만 전혀 모르는 문자라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마법 공간에 넣었다.
 이번에는 골드바와 금화, 은화, 동화를 꺼내었다.
 가죽 주머니에 들어 있었던 금화와 은화, 동화가 같은 문양이었다.
 골드바는 거실 한쪽에 놓아두었던 체중계를 가져와 올려놓고 무게를 달아보았더니 정확하게 1킬로그램이었다.
 그런데 골드바 표면에는 처음 보는 문자가 찍혀 있어서 이것이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다양한 보석들과 칼, 창, 방패 등 각종 무기류도 많았다.
 각종 실험 기구들도 있었으며 유리병에 다양한 색깔의 액체도 들어 있었다.
 이것들은 무엇인지 모르기에 함부로 뚜껑을 열 수도 없었다.
 “해골이 마법사였나?”
 확실하게 단언을 할 수는 없었지만 반지의 마법 공간에 들어 있는 것들을 살펴보니 마법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밖에도 마법 공간의 구석에는 식량과 식수, 채소와 과일, 고기까지 다양하게 보관되어 있었지만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혼자서 먹는다면 3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허엇, 저건?”
 놀랍게도 4미터가 넘는 초대형 물고기가 한 마리 보관되어 있었다.
 무게는 척 보기에도 2톤은 넘어 보였으며 참치와 비슷하게 생겼다.
 자세히 살펴보고는 한 마디 하였다.
 “이계에도 참치가 있었나?”
 꼬로록!
 갑자기 배에서 소리가 났다.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허기가 졌다.
 꺼내놓았던 것들을 다시 마법 공간에 넣었다.
 허공에 별을 그리자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이 사라졌다.
 “간편하게 마법 공간에 넣어 놓은 것들 중에 하나를 꺼내어서 먹는 게 좋겠어.”
 현수가 왼팔을 치켜들더니 허공에 별을 그렸다.
 이번에는 팔찌 아티팩트의 투명한 마법 공간이 나타나자 살펴보다가 초밥 도시락을 꺼내었다.
 3일 전에 서울에서 솜씨가 좋다고 알려진 초밥 집에서 구입한 거였다.
 1회용 국통에 담겨 있는 장국의 뚜껑을 열었더니 놀랍게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포장한 도시락과 장국을 사가지고 나와서 차에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넣었었다.
 방금 넣어 놓은 거처럼 김까지 나자 무척 신기했다.
 “역시 마법 공간에 넣어 놓으면 조금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야. 신기해.”
 초밥 도시락 뚜껑을 열었더니 서울에서 먹었던 것과 똑같았다.
 젓가락으로 초밥 하나를 집어서 먹어보았다.
 쫄깃하고 부드럽고 아주 맛있었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어느새 초밥 도시락에 들어 있는 초밥 25개를 다 먹었다.
 장국도 거의 다 마셔서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아, 잘 먹었다.”
 분리수거 통에 나누어 넣고는 거실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이계의 동굴을 나서면 울창한 숲이던데 위험하지 않을까? 권총이라도 준비해야 하나?”
 대한민국에서는 일반인들이 함부로 총기를 구입하지 못한다.
 엽총조차도 허가를 받아야 구입할 수 있었다.
 권총이나 소총을 구입하려면 미국으로 건너가야 불법으로라도 구입할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만 잠들었다.
 “아함, 잘 잤다. 몇 시지?”
 잠에서 깨어난 현수가 상체를 일으키면서 거실 벽에 설치해놓은 벽시계를 보았더니 오후 7시가 약간 넘었다.
 거실 소파에서 일어나 통나무집을 나왔다.
 오지의 산골이라서 그런지 벌써 해가 지고 어두워졌다.
 누가 올 사람도 없었지만 누군가 함부로 집에 들어가면 안 되기에 문을 꼭 닫았다.
 디지털 도어였기에 비밀번호를 모르면 집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태연하게 조립식 창고 건물로 걸어갔다.
 꾸욱! 꾹꾹!
 디지털 도어의 비밀번호를 누르자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현수는 스위치를 누르자 천장에 설치해놓은 조명등에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우물의 뚜껑에 채워져 있는 자물쇠를 열쇠로 열고 뚜껑을 열었다.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을 잡아 당겨서 매달려 있는 LED 랜턴의 전원 버튼을 누르자 환해졌다.
 그제야 스위치를 눌러서 천장의 불을 껐다.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타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 우물 뚜껑을 닫았다.
 조심스럽게 우물 속으로 내려가서 구멍 입구에 설치해놓은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에 내려섰다.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을 잡아 당겨서 매달려 있는 LED 랜턴의 전원 버튼을 눌러서 불을 끄고는 머리에 착용하고 있는 LED 헤드 랜턴을 켰다.
 “자, 이제 구멍으로 들어가 볼까.”
 한번 가보았다고 이제는 두렵지는 않았다.
 현수가 성큼성큼 걸어서 구멍으로 들어갔다.
 파악! 후우웅!
 현수가 마치 스며들 듯이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곳은 이계의 동굴이었다.
 LED 손전등을 켜고 동굴을 한차례 천천히 비추어 보았다.
 현수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어떻게 해서 차원이동을 할 수 있는 구멍이 생성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해.”
 5시 방향의 동굴로 걸어갔다.
 약 60미터를 걸어가자 녹슨 거대한 철문이 나왔다.
 빗장을 열고 작은 철문을 잡아 당겼다.
 그그긍!
 철문에서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났지만 계속 잡아 당겨서 현수가 밖으로 나갈 정도까지 열었다.
 혹시라도 철문이 갑자기 닫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작은 돌멩이를 끼웠다.
 그제야 안심을 하고 철문 밖으로 나와 보았다.
 “아, 멋지다.”
 동굴 밖의 세상은 어둠이 물러가고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두 개의 달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날이 밝고 있었기에 수백 미터가 잘 보였다.
 전방에는 온통 울창한 숲이었다.
 잠시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전방을 주시했다.
 지구에서는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계는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확실한 것은 아직 모르겠지만 지구가 밤이면 이계는 낮이라는 거였다.
 왼팔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250만 원짜리 헬리캠을 꺼내었다.
 약 25분 정도 비행이 가능하고 자동복귀 기능도 있었다.
 고도는 150미터이고 최대 거리는 500미터였다.
 주변을 정찰하기에는 좋은 물건이었다.
 전원을 켜고 리모트 컨트롤을 손에 들고 조작했다.
 헬리캠이 두둥실 공중으로 떠올랐다.
 헬리캠을 구입하기 전에 조종법도 배우고 직접 조종도 해보았었다.
 크게 어렵지 않아서 금방 배웠었다.
 현수가 직접 헬리캠을 조종해 주변을 촬영했다.
 리모트 컨트롤에는 5인치 액정화면이 있어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경사진 언덕 위를 살펴보니 특별한 것은 없었다.
 공중을 선회시킨 헬리캠을 120미터의 고도로 맞추고 넓게 원을 그리듯이 주변을 정찰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하면 조종하기 어려운데 지금은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서 조종하기 어렵지 않았다.
 “으음, 생각보다 숲이 울창한데? 길도 없고 말이야.”
 좁은 길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는 것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헬리캠을 전방 50미터에서 최대 고도인 150미터까지 끌어 올려서 최대한 먼 곳까지 촬영했다.
 전방만 촬영한 것이 아니라 현수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한 바퀴 크게 돌면서 촬영했다.
 지평선 끝까지 숲인 것을 보니 현수가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수십 킬로미터가 숲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행속도를 최대한 늦추면서 숲에 무엇이 있는지 정찰했지만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보이는 동물은 하나도 없었다.
 20분 정도 정찰한 후에 헬리캠을 복귀시켰다.
 헬리캠이 착륙하자 촬영한 영상을 다시 되돌려서 정밀하게 살펴보았다.
 대부분 울창한 숲이었다.
 현수가 서 있는 곳에서 3시 방향의 지평선 끝에는 다른 곳의 녹색과는 다르게 푸른색이었다.
 거리는 숲을 일직선으로 가로지른다고 가정하더라도 20킬로미터 이상은 되는 거 같았다.
 “으음, 숲의 3시 방향으로 가다보면 바다인지 호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이 나오는 거 같은데 위험해 보여.”
 울창한 숲이었기에 맹수나 몬스터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수가 위력적인 새총을 보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으로 과연 맹수나 몬스터를 잡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제5장 이계 2
 
 
 “으음, 어설프게 숲을 정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야.”
 쌍안경이나 망원경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때,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 아티팩트가 생각났다.
 “반지 아티팩트가 있었어. 시간도 남는데 마법을 펼치는 연습을 해볼까? 매직 아이!”
 츠파팟!
 현수의 두 눈이 기이한 빛으로 번뜩였다가 순간 사라졌다.
 현수의 시력이 좌, 우 1.0 정도였는데 마치 눈에 쌍안경을 달아놓은 거처럼 엄청나게 시력이 좋아졌다.
 “우와, 잘 보인다.”
 전방 300미터의 울창한 숲에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작은 열매까지 다 보였다.
 마법 덕분에 일시적으로 시력이 좋아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놀라웠다.
 한꺼번에 3개의 마법을 동시에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에는 하늘을 나는 플라이 마법을 펼쳐보기로 했다.
 “플라이!”
 신기하게도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시동 어를 중얼거렸는데 마법이 펼쳐졌다.
 너무 쉽게 마법이 펼쳐지자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수직으로 약 100미터의 공중으로 떠오른 현수가 천천히 몸을 돌려서 울창한 숲의 먼 곳을 쳐다보았다.
 헬리캠으로 촬영한 영상보다 더 깨끗하고 선명하게 잘 보이는 거 같았다.
 “플라이 마법으로 얼마나 높이 떠오를 수 있을까?”
 호기심에 더 높은 공중으로 떠올랐다.
 약 500미터 정도의 높은 공중으로 떠오르자 겁이 나서 더 이상 고도를 높이지 않았다.
 대신 3시 방향으로 날아가 보았다.
 처음 비행을 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불안하지 않았다.
 그리고 의도한 대로 손쉽게 비행이 되었다.
 “으음, 마법이 이렇게 쉬웠었나?”
 헬리캠으로 미처 확인하지 못한 곳에 호수나 바다가 있는지 살펴보려는 거였다.
 훨씬 높은 공중으로 떠올랐기 때문인지 더 멀리까지 잘 보였다.
 그렇게 3시 방향으로 약 500미터를 날아갔더니 지평선에 푸르스름한 것이 보였다.
 자세히 바라보니 놀랍게도 바다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3시 방향으로 좀 더 날아가 보았다.
 “으음, 저건 바다야. 그럼 이곳이 섬이었단 말인가?”
 두려움이 사라지자 고도를 최대로 높여 보았더니 약 1킬로미터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더 이상 고도를 높이고 싶어도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확하게 고도를 측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눈대중으로 어림잡아서 그렇게 생각되었다.
 약 1킬로미터의 높은 고도로 떠오르자 섬의 전체 모습이 보였다.
 섬은 타원형이고 길이가 약 40킬로미터 정도 되고 폭은 30킬로미터로 짐작되었다.
 그리고 동굴은 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공중에 떠 있다가 갑자기 유효시간이 다 되어서 땅에 착륙하면 동굴로 돌아가려면 거리가 멀어서 곤란했다.
 아직 플라이 마법의 유효시간도 모르기에 일단은 동굴로 되돌아 가기로 했다.
 뒤돌아 공중에 긴 포물선을 그리면서 동굴을 향해 날아갔다.
 처척!
 동굴 입구에 내려선 현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으음, 숲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곳이 섬이고 바다를 건너가야 한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어. FRP 보트나 수상 오토바이라도 구입해야 하나?”
 아직 돈을 벌지도 못했는데 또 돈이 들어가게 생겼기에 걱정이 앞섰다.
 “당분간은 이 섬에서 적응 훈련을 하자. 그리고 반지 아티팩트로 펼칠 수 있는 마법에 관해서도 충분히 연습하고 말이야.”
 무작정 배를 타고 섬을 탈출하여 대륙으로 나아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았다.
 낯설고 새로운 이계이기에 일단 섬에서 적응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현수가 동굴 입구에서 약 30미터 내려온 곳에 있는 나무 밑동에 자리를 잡고 섰다.
 왼손을 치켜들어서 허공에 별을 그렸더니 투명한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장갑을 꺼내어 손에 끼더니 이번에는 삽을 꺼내었다.
 파파팍!
 땅을 파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지름 1.5미터에 깊이가 1미터가 넘는 흙구덩이를 만들었다.
 마법 공간에 들어 있는 해골을 손짓만으로 꺼내어 흙구덩이에 내려놓았다.
 “으음, 당신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잠드시오.”
 삽으로 다시 흙구덩이에 흙을 뿌려서 뒤덮었다.
 나중에는 발로 꾹꾹 잘 밟아주었다.
 “휴우, 이제 끝났다.”
 철수는 이계가 어떤 모습인지 몰라서 이것저것들을 많이 구입하여 마법 공간에 넣어 놓았었다.
 그런데 몇 시간이라도 겪었다고 이제는 어떤 것들이 꼭 필요한 물건들인지 알 거 같았다.
 “이곳에서 한동안 적응을 해야 하겠지만 우선 필요한 것들이 많으니 지구로 돌아갔다가 다시 오는 게 좋겠어.”
 철문 안으로 들어가서 약간 열려져 있는 철문을 닫았다.
 그리고 빗장을 채워서 누군가 외부에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제야 LED 손전등을 켜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파악! 후우웅!
 구멍을 통하여 이계에서 차원이동을 해온 현수가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을 밟으면서 우물로 걸어갔다.
 꾸욱! 파파팟!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에 매달려 있는 LED 랜턴의 전원 버튼을 눌렀더니 우물 속이 환해졌다.
 “플라이!”
 공중으로 천천히 두둥실 떠올랐다.
 플라이 마법을 펼쳤더니 이제는 굳이 15미터짜리 줄사다리가 필요 없어졌다.
 그리고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을 풀어놓고 매달려 있는 LED 랜턴도 더 이상 없어도 걱정 없었다.
 우물에는 약 3미터 정도 물이 차 있어서 15미터짜리 줄사다리와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을 풀어놓지 않는다면 누군가 보더라도 평범한 우물로 생각할 거였다.
 닫아놓은 우물 뚜껑을 밀어서 열었다.
 처척!
 우물을 나와 바닥에 내려선 현수가 15미터짜리 줄사다리를 잡아당겨 끌어 올렸다.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도 잡아당겼다.
 매달려 있는 LED 랜턴의 전원 버튼을 눌러 껐다.
 입고 있는 옷과 등산화, 헬멧까지 전부 벗었다.
 허공에 별을 그려 투명한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전부 집어넣었다.
 그리고 평소 입은 티셔츠와 바지를 꺼내어 입었다.
 우물 뚜껑을 다시 닫아서 자물쇠를 채웠다.
 그제야 조립식 창고 건물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통나무집과 주변은 어두운 밤이었다.
 달도 없고 조명등도 커지 않아서 더 어두웠다.
 조립식 창고 건물의 문을 닫고 통나무집으로 걸어갔다.
 꾸욱! 꾹꾹!
 통나무집의 디지털 도어의 비밀번호를 눌러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러 가지로 신경을 많이 썼더니 피곤이 몰려왔다.
 곧장 침실의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
 다음날 오전에 현수가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타고 통나무집을 나섰다.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다시 서울로 향하는 거였다.
 부아앙!
 한참 서울로 향하다가 휴게소가 보여서 잠시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나서 손을 씻었다.
 벽거울을 보고 피식 거린 현수가 중얼거렸다.
 “세상은 내가 있으나 없으나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구나. 간단하게 허기를 해결하고 가야겠군.”
 화장실을 나온 현수가 두리번거리다가 식당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간편하게 사먹을 수 있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 튀김우동을 주문하였다.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김이 모락 피어나는 튀김우동을 맛있게 한 그릇 먹었다.
 자판기 커피도 있었지만 매점에서 고급 아메리카 노 커피로 구입하여 마셨다.
 모처럼 사먹는 것이라서 그런지 맛있었다.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출발해볼까.”
 현수가 주차해놓은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에 타더니 시동을 걸었다.
 계기판을 보았더니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으음, 연료를 보충하고 가야겠군.”
 전방에 주유소가 있었기에 그곳으로 가서 연료를 가득 채우고 떠났다.
 두 시간 정도를 더 달렸더니 서울로 진입하였다.
 가장 먼저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았었던 엔진 톱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향했다.
 다양한 엔진 톱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현수는 엔진 톱에 관하여 잘 모른다.
 주인에게 물어보고 지름이 5미터 정도 되는 나무들을 손쉽게 잘라서 쓰러뜨릴 수 있는 고성능의 엔진 톱을 추천받았다.
 고성능에 가격도 좋고 잔 고장도 적은 모델로 결정했다.
 그렇게 49만 원짜리 고급 엔진 톱을 10개 구입하였다.
 많은 벌목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에 한 개나 두 개 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고급 엔진 톱을 무려 10개나 구입한 거였다.
 “이 정도면 충분해. 이제 보트를 판매하는 곳으로 가봐야겠어.”
 현수가 구입한 고급 엔진 톱 10개를 스타 승합차에 실고 보트를 판매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보트를 판매하는 매장에는 각종 보트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에 가격이나 크기, 성능 등 적당한 FRP 보트를 한 척 구입했다.
 가격이 3600만원이며 전체 길이는 5.49미터, 전체 넓이는 2.29미터, 무게는 852킬로그램이었다.
 연료탱크 용량은 87리터, 정원 7명, 엔진은 4행정 머큐리 115HP였다.
 여기에 한쪽에 전시되어 있는 2650만 원짜리 스카이 수상 오토바이도 한 대 구입했다.
 전장 3.37미터, 전폭 1.23미터, 전고 1.16미터였다.
 건조중량은 377킬로그램이며 정원은 3명이다.
 연료탱크용량은 70리터이며 오일 용량은 5.3리터였다.
 최대마력은 183마력이며 7500rpm이었다.
 엔진타입은 4기통, 4밸브이며 배기량은 1812, 연료는 무연 고급 휘발유였다.
 20리터 용량의 통 10개에 무연 고급 휘발유를 가득 채웠다.
 이렇게 이것저것들을 구입하다보니 지출이 예상보다 많아졌다.
 그럼에도 필요한 것들이라서 과감하게 구입을 하였다.
 FRP 보트와 스카이 수상 오토바이는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까지 배달해 주기로 했다.
 서울이고 사람들이 많은데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넣을 수가 없었다.
 “으음, 모아놓은 돈이 있어서 그것으로 충당을 하였지만 계속 이러면 곤란하겠어. 뭔가 돈이 될 만한 사업을 찾아야 하는데 말이야.”
 이계의 무인도에 있는 나무들은 이름도 알 수가 없는 거대한 활엽수였다.
 굳이 닮은 나무라고 한다면 바오바브나무처럼 밑동이 5미터 이상으로 굵고 높이는 무려 50미터 이상이다.
 놀라운 것은 나뭇가지에 잎들이 엄청나게 풍성하며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이런 나무들을 벌목하여 길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리고 무인도의 아침과 밤에는 제법 날씨가 쌀쌀하지만 낮에는 30도가 넘는 무더운 곳이다.
 현수는 한동안 이계의 무인도 숲에서 적응을 하면서 자세히 수색하여 돈이 될 만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었다.
 “이정도면 충분해.”
 현수가 대형 마트에서 대형 양초 50개가 들어 있는 박스로 10박스를 구입했다.
 여기에 대형 촛대도 10개나 되었다.
 어두운 이계의 동굴 속에서 한동안 지내려면 촛대와 양초가 있어야 했다.
 전기가 없는 곳이기에 부족하면 곤란하기에 많이 구입했다.
 캠핑용 LED 랜턴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몇 개뿐이었기에 여분으로 사용하려고 무려 3만 원짜리로 10개를 구입했다.
 자주 갈아 끼워야 할 거 같아서 건전지도 많이 구입했다.
 혹시라도 이계의 무인도 해변에서 낚시를 할지도 모르기에 낚시용품세트도 하나 구입했다.
 이렇게 각종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을 충분히 구입했기에 제법 많은 돈을 썼다.
 “이제 더 필요한 것은 없나?”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에 구입한 각종 짐들이 가득했다.
 더 실고 싶어도 실을 곳이 없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그 속에 넣으면 되었다.
 대충 살펴보았지만 필요한 물건들은 대부분 구입한 거 같았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군.”
 부아앙!
 현수가 운전하는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가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으로 출발했다.
 전혀 급할 게 없었기에 과속하지 않고 안전하게 천천히 달렸다.
 휴게소가 나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했다.
 “이계에서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아내야 하는데 말이야.”
 현수가 생각하기에 무인도의 숲을 잘 뒤져보면 약초나 버섯, 목청이 있을 수도 있었다.
 워낙 무인도의 숲이 울창했기에 가능성은 있었다.
 신기한 것은 무인도의 울창한 숲이었지만 맹수나 동물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작은 동물 정도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계이기에 약초나 버섯, 목청이 나오더라도 함부로 먹지는 않을 거였다.
 일단 마법 공간에 넣어 놓았다가 지구로 돌아와서 확실하게 성분 분석을 해보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먹거나 판매를 할 생각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운전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
 현수는 밤이 되어서야 신산마을을 지나 산비탈에 있는 통나무집에 도착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였지만 대문이 자동이 아니었다.
 차에서 내려 대문을 열고 다시 차에 타서 넓은 마당으로 들어와 한쪽에 주차했다.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렸다.
 “으음, 이계는 지금 낮일 텐데 어쩌지?”
 통나무집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이계로 차원이동을 하면 그곳은 밤이다.
 어두운 밤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이계로 차원이동을 하려니 망설여졌다.
 “어차피 이계를 탐험하고 적응도 해야 하니까 바로 준비를 마치고 건너가는 것이 좋겠어.”
 마음의 결정을 하자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구입한 각종 물건들을 손짓만으로 마법 공간에 넣었다.
 통나무집으로 들어가서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있나 살펴보았더니 전혀 이상이 없었다.
 철컥!
 통나무집의 출입문을 다시 잠그고 조립식 창고 건물로 들어갔다.
 파악! 후우웅!
 구멍 속에서 현수가 튀어나왔다.
 파파팟!
 LED 헤드 랜턴과 LED 손전등을 켰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특별히 수상하거나 이상한 점은 없었다.
 이계의 동굴 속은 여전히 조용했다.
 5시 방향의 동굴로 약 60미터를 걸어가자 녹슨 거대한 철문이 나왔다.
 빗장을 열고 작은 철문을 잡아 당겼다.
 그그긍!
 철문에서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났지만 무시하고 계속 잡아 당겨서 현수가 밖으로 나갈 정도까지만 열었다.
 철문 밖으로 나와 보았더니 예상한 대로 환한 대낮이었다.
 켜놓은 LED 헤드 랜턴과 LED 손전등을 껐다.
 이계 무인도의 울창한 숲을 보고는 씨익 웃었다.
 “나의 앞을 가로막는 나무들은 엔진 톱으로 다 베어버리겠어.”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더니 고급 엔진 톱을 하나 꺼내었다.
 철문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거대한 나무를 향해 다가갔다.
 위이잉!
 고급 엔진 톱의 시동을 걸었더니 경쾌한 엔진 소리가 났다.
 “자, 이제 이 나무를 벌목해볼까.”
 현수가 벌목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급 엔진 톱을 구입하는 곳에서 어떤 식으로 벌목을 하는 게 좋은지 설명을 들었고 벌목하는 동영상도 보았었기에 대충은 알고 있었다.
 다만 전혀 실전 경험이 없었기에 한동안은 벌목 작업을 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했다.
 지름이 3미터가 넘고 높이도 50미터 이상의 거대한 이름 모를 나무의 벌목 작업을 시작했다.
 콰콰콰콰콰!
 거대한 나무의 밑동에서 톱밥이 튀면서 잘리기 시작했다.
 나무 밑동을 완전히 일직선 즉, 가로로 자르는 것보다는 약간은 사선으로 자르는 것이 유리했다.
 아무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지름이 3미터가 넘었기에 나무 밑동을 자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그래도 재미는 있어.”
 현수는 전문적인 벌목공이 아니었다.
 그리고 시간에 쫒기는 것도 아니었기에 느긋하게 연습 삼아서 거대한 나무 한 그루를 벌목하고 있는 거였다.
 단번에 거대한 나무 밑동을 잘라낼 수가 없어서 사선으로 일단 어느 정도 베어내고 다시 일직선으로 잘라서 삼각형 형태로 부분적으로 잘라내는 방식으로 했다.
 고급 엔진 톱을 사용하고서도 40분이 지나서야 거대한 나무 한그루가 옆으로 쓰러졌다.
 쿠쿠쿵!
 거대한 나무가 쓰러지니 땅이 요동쳤다.
 “헉헉, 이제야 쓰러뜨렸어.”
 워낙 나무가 거대해서 한그루를 벌목하는 것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고급 엔진 톱을 내려놓고 허공에 별을 그리자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캔 콜라를 하나 꺼내어 마셨다.
 “아, 시원하고 맛있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소매로 닦았다.
 그리고는 다시 355밀리 캔 콜라를 마셨다.
 금방 다 마셔 버리고는 마법 공간에 넣었다.
 아무 곳에나 빈 캔 콜라를 버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시작해볼까.”
 고급 엔진 톱을 다시 들고 거대한 나무의 밑동을 베기 시작했다.
 톱밥이 사방으로 튀면서 잘리기 시작했다.
 “넘어간다.”
 콰지직!
 이번에는 30분 만에 거대한 나무 한그루를 쓰러뜨렸다.
 처음 벌목하는 일이라서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시간이 단축되었다.
 지름이 3미터가 넘고 높이가 50미터 이상의 거대한 나무를 10그루나 베었더니 해가 지고 있었다.
 “으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고급 엔진 톱의 시동을 끄고는 마법 공간에 넣었다.
 지구에서 바라보는 해보다 훨씬 크고 밝아 보였다.
 아직 해가 서쪽으로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동쪽에는 푸르스름한 달과 회색의 달이 떠올랐다.
 두 개의 달을 보자 확실히 이계라는 것이 실감났다.
 현수가 삼각대를 세우고 그 위에 캠코더를 놓고 녹화 버튼을 눌렀다.
 숲에서 동굴로 동물이나 맹수들이 접근하면 찍히게 되어 있었다.
 안전을 위해서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빗장을 걸었다.
 촛대 4개를 꺼내고 대형 양초를 꽂아 불을 붙였다.
 어두웠던 동굴 속이 환해졌다.
 야외용 돗자리를 깔고 침낭과 담요를 꺼내어 내려놓았다.
 “오늘 저녁은 뭘 먹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감자탕을 꺼내었다.
 맛있다고 소문난 곳에서 구입한 감자탕이었다.
 스토브를 꺼내어 불을 켜고 그 위에 감자탕 냄비를 올렸다.
 간이 탁자를 펼치고 김치와 밑반찬도 꺼내었다.
 햇밥도 하나 꺼내었다.
 금방 감자탕이 팔팔 끓어올랐다.
 벌목을 하느라 제법 허기가 졌기에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니었는데 허겁지겁 감자탕의 뼈다귀를 뜯었다.
 “아, 맛있다.”
 배불리 먹고 나서 커피믹스를 타서 마셨다.
 오른손 약지에 은색의 반지 아티팩트를 끼고 있었는데 오른손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렸더니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주위에 촛불을 켜놓았지만 좀 더 밝게 하려고 머리에 끼고 있는 LED 헤드 랜턴을 켰다.
 파파팟!
 촛불보다 훨씬 밝아서 좋았다.
 500미터나 되는 투명한 정육면체의 마법 공간이 소환되어 있었는데 손짓만으로 금화, 은화, 동화를 꺼내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지구의 대한민국 동전보다는 문장이나 새겨진 그림들이 조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화는 금이었다.
 물론 골드바처럼 순금이 99.99%까지는 아니고 불순물이 섞여 있는 거 같았다.
 은화도 역시 은을 녹여서 만들었는데 약간의 불순물은 있는 거 같았다.
 동화는 구리로 만들었는데 이것도 조잡해 보였다.
 이번에는 1킬로그램짜리 골드바를 꺼내었는데 이것도 순도는 약간 떨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으음, 불순물이 좀 섞여 있지만 그래도 골드바야. 나중에 기회를 봐서 팔면 돈이 좀 되겠어.”
 금화와 은화, 동화, 골드바를 마법 공간에 넣고 이번에는 수천 권의 책들 중에 20권을 무작위로 꺼내었다.
 대한민국의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책들과는 다르게 수제 양장 책이었다.
 대량생산한 책과는 확실히 달랐다.
 다만 펼쳐도 글을 전혀 모르기에 무슨 내용인지 아직은 알 수가 없었다.
 20권의 책들을 펼쳐서 대충 살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책의 내용을 알아봐야겠어. 어쩌면 마법서가 있을 지도 몰라.”
 현수와 같은 지구인들은 마법에 관한 환상이 있었다.
 마법 공간에 넣고 다양한 보석들과 칼, 창, 방패 등 각종 무기류를 꺼내었다.
 다이아몬드와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원석은 보석을 잘 모르는 현수였지만 알았다.
 하지만 처음 보는 색깔의 보석들도 여러 가지였다.
 노란색과 핑크색, 보라색, 콜라 색, 두 가지에서 최대 5가지의 색깔이 섞인 보석들도 있었다.
 이 보석들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아직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보석들 중에 마나스톤이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현수는 한 번도 마나스톤을 본적이 없었기에 눈앞에 있어도 알아보지는 못할 거였다.
 창과 방패를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날카롭고 제대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가지 칼들도 있었는데 마치 중세의 기사들이 사용한 듯한 그런 느낌의 칼들이었다.
 칼집에는 보석이나 금, 은이 섞여 있었으며 무늬도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칼집을 뽑아 보았더니 칼날이 아주 날카로워 보였다.
 제대로 날을 세워 놓아서 사선으로 휘두르면 그냥 목이 댕강 잘릴 거 같았다.
 전부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에 집어넣고 은색의 대거 한 자루는 남겨두었다.
 칼집은 은색인데 금속과 은이 섞인 거 같았다.
 넝쿨식물 장식이 아름답게 되어 있었다.
 칼날의 길이는 30센티미터였으며 손잡이가 12센티미터였다.
 가볍지만 튼튼해 보였다.
 찌르거나 휘둘러도 되는 그런 적당한 길이의 대거였다.
 옆구리에 차보았더니 잘 어울렸다.
 이밖에도 마법 공간에는 각종 실험 기구들과 다양한 색깔의 액체가 들어 있는 유리병들도 수백 병이나 되었다.
 마법이 있는 세상이니 어쩌면 이 병들 중에 포션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은 알 수가 없었다.
 이계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때에는 알아낼 수도 있을 거 같았다.
 지금은 밤이었고 동굴 속이라서 특별히 할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입수한 각종 물건들을 꺼내어서 살펴보고 하였더니 시간이 휙 지나갔다.
 “이제 자야겠어.”
 현수가 촛대 4개에 대형 양초를 꽂아서 불을 밝히고 있었는데 이중에 3개를 껐다.
 대형 양초 하나만 불을 밝히고 있었지만 은은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동굴 속은 춥지는 않았지만 야외용 돗자리 위에 담요를 깔고 침낭을 펼쳐서 속으로 들어가 누웠다.
 엄마의 품처럼 포근하고 좋았다.
 배도 부르고 피곤하기도 해서 눈을 감았더니 금방 잠들었다.
 스으읏!
 느닷없이 동굴의 벽에서 주먹만 한 크기의 눈 하나가 살짝 튀어나오더니 잠들어 있는 현수를 바라보았다.
 파란색 눈동자에 속눈썹도 있었는데 마치 미녀의 눈처럼 무척 아름다웠다.
 1분 정도 잠들어 있는 현수를 바라보다가 다시 스르르 동굴의 벽속으로 사라졌다.
 
 
 제6장 대물 산삼
 
 
 그그긍!
 빗장을 열고 작은 철문을 잡아 당겼더니 듣기 거북한 소음이 나면서 열렸다.
 철문 밖으로 나온 현수가 삼각대 위에 설치해놓은 캠코더를 들고 녹화한 영상을 확인해 보았다.
 밤사이에 작은 동물이라도 촬영이 된 것인지 알아보려는 거였다.
 하지만 작은 곤충조차 없었다.
 “젠장, 아무것도 없었어. 이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작은 곤충조차 없다는 것은 그만큼 울창한 숲에 동물이나 맹수가 살고 있지 않아서 현수가 안전하다는 의미도 되었다.
 어제 벌목해놓은 거대한 나무 10그루가 쓰러져 있었다.
 마법 공간에 넣을 수도 있었지만 한동안은 그냥 방치해둘 거였다.
 생나무보다는 한동안 방치하면 수분이 빠지고 어느 정도 마를 것이기에 그때 마법 공간에 넣을 거였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더니 고급 엔진 톱을 꺼내어 시동을 걸었다.
 위이잉!
 고급 엔진 톱으로 거대한 나무 밑동을 베기 시작했다.
 어제 벌목 작업을 해보았다고 오늘은 제법 능숙했다.
 거대한 나무 밑동을 단번에 잘라서 쓰러뜨릴 수가 없어서 이렇게 삼각형으로 때어내는 방식으로 벌목을 하였다.
 나무의 밑동이 3미터가 넘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콰지직!
 20분 만에 거대한 나무가 옆으로 쓰러졌다.
 현수가 거대한 나무들을 벌목하는 것은 아주 단순했다.
 거대한 나무들이 우뚝 솟아 있어서 동굴 입구에서 전방의 시야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동굴 입구에서 약 350미터의 공간을 만들어서 시야를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12그루의 나무를 벌목하였더니 정오가 되었다.
 “헉헉, 내가 이계까지 와서 이런 개고생을 하다니 말이야.”
 거대한 나무 밑의 그늘에 앉아서 생수를 마셨다.
 “어, 저건 혹시?”
 현수의 눈에 5개의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있고 각각 5장의 잎이 있었다.
 그리고 붉은색 열매까지 매달려 있었다.
 “혹시 산삼은 아니겠지?”
 현수가 말은 이렇게 해도 산삼이 아닐까 생각했다.
 벌떡 일어나 20미터 전방의 그늘로 다가가 보았다.
 놀랍게도 주변이 온통 산삼으로 추정되는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우와, 이게 설마 전부 산삼은 아니겠지?”
 만약 산삼이라면 대박이었다.
 산삼이 대충 살펴보아도 수백 뿌리는 되는 거 같았다.
 산삼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마치 누군가 산삼 밭으로 만들어 놓은 거처럼 착각할 정도였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더니 아이 패드를 꺼내었다.
 전원을 켜고 백과사전을 클릭하여 산삼을 검색해 보았다.
 다양한 산삼의 사진들이 있었는데 비교를 해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진에 나와 있는 산삼의 모습과 비슷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똑같았다.
 5장의 잎과 붉은색 열매까지 확실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긴 지구가 아니라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어느 이계의 무인도였다.
 놀라운 것은 잎 5장을 가진 줄기를 ‘구’라고 부르는데 5구 산삼으로 추정되었다.
 현수가 알고 있는 산삼은 인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마법 공간에서 구입해놓은 모종삽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땅을 팠다.
 산삼은 잔뿌리가 다치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조심했다.
 너무 조심스럽게 땅을 파다보니 30분이 넘어서야 산삼을 캘 수가 있었다.
 “우와, 크다.”
 이계의 산삼은 6년근 수삼의 두 배 정도로 굵고 길었다.
 너무 커서 산삼이 아니라 수삼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는 이계의 무인도이며 누군가 심어놓은 게 아니었다.
 자연적으로 자생한 천종산삼이라 할 수 있었다.
 잎과 붉은색 열매, 잔뿌리까지 하나도 다치지 않은 완벽한 산삼의 자태는 눈부셨다.
 마법 공간에서 5킬로그램짜리 하우스 감귤 상자를 꺼내었다.
 서울의 대형 마트에서 마침 할인 행사를 하기에 10상자를 구입했었다.
 하우스 감귤 상자에 들어 있는 귤을 꺼내고 주위에 있는 이끼를 뜯어서 깔고 산삼을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뚜껑을 닫았다.
 현수가 생각하기에 산삼의 확률이 높았지만 아닐 수도 있었기에 정확한 것은 심마니에게 감정을 해봐야 했다.
 어쨌든 산삼 군락을 발견한 현수는 산삼 4뿌리를 더 캐기로 했다.
 한 뿌리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서둘면 안 돼.”
 모종삽으로 조심스럽게 땅을 파서 산삼이 전혀 다치지 않게 캐내었다.
 4뿌리의 산삼을 캐는데 무려 두 시간이 넘었지만 기분은 최고였다.
 “우하하, 초대형 천종산삼으로 추정되는 것을 5뿌리나 캐다니 믿어지지 않아.”
 주위에 산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기에 감정해보고 천종산삼이라고 한다면 한 뿌리씩 캐서 팔아볼 생각도 있었다.
 하우스 감귤을 꺼내어 상자에 이끼를 잘 깔고 산삼을 놓고 뚜껑을 닫았다.
 팠던 땅은 다시 원상태로 잘 덮어 놓았다.
 “어휴 힘들어. 하지만 기분은 좋군.”
 너무 집중하여 산삼을 캤더니 이제야 허기가 졌다.
 그러고 보니 정오가 훨씬 지났다는 게 떠올랐다.
 일단 김밥과 생수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위이잉!
 현수가 고급 엔진 톱으로 거대한 나무 밑동을 삼각형으로 때어내다가 멈추었다.
 “안 되겠다. 서울에 한번 다녀와야겠어.”
 마법 공간에 넣어놓은 산삼이 자꾸 생각나서 벌목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산삼 군락에서 100미터 정도 서쪽에 위치한 곳이었다.
 벌목 작업을 하기 전에 혹시라도 이곳에 또 산삼 군락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확인부터 하고 나서 이렇게 작업 중이었다.
 “그래도 작업하던 이 나무까지는 쓰러뜨리고 다녀와야겠지.”
 나무 밑동을 다시 삼각형으로 때어내었다.
 콰지직!
 거대한 나무가 서북쪽으로 쓰러졌다.
 그제야 고급 엔진 톱의 시동을 끄고 허공에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넣었다.
 동굴 입구로 다가와서 살짝 열려진 철문 속으로 들어와 빗장을 채웠다.
 마법 공간에서 LED 헤드 랜턴과 LED 손전등을 꺼내었다.
 머리에 LED 헤드 랜턴을 쓰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파파팟!
 빛이 비추어지면서 동굴 속이 환해졌다.
 LED 손전등도 켜고 동굴 속으로 걸어갔다.
 조금도 망설임 없이 현수가 블랙홀처럼 생긴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스으읏!
 동굴의 벽에서 주먹만 한 눈이 튀어나와 현수가 사라진 구멍을 쳐다보았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현수는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을 밟으면서 우물로 다가왔다.
 “플라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라 우물 뚜껑을 밀어서 열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는 줄사다리와 오렌지색 등산용 밧줄도 풀어놓지 않는다.
 다시 우물 뚜껑을 닫고 자물쇠로 채웠다.
 이렇게 해놓으면 누군가 우물 뚜껑을 열지 못한다.
 입고 있는 등산복과 등산화 등을 벗고 티셔츠와 바지,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립식 창고 건물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이계는 낮이었지만 지구는 이렇게 어두운 밤이었다.
 “아차, 밤이었지.”
 너무 마음이 급해서 지구의 시간을 잠시 잊고 있었다.
 철컥!
 문을 닫고는 통나무집으로 들어갔다.
 먼저 컴퓨터를 켜고는 산삼을 감정해주는 곳을 검색해 보았다.
 서울 강동구와 서울 서초구에 산삼을 감정해주는 곳이 있었다.
 두 곳은 산삼을 감정하고 판매도 하며 자연산약초, 버섯 직거래도 하는 곳이었다.
 전화번호와 위치를 메모지에 적었다.
 내일 아침에 일찍 출발하여 서울로 가기로 했다.
 “샤워나 해볼까.”
 벌목 작업을 하느라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기에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서 시원한 물로 샤워를 했다.
 욕실에서 나온 현수가 몸의 물기를 수건으로 닦고는 세탁해 놓은 속옷으로 갈아입었다.
 그제야 냉장고에 들어 있는 캔 맥주를 하나 꺼내어서 마셨다.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몰려왔다.
 알람시계를 새벽 5시로 맞추어놓고 침대에 누웠더니 금방 잠들었다.
 서울 강동구 산삼 감정소.
 오전 10시가 약간 넘은 시간에 현수가 도착했다.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주차장에 주차하고는 5킬로그램짜리 하우스 감귤 상자 하나를 들고 산삼 감정소로 들어갔다.
 30대 중반의 남자와 50대 후반의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산삼을 감정 받아볼까 해서 왔습니다.”
 “그래요? 어디 봅시다.”
 현수가 하우스 감귤 상자의 뚜껑을 열었더니 산삼의 향기가 짙게 났다.
 ‘허엇, 향이 짙은데?’
 현수가 산삼을 캤을 때에는 잘 몰랐었는데 하우스 감귤 상자에 넣어 놓았다가 뚜껑을 열고서야 산삼의 짙은 향을 맡았다.
 두 명의 남자들도 산삼의 향기에 깜짝 놀랐다.
 “허엇, 이렇게 큰 것은 처음 보는군?”
 “엄청납니다.”
 50대 후반의 남자가 면장갑을 손에 끼더니 아주 조심스럽게 산삼을 꺼내더니 자세히 살펴보았다.
 30대 중반의 남자도 이런 대형 산삼은 처음 보았기에 눈이 커졌다.
 현수가 두 남자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어떻습니까?”
 “으음, 이런 대물은 처음이오.”
 “수령이 얼마나 되는 거 같습니까?”
 “으음, 천종산삼이고 수령은 200년이 넘는 거 같소.”
 50대 후반의 남자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30대 후반 남자가 현수에게 말했다.
 “이런 산삼을 어디에서 캐낸 거요?”
 “그건 말하지 않겠습니다.”
 현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30대 후반 남자도 더 이상 캐묻지는 못하였다.
 50대 후반의 남자가 현수에게 말했다.
 “이거 팔 거요?”
 “가격만 맞다면 팔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요?”
 “얼마나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대물은 가격을 정해놓은 게 아니라서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3억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거요.”
 “허엇, 3억 원이나요?”
 “물론 경매를 통하거나 임자를 제대로 만나야겠지만 말이오. 소개비 20%를 준다면 내가 한번 나서보겠소.”
 50대 후반의 남자 말에 현수가 턱을 만지면서 잠시 고민했다.
 “좋습니다. 산삼을 팔 테니 소개를 해주십시오.”
 “알겠소. 잠시 기다려 보시오.”
 50대 후반의 남자가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최 사장님, 저 강동구의 오 소장입니다.”
 -아, 오 소장님. 무슨 일입니까?-
 “아주 귀한 대물이 나왔기에 이렇게 연락을 드리는 겁니다.”
 -대물이 나왔다고요?-
 “그렇습니다. 큰 걸로 3장짜리인데 지금 바로 오실 수 있습니까?”
 -큰 걸로 3장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진짜 대물인 모양이군요.-
 “그렇습니다. 워낙 귀한 물건이라서 말입니다. 바로 오셔야겠습니다.”
 -알겠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 30분 이내로 도착할 거요.-
 “예, 그럼 그렇게 알고 기다리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 오 소장이 현수를 쳐다보며 말했다.
 “대물을 구입하겠다는 분이 30분 이내로 오실 거요. 기다리는 동안에 헛개차나 한잔 합시다.”
 “예, 감사합니다.”
 30대 중반의 남자는 스티로폼 박스에 이끼와 산삼을 조심스럽게 옮겨 담았다.
 현수는 5킬로그램짜리 하우스 감귤 상자에 산삼을 담았지만 앞으로는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의점에서 음료로 파는 헛개차 와는 맛과 향이 달랐다.
 훨씬 향이 짙고 맛도 좋았다.
 끼이익!
 산삼 감정소 앞에 검은색 벤츠가 멈추더니 고급 정장을 입은 50대 초반의 남자가 내리더니 안으로 들어왔다.
 소파에서 오 소장이 벌떡 일어나더니 최 사장과 악수했다.
 그리고는 오 소장이 현수에게 말했다.
 “인사하시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최 사장님, 그리고 이쪽은 대물을 가져오신 분입니다.”
 “최 동민입니다.”
 “김 현수입니다.”
 최 사장과 현수가 악수하고는 소파에 다시 앉았다.
 30대 중반의 남자가 재빨리 헛개차를 가져왔다.
 오 소장이 손짓을 하자 30대 중반의 남자가 스티로폼 박스에 옮겨 담아 놓은 산삼을 가져왔다.
 스티로폼 박스의 뚜껑을 열자 산삼의 짙은 향이 나고 엄청난 크기에 최 사장이 놀랐다.
 이제까지 다양한 산삼을 보았지만 이런 대물은 처음이었다.
 이정도 대물이라면 돈이 있다고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운이 따라야 주인이 될 수 있기에 3억 원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머리를 끄덕인 최 사장이 지갑을 꺼내더니 1억 원짜리 자기앞수표 3장을 내밀었다.
 수표 뒷면에 바로 이서를 해서 오 소장에게 내밀었다.
 “최 사장님, 산삼을 여러 번이나 드셔 보셨으니 복용법을 아시죠?”
 “물론입니다.”
 “그럼 되었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최 사장이 스티로폼 박스 뚜껑을 닫더니 직접 들고 나갔다.
 “으음, 이렇게 바로 팔릴 줄은 몰랐습니다.”
 “워낙 귀한 대물이라서 말이오. 운이 따랐고 말이오.”
 “그럼 제가 6천만 원을 드리면 되는 겁니까?”
 “그렇소. 바로 앞에 은행이 있으니 같이 가서 바꿉시다.”
 “예, 알겠습니다.”
 현수와 오 소장이 함께 산삼 감정소를 나와 길 건너에 있는 최고 은행으로 들어갔다.
 은행 여직원이 수표부터 조회를 해보더니 이상 없는 수표였다.
 바로 현수의 통장으로 2억4천만 원을 입금하고 6천만 원은 오 소장의 통장으로 각각 입금했다.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아니오. 오히려 내가 감사하오.”
 현수와 오 소장이 서로 악수를 나누고 은행에서 나와 헤어졌다.
 현수는 주차장으로 가서 주차해 두었던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운전하여 서초동으로 향했다.
 서초구에도 산삼 감정소가 있었는데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초구의 산삼 감정소에 도착했다.
 현수는 주차장에 주차하고는 5킬로그램짜리 하우스 감귤 상자를 들고 산삼감정소로 들어갔다.
 3명의 남자들이 소파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현수가 들어오자 모두들 쳐다보았다.
 “산삼을 감정 받아 보려고 왔습니다.”
 “그렇습니까? 어디 봅시다.”
 현수가 하우스 감귤 상자 뚜껑을 열자 산삼의 짙은 향이 났다.
 모두들 대물 산삼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허엇, 이런 대물은 처음 봐.”
 “엄청나다.”
 “이런 게 있었다니?”
 70대로 보이는 노인이 면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산삼을 감정했다.
 산삼이 대물이고 잔뿌리 하나까지 다치지 않았고 싱싱한 잎과 붉은색 열매까지 매달려 있었다.
 그야말로 최상의 산삼이었다.
 “산삼이 맞습니까?”
 “그렇소. 천종산삼이오. 수령은 200년이 약간 넘은 거 같고 이정도면 감정가가 3억 원이오.”
 “허엇, 200년이 넘은 천종산삼이라고요?”
 “그렇소. 나도 이런 대물은 처음이오.”
 “정말 이게 3억 원이라고요?”
 “감정가가 3억 원인데 경매를 하거나 임자를 잘 만나면 더 받을 수도 있소.”
 현수는 겉으로는 놀란 모습이었지만 속으로는 아니었다.
 이미 강동구의 산삼 감정소에서 대물 산삼 한 뿌리를 처분하고 이동해온 거였다.
 “만약 팔겠다면 내가 3억5천만 원에 매입할 의사도 있소.”
 “허엇,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소. 나에게 팔겠소?”
 현수는 의도적으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속으로는 너무 좋아서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강동구의 산삼 감정소에서는 소개비로 6천만 원이나 주었기에 사실 2억4천만 원에 대물 산삼을 팔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소개비도 없이 바로 3억5천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수가 팔겠다고 말하려는데 노인이 먼저 말했다.
 “으음, 그럼 4억 원이면 되겠소?”
 “예? 4억 원이라고요?”
 “그렇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금액이오.”
 “예, 좋습니다. 팔겠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노인이 핸드폰을 꺼내면서 말했다.
 “계좌번호를 메모지에 적어주시오. 바로 송금을 해주겠소.”
 “예, 알겠습니다.”
 현수가 메모지에 최고 은행 계좌번호를 적어서 주자 노인이 바로 핸드폰으로 번호를 눌렀다.
 폰뱅킹으로 4억 원을 송금하더니 말했다.
 “송금했으니 확인해 보시오.”
 “예, 알겠습니다.”
 현수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조회를 해보았더니 정말 4억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이렇게 오늘 대물 산삼 두 뿌리를 순식간에 팔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기에 얼떨떨했다.
 “이 대물 산삼은 어디에서 캔 거요?”
 “강원도에 등산을 갔다가 우연히 캤습니다.”
 그제야 노인이 머리를 끄덕였다.
 “명함 한 장 받아가도 되겠습니까?”
 “그러시오.”
 “다음에 또 산삼을 캐면 감정하러 오겠습니다.”
 노인이 머리를 끄덕였다.
 현수가 노인과 다른 사람들에게도 살짝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서 주차해 두었던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타고 출발했다.
 “후후후, 대물 산삼 두 뿌리를 팔았더니 순식간에 6억4천만 원이 들어왔어. 너무 신기해.”
 그동안 이계로 차원이동 한다고 준비하느라 많은 돈을 썼는데 한방에 채우고도 많이 남았다.
 현수는 스티로폼 박스를 도매하는 곳을 검색해 놓았는데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다.
 10분 거리에 있었기에 금방 도착했다.
 대물 산삼을 담을 스티로폼 박스를 500개나 구입했다.
 “앞으로 대물 산삼을 5뿌리씩 캐서 여기저기에 나누어 팔아야겠어.”
 현수는 대물 산삼을 3뿌리 캤기에 아직도 한 뿌리가 남아 있었다.
 이것은 팔지 않고 집에 가서 자신이 먹을 거였다.
 천종 대물 산삼이 확실한 이상 이번 기회에 몸보신이나 할 생각이었다.
 따르릉!
 주머니에 넣어놓은 스마트폰이 울렸다.
 번호를 보니 친구 박 영수였다.
 현수와 나이가 동갑이고 같은 대학 동기이며 군대까지 같이 다녀왔었다.
 현수는 사업을 하다가 5번이나 말아먹고 백수로 지내다가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서울이 싫어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으로 내려가서 살고 있다.
 영수는 경기도 성남시에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데 작년에 독립을 하여 서울 구로구청 부근에 있는 원룸을 얻어서 혼자 살고 있었다.
 3개월 전에 IT회사 망고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었다.
 “영수냐?”
 -그래 나다. 현수 너는 아직도 백수냐?-
 “그래. 백수다.”
 -언제까지 백수생활 할 거냐?-
 “시골에서 약초나 캐면서 살아볼까 고민 중이다.”
 -뭐? 자연인이 되려는 거냐?-
 “자연인 생활도 좋을 거 같은데? 어쨌든 지금은 강원도 정선에 내려가서 살고 있다.”
 -강원도 정선에 있다는 그 통나무집?-
 “그래. 그곳에서 살고 있다.”
 -오지에서 살면 외롭지 않냐?-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더 좋다. 오늘은 일이 있어서 서울에 올라왔는데 이제 내려가려고 한다.”
 -그러지 말고 나와 술 한 잔 하자.-
 “나야 좋지만 괜찮겠어?”
 -물론이지. 6시에 퇴근을 하니까 나의 원룸에 들어가 있어라.-
 “알았다. 비밀번호는 6633번 그대로지?”
 -그래, 옛날 그 비밀번호다.-
 “알았다. 내가 먼저 너의 원룸에 들어가 있을 테니 퇴근하고 와라.”
 -그래, 조금 후에 보자.-
 통화를 종료한 현수는 차를 돌려서 구로구청을 향해 달려갔다.
 얼마 후에 영수의 원룸에 도착한 현수는 1층의 빈자리에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주차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영수의 원룸으로 들어가 보니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지 않아서 엉망이었다.
 “어휴, 좀 치우기라도 하지 이게 뭐야?”
 현수가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영수의 원룸에 자주 놀러 왔었다.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려서 먼지를 빨아들였다.
 어질러 놓은 것들은 치우고 빨래 감은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세탁하고 탈수까지 마친 빨래는 건조대에 널었다.
 그때, 영수가 문을 열고 원룸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양념통닭과 족발이 들려있었다.
 “청소했어?”
 “빨래까지 했다.”
 “고맙다, 친구야.”
 “어휴, 좀 치우고 살아라.”
 “그래야 하는데 바빠서 말이야.”
 영수가 정장을 벗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냉장고에서 캔 맥주를 꺼내고 양념통닭과 족발을 교자상에 차렸다.
 현수는 모처럼 친구 영수와 함께 맥주를 마시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영수도 그런 모양이었다.
 시원한 맥주에 양념통닭과 족발 안주는 최고였다.
 어느새 캔 맥주 3개씩 마셨지만 그렇게 취하지 않았다.
 “현수야, 오지 생활 재미있냐?”
 “하루 종일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 곳인데 재미있겠냐?”
 “그 정도야?”
 “그래. 완전히 절보다 더 심해.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마을이 있지만 노인들만 있어서 만날 일도 거의 없어.”
 “그랬었구나. 몰랐다.”
 “괜찮아, 며칠 되지도 않았어. 이제는 나름 적응하여 살고 있어.”
 “심심할 텐데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
 “TV와 인터넷 검색을 하고 텃밭도 있어서 고추와 상추도 좀 심어보려고 해.”
 “그렇구나. 아참, 나 이번에 동문회에 갔었다가 수빈이와 성환이를 보았다.”
 “으음, 아직도 둘이 같이 다녀?”
 “아니, 벌써 둘이 깨어졌어.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는 성환이 놈이 수빈이와 얼마 못갈 줄 알았어.”
 이 수빈은 현수와 대학 다닐 때 커플이었다.
 대학 4학년 때 사소한 다툼으로 현수와 헤어졌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헤어지기 두 달 전부터 김 성환과 만나고 다녔었다.
 성환은 아버지가 중소기업을 운영하였다.
 알려지기로는 200억대의 부자였다.
 성환은 패션모델을 해도 될 정도로 잘생기고 키도 185센티미터나 되었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고 바람둥이였다.
 문제는 성환이 현수와 제법 친하게 지냈는데 현수가 수빈이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빼앗아 갔다는 거였다.
 나중에 그것을 알고는 현수와 성환이 서로 만나지도 않고 말도 섞지 않았었다.
 그리고 현수가 수빈이를 많이 좋아했었기에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었다.
 하지만 몇 년 지나고 보니 이제는 옛 추억이 되어 버렸다.
 들리는 말로는 수빈이 임신을 하였는데 낙태를 하였다는 소문도 있었다.
 “옛 추억인데 이젠 잊어버렸어.”
 “수빈이가 현수 너의 안부를 묻더라고.”
 “수빈이가?”
 “그래. 그냥 백수 생활하고 있을 거라고 했어. 전화번호도 물어보기에 바뀌어서 모른다고 했어.”
 “잘했어. 마시자.”
 현수와 영수가 캔 맥주를 살짝 부딪친 후에 각자 들이켰다.
 수빈이와 성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음이 꿀꿀해졌다.
 그 때문인지 캔 맥주를 더 마시게 되었다.
 자정이 가까이 되어서야 현수와 영수는 취하여 잠들었다.
 
 
 제7장 적응 1
 
 
 빰빠라빠빠빰빰빰!
 영수의 스마트폰에서 요란한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잠에서 깨어난 영수가 상체를 일으켰더니 어느새 일어나 샤워까지 한 현수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현수야, 뭔데 이렇게 냄새가 좋냐?”
 “청진동선지해장국이다.”
 “우와, 그거 맛있는데 언제 사온거야?”
 “해장하려고 어제 사놓은 거야.”
 소고기와 선지, 우거지가 들어가 있는 것이라서 먹으면 속이 개운하고 좋았다.
 저번에 현수가 서울에 올라왔다가 10그릇을 포장했었는데 그게 생각이 나서 마법 공간에서 두 그릇을 꺼내었다.
 냄비에 넣고 한번 끓였더니 먹음직스럽게 되었다.
 냉장고에서 김치와 각종 밑반찬도 꺼내어 식탁에 차렸다.
 “어서 와라.”
 “어, 고맙다.”
 영수는 세수도 하지 않고 식탁에 앉았다.
 김이 모락 피어나는 따끈한 해장국을 정신없이 먹었다.
 그런 영수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현수도 해장국을 먹었다.
 소문난 청진동선지해장국이라서 그런지 아주 맛있었다.
 맥주를 마셔서 숙취가 남아 있었는데 속이 확 풀렸다.
 “영수야, 출근할 때 나도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가련다.”
 “뭐? 며칠 지내다 내려가지.”
 “아니야. 내려갈 거다. 다음에 또 서울에 올라오면 연락할게.”
 “알았다. 기회가 되면 나도 한번 내려갈게.”
 “그렇게 해.”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영수는 샤워하고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현수는 이미 샤워를 하였기에 양치질을 하는 것으로 준비를 마쳤다.
 오전 8시가 되자 원룸에서 영수와 현수가 함께 나왔다.
 영수는 자신의 소형차를 타고 회사로 출근하였고 현수는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를 운전하여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으로 돌아왔다.
 이계는 지금 밤이기에 차원이동을 하더라도 특별히 현수가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텃밭에 고추와 상추를 심었다.
 예전에는 쳐다보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고추와 상추를 심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후후후, 산삼 두 뿌리를 팔아서 짭짤하기에 한동안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어. 그리고 산삼 한 뿌리가 남았는데 몸보신을 위하여 물로 깨끗하게 씻어서 씹어 먹어야겠군.”
 통나무집으로 들어간 현수가 노트북을 펼쳐서 산삼 복용법을 검색해 보았다.
 “어? 지금 씻어서 먹으면 안 되겠는데?”
 산삼을 복용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산삼이 제대로 약효를 나타내도록 하기 위하여 먼저 몸속을 가장 자연스럽고 깨끗하게 만들어야 했다.
 몸속이 오염되었거나 혈액이 잘 순환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산삼을 먹어도 백해무익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이 아무리 좋은 산삼을 많이 먹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산삼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격이 높아서 쉽게 구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주 큰 부자가 아니라면 어려웠다.
 “흐음, 산삼을 장기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고 하니 하루에 한 뿌리씩 복용해야겠군. 어차피 산삼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한꺼번에 내다 팔수도 없고 말이야.”
 수십 년 산삼이라면 여러 뿌리를 한꺼번에 팔수도 있지만 이계의 산삼은 200년 이상 된 대물 천종산삼이라고 감정을 했다.
 그렇기에 한꺼번에 여러 뿌리를 팔면 소문이 날 수도 있었다.
 그건 현수가 결코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대물 천종산삼을 몇 뿌리씩 처분할 계획이었다.
 어차피 남는 게 대물 천종산삼이니 확실히 몸보신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거.”
 현수는 즉시 입고 있는 옷을 벗더니 속옷까지 다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팔찌와 반지 아티팩트는 여전히 손목과 손가락에 끼고 있었다.
 팔찌 아티팩트에는 다른 마법은 걸리지 않고 오직 마법 공간만 걸려 있었다.
 하지만 반지 아티팩트에는 마법 공간과 다른 마법까지 펼칠 수가 있었다.
 아직 현수가 제대로 수련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광역마법이나 절대마법은 펼치지 못하지만 다른 마법들은 이미지만 잘 떠올리면 그대로 펼쳐진다.
 다만 아직은 현수가 수련이 부족하여 잘 모를 뿐이었다.
 “으음, 나의 예상대로 되어야 하는데 말이야. 마나샤워!”
 츠파파팟!
 정수리에서부터 기이한 기운이 생성되어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주 상쾌한 느낌이 들면서 몸이 활력으로 충만해졌다.
 마치 깊은 숲속에서 삼림욕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몸속의 각종 노폐물들이 땀구멍을 통하여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땀에 노폐물들이 섞여 있었기에 냄새가 지독했다.
 또한 끈적하고 걸쭉한 스프 같은 느낌이었다.
 “크으, 냄새!”
 자신의 몸에서 나온 냄새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독했다.
 마음 같아서는 물로 씻어내고 싶었지만 지금 움직이면 안 되었다.
 기이한 기운은 가슴을 지나 배로 내려왔다.
 옆구리와 배에서도 많은 각종 노폐물들이 흘러나왔다.
 자신의 몸속에 이렇게 많은 노폐물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났다.
 기이한 기운은 점점 아래를 향해 내려갔다.
 허벅지와 종아리, 발에도 생각보다는 훨씬 많이 땀과 각종 노폐물들이 섞여서 흘러나왔다.
 기이한 기운이 다시 머리로 올라갔다가 발로 내려와서야 사라졌다.
 “어휴, 지독한 냄새.”
 펼친 마나샤워가 끝이 났다.
 재빨리 샤워기를 틀었다.
 쏴아아아!
 세찬 물줄기가 쏟아지자 몸에 묻은 각종 노폐물과 땀을 씻어내었다.
 한번으로는 안 되어서 비누칠을 여러 번 하였다.
 마나샤워를 한번 펼친 효과는 엄청났다.
 온몸이 상쾌하고 개운하며 여기에 활력으로 충만해졌다.
 욕실을 나온 현수가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고는 서랍에서 세탁해 놓은 속옷을 꺼내어 입었다.
 그리고 티셔츠와 면바지도 갈아입었다.
 입었던 옷과 속옷은 나중에 세탁하려고 세탁기에 넣어놓았다.
 그제야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하우스 감귤 상자에 들어 있는 산삼을 꺼내었다.
 싱크대로 가져가서 산삼에 묻은 흙을 깨끗하게 물로 씻어내었다.
 잎과 줄기, 붉은색 열매까지 통째로 거실로 가져와 소파에 앉으면서 씹어 먹었다.
 쓰고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주 향긋한 즙이 많고 술술 넘어갈 정도로 맛있었다.
 “으음, 산삼이 원래 이렇게 맛있었나?”
 산삼 잔뿌리까지 다 먹었더니 일시적인 증상 즉, 호전반응 또는 명현현상이 나타났다.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 왜 이러지?”
 이상하게 잠이 쏟아졌다.
 피부에도 홍반(삼꽃)이 생겼다.
 침실의 침대에 가서 누워야 하는데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졌다.
 현수는 의식을 잃어버리듯이 잠들었다.
 이계의 대물 천종산삼이라서 그런지 약효가 엄청났다.
 현수가 마나샤워를 펼쳐서 각종 노폐물들을 몸 밖으로 배출한 상태였기에 최상의 몸 상태였다.
 그렇기에 대물 천종산삼이 제대로 몸에 흡수가 되어 약효가 바로 나타난 거였다.
 없던 기운도 생기고 면역력이 크게 증가하였다.
 위장병과 간질환도 크게 회복되었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를 억제하고 고지혈증도 개선했다.
 동맥경화 예방에도 큰 작용을 하게 될 거였다.
 대물 천종산삼의 영향으로 온몸이 최상의 상태로 변하였다.
 “아, 잘 잤다.”
 잠에서 깨어난 현수가 거실 소파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온몸이 활력으로 충만해졌다.
 대물 천종산삼을 씹어 먹고 나서 의식을 잃어버리듯이 잠들었다는 게 떠올랐다.
 벽시계를 보았더니 밤 9시가 다 되었다.
 “으음, 내가 5시간 넘게 잠들었었군.”
 마나샤워와 대물 천종산삼을 복용하면서 현수는 최상의 몸 상태가 되었다.
 빈속이라서 허전하였지만 이계로 차원 이동하여 식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거실의 불을 끄고 통나무집을 나와 문을 닫았다.
 외출중이라는 푯말을 문에 걸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지만 혹시라도 마을의 노인이 올 수도 있었다.
 조립식 창고 건물의 디지털 도어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서 불을 켜고 문을 잠궜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더니 등산복을 꺼내어 갈아입었다.
 신고 있는 운동화 보다는 등산화가 좋을 거 같아서 갈아 신었다.
 LED 헤드 랜턴을 머리에 쓰고 LED 손전등을 손에 들었다.
 우물 뚜껑에 채워놓은 자물쇠를 열쇠로 열고 뚜껑을 열었다.
 버튼을 눌러 LED 헤드 랜턴을 켜고는 천장의 불을 껐다.
 꺼내놓았던 것들도 전부 마법 공간에 넣었다.
 허공에 별을 그렸더니 마법 공간이 소환 해제되어 사라졌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마법 공간이 소환되고 해제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자, 이제 이계로 이동해볼까. 플라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른 현수가 우물 속으로 들어가더니 뚜껑을 닫았다.
 손에 들고 있는 LED 손전등을 켜고 우물 아래를 비추었더니 환해졌다.
 조심스럽게 우물로 내려갔다.
 우물의 물이 3미터 정도 채워져 있었는데 바닥이 보일 만큼 아주 깨끗하고 맑았다.
 전방에 있는 구멍으로 들어가 초록색 플라스틱 발판에 내려섰다.
 블랙홀처럼 생긴 구멍이 전방에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두렵지가 않았다.
 자연스럽게 구멍을 향해 걸어갔다.
 파악! 후우웅!
 칠흑같이 어두운 구멍 속에서 현수가 튀어 나왔다.
 이계의 동굴 속은 여전히 고요하면서 어두웠다.
 LED 헤드 랜턴과 LED 손전등의 불빛이 주위를 비추면서 환해졌다.
 5시 방향의 동굴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스으읏!
 소리 없이 동굴의 벽에서 주먹만 한 눈이 약간 튀어나오더니 걸어가는 현수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누군가 쳐다보는듯한 느낌을 받아서 뒤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으음 이상하군? 누군가 날 쳐다보는 거 같았는데 말이야.”
 머리를 갸웃거린 현수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재빨리 동굴의 벽으로 숨었던 주먹만 한 눈이 다시 살짝 튀어나오더니 현수를 주시했다.
 약 60미터를 걸어가자 녹슨 철문이 나왔다.
 딸깍!
 다용도 가스점화기에 불이 켜졌다.
 촛대에 꽂아놓은 대형 양초에 불을 붙였다.
 녹슨 철문 쪽에 촛대를 두 개 놓고 현수의 뒤쪽에도 촛대를 두 개 놓았는데 각각 불을 붙였더니 주위가 환해졌다.
 생일케이크 촛불이나 가스버너, 바비큐, 모기향 등 라이터로 불을 붙이기보다는 이렇게 다용도 가스점화기로 불을 붙이면 훨씬 편리하고 좋았다.
 대형 마트에 중국산 제품이 3천원에 판매가 되고 있었기에 사용하기 편리할 거 같아서 한꺼번에 10개를 구입했었다.
 처음 사용해보는 것인데 진짜 편리하고 좋았다.
 많이 사용하여 가스가 떨어져 불이 붙지 않으면 가스를 다시 충전하면 된다.
 가스 충전식이라서 장기간 사용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었다.
 이번에는 휴대용 가스버너에 불을 붙이고 냄비를 올렸다.
 포장해 놓은 미역국을 냄비에 붓고 끓였다.
 교자상을 놓고 밥과 김치, 각종 밑반찬을 꺼내어 차렸다.
 미역국이 팔팔 끓자 불을 끄고 교자상에 내려놓고 앉았다.
 미역국에 밥을 말아서 김치와 각종 밑반찬으로 맛있게 먹었다.
 “아, 맛있다.”
 밥을 맛있게 먹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 쳐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으음, 내가 너무 예민해졌나?”
 머리를 갸웃거린 현수가 다시 밥을 먹었다.
 주먹만 한 눈이 계속 현수를 은밀히 지켜보았다.
 그것도 모르고 현수는 밥을 다 먹고 나서 커피믹스를 한잔 타서 마셨다.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물이 귀하고 싱크대도 없었다.
 나중에 통나무집으로 돌아가서 설거지를 하기로 했다.
 “이제 밥도 먹었으니 산삼을 10뿌리만 캐고 나무를 벌목해야겠군.”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펼쳐 놓은 교자상과 그릇, 냄비, 휴대용 가스버너, 촛대까지 전부 넣었다.
 빗장을 열고 작은 철문을 잡아 당겼다.
 그그긍!
 철문에서 소리가 나면서 열렸다.
 철문을 나와 보니 이계 무인도는 대낮이었다.
 날씨가 맑고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다.
 “날씨 한번 좋구나.”
 현수는 곧장 산삼 군락지로 걸어갔다.
 동굴 입구에서 불과 100여 미터 밖에 되지 않았다.
 마법 공간에서 모종삽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땅을 팠다.
 산삼은 잔뿌리가 다치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아주 조심하면서 작업을 하였다.
 누가 쫒아오거나 시간에 쫒기는 것도 아니었기에 아주 느긋하게 작업했다.
 역시나 산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굵고 컸다.
 “워낙 청정지역이라서 그런지 산삼도 대물이야.”
 마법 공간에서 구입해놓은 스티로폼 박스를 꺼내어 이끼를 뜯어서 깔고 그 위에 조심스럽게 산삼을 내려놓았다.
 잎과 붉은색 열매, 잔뿌리까지 하나도 다치지 않은 최상등급의 산삼이었다.
 “이번의 산삼도 3억 원은 받을 수 있는 품질이야.”
 뚜껑을 닫아서 마법 공간에 넣었다.
 파놓은 땅은 다시 원상태로 잘 덮어 놓고 주위에 있는 산삼을 캐기 시작했다.
 제법 시간이 걸렸지만 목표로 하는 산삼 10뿌리를 캤다.
 스티로폼 박스에 이끼를 깔고 산삼을 놓고 뚜껑을 닫았다.
 이제는 벌목하는 곳으로 이동하여 면장갑을 끼고 고급 엔진 톱을 꺼내었다.
 벌목할 거대한 나무 주위부터 살펴보았다.
 “으음, 아무것도 없군?”
 위이잉!
 고급 엔진 톱의 시동을 걸고는 거대한 나무 밑동을 베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경험이 없었기에 힘으로 벌목을 하다 보니 힘들었었다.
 지금은 제법 요령도 생겨서 힘을 빼고 부드럽게 벌목을 하였다.
 콰지직!
 거대한 나무 밑동이 베어지면서 옆으로 쓰러졌다.
 불과 15분 만에 거대한 나무 한그루를 벌목한 거였다.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현수는 3그루의 거대한 나무를 벌목하면 10분간 휴식을 하면서 생수를 마셨다.
 “넘어간다.”
 거대한 나무가 옆으로 쓰러졌다.
 마나샤워를 하고 산삼을 복용하였기에 평소보다 훨씬 컨디션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20그루의 나무를 벌목하고서야 작업을 멈추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해가 질 무렵이었는데 한 시간 정도는 더 지나야 어두워 질 거 같았다.
 “가속!”
 후우웅! 파파팍!
 현수가 엄청난 속도로 숲을 가로질러 달렸다.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단거리 육상선수가 전력질주를 하는 동작이 아니었다.
 제대로 달리기 훈련도 받지 못한 엉성한 동작으로 뛰었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빨랐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200미터를 6초 정도에 달리는 듯한 엄청난 속도였다.
 보통의 인간이나 육상선수의 달리기로는 불가능한 속도였다.
 처척!
 동굴 입구에 도착한 현수가 숨을 헐떡였다.
 “헉헉, 아이고 힘들다.”
 가속 마법은 엄청난 속도로 달릴 수 있었지만 이렇게 몸이 금방 지치는 단점이 있었다.
 왼 팔목에 차고 있는 꽈배기 모양의 팔찌 아티팩트는 100미터의 투명한 정육면체 마법 공간만 걸려 있었다.
 하지만 오른손 약지에 끼고 있는 은색의 반지 아티팩트에는 500미터의 투명한 정육면체 마법 공간과 의지만으로 각종 마법을 펼칠 수가 있는 모양이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팔찌 아티팩트보다는 반지 아티팩트가 훨씬 수준 높은 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이곳 이계에서 적응하면서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들을 개발하고 수련도 할 계획이었다.
 “블링크!”
 스스슷!
 현수의 모습이 흐릿해지다가 순간 사라졌다.
 놀랍게도 11시 방향으로 약 100미터 떨어진 곳에 다시 나타났다.
 “하하하, 블링크 마법도 펼쳐지는구나.”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한 블링크 마법이 진짜로 펼쳐지자 너무 신기했다.
 위기의 순간에 블링크 마법을 펼치면 안전한 곳으로 순간 이동하여 피할 수가 있었다.
 “플라이!”
 현수의 몸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분명 날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의지만으로 비행이 가능했다.
 마치 새처럼 방향을 바꾸어가면서 공중을 날아다녔다.
 몸을 비틀거나 공중제비를 펼치다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외쳤다.
 “마법 화살!”
 파팟!
 현수의 전방에 빛나는 마법 화살 한발이 생성되었다.
 황금색으로 빛나면서 굵기는 500원짜리 동전 정도였으며 길이는 35센티미터였다.
 손짓하자 시속 300km/h의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퍼억!
 약 7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거대한 나무에 박혔다.
 호기심에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가서 확인해 보았다.
 “우와, 엄청나다.”
 놀랍게도 마법 화살이 단단한 나무에 약 30센티미터 정도 깊게 박혀 있었다.
 1분 정도 지나자 나무에 박혀 있던 마법 화살이 소멸되었다.
 마법 화살이 사라졌지만 박힌 흔적은 여전히 나무에 남아 있었다.
 신기한 것은 현수가 의지로 마법을 캐스팅하여 펼칠 수가 있다는 거였다.
 시동어를 영어나 한국어로 해도 마법이 펼쳐졌다.
 이것으로 보아서는 시동어 와는 상관없이 의지만으로도 펼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법 화살만 하더라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이 필요했다.
 마법 화살이 최대 몇 개까지 생성하는지 여부와 속도, 위력까지 파악하려면 말이다.
 그리고 최대 몇 개까지의 마법을 동시에 펼칠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 했다.
 여기에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을 얼마나 더 펼칠 수 있는지도 아직은 알 수가 없었다.
 휴대폰처럼 배터리가 다 되면 충전을 해야 하는데 반지 아티팩트나 팔찌 아티팩트는 어떻게 되는지도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다.
 어쨌든 지금은 해가 지고 있었기에 각종 시험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했다.
 “으음, 이제 돌아가야겠군.”
 파악!
 땅을 박차고 공중으로 도약했다.
 현수가 공중에 긴 포물선을 그리면서 동굴 입구에 내려섰다.
 뒤돌아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보았다.
 “으음, 정말 석양이 아름답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을 누군가 같이 보지 못하고 혼자서 보아야 한다는 게 조금 안타까웠다.
 열려진 철문으로 들어가서 머리에 쓰고 있는 LED 헤드 랜턴을 켜고 철문을 닫았다.
 철컥!
 빗장을 채우고 마법 공간에서 촛대 4개를 꺼내었다.
 다용도 가스점화기로 대형 양초에 불을 붙여서 각각 앞과 뒤에 두 개씩 놓았다.
 대형 양초 4개를 붙여서인지 제법 환하고 좋았다.
 “벌써 저녁이라니 오늘 저녁식사는 어떤 것으로 먹나?”
 왼팔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렸더니 투명한 팔찌의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다양한 것들이 잘 수납되어 있었는데 살펴보다가 삼겹살로 결정했다.
 휴대용 가스버너에 프라이팬을 올리고 삼겹살을 구웠다.
 김치와 상추, 풋고추, 쌈장까지 준비하여 혼자만의 저녁식사를 하였다.
 소주도 한 병 꺼내어 삼겹살을 먹으면서 마셨다.
 “캬아, 좋다. 역시 삼겹살에는 소주가 최고야.”
 현수가 혼자서 맛있게 삼겹살을 먹으면서 소주를 마시는데 등 뒤의 동굴 벽에서 주먹만 한 눈이 은밀히 훔쳐보고 있었다.
 이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만약 기습 공격을 하였다면 현수는 속수무책으로 당하였을 거였다.
 하지만 주먹만 한 눈은 현수를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그저 호기심으로 현수의 행동을 훔쳐보았다.
 ‘왜 이렇게 찝찝하지? 마치 누군가 등 뒤에서 지켜보는 거 같아.’
 예전의 현수였다면 전혀 감지를 하지 못하였을 거였다.
 하지만 마나샤워를 펼쳐서 몸속의 각종 노폐물들을 빼내었고 대물 산삼을 복용하여 훨씬 몸이 좋아졌다.
 그 덕분에 감각까지 예민해져 주먹만 한 눈이 훔쳐보는 것을 미세하게나마 감지를 하는 거였다.
 뒤돌아보더라도 주먹만 한 눈을 발견하지 못하였기에 이상하다고만 생각하는 거였다.
 삼겹살을 구워 배불리 먹고 소주도 한 병을 마신 현수는 설거지는 못하고 펼쳐 놓았던 것들을 전부 팔찌의 마법 공간에 넣었다.
 동굴 바닥에 야외용 돗자리를 깔고 침낭과 담요를 꺼내어 놓았다.
 “심심한데 노래나 들어볼까.”
 팔찌의 마법 공간에서 미니오디오를 꺼내었다.
 SD카드와 USB재생을 할 수 있었다.
 FM라디오도 있었지만 이곳은 이계라서 라디오 정취가 불가능했다.
 보통은 집에서 전기를 이용하는데 이곳은 전기가 없는 곳이기에 건전지를 넣어 놓았다.
 SD카드를 꽂았더니 녹음해 놓은 발라드가 흘러나왔다.
 현수에게는 전혀 신기하지 않았지만 등 뒤에서 훔쳐보던 주먹만 한 눈은 신기한 모양이었다.
 눈을 번뜩이며 미니오디오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미니오디오에 관한 개념자체가 없었기에 더 신기해했다.
 주먹만 한 눈은 직사각형의 상자(미니오디오)에서 발라드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이기에 아주 신기하게 생각되어 계속 은밀히 관찰했다.
 
 
 제8장 적응 2
 
 
 스윽!
 촛대에 대형 양초를 꽂아 놓았는데 혹시라도 바람이 불면 불이 꺼질 수가 있었다.
 그래서 촛불을 보호하기 위하여 투명한 바람막이 캔들을 씌웠다.
 너무 밝으면 잠을 잘 수가 없기에 촛대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 3개의 촛불은 꺼버렸다.
 캔들에 씌워진 대형 양초 하나만 불을 밝히고 있다 보니 은은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미니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발라드 노래를 끄고 침낭 속에 들어가 누웠더니 졸음이 밀려왔다.
 “아함!”
 현수가 하품을 하더니 불과 10분도 지나기 전에 잠들었다.
 스으읏!
 동굴의 벽에서 주먹만 한 눈이 빠져 나오더니 미니오디오 앞에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잠들어 있던 현수가 실눈을 뜨면서 보았다.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주먹만 한 눈이었다.
 속눈썹도 있고 파란색 눈동자가 무척 아름다웠다.
 ‘으음, 이상하게 찝찝하다고 생각했더니 바로 저거였어.’
 한번이면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자꾸만 누군가 지켜보는 거 같은 느낌을 받았기에 이렇게 현수가 잔머리를 굴린 거였다.
 잠자는 것처럼 하였더니 역시나 은밀히 나타났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주먹만 한 눈이 나타났기에 황당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얼마든지 기습 공격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지켜만 보는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현수에게 적의는 없는 거 같았다.
 다만 호기심이 있는지 미니오디오를 살펴보고 있었다.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왔으니 호기심을 느끼는 건가?’
 유령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주먹만 한 눈과 눈썹, 파란색 눈동자만 있는 것이 기이했다.
 정체를 알 수가 없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그때, 갑자기 눈이 뒤돌아보았다.
 재빨리 현수가 눈을 다시 감았다.
 스으읏!
 공중에 둥둥 떠 있던 눈이 동굴의 벽으로 스며들 듯이 사라졌다.
 현수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눈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혹시라도 눈을 뜨면 들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눈을 뜨지 않았다.
 ‘일단은 나를 훔쳐보는 것이 주먹만 한 눈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큰 성과야.’
 눈이 현수에게 적의가 없으니 좀 더 시간을 가지고 판단하기로 했다.
 나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잠들었다.
 아침 7시가 약간 넘어서 깨어난 현수가 침낭의 지퍼를 열고 상체를 일으켰다.
 많이 자지는 못하였지만 숙면을 취하였기에 몸 상태는 상쾌하고 가뿐했다.
 마나샤워와 대물 천종산삼을 복용한 덕분이었다.
 투명한 바람막이 캔들을 씌워 놓았었기에 촛대의 대형 양초가 꺼지지 않고 아직도 불을 밝히고 있었다.
 빗장을 열고 작은 철문을 잡아 당겼다.
 그그긍!
 녹슨 철문에서 잡음이 나면서 열렸다.
 철문을 나와 보니 화창한 날씨였다.
 이미 해가 떠올라 있었으며 기온이 올라가고 있었다.
 “플라이!”
 현수의 몸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11시 방향으로 약 1킬로미터를 날아가다가 땅에 내려섰다.
 작은 개울이 있었으며 맑은 물이 흘러 내려가고 있었다.
 두 손으로 개울물을 떠서 마셔보았다.
 “아, 시원하고 맛있다.”
 전혀 오염되지 않은 곳이라서 그런지 물맛이 아주 좋았다.
 왼팔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칫솔과 치약을 꺼내어 양치질을 하고 나서 이번에는 옷을 훌러덩 벗고 개울물에 들어갔다.
 “우와, 시원하다.”
 세수부터 하고 나서 머리카락도 감았다.
 마지막으로 몸에 비누칠을 하여 씻어내었다.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마법 공간에서 수건을 꺼내어 젖은 머리카락과 몸의 물기를 닦았다.
 준비해놓은 속옷과 옷을 입은 현수가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라 동굴을 향해 날아갔다.
 살짝 열려진 철문 안으로 들어와서 불을 꺼놓았던 다른 3개의 촛대의 대형 양초에 불을 붙였더니 동굴 속이 대낮처럼 환해졌다.
 그제야 미니오디오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꽂아놓은 SD카드에 녹음해 놓은 발라드가 흘러나왔다.
 음악을 들으면서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현수의 등 뒤에서 미세하지만 기운이 감지되었다.
 ‘주먹만 한 눈이구나.’
 굳이 뒤돌아 확인하지 않아도 주먹만 한 눈이라는 것을 알았다.
 모른 채하며 김치와 각종 밑반찬을 꺼내고 밥과 해장국으로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였다.
 주먹만 한 눈은 현수의 행동이 신기한 모양인지 계속 지켜보았다.
 후식으로 과일을 먹고 커피믹스를 마셨다.
 미니오디오를 끄고 촛불을 전부 껐다.
 그리고 동굴에 펼쳐 놓았던 것들을 전부 수거하여 팔찌의 마법 공간에 넣고는 철문을 나섰다.
 주먹만 한 눈은 철문 밖으로 나가지는 않고 은밀하게 현수를 지켜보았다.
 동굴 밖으로 나온 현수는 벌목하는 곳을 쳐다보다가 땅을 박차면서 외쳤다.
 “가속!”
 파바바박!
 엄청난 속도로 벌목하는 곳으로 뛰어갔다.
 백여 미터의 거리를 불과 3초 정도 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숨이 턱까지 차는 게 단점이었다.
 충분히 신체를 단련하지 않으면 너무 지쳐서 함부로 펼치기 어려운 수법이었다.
 거칠어진 숨을 내쉬면서 호흡을 고른 후에 지름이 3미터가 넘는 거대한 나무를 노려보며 외쳤다.
 “마법의 칼!”
 파파팟!
 놀랍게도 칼날의 길이가 5미터나 되는 초대형 칼이 생성되었다.
 중세시대의 바스타드 소드를 이미지로 생각하고 마법을 펼쳐 보았는데 실패하지 않고 바로 성공했다.
 슈가각!
 현수의 손짓에 거대한 마법의 칼이 사선으로 나무 밑동을 베어 버렸다.
 콰지직!
 거대한 나무가 밑동이 베어지면서 3시 방향으로 쓰러졌다.
 “하하하, 이게 가능하다니 놀랍군.”
 고급 엔진 톱으로 나무 밑동을 베는 것이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가 되는데 마법의 칼은 단번에 거대한 나무 밑동을 베어 버렸다.
 전방에 있는 나무를 향해 손짓만으로 마법의 칼을 휘둘렀다.
 슈가각!
 이번에도 거대한 나무의 밑동을 사선으로 베었더니 허무하게 쓰러졌다.
 산삼 군락지만 제외하고 주위에 있는 나무들의 밑동을 베어 쓰러뜨렸다.
 동굴 입구에서 약 350미터의 거리에 있던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시야가 탁 트이게 되었다.
 밑동이 잘려 쓰러진 나무들은 며칠 그대로 방치해두면 말라죽는다.
 그럼 나뭇가지를 자른 후에 마법 공간에 넣을 거였다.
 당장은 벌목한 거대한 나무를 사용할 때가 없어서 보관만 할 생각이었다.
 벌목 작업이 10일은 걸릴 줄 알았었는데 마법의 칼 덕분에 불과 한 시간 정도 만에 끝이 났다.
 “대물 천종산삼이나 10뿌리 정도 더 캐놓자.”
 여유시간이 생겼기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산삼 군락지로 이동하여 팔찌의 마법 공간에서 모종삽을 꺼내었다.
 조심스럽게 땅을 파서 대물 천종산삼의 잔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하면서 캐내었다.
 스티로폼 박스에 이끼를 뜯어서 깔고 그 위에 대물 천종산삼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거나 하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기에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제법 시간이 걸렸지만 대물 천종산삼 10뿌리를 성공적으로 캐내어 스티로폼 박스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
 대물 천종산삼을 캐내면서 파놓은 땅은 다시 원상태로 잘 덮어 놓았다.
 현수에게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는 노다지나 다름없었다.
 “후후후, 오늘 저녁에 대물 천종산삼을 한 뿌리 먹고 마나샤워도 펼쳐야겠어.”
 모종삽과 대물 천종산삼이 들어 있는 스티로폼 박스 10개를 팔찌의 마법 공간에 넣고 소환 해제하였다.
 “이제 동굴로 돌아가 볼까. 가속!”
 파바바박!
 엄청난 속도로 뛰기 시작하더니 벌목한 곳을 가로질러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불과 200미터 정도 뛰었을 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헉헉, 이거 너무 힘든데?”
 조금 쉬면 괜찮아지지만 함부로 펼칠 것은 못된다고 생각했다.
 경사진 동굴 입구에 서서 내려다보았더니 벌목 덕분에 시야가 탁 트이고 좋았다.
 벌컥벌컥!
 현수가 생수 한 병을 다 들이켰다.
 “아, 시원하다.”
 갈증이 금방 해소되었다.
 전방의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으음, 넓은 무인도인 것은 알겠는데 왜 작은 동물이나 새, 곤충조차 없는 것일까?”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에 이끼까지 있는 것을 보면 식물은 다양하게 서식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현수가 수색을 하지 않아서 어떤 식물들이 더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의문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았더니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타원형에 길이가 약 40킬로미터이며 폭은 30킬로미터인 제법 넓기는 하지만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무인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숲이 아주 울창하다.
 이런 곳에 작은 동물이나 새, 곤충조차 없다는 것이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기에 더 답답했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더니 붉은색 2단 파라솔과 흰색 테이블, 붉은색 플라스틱 의자를 꺼내었다.
 여기에 시원한 콜라와 따끈한 피자 박스를 테이블에 놓고 의자에 앉았다.
 강렬한 햇빛을 2단 파라솔이 막아주자 한결 시원해졌다.
 “이계에서 시원한 콜라와 따뜻한 피자를 먹을 수 있다니 대단한 호사를 누리는 거야.”
 어디 휴가라도 온 듯한 느낌이었다.
 현수가 느긋하게 피자박스를 열자 콤비네이션 피자가 들어 있었다.
 놀라운 것은 며칠 전에 서울에서 구입한 것인데 구입할 당시 그때로 김이 모락 피어날 정도로 따뜻했다.
 마법 공간에 넣어 놓으면 전혀 변하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는 게 놀라웠다.
 다만 공기가 없기에 살아 있는 생명체를 넣으면 질식사한다.
 그러나 식물은 넣어 놓아도 싱싱한 상태로 변하지 않고 유지된다.
 따뜻한 피자를 먹으면서 시원한 콜라도 마셨다.
 주먹만 한 눈이 철문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서 은밀히 현수를 지켜보았다.
 현수도 주먹만 한 눈을 감지하였지만 모른 채했다.
 괜히 눈치라도 채면 도망쳐 버릴 거였다.
 동굴의 벽을 투과하여 사라지는 것을 보면 손으로 잡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어쨌든 현수를 공격하지 않고 은밀히 지켜보는 것은 호기심이 생겨서 그런 모양이었다.
 2단 파라솔과 흰색 테이블, 붉은색 플라스틱 의자, 콜라, 피자까지 주먹만 한 눈이 전부 처음 보는 것이라서 호기심을 보이는 게 어쩌면 당연했다.
 피자 한판과 콜라 한 병을 다 마셔버린 현수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전부 손짓만으로 넣었다.
 “자, 이제 간식도 먹었으니 다시 울창한 숲을 살펴볼까.”
 파악!
 땅을 박차고 울창한 숲을 향해 뛰어갔다.
 주먹만 한 눈이 철문 밖으로 나오지 않고 뛰어가는 현수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우와, 대박!”
 현수의 전방이 온통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였다.
 동굴 입구에서 11시 방향으로 약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가 있었다.
 그런데 이곳은 동굴 입구에서 2시 방향으로 700미터 정도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온 곳이었다.
 3배 이상으로 대물 천종산삼들이 많은 거 같았다.
 어떻게 하여 이런 곳에 대물 천종산삼들이 군락지를 이룰 만큼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지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기가 맑고 기운도 풍부해서 그런 모양이었다.
 모종삽으로 조심스럽게 땅을 팠다.
 여러 번 대물 천종산삼을 캐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여유가 넘쳤다.
 능숙한 솜씨이지만 조심을 하면서 땅을 파서 대물 천종산삼의 잔뿌리 하나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캐내었다.
 지금까지 캐내었던 다른 대물 천종산삼처럼 이것도 굵고 컸다.
 잎과 줄기 붉은색 열매까지 있어서 더 멋지게 보였다.
 스티로폼 박스에 먼저 이끼를 뜯어서 깔고 그 위에 대물 천종산삼을 놓았다.
 뚜껑을 덮어서 마법 공간에 넣었다.
 파놓았던 땅은 원상태로 잘 덮어 놓았다.
 “이왕 한 뿌리를 캐내었는데 10뿌리는 캘까?”
 특별히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해가 지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다.
 울창한 숲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를 발견했는데 한 뿌리만 캐가는 것은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작정을 하여 9뿌리의 대물 천종산삼을 더 캐내었다.
 원래는 어제 대물 천종산삼 한 뿌리를 복용하려고 했었는데 주먹만 한 눈이 지켜보고 있어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었다.
 “흐음, 아직까지는 날 공격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하는 것도 위험해. 대물 천종산삼은 통나무집으로 돌아가서 얼마든지 복용할 수 있어.”
 통나무집이 가장 안전했기에 대물 천종산삼은 지구로 돌아가면 복용하기로 결정했다.
 모종삽과 스티로폼 박스를 마법 공간에 넣고 다시 울창한 숲을 나아갔다.
 약 100여 미터를 나아갔지만 이상하게 죽은 나무들이 한 그루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버섯들도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새들이 없어서 그런지 숲이 아주 고요하고 뭔가 이상했다.
 “으음, 이런 식으로 살펴보며 가더라도 숲이 특별히 다를 거 같지 않아. 그리고 해안가에 도착하려면 해가 지고서도 어려울 거 같아. 날아서 가야겠군. 플라이!”
 현수의 몸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주위를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갑자기 뭔가가 튀어나와 공격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하고 긴장을 했었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약 300미터의 공중으로 떠올랐더니 울창한 숲이 내려다보였다.
 “플라이 마법은 얼마나 높이까지 떠오를 수 있을지 알아볼까?”
 현수가 호기심에 더 높은 공중으로 떠올랐다.
 고도계가 없어서 고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하였지만 눈대중으로 파악해야 했다.
 더 높이 떠오르고 싶었지만 뭔가 가로막는 거처럼 더 이상 떠오를 수가 없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상당히 높이까지 떠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눈대중이었지만 1천 미터 정도 되는 거 같았다.
 고도를 낮추면서 해안을 향해 날아갔다.
 무인도가 타원형에 길이가 약 40킬로미터이며 폭은 30킬로미터였다.
 동굴의 입구가 무인도의 중심부분에 위치해 있었다.
 대각선의 길이 방향으로 날아가면 약 20킬로미터이며 폭의 방향으로 날아가면 약 15킬로미터면 해안에 도달한다.
 그동안은 한 번도 해안까지 날아가 보지는 않았었다.
 오늘은 아예 작정을 하고 플라이 마법을 펼쳤기에 해안까지 날아갈 생각이었다.
 그냥 날아가지 않고 마치 새처럼 몸도 뒤집어보고 지그재그로 비행하기도 했다.
 쉐애액!
 플라이 마법의 최대 속도는 시속 80km/h 정도 되는 거 같았다.
 더 빨리 날고 싶어도 속도가 더 높아지지는 않았다.
 하늘을 나는 속도로는 빠르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앞을 가로막는 것이 없었기에 계속 비행을 한다면 상당한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해안이다.”
 약 500미터 전방에 울창한 숲이 끝이 나고 모래가 있는 해안과 밀려오는 파도가 보였다.
 여기에 푸른 바다까지 다 보였다.
 현수는 이계의 해안과 파도, 푸른 바다는 처음이었다.
 해안이 가까워지자 비행속도를 줄이면서 고도를 낮추었다.
 처척!
 해안의 백사장에 현수가 내려섰다.
 “으응? 뭔가 이상한데?”
 백사장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파도들이 백사장으로 밀려오다가 포말을 일으켰다.
 자세히 보니 파도가 뭔가에 가로막혀 포말을 일으킨 거였다.
 마치 투명한 막을 씌워 놓은 거 같은 현상이었다.
 그러고 보니 바람도 일체 불지 않았다.
 파도치는 것을 보면 분명 제법 바람이 부는데 말이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의 마법 공간을 소환했다.
 새총을 꺼내더니 팔에 착용하고 쇠구슬을 끼우고 줄을 힘껏 잡아 당겼다.
 우동 면같이 굵은 고무줄 4개가 걸려 있었기에 힘이 들어갔다.
 피융!
 새총에서 쇠구슬이 쏘아졌다.
 약 20미터 전방에 3미터의 공중으로 쇠구슬이 날아갔다.
 티잉!
 놀랍게도 쇠구슬이 튕겨졌다.
 순간적으로 투명한 막 같은 것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위력적인 새총의 쇠구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튕겨져 버렸으니 현수가 깜짝 놀랐다.
 “으음, 혹시나 하였는데 역시나 뭔가가 있었어.”
 이번에는 10미터 높이의 공중을 겨냥하고 새총에 쇠구슬을 끼워서 발사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가로막혀 쇠구슬이 튕겨졌다.
 순간적으로 투명한 막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다시 새총에 쇠구슬을 끼우고 더 높은 공중을 향해 쏘았다.
 이번에도 쇠구슬이 투명한 막에 가로막혀 튕겨졌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투명한 막이 펼쳐져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으음, 혹시 결계가 아닐까?”
 이제까지 한 번도 결계를 본적이 없었지만 판타지 소설에서는 쉽게 등장한다.
 바람이 불지 않고 거대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데도 불구하고 새나 곤충, 동물들이 전혀 무인도에 보이지 않았었다.
 결계가 펼쳐져 있어서 외부에서 무인도로 들어오지 못하였던 모양이었다.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 한꺼번에 다 풀려 버렸다.
 문득 무인도가 타원형에 길이가 약 40킬로미터이며 폭은 30킬로미터였는데 어쩌면 전체에 결계가 펼쳐져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왜 이런 무인도에 결계를 펼친 것인지도 의문이고 차원이동을 할 수 있는 구멍도 생각해보니 의문이 들었다.
 “으음, 동굴 속에 있던 해골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갑자기 주먹만 한 눈이 떠올랐다.
 이 모든 의문점이 주먹만 한 눈이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른 현수가 새총에 쇠구슬을 끼우고 백사장을 따라 날아가면서 쏘아보았다.
 티잉!
 역시나 쇠구슬이 튕겨졌다.
 해안을 따라 날아가면서 계속 쇠구슬을 쏘아 보았는데 전부 튕겨졌다.
 현수는 무인도의 가장자리를 날아가면서 새총에 쇠구슬을 끼워서 발사해 시험을 해보았다.
 역시나 결과는 투명한 막 즉, 결계가 펼쳐져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졌기에 방향을 바꾸어서 동굴을 향해 날아갔다.
 처척!
 현수가 동굴 입구에 내려섰다.
 붉게 물든 석양이 무척 아름다웠다.
 “언제 보아도 이곳의 석양은 아름다워.”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오자 살짝 열려진 철문 안으로 들어가서 닫고는 빗장을 걸었다.
 무인도가 결계로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무방비 상태로 생활하고 싶지는 않았다.
 뭔가 자신이 모르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완전히 무인도를 수색하기 전까지는 철문 안에서 자는 것으로 했다.
 촛대 4개에 대형 양초를 끼우고 다용도 가스점화기로 불을 붙였다.
 대형 촛불 덕분에 주위가 환해지자 야외용 돗자리를 펴고 교자상을 놓았다.
 휴대용 가스버너에 냄비를 올리고 인스턴트 즉석 북엇국을 부었다.
 마법 공간에서 미니오디오를 꺼내어 전원 버튼을 눌렀다.
 최신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오자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냄비의 즉석 북엇국이 팔팔 끓었다.
 준비해둔 국그릇에 즉석 북엇국을 붓고 교자상에 놓았다.
 김치와 각종 밑반찬을 놓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주먹만 한 눈이 동굴의 벽에서 살짝 튀어나와 현수가 식사하는 것을 훔쳐보았다.
 현수도 주먹만 한 눈이 나타났다는 것을 감지하였지만 모른 채하고 계속 식사했다.
 주먹만 한 눈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언제든 사라져 버릴 수가 있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아, 맛있게 잘 먹었다. 이제 시원한 냉커피를 한잔 마셔볼까.”
 투명한 냉커피 잔에 커피믹스를 넣고 뜨거운 물을 약간 부었다.
 아이스박스를 열어 각 얼음을 꺼내어 넣고 휘휘 저어서 냉커피를 만들었다.
 아이스박스 뚜껑을 닫아서 마법 공간에 넣고 교자상과 각종 그릇들과 냄비까지도 넣었다.
 설거지는 내일 하기로 마음먹었다.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면서 눈을 감고 발라드 음악을 들었다.
 현수의 등 뒤 벽에서 주먹만 한 눈이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오는 미니오디오와 현수를 번갈아 훔쳐보았다.
 ‘으음, 내일부터는 무인도를 정밀하게 수색을 하고 마법 수련도 해보자.’
 무인도에 곤충과 동물, 새들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은 투명한 결계가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계 덕분에 현수는 크게 신변을 위협하는 존재는 없었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주먹만 한 눈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은 현수에 관하여 경계를 하고 있었기에 선뜻 나설 수가 없었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대화를 나눌 수가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발라드 음악이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냉커피를 다 마신 현수가 벌떡 일어나더니 빗장을 풀고 작은 철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두 개의 달이 밤하늘에 떠 있었으며 울창한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으음,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오지의 통나무집과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갑자기 미니오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발라드 음악이 들리지 않았다.
 현수가 뒤돌아서더니 철문 안으로 들어와 보니 미니오디오의 플레이 버튼이 원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호기심에 주먹만 한 눈이 버튼을 잘못 눌러서 발라드 음악이 꺼진 거였다.
 아무 일도 아닌 거처럼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눌렀더니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왔다.
 현수가 작은 철문을 닫고 빗장을 걸었다.
 촛불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꺼버렸다.
 발라드 음악도 끄고 침낭으로 들어가 누웠다.
 조용히 숨어서 지켜보던 주먹만 한 눈이 동굴의 벽속으로 스며들더니 사라졌다.
 미세하게 감지되던 주먹만 한 눈의 기운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는 현수도 눈을 감고 잠들었다.
 
 
 제9장 블루 아이
 
 
 3주후.
 파바바박!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현수가 엄청난 속도로 울창한 숲속을 가로질러 달렸다.
 예전에는 가속 마법을 펼치면 100미터만 달려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매일 10번씩 가속 마법을 펼쳐서 의도적으로 달리기 때문이었다.
 무인도를 나누어서 정밀 수색하였더니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를 21곳이나 추가로 발견하여 전부 23곳이었다.
 결계를 펼쳐놓은 때문인지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가 많았다.
 그리고 반지 아티팩트를 이용하여 다양한 마법을 펼칠 수가 있었다.
 현수가 마법을 배우고 익히지는 않았지만 의지만으로 대부분의 마법을 펼칠 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주먹만 한 눈은 현수를 훔쳐보기만 하였다.
 현수가 먼저 나서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자칫 도망쳐 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울가에서 나체로 마나샤워를 매일 펼쳐서 몸속의 각종 노폐물들을 배출했다.
 그리고는 더러워진 몸을 개울물에 들어가서 깨끗하게 씻었다.
 대물 천종산삼은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복용하다가 이번 주에는 3일에 한 번씩 복용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현수의 체질이 크게 바뀌었다.
 예전의 나약하고 허약한 그런 몸이 아니었다.
 이제는 오장육부가 다 튼튼해졌고 몸에 근육도 붙었다.
 마나샤워와 대물 천종산삼 덕분이었다.
 여기에 매일 다양한 마법을 펼치다보니 이제는 어지간한 마법은 다 펼칠 수가 있었다.
 창의력이 발달하여 이 세상의 마법사들과는 다른 사고와 생각을 가진 덕분이었다.
 벌목해 놓은 거대한 나무들은 방치해 놓았더니 말라 죽었다.
 며칠 전에 마음먹고 나뭇가지를 전부 잘라서 땔감으로 사용하려고 잘게 잘랐다.
 거대한 원목은 아직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였다.
 일단 땔감과 원목은 전부 팔찌와 반지의 마법 공간에 각각 나누어 보관했다.
 “헉헉, 아이고 힘들다.”
 100미터 단거리 육상선수의 전력질주보다 3배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무려 1500미터를 달렸더니 지치는 게 당연했다.
 그나마 마나샤워와 대물 천종산삼을 복용한 덕분에 이렇게까지 가능해졌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시원한 생수병을 하나 꺼내었다.
 개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생수를 마셨다.
 “내일은 통나무집으로 돌아가야겠어. 전기세와 각종 공과금을 밀리지 않고 내야 하니 말이야.”
 팔찌의 마법 공간에서 냄비와 접시, 숟가락과 젓가락 등 각종 설거지 거리를 꺼내더니 개울물에 씻었다.
 개울물이 맑고 시원해서 샤워를 하기도 좋았다.
 입고 있던 옷과 신발, 속옷까지 다 벗고 개울에 들어가 샤워했다.
 하루에 한 번씩 개울물에서 현수가 샤워를 하는데 시원하고 좋았다.
 개울을 오염시키지 않으려고 샤워할 때 비누만 사용하고 빨래는 하지 않았다.
 통나무집으로 돌아가면 한꺼번에 세탁기를 돌려서 세탁할 생각이었다.
 개울에서 나와 수건으로 몸의 물기와 머리카락까지 닦았다.
 “아, 시원하고 개운해서 좋다.”
 속옷과 옷을 입고 등산화를 신었다.
 마치 산책을 나온 사람처럼 동굴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저벅저벅!
 현수가 동굴을 가로질러 구멍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머리에는 LED 헤드 랜턴을 쓰고 오른손에는 LED 손전등을 들었다.
 워낙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이었지만 이렇게 두 개의 불빛 덕분에 환해서 좋았다.
 3주 만에 통나무집으로 돌아가려는 거였다.
 무인도에 현수가 발견한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가 무려 23곳이나 되었다.
 동굴 주변에 있는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는 수백뿌리에 불과하였지만 다른 곳들은 수천뿌리씩 자생하고 있었다.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를 발견하다 보니 기분이 좋았지만 그냥 전부 방치해 두기는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대물 천종산삼을 담을 스티로폼 박스를 500개나 구입해 마법 공간에 넣어 놓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한 군락지에서 수십 뿌리씩 캐내어 500뿌리를 채웠다.
 현수가 반지 아티팩트의 투시 마법을 펼쳐서 땅을 파기 전에 대물 천종산삼이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여 상태가 좋은 것들로 캐내었었다.
 실생활에 얼마나 마법이 효과적인지 알 수 있었다.
 대물 천종산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현수는 기분이 좋았다.
 30미터 전방에 차원이동을 할 수 있는 블랙홀이라 명명한 것 즉, 구멍이 보였다.
 등 뒤의 동굴 벽에서 바라보고 있는 주먹만 한 눈의 기운이 느껴졌다.
 갑자기 현수가 걸음을 멈추면서 나직하게 말했다.
 “그동안 나를 지켜보았을 텐데 이제는 그만 나타나는 게 어때?”
 “·······!·····”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하였는지 주먹만 한 눈이 당황했다.
 “나의 말을 알아듣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네가 뒤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수가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그런데 주먹만 한 눈이 동굴 벽속으로 숨지 않고 그대로 현수를 바라보았다.
 ‘흐음, 도망가지 않다니 나와 대화를 하려는 건가?’
 -당신은 누구인가?-
 머릿속에 낯선 여성의 소리가 들리자 현수가 살짝 당황했다.
 “네가 나에게 말하는 건가?”
 -그렇다.-
 “정말 나의 말을 알아듣는 건가?”
 -말을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생각을 이해하는 거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어쨌든 통역 마법 같은 것은 펼칠 수 없나?”
 -가능하다.-
 “가능하다고? 그럼 펼쳐.”
 -그대가 당황할지 몰라서 펼치지 않았다. 그대로 가만있으면 내가 통역마법을 펼치겠다.-
 “좋아, 그렇게 해.”
 번쩍!
 느닷없이 주먹만 한 눈에서 기이한 광선이 쏘아졌다.
 현수가 움찔하였지만 피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기이한 광선이 현수의 몸에 맞았는데 통증이나 다른 이상은 없었다.
 -나의 목소리가 들리나?-
 “그래, 이제 잘 들린다.”
 -나는 블루 아이라고 하는데 당신은?-
 “나는 김 현수라 한다.”
 -그동안 숨어서 당신을 지켜보았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다만 내색을 하지 않았었다.”
 -역시 그랬었군. 당신은 신기한 물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더군.-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아주 흔한 물건이다.”
 -그런가?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하였던 물건들이 많아서 호기심이 생겨 당신을 지켜보았었다.-
 “나도 사실 블루 아이 너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자칫 겁을 먹고 도망가 버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여 그동안 모른 채 한 거다.”
 -김 현수, 우리 서로 궁금한 점들을 하나씩 질문하고 대답하는 식으로 하는 건 어때?-
 “그거 좋은 방법이다. 성이 김이고 이름이 현수이다.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현수라고 불러.”
 -알았다. 현수, 서로 거짓말은 하지 말자.-
 “블루 아이,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다.”
 현수는 주먹만 한 눈 즉, 블루 아이와 대화를 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뻤다.
 블루 아이도 그동안 지켜본 바로는 현수라는 인간은 호기심이 생기는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주위에 맴돌면서 그동안 지켜본 거였다.
 현수가 질문하면 블루 아이가 대답해 주었고 반대로 블루 아이가 질문하면 현수가 성실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현수는 잊어먹지 않으려고 주머니에 넣어 놓았던 소형 녹음기 버튼을 눌러서 대화를 녹음했다.
 나중에라도 재생하여 들어보려는 생각에서였다.
 동굴의 숨겨진 공간에서 발견한 붉은색 로브를 입은 해골은 7서클 최상급의 전투마법사 ‘아베오 데이토 린제니 폰 다니엘’이었다.
 기사 가문의 3남으로 태어나 6살에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마법 학부에서 공부를 하여 18살에 2서클 준마법사가 되었다.
 참고적으로 정식 마법사는 3서클부터였다.
 아티팩트를 개발하는 베실리스 학파의 탑에서 35년간 6서클 상급의 스승 가렐 밑에서 마법을 배우고 일도 했었다.
 이 시기에는 23750개가 넘는 많은 학파들이 난립을 하는 시기였다.
 5서클만 되면 너도 나도 학파를 설립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1년에 수십 개의 학파가 새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시기였다.
 사실 500년 이상의 전통적인 역사를 보유한 학파는 대륙에 겨우 100개에 불과했었다.
 어쨌든 다니엘은 53살의 나이에 5서클 유저에 올라 베실리스 학파에서 독립을 하였었다.
 밑에서 올라오는 스승 가렐의 어린 제자들이 많아서 사실상 밀려난 것이라 볼 수 있었다.
 다니엘은 실전을 익히기 위하여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52번의 각종 영지 전쟁에도 참전을 했었으며 많은 돈을 벌었었다.
 결정적인 것은 52번째 영지 전쟁에 참전하여 획득한 전리품에 있었다.
 고대 마법서 ‘피넬 가이언’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아쉽게도 3분의 1 정도 되는 후반부의 내용이 담긴 페이지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에게는 운명을 바꿀 정도의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쓰여 져 있었다.
 75살의 늦은 나이에 국경도시 모달 인근의 야산에 연구실을 마련하고 마법 수련과 마법 연구에 들어갔다.
 보통 사람의 수명은 70살을 넘기기 어려웠다.
 마법사들은 마나를 이용한 마법을 익히고 수련하기에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오래 산다.
 5서클 마법사만 되어도 중병 없이 100살까지는 무난하게 살 수 있었다.
 깨달음을 얻어서 6서클에 오른다면 250살까지 수명이 크게 늘어난다.
 만약 7서클에 오른다면 수명이 500살로 늘어난다.
 그런데 6서클에 오른 마법사들은 대륙에 수백 명이나 살고 있었다.
 백마법사가 가장 많고 다음이 흑마법사, 마지막으로 전투마법사들이 가장 수가 적었다.
 하지만 7서클에 오른 마법사는 공식적으로 대륙에서 15명이었다.
 흑마법사는 4명이고 전투마법사는 2명, 나머지 9명이 백마법사였다.
 21년의 세월이 흘러 다니엘이 96살의 나이에 깨달음을 얻어서 6서클에 올라 바디 체인지 과정을 거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수명이 최대 250살까지 늘어났기에 죽을 걱정을 하지 않고 계속 마법 수련과 마법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다니엘이 깨달음을 얻지 못하였다면 10년 이내로 수명이 다하여 죽었을 거였다.
 운이 따랐다고도 할 수 있었다.
 다니엘이 세상(스파젠 행성)의 아델리아 대륙 미나하 왕국의 국경도시 모달 인근의 야산 연구실에서 깨달음을 얻어서 6서클에 올랐지만 세상에 나오지 않았었다.
 그렇다고 전혀 세상에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1년에 한 번씩 국경도시 모달에 가서 식량을 구입할 때만 나왔었다.
 그것도 불과 반나절 만에 야산의 연구실로 돌아가 버렸었다.
 다니엘이 깨달음을 얻어서 6서클에 오르기 약 1년 전에 제1차 대륙 전쟁이 일어났었다.
 아델리아 대륙과 모르슨 대륙 간의 대륙 전쟁이었다.
 스파젠 행성에는 두 개의 대륙이 있었으며 지구의 아프리카 대륙과 비슷한 모양의 아델리아 대륙은 약 5배 정도로 컸다.
 그리고 지구의 북아메리카 대륙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3배 정도로 큰 모르슨 대륙이 존재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현수가 5시 방향의 동굴로 들어갔다.
 약 60미터를 걸어가면 철문이 나온다.
 10미터 정도 들어가다가 멈추었다.
 -현수, 우측의 천장에 있다.-
 “그래? 어디보자.”
 LED 손전등을 동굴 천장에 비추었지만 특별히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블루 아이, 어디에 있어?”
 -불빛을 천천히 옆으로 움직여봐.-
 “이렇게?”
 -멈춰, 바로 거기야.-
 현수가 LED 손전등을 멈추었더니 동굴 천장에 뭔가가 박혀 있었다.
 그냥 비추었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로 표시가 거의 나지 않았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츠츠츠츠!
 현수가 손짓하자 동굴의 천장에 박혀 있던 것이 뽑혀져 나왔다.
 끌어당겨서 보았더니 반조각의 금화였다.
 크기는 500원 정도 되었으며 눈동자가 음각되어 있었다.
 “이게 블루 아이 너라고?”
 -그래, 하지만 이것은 반쪽이야. 다른 반쪽은 15미터 정도 더 들어가야 있어.-
 “그럼 나머지 반쪽도 찾아보자.”
 현수가 블루 아이의 말대로 동굴을 15미터 정도 더 들어가 보았다.
 동굴의 2시 방향이었으니 천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벽의 상층부였다.
 그곳에 LED 손전등을 비추었더니 나머지 반쪽의 금화가 박혀 있었다.
 현수가 손짓으로 끌어 당겨서 확인해 보았더니 나머지 반쪽의 금화가 확실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돼?”
 -두개를 서로 붙여야 돼.-
 “아무것도 없이 그냥 붙이면 되는 거야?”
 -아니, 다시 원상태로 붙이기 위해서는 현수 너와 내가 소울 플러스 마법을 펼쳐야 돼.-
 “소울 플러스 마법? 그게 뭔데?”
 -나와 현수 너의 정신을 서로 이어주는 작업이야. 그래야 함께 할 수 있어.-
 “혹시 나의 영혼을 빼앗고 그러는 거 아니지?”
 -절대 그런 거 아니야. 나는 거짓말을 못해.-
 “그거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원래는 하나였지만 강력한 충격에 그만 두 조각 나버렸던 거야. 어떻게 할 거야?-
 “그렇다면 소울 플러스 마법을 펼쳐.”
 -나를 믿어줘서 고맙다.-
 “당연히 믿어야지.”
 머리를 끄덕인 현수가 의심도 하지 않고 블루 아이의 말대로 쪼개어졌던 금화를 서로 붙여보려고 했다.
 -현수, 이제 너의 손가락에서 피를 내어 쪼개진 금화에 피를 묻혀.-
 “알았다.”
 현수가 블루 아이의 말대로 손가락에 피를 내어서 쪼개진 금화에 각각 묻혔다.
 츠츠츠츠!
 놀랍게도 쪼개진 금화에서 각각 기이한 빛이 나더니 서로 액체로 녹아버렸다.
 그리고 현수의 손가락 상처도 순식간에 아물어 버렸다.
 공중에 둥둥 뜬 황금색 액체가 서로 하나로 뭉치더니 금화 형태로 변하였다.
 불과 1분도 지나지 않아 원상태의 금화로 복원되었다.
 방금 주조한 금화처럼 반짝반짝 광이 났다.
 그때, 기이한 빛이 쏘아졌다.
 움찔하였지만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기이한 빛이 사라졌다.
 현수는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머리를 갸웃거렸다.
 -현수, 이제 다 되었다.-
 “벌써 끝난 거야?”
 -그래. 이제 현수 너와 나 블루 아이는 정신적으로 서로 연결되었다. 소울 플러스 마법이 성공했어.-
 “그럼 앞으로 같이 다닐 수 있는 건가?”
 -물론이지. 그동안은 내가 반 조각나서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얼마든지 보유하고 있는 힘을 낼 수가 있어.-
 “그럼 앞으로 내가 이 금화를 가지고 다니면 되는 건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내가 현수의 팔로 스며들어 있으면 항상 같이 다닐 수 있어.-
 스스슷!
 놀랍게도 궁중에 둥둥 떠 있던 금화가 현수의 오른팔로 스며들었다.
 일체 고통도 없고 스며든 것인지도 모를 정도였다.
 만약 현수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스며든 것도 몰랐을 거였다.
 “어? 오른팔의 피부 속으로 스며든 거야?”
 -그래. 아무런 거부감도 들지 않지?-
 “정말 그런데?”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블루 아이, 혹시 내가 끼고 있는 팔찌 아티팩트와 반지 아티팩트도 눈에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어. 아님 피부 속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말이야.”
 -둘 다 가능해. 어떻게 해줄까?-
 “이왕이면 남들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피부 속으로 스며들게 해줘. 그래도 마법을 펼치는 것에는 지장 없겠지?”
 -물론이지. 그럼 피부 속으로 팔찌 아티팩트와 반지 아티팩트를 스며들게 해줄게.-
 츠츠츠츠!
 신기하게도 팔찌 아티팩트와 반지 아티팩트가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동안 블루 아이는 두 조각나서 남아 있는 기운이 얼마 되지 않아서 제대로 마법을 펼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철문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그동안 조용히 현수를 훔쳐보았던 거였다.
 치익!
 현수가 캔 콜라를 따서 천천히 마셨다.
 그동안 블루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했었는데 너무 손쉽게 일이 풀렸다.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했다.
 블루 아이가 해준 이야기를 떠올렸다.
 다니엘이 깨달음을 얻어서 6서클에 올랐고 바디 체인지 과정을 거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런데 깨달음을 얻기 약 1년 전에 제1차 대륙 전쟁이 일어났다.
 스파젠 행성의 아델리아 대륙과 모르슨 대륙 간의 대륙 전쟁이었다.
 수만 명의 전투마법사들과 백마법사, 흑마법사들까지 참전하여 치열하게 싸웠다.
 그 영향으로 많은 마법사들이 죽었다.
 하지만 다니엘은 세상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냥 아델리아 대륙 미나하 왕국의 국경도시 모달에서 식량을 구입하여 야산의 연구실로 돌아가 버렸다.
 제1차 대륙 전쟁은 금방 끝나지 않고 무려 20년이나 지속되었다.
 이 영향으로 두 대륙은 피폐해졌다.
 각 왕국과 제국의 젊은이들과 남자들이 대거 전쟁에 참전하면서 농사를 지을 사람이 크게 부족해졌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쳐서 흉년이 되었다.
 결국 두 대륙은 협상을 통하여 휴전 하면서 막대한 피해만 입고 제1차 대륙 전쟁은 끝이 났다.
 두 대륙이 예전의 상황으로 회복하는데 무려 100년이나 걸렸다.
 그동안 다니엘은 마법 수련과 마법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깨달음을 얻어서 7서클에 올랐다.
 다니엘이 고대 마법서 피넬 가이언과 그동안 축적된 자신의 마법적인 지식을 결합하여 자아를 가진 존재를 창조했는데 그게 바로 블루 아이였다.
 단순한 아티팩트를 넘어 자아를 가진 존재를 창조한 거였다.
 그제야 다니엘이 세상에 나왔더니 3년 전에 제2차 대륙 전쟁이 발발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세상일에 관심이 없었던 다니엘은 아델리아 대륙과 모르슨 대륙을 넘나들면서 필요한 마법 재료를 구입하는데 집중했다.
 그렇게 50년의 세월이 흐르고 다니엘이 266살이 되었을 때 지금의 무인도에 동굴을 뚫어서 거주지를 마련했다.
 무인도에 동물이나 새, 곤충들이 있으면 방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결계를 펼치고 마법을 펼쳐 전멸시켰다.
 그 이후 무인도에는 나무와 식물 정도만 살아남아 자생하게 되었다.
 결계 덕분에 물고기나 갑각류조차 무인도로 상륙하지 못하였다.
 세월이 흘러 다니엘이 322살이 되었을 때 그만 마법 실험이 잘못되어 폭발이 일어났다.
 그 영향으로 다니엘은 치명상을 입었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죽었다.
 블루 아이도 폭발에 휩쓸리면서 쪼개어져 동굴의 벽에 박히게 되었다.
 그때의 마법 실험이 실패하면서 차원이동을 할 수 있는 블랙홀 즉, 구멍도 생겨나게 되었던 거였다.
 어쨌든 다니엘이 죽고 126년이 흐른 후에 현수가 차원이동을 한 거였다.
 블루 아이는 다니엘과 함께 50년 정도를 함께 했었다.
 그 당시에 세상 구경도 했었지만 다니엘이 죽고 126년이 흐르는 동안 이 무인도의 동굴 속에 쪼개어진 상태로 갇혀 있었다.
 126년이나 세상에 나가보지 못하였기에 얼마나 세상이 바뀌었는지는 알지 못하였다.
 126년 전의 세상은 현수가 생각하기에 지구의 중세시대 수준이었다.
 물론 그 당시보다는 세월이 126년이나 흘렀기에 많이 변하였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생각에서 깨어난 현수가 말했다.
 “블루 아이, 혹시 너와 나의 지식과 경험들을 공유할 수는 없어?”
 -마법으로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복사하여 다시 저장할 수 있다.-
 “정말 그게 가능해?”
 -물론이지.-
 “좋아, 그럼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자.”
 -현수, 나는 괜찮지만 갑자기 무지막지한 지식과 경험이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면 머리가 아플 수도 있는데 참아야 돼.-
 “으음, 알았다.”
 -그럼 당장 시작하겠다.-
 “좋아, 그렇게 해.”
 츠츠츠츠!
 현수의 오른팔 속에 스며들어 있는 블루 아이가 마법을 펼쳤다.
 블루 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지식들과 경험들이 현수의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고 현수의 각종 지식들과 경험이 마법으로 복사되어 블루 아이가 가져갔다.
 “크으, 너무 아파.”
 -현수, 조금만 참아.-
 “으으, 이정도로 고통이 지독할 줄은 몰랐다.”
 블루 아이의 말대로 무지막지한 각종 지식들과 경험들이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와 지독한 두통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참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이를 깨물면서 참았다.
 현수는 스파젠 행성의 아델리아 대륙공통어를 알게 되었다.
 블루 아이도 현수 덕분에 지구와 대한민국에 관하여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서로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불과 10분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수년은 지난 거 같이 길게 느껴졌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으며 지독한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파파팟!
 드디어 펼쳐졌던 마법이 끝이 났다.
 현수가 휘청거리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
 -현수, 잘 참았다.-
 “으으, 지독한 고통이었어.”
 -그럴 거야. 그래도 잘 참았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
 -머릿속에 낯선 지식들과 경험들이 떠오르지?-
 “그래, 정말 신기한데?”
 “이 마법 덕분에 현수는 이제 스파젠 세상의 아델리아 대륙공통어와 생활상까지 알게 되었어.”
 “그런 거 같아. 블루 아이 너도 지구와 대한민국에 관하여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지.”
 -그건 맞아. 서로에게 아주 유익한 일이었어. 다만 126년 전의 세상이라서 지금은 얼마나 변하였는지는 알 수가 없어.-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현수, 이제 지구로 돌아갈 거지?-
 “그래. 일단은 지구에 돌아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자.”
 -좋아, 가자.-
 “블루 아이 너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될 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현수가 벌떡 일어나더니 머리를 옆으로 흔들었다.
 지독했었던 두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왔었던 각종 지식들과 경험들이 아직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서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정리가 될 것이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자, 이제 지구로 차원이동 한다.”
 현수가 블랙홀 즉, 구멍을 향해 걸어갔다.
 
 
 제10장 대물 심마니 1
 
 
 파악! 후우웅!
 블랙홀 즉, 구멍에서 현수가 튀어 나왔다.
 이계에서 차원이동을 해온 현수가 초록색 플라스틱 작업 발판을 밟으면서 우물로 걸어왔다.
 머리에 쓰고 있는 LED 헤드 랜턴의 불빛 덕분에 전방이 환해서 좋았다.
 등산용 조끼에 꽂아놓은 LED 손전등을 꺼내어 전원 버튼을 눌렀다.
 파팟!
 환한 불빛이 LED 손전등에서 비추어졌다.
 -현수, 이곳이 지구인가?-
 “그래. 정확하게는 차원이동을 할 수 있는 우물 속이야.”
 우물 입구에 서서 바닥을 비추었더니 맑은 우물이 채워져 있었다.
 위를 비추었더니 뚜껑이 닫혀 있었다.
 자물쇠를 열고 뚜껑만 닫아 놓았었다.
 앞으로는 자물쇠를 열지 않을 생각이었다.
 “투명인간!”
 스스슷!
 현수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순간 사라졌다.
 투명인간처럼 되었기에 이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머리에 쓰고 있는 LED 헤드 랜턴과 손에 들고 있는 LED 손전등을 켜놓았기에 불빛이 비추고 있었다.
 마치 유령의 장난처럼 둥둥 떠서 비추었기에 기이했다.
 “플라이!”
 현수의 몸이 두둥실 공중으로 떠올랐다.
 천천히 고도를 높이던 현수가 우물 뚜껑과 가까워지자 손을 내뻗었는데 그냥 투과되었다.
 투명인간 마법을 펼치면 모습만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벽을 투과할 수 있었다.
 스으읏!
 우물 뚜껑을 투과하여 조립식 창고 건물 바닥에 내려섰다.
 머리에 쓰고 있는 LED 헤드 랜턴과 손에 들고 있는 LED 손전등을 껐다.
 열쇠를 꺼내어 우물 뚜껑의 자물쇠를 채웠다.
 앞으로는 열쇠로 자물쇠를 열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지는 않을 거였다.
 입고 있는 등산복과 등산화를 벗고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평소에 입고 다니는 티셔츠와 바지, 운동화로 갈아 신고는 벗어놓은 것들을 마법 공간에 넣었다.
 누가 통나무집으로 찾아올 사람도 없지만 혹시라도 신산마을의 노인이 찾아올 수도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조립식 창고 건물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3주 만에 지구로 돌아왔지만 특별히 이상해 보이지는 않았다.
 마당 한쪽에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가 그대로 주차되어 있었다.
 오후 6시가 다 되었기에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오고 있었다.
 “블루 아이, 지구로 차원 이동한 느낌이 어때?”
 -아델리아 대륙보다 공기 중에 마나의 분포가 희박하다.-
 “그래? 얼마나 마나의 분포가 차이가 나는 거지?”
 -대충 5배 정도 차이가 나는 거 같다.-
 “그렇게 차이가 크단 말이야?”
 -그렇다니까. 이렇게 마나가 희박한 세상은 처음이야.-
 “으음, 마법이 없는 세상이니 크게 상관은 없을 거야.”
 -마법이 없는 세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직은 실감하지 못하겠어.-
 “한동안 지내다보면 실감하게 될 거야. 지구는 아델리아 대륙과는 다르게 과학이 발달한 세상이야. 그래서 신기한 물건들이 많을 거야.”
 -현수, 나도 기대가 된다.-
 “블루 아이, 기대를 해도 좋을 거야.”
 현수가 통나무집의 출입문에 있는 디지털 도어의 비밀번호를 누른 후에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려놓았던 두꺼비집과 누전차단기를 다시 올렸다.
 통나무집에 전기가 들어왔기에 거실 조명등을 먼저 켰다.
 “으음, 3주나 집을 비웠더니 먼지가 쌓였어.”
 -현수, 청소할 거야?-
 “물론이지. 일단은 청소부터 하고 나서 다른 것들을 생각해보자.”
 창문과 거실의 문을 활짝 열고 진공청소기를 꺼내어 코드를 꽂았다.
 위이잉!
 진공청소기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먼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블루 아이는 현수의 기억을 복사하여 저장하고 있었기에 진공청소기를 알았다.
 놀라지는 않고 다만 직접 본 것이 처음이기에 신기하게 생각했다.
 쌓인 먼지들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고 걸레를 물에 빨아서 깨끗하게 닦았다.
 정신없이 청소를 하였더니 한 시간이 휙 지나갔다.
 그제야 열어 놓았던 거실의 문과 창문을 전부 닫았다.
 청소를 열심히 하였더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입고 있는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
 쏴아아아!
 샤워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쏟아졌다.
 블루 아이는 욕실의 샤워기와 욕조, 세면대, 그 밖의 각종 물건 즉, 샴푸와 비누, 칫솔, 치약 등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현수의 기억 덕분에 다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신기하게 생각했다.
 몸의 물기를 닦고 욕실을 나온 현수가 속옷과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리모컨을 누르자 55인치 대형 LCD TV에서 뉴스가 나왔다.
 허공에 별을 그려서 마법 공간을 소환하더니 캔 맥주를 꺼내어 마셨다.
 “캬아, 시원하고 좋다.”
 바로 냉장고에서 꺼낸 거처럼 캔 맥주가 아주 시원해서 좋았다.
 블루 아이는 55인치 대형 LCD TV에 나오는 뉴스를 집중했다.
 현수는 노트북을 펼쳐서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를 살펴보았다.
 지난 3주 동안에 대한민국과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보려는 거였다.
 뉴스부터 살펴보았지만 특별히 특종으로 삼을 만한 뉴스는 없었다.
 정치, 사회, 스포츠, 연예 부분에도 이슈가 될 만한 기사는 없었다.
 “흐음, 특별한 일은 없었군?”
 -현수, TV라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그럴 거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도 알 수가 있어서 좋아.”
 -정말 그렇겠어.-
 “당분간 나와 같이 대한민국에서 지내다보면 저장되어 있는 각종 지식들과 상식들을 많이 알 수 있을 거야.”
 -그걸 생각하면 심심하지는 않겠어.-
 “물론이지. 앞으로 기대를 해도 좋을 거야.”
 블루 아이는 계속 TV를 시청하였고 현수는 노트북으로 검색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짹짹짹!
 작은 산새 두 마리가 날아와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지저귀다가 다시 날개 짓하며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서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침실의 침대에 누워 있던 현수가 눈을 뜨더니 벽시계를 보았다.
 오전 5시23분이었다.
 “벌써 아침인가?”
 상체를 일으키더니 기지개를 하면서 하품을 하였다.
 예전과는 다르게 감각이 예민해지면서 작은 소리도 크게 들렸다.
 -현수, 잘 잤어?-
 “그래. 블루 아이 너는 기분이 어때?”
 -나쁘지 않아.-
 “그렇다니 다행이군.”
 블루 아이는 자아를 가지고 있지만 생명체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잠을 잘 필요가 없었다.
 마나만 충분히 보충한다면 불멸이다.
 공기 중에 분포되어 있는 마나를 끌어당겨 에너지로 가공하여 흡수하고 그걸 사용한다.
 침대에서 일어난 현수가 회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마당으로 나왔다.
 스트레칭부터 하고 나서 가볍게 뛰면서 마당을 넓게 돌았다.
 마법은 전혀 펼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육체적인 힘으로만 뛰었다.
 운동이 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마당을 넓게 20바퀴를 돌고 멈추더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고를 반복했다.
 “아, 상쾌하고 좋다.”
 대문으로 다가가서 빨간색 우편함에 들어 있는 전기세 고지서와 전화세 고지서, 인터넷 고지서 등을 꺼내었다.
 “으음, 앞으로는 신경 쓰지 않고 편리하게 자동이체를 신청해야겠군.”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으로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선시장에 다녀올 때 납부하면 되었기에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계를 수시로 다녀올 생각이기에 공과금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잊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하여 자동이체를 신청하려는 거였다.
 현수가 통나무집으로 들어갔다.
 입고 있는 회색 트레이닝 복과 속옷을 벗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마나샤워!”
 파파팟!
 몸속의 각종 노폐물들이 땀구멍으로 쏟아져 나왔다.
 지독한 냄새에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막았다.
 그렇다고 전혀 냄새가 안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냄새를 막아낼 수 있었다.
 10분 정도 흐르자 더 이상의 노폐물은 나오지 않았다.
 “나의 노폐물이지만 진짜 냄새 지독하다.”
 쏴아아아!
 재빨리 샤워기를 틀어 몸에 묻은 노폐물들을 씻어 내기 시작했다.
 처음 마나샤워를 하였을 때에는 지금보다 배 이상으로 노폐물들이 많이 나왔었다.
 지금은 그래도 노폐물들이 많이 줄어든 거였다.
 이번에는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더니 스티로폼 박스 하나를 꺼내었다.
 뚜껑을 열었더니 대물 천종산삼이 들어 있었다.
 산삼 특유의 향긋한 향기가 짙게 났다.
 조심스럽게 대물 천종산삼을 꺼내어 공복상태였기에 흙만 살살 씻어 내어서 씹어 먹었다.
 워낙 향이 좋고 맛도 그렇게 쓰지 않아서 먹기 좋았다.
 “벌써 힘이 불끈 나는데?”
 마나샤워만 해도 몸이 활력으로 충만해지는데 여기에 대물 천종산삼까지 복용했다.
 원기 회복과 피로회복, 각종 면역력까지 높아질 거였다.
 노폐물 때문에 비누로 거품을 내어 몸을 여러 번 씻었다.
 이런 것이 약간 번거로웠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욕실을 나온 현수는 아침식사를 만들어 먹지 않았다.
 대물 천종산삼을 복용하였기에 몸에 흡수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거실 소파에 앉아 TV 뉴스를 시청했다.
 시간이 흘러 한국전력과 전화국, 그 밖의 곳에 차례대로 전화를 걸어서 자동이체 신청을 하였다.
 거래하고 있는 농협의 계좌로 알려 주었기에 다음 달부터는 이곳에서 공과금이 빠져 나갈 거였다.
 “일단 공과금을 납부하러 정선시장에 가야겠군.”
 -현수, 서울은 안 갈 거야?-
 “왜? 서울 구경하고 싶어?”
 -그래. 천만 명이 산다는 서울을 구경하고 싶다.-
 “그렇다면 오늘 대물 천종산삼을 처분하기 위해서라도 서울에 가자.”
 -현수, 정말 서울을 간다고?-
 “그래. 서울에 가자.”
 -고맙다.-
 거실 소파에서 일어난 현수가 노란색 점퍼를 걸치고 통나무집을 나와 출입문을 잠궜다.
 주차해놓은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 문을 열고 탔다.
 -현수, 이게 자동차라는 건가?-
 “그래. 정확하게는 12인승 스타 승합차야.”
 -여기에 12명이 탈 수 있다고?-
 “물론이지. 이렇게 생긴 자동차를 승합차라고 해. 그리고 승합차의 이름이 스타야.”
 -흐음, 기억하기 쉽겠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현수가 시동을 걸고 스타 승합차를 출발시켰다.
 부아앙!
 통나무집의 마당을 가로 질러 대문 앞에서 멈추더니 차에서 내렸다.
 자동장치가 되어 있지 않았기에 손으로 직접 대문을 열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다시 스타 승합차를 타고 움직여 열려진 대문 밖에 멈추고는 내려서 대문을 닫았다.
 철컥!
 대문에서 잠기는 소리가 났다.
 그제야 현수가 스타 승합차를 타고 비포장 길을 내려갔다.
 -현수, 저기가 오지마을이라는 신산마을인가?-
 “그래. 노인들 몇 가구가 살고 있지.”
 신산마을에 진입을 하자 시멘트 길이었다.
 이제야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하였다.
 한 시간 정도를 달려서 정선시장에 도착했다.
 농협 고객전용주차장에 스타 승합차를 주차하고는 현수가 내렸다.
 농협부터 들어가서 각종 공과금을 납부한 후에 서울에서 쓰려고 5000만원을 인출했다.
 5만원권 10다발이었는데 일단 노란색 점퍼 양쪽 주머니에 각각 나누어 넣었다.
 작년(2009년도)에 5만원권이 처음으로 발행되었다.
 이 덕분에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의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동안은 수표 뒷면에 이서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제는 5만원권 두 장을 사용하면 되었다.
 농협에서 나온 현수가 스타 승합차에 타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왼팔을 들어 팔찌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노란색 점퍼 양쪽 주머니에 나누어 넣어 놓았던 5만원권 10다발을 꺼내더니 던져 넣었다.
 혹시라도 소매치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전하게 마법 공간에 넣어 보관하려는 거였다.
 “이러면 소매치기 당할 걱정은 없어.”
 언제든지 다시 팔찌의 마법 공간에서 꺼내어 사용할 수 있었기에 편리하고 좋았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라 할 수 있었다.
 끼이익!
 현수가 단골로 이용하는 반찬가게 옆에 스타 승합차를 세우고 내렸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어서 와요. 총각, 오랜 만이네요?”
 “그동안 여행을 좀 다녀온다고 그랬습니다.”
 “그랬었군요.”
 배추김치와 물김치, 갓김치 등과 각종 밑반찬들을 평소보다 10배나 많이 구입했다.
 마법 공간에 넣어서 보관하면 전혀 변하지 않기에 많이 구입해서 꺼내어 먹으면 되었다.
 “총각, 너무 한꺼번에 많이 구입하는 거 아냐?”
 “친구 녀석들에게도 좀 나누어 주려고요.”
 “그렇다면 상관없어. 그리고 이 겉절이는 맛보라고 주는 거야.”
 “고맙습니다. 아주머니 수고하세요.”
 “잘 가요. 총각.”
 현수가 스타 승합차를 타고 출발하여 정선시장을 벗어나 서울을 향해 달리다가 길가에 정차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왼팔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을 소환했다.
 반찬가게에서 구입하였던 것들을 넣고 소환 해제하였다.
 스마트폰을 꺼내어서 서울 서초구 산삼 감정소에 전화했다.
 -예, 서초구 산삼 감정소입니다.-
 “3주전에 200년 수령의 천종산삼을 4억 원에 판 사람인데 혹시 기억하시겠습니까?”
 -아, 그럼요. 기억합니다.-
 “그때 그 박 소장님이십니까?”
 -예,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다름이 아니라 200년 수령의 천종산삼 3뿌리가 있어서 처분을 해볼까하고 전화를 드린 겁니다.”
 -허엇, 그게 정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런 놀라운 대물이 있다니 당장 오십시오.-
 “제가 지금 지방에 있는데 서울에 도착하려면 몇 시간은 걸립니다.”
 -상관없습니다. 이곳에 기다리고 있을 테니 찾아오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달려가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예, 그럼 도착해서 봅시다.-
 통화를 종료한 현수가 스타 승합차를 다시 출발하여 서울을 향해 달려갔다.
 “현수, 서울 강동구 산삼 감정소에는 연락 안 해?”
 “그곳은 내일 연락해볼 생각이야.”
 “왜? 오늘 하지?”
 “감정가가 3억 원에 소개비 20%인 6000만원을 때고 나에게 2억4천만 원을 주는 것보다는 서초구의 산삼 감정소가 훨씬 많이 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야.”
 “그렇다고 저번처럼 4억 원을 주겠어?”
 “그건 알 수가 없지만 나의 생각에는 한 뿌리 당 4억 원을 줄 거 같아.”
 “정말 그렇게 될까?”
 “단언을 할 수는 없지만 오늘 가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알게 되겠지.”
 현수는 블루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울로 향했는데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어느새 서울 서초구 산삼 감정소 부근에 도착했다.
 유료주차장에 스타 승합차를 주차하고는 스티로폼 박스 3개를 들고 내렸다.
 “4억 원씩 전부 12억 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현수가 스티로폼 박스 3개를 들고 산삼 감정소로 들어갔다.
 박 소장과 20대 초반의 아가씨, 남자직원 두 명이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박 소장이 현수를 보고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다가왔다.
 “어서 오시오.”
 “예, 오랜 만에 뵙습니다.”
 “저번처럼 대물인지 한번 봅시다.”
 “예, 기대를 하셔도 좋습니다.”
 현수가 티 테이블에 스티로폼 박스 3개를 내려놓았다.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쌍화차를 가져와 내려놓고 물러났다.
 현수가 쌍화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다.
 그제야 박 소장이 스티로폼 박스 뚜껑을 열었다.
 대물 천종산삼의 짙은 향이 흘러나왔다.
 모두들 대물 천종산삼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으음, 대단합니다.”
 “소장님, 엄청납니다.”
 “우와, 이런 것은 처음 봅니다.”
 모두들 다양한 산삼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큰 대물 천종산삼은 처음이었다.
 잎과 붉은색 열매까지 있고 잔뿌리 하나 다치지 않은 그야말로 최상의 대물 천종산삼이었다.
 이런 귀한 물건은 돈이 있다고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70대의 박 소장이 면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대물 천종산삼을 감정했다.
 “어떻습니까?”
 “으음, 수령이 200년 정도로 보이는 최상품의 천종산삼이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나머지도 감정을 해주십시오.”
 “그럽시다.”
 박 소장이 나머지 두 개의 스티로폼 박스의 뚜껑을 열었다.
 역시나 대물 천종산삼들이 들어 있었다.
 비슷한 모양과 크기의 최상품 천종산삼이었다.
 “3뿌리 전부 최상품의 천종산삼이오. 수령도 전부 200년 정도로 보이고 말이오.”
 “이것들은 얼마나 받을 수 있습니까?”
 “으음, 얼마나 주면 되겠소? 저번처럼 한 뿌리 당 4억 원 어떻소?”
 “저야 좋지만 한꺼번에 3뿌리를 전부 매입하시려면 부담이 되지 않습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시오. 이런 대물 천종산삼이라면 고객들은 얼마든지 있소.”
 “그렇습니까?”
 “물론이오. 안 그래도 몇 곳에서 연락이 와서 부탁해놓은 분들이 있소.”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저번에도 귀한 대물 천종산삼을 한 뿌리 캐내더니 이번에는 무려 3뿌리나 캐다니 놀랍소.”
 “안 그래도 이번 기회에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심마니를 할 생각입니다.”
 “호오, 그래요?”
 “예, 산삼을 캐는 것이 저에게 적성도 맞고 말입니다.”
 “이런 대물 천종산삼은 캐고 싶어도 쉽지 않은데 말이오.”
 “그건 그렇습니다만 운이 따른다면 또 이런 대물 천종산삼을 발견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아마도 어려울 거요.”
 “그렇다면 오기로라도 이런 대물 천종산삼을 또 발견하여 캐내어 오도록 해보겠습니다.”
 모두들 현수의 말을 농담으로 생각했다.
 이런 대물 천종산삼은 정말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보통 20년에서 30년 정도의 산삼조차도 발견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현수가 메모지에 계좌번호를 적어서 내밀자 박 소장이 핸드폰을 들고 폰뱅킹으로 12억 원을 송금했다.
 “방금 12억 원을 송금했으니 확인해 보시오.”
 “예, 그럼 확인해 보겠습니다.”
 현수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최고 은행 계좌번호로 조회를 해보았더니 정말 12억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입금 확인했습니다.”
 그제야 박 소장이 스티로폼 박스 뚜껑을 닫고는 손짓했다.
 직원들이 재빨리 냉장고에 넣었다.
 현수가 쌍화차를 마시고 있는데 박 소장이 말했다.
 “앞으로도 산삼을 캐내면 나에게 가지고 오시오. 감정한 후에 매입하겠소.”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꺼번에 대물 천종산삼 5뿌리도 매입하실 수 있겠습니까?”
 “5뿌리나 말이오?”
 “예, 한 뿌리 당 4억 원이면 20억 원인데 말입니다.”
 “으음, 나의 자랑 같지만 이런 대물 천종산삼이라면 한꺼번에 10뿌리라도 매입하겠소.”
 “그게 정말입니까?”
 머리를 끄덕인 박 소장이 눈을 번뜩였다.
 “혹시 이런 대물 천종산삼을 10뿌리 가지고 있는 거요?”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오.”
 현수가 턱을 만지면서 씨익 웃었다.
 “좀 황당하시겠지만 얼마 전에 아주 우연히 강원도의 어느 야산에서 대물 천종산삼 20뿌리를 발견했습니다.”
 “허엇, 대물 천종산삼 20뿌리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몸보신 삼아서 제가 6뿌리를 나누어 씹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4뿌리는 팔았고 아직 10뿌리가 남아 있습니다.”
 “으음, 놀랍구려.”
 “당장 10뿌리의 대물 천종산삼을 가져올 테니 감정을 해보시고 매입을 해주시겠습니까?”
 “으음, 물건만 확실하다면야 매입을 해주겠소.”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나가서 가져오겠습니다.”
 현수가 소파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더니 유료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드르륵!
 스타 승합차 문을 열고 들어가서 허공에 별을 그렸다.
 파파팟!
 팔찌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여 대물 천종산삼이 들어 있는 스티로폼 박스 10개를 꺼내었다.
 스티로폼 박스 10개를 한꺼번에 들고 산삼 감정소로 가지고 들어왔다.
 박 소장이 스티로폼 박스 뚜껑을 열어 대물 천종산삼을 감정해보았다.
 역시나 대물 천종산삼 10뿌리는 전부 수령이 200년 정도 되었으며 최상품의 천종산삼이었다.
 “으음, 정말 놀랍소.”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으음, 내가 그동안 산삼 감정소를 하면서 많은 산삼을 보았지만 이렇게 대물 천종산삼을 한꺼번에 많이 보는 것은 처음이오.”
 “그럴 겁니다.”
 물건이 확실 하였기에 박 소장이 망설이지 않았다.
 바로 현수의 최고 은행 계좌번호로 폰뱅킹으로 40억 원을 송금했다.
 현수가 바로 스마트폰으로 입금을 확인해 보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현수는 13뿌리의 대물 천종산삼을 팔고 52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확인해 보니 40억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나도 부탁해놓은 분들에게 대물 천종산삼을 전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오.”
 “정말 13뿌리나 되는데 다 처분하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오. 그런 자신이 없으면 매입을 하지 못했을 거요.”
 “실례가 되지만 이런 대물 천종산삼은 얼마나 받으십니까?”
 “4억 원에 매입을 하였기에 5억 원을 받고 팔 생각이오.”
 “으음, 정말 5억 원이나 주고 대물 천종산삼을 구입하는 분들이 있기는 합니까?”
 “물론이오. 이런 대물 천종산삼이 귀해서 그렇지 고객은 얼마든지 있소.”
 “그렇다면 대물 천종산삼을 또 찾아내어야 하겠군요.”
 “가능하겠소?”
 “노력해 봐야죠.”
 “대물 천종산삼을 발견하면 나에게 연락하시오. 얼마든지 매입하겠소.”
 “예,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소파에서 일어난 현수가 박 소장과 악수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남자직원 하나가 박 소장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저자를 미행해 볼까요?”
 “아니다. 그러지 마라.”
 “예? 그냥 보내신단 말입니까?”
 “그래.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자야. 대물 천종산삼 한 뿌리에 1억 원씩 남기는데 오늘만 무려 13억 원을 벌게 되었어.”
 “그건 그렇습니다.”
 “저자와는 좋은 인연으로 길게 가야 돼. 그러니 다른 생각은 마라.”
 “예, 소장님.”
 그제야 박 소장이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연락을 했다.
 박 소장에게 산삼을 부탁해 놓은 곳이 10곳이었다.
 하지만 박 소장은 13곳에 전화를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초구 산삼 감정소 앞에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검은색 벤츠 10대와 검은색 벤틀리 2대,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멈추었다.
 그들은 박 소장이 보여주는 대물 천종산삼에 놀라워하면서 바로 5억 원을 송금하고는 대물 천종산삼을 가져갔다.
 그렇게 박 소장은 하루에 13억 원을 벌어들였다.
 박 소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자로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 알부자였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직접 산삼과 각종 약초를 캐러 산을 돌아다녔었다.
 산삼을 캐서 얻은 수익으로 땅을 사놓았던 것이 개발되면서 큰돈을 벌었다.
 여기에서 운이 멈추지 않고 서울 강남에 있는 빌딩 2개와 상가 건물 3개를 각각 구입해 놓았는데 이것들이 크게 올라서 큰 이윤을 남기고 처분했었다.
 지금은 강남에 10층짜리 빌딩 하나와 청담동에 150평대의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개인재산이 1200억대의 큰 부자였다.
 그렇기에 폰뱅킹으로 40억 원을 송금할 수 있었던 거였다.
 여기에 인맥도 좋아서 재벌가와 부자들도 많이 알고 지낸다.
 그렇기에 대물 천종산삼 10뿌리가 아니라 20뿌리라도 전화 한 통화면 처분할 수 있었다.
 현수와 박 소장은 이렇게 서로에게 이로운 사이가 되었으며 큰 인연이었다.
 
 
 제11장 대물 심마니 2
 
 
 따르릉!
 “여보세요?”
 -오 소장, 나 대원화학의 김 회장이오.-
 “아이고, 안녕 하십니까 김 회장님.”
 -혹시 대물 천종산삼 가진 거 있소?-
 “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서울 강동구의 산삼 감정소를 운영하고 있는 오 소장은 갑자기 걸려온 지인의 전화에 당황했다.
 3주 전쯤에 현수가 대물 천종산삼 한 뿌리를 가져온 것을 다른 지인에게 소개시켜 주고 20%의 소개비 즉, 6000만원을 받았었다.
 -청담동의 윤 회장이 오늘 오후에 수령이 200년이나 된 대물 천종산삼을 5억 원에 구입했다면서 자랑하더니 술자리 약속도 취소하고 곧장 집으로 가버려서 말이오.-
 “예?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으음, 나도 요즘 몸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천종산삼 한 뿌리 먹으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해본 거요.-
 “청담동의 윤 회장님은 대물 천종산삼을 어디에서 구입하셨다고 했습니까?”
 -서초구의 박 소장에게서 대물 천종산삼을 구입했다고 했소.-
 “서초구의 박 소장에게서 말입니까?”
 -그렇소. 나는 오 소장도 대물 천종산삼 한두 뿌리는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 한 뿌리를 구입하려고 했더니만.-
 “김 회장님, 제가 알아보고 다시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대물 천종산삼을 입수하면 나에게 연락 주시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 오 소장이 얼굴을 찌푸렸다.
 “젠장, 서초구의 박 소장이 어디에서 대물 천종산삼을 입수한 거지?”
 오 소장은 머릿속에 갑자기 현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닐 거야. 그자가 운이 좋아서 한 뿌리 캐낸 걸 거야.”
 오 소장이 서초구의 최고 은행 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김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과장, 나 오 소장이오.”
 -아, 안녕하십니까.-
 “하나 물어 봅시다. 오늘 박 소장이 입금이나 출금한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소?”
 -예,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52억 원을 송금하였고 오후에 65억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허엇, 그래요?”
 -예, 직원의 말로는 박 소장이 대물 천종산삼을 13뿌리나 매입하여 지인들에게 팔았다고 합니다.-
 “허엇, 대물 천종산삼을 13뿌리나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한 뿌리에 4억 원을 주고 매입하여 바로 5억 원씩 받고 지인들에게 팔았다고 합니다.-
 “으음, 박 소장이 어느 계좌에 송금한 것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오.”
 -안 그래도 오 소장님이 전화하실 거 같아서 알아놓았습니다. 3주 전에 오 소장님이 2억4천만 원을 송금한 계좌입니다.-
 “허엇, 그래요?”
 -예, 틀림없습니다.-
 “그 정보 고맙소. 이번 주에 우리 술 한 잔 합시다.”
 -예, 좋습니다.-
 통화를 종료한 오 소장이 눈을 번뜩였다.
 “호오, 이놈 봐라? 대물 천종산삼을 13뿌리나 팔다니 도대체 정체가 뭐지?”
 대물 천종산삼 한 뿌리도 아니고 무려 13뿌리를 팔았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놀라운 일이었다.
 수령이 200년이나 된 대물 천종산삼은 수십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아주 귀한 물건이었다.
 그렇기에 오 소장도 12년 전에 처음보고 3주 전에 두 번째로 보았는데 지인에게 소개를 해주고 6000만원을 벌었었다.
 “으음, 뭔가 있는 놈이야. 한번 뒷조사를 해서라도 알아봐야겠어.”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자들을 알고 있었다.
 오 소장은 즉시 번개 심부름센터의 강 소장에게 전화했다.
 -아이고, 오 선배님. 어쩐 일로 저에게 전화를 다 주셨습니까?-
 “강 후배님이 뒷조사를 하나 해줘야겠소.”
 -어떤 자입니까?-
 “최고 은행 계좌번호와 이름을 알려줄 테니 바로 좀 알아봐 주시오.”
 -어느 선까지 알아보면 되는 겁니까?-
 “알아볼 수 있는데 까지 다 알아봐 주시오.”
 -그럼 300만 원은 주셔야 합니다.-
 “알았소. 알아봐 주시오.”
 -예, 믿고 3일만 기다려 주십시오.-
 “알겠소. 그럼 부탁하겠소.”
 -예, 나중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통화를 종료한 오 소장이 턱을 만지면서 중얼거렸다.
 “뭔가 있는 놈인 거 같아. 이번에도 나의 촉은 확실해.”
 도대체 현수가 어떤 놈인지 궁금했다.
 끼이익!
 현수의 12인승 스타 승합차가 구로구청 인근에 있는 구로 스카이 원룸 빈자리에 주차했다.
 차문을 열고 내리더니 뒷자리에 놓아두었던 머스크멜론 한 박스를 들었다.
 모처럼 친구 영수의 원룸에 왔기에 빈손으로 갈 수가 없어서 대형 마트에 들어가서 머스크멜론 한 박스를 구입했다.
 10킬로그램짜리 박스에 6과의 머스크멜론이 들어 있었다.
 크고 고급이라서 그런지 비싸지만 향과 맛이 좋기에 과감하게 구입한 거였다.
 “영수가 좋아하는 과일인데 좋아하겠군.”
 원래는 전화 연락을 하고 방문해야 하는데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전화 연락을 하지 않고 왔다.
 오후 6시에 퇴근을 하면 회사가 근처에 있었기에 10분 정도면 원룸에 도착한다.
 지금이 오후 7시가 넘었기에 특별히 술을 마시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룸에 영수가 있을 거였다.
 사실 현수에게는 마음을 터놓거나 하는 친구가 두 명 뿐이었다.
 영수와 민수라는 친구인데 현수가 사업에 실패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였을 때에도 어렵지만 각각 500만원씩 빌려 주었었다.
 물론 사업을 정리하면서 현수가 빌렸던 돈은 다 갚았다.
 그렇지만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것을 현수는 잊지 않고 있었다.
 민수는 1년 전에 중국의 지사로 발령받아 나가 있었는데 보통 2년 정도 일하다가 대한민국의 본사로 돌아온다.
 그래서 앞으로 1년 정도는 더 중국 지사에서 일해야 했다.
 얼굴을 보지 못한 지도 어느새 6개월이 넘었다.
 딩동!
 초인종을 눌렀더니 안에서 영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영수야, 나 현수다.”
 “뭐? 갑자기 연락도 없이?”
 영수가 원룸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런데 입구에 검은색과 은색의 여자 하이힐이 보였다.
 영수의 얼굴에도 살짝 당황한 표정이었다.
 “뭐야?”
 “아무것도 아니다. 들어와.”
 원룸으로 들어가 보니 역시나 두 명의 여자들이 있었다.
 긴 머리의 여자가 뒤돌아보았는데 놀랍게도 수빈이었다.
 현수가 대학을 다닐 때 커플이었었다.
 대학 4학년 때 사소한 다툼으로 헤어졌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 성환과 몰래 만나고 있었다.
 현수가 수빈이를 많이 좋아했었기에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수빈이 임신을 하였다가 낙태를 하였다고 하며 1년도 지나기 전에 성환과 헤어졌다는 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을 하다가 여러 번이나 실패하였다.
 그렇게 몇 년이 휙 지나갔는데 오늘 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현수, 오랜만이야.”
 “그래, 오랜만이다.”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교자상에 양념통닭과 프라이드치킨, 족발, 계란말이, 맥주가 놓여 있었다.
 모두들 교자상을 사이에 두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수빈이 네가 어떻게 영수의 원룸에 있는 거야?”
 “놀러왔어.”
 “뭐? 영수와 그렇게 친한 줄은 몰랐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수빈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갸웃거렸다.
 “나와 영수는 같은 IT회사인 망고에 다녀.”
 수빈의 말에 깜짝 놀란 현수가 고개를 돌려 영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뭐? 영수 이게 정말이야?”
 “그, 그래.”
 “그걸 왜 말하지 않았어.”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
 당황한 영수의 대답에 현수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동문회에 갔었다가 수빈이를 보았다면서?”
 “그건 그래.”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는 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군?”
 “미안하다. 사실 동문회에 갔었다가 수빈이를 만났어. 그때 소개로 지금 다니는 IT회사 망고에 입사했어.”
 “으음.”
 “입사를 해보니 수빈이가 대리로 일하고 있더라고.”
 이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었다.
 “현수야 미안하다.”
 “진작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당황하지는 않았을 거야.”
 “미안하다. 인사해라, 이쪽은 나의 여자 친구 최 영인.”
 “안녕하세요. 최 영인이에요.”
 “김 현수입니다.”
 “회사 망고에 입사해서 알게 되었고 정식으로 사귄지는 10일 되었어.”
 “10일?”
 “그래. 그리고 수빈이 와는 친구야.”
 “으음, 서로 친구였습니까?”
 “예, 입사 동기에요.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영수씨 원룸에 간다고 하니까 같이 오게 되었어요.”
 영인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수빈이가 현수를 쳐다보며 말했다.
 “영수에게 듣기로는 강원도 정선의 오지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데 맞아?”
 “그래 맞다.”
 “심심할 텐데 뭐하면서 지내?”
 “산삼이나 캐러 다니고 있어.”
 “뭐? 심마니 생활을 한단 말이야?”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수빈은 황당한 표정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사업에 여러 번이나 실패하더니 결국 강원도 정선에 내려가 오지 마을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크게 실망했었다.
 그래도 서울에 남아서 뭔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심마니가 되어 산삼을 캐러 다닌다고 하자 기가 막혔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지낼 거야?”
 “당분간은 그래야 할 거 같다.”
 “서울은 언제 다시 올라올 건데?”
 “그건 몰라. 생각도 없고. 수빈이 너는 어때?”
 “나야 회사 잘 다니고 있지.”
 “그렇구나.”
 현수는 수빈이에게 만나는 남자 있느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분위기가 약간 어색해지자 현수가 재빨리 빈 잔에 맥주를 부어서 마셨다.
 모두들 자연스럽게 맥주를 마시면서 안주로 통닭이나 족발을 먹었다.
 현수는 맥주를 마시면서도 수빈이를 힐끔거렸다.
 헤어진 지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몸매도 글래머였다.
 자꾸 보니 옛 추억이 떠올랐다.
 대학을 다녔을 때에는 서로 매일 붙어 지냈었다.
 대학 4학년 때 갑자기 현수는 수빈이와 다툼이 자주 발생했고 결국 헤어졌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그때 왜 수빈이 성환이 놈을 만나고 다녔는가 하는 거였다.
 성환이가 키 크고 잘생겼다고는 하지만 바람둥이로 소문나 있었다.
 특히 현수와 커플로 사귀고 있는데 성환이를 만났다는 게 더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지금도 현수는 수빈이에게 궁금한 것들이 있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빰빠라빠빠빰빰빰!
 영수의 스마트폰에서 요란한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지간한 사람도 이 소리에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난밤에 영수와 현수는 맥주를 마시다가 밤 10시가 넘어가자 수빈이와 영인이를 택시를 태워 보내었다.
 그리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소주와 맥주를 구입해 원룸으로 돌아왔다.
 맥주에서 소맥으로 바꾸어 둘만의 2차를 하였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술을 그만 마시고 잠들었었다.
 아침 7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았었는데 요란한 알람소리에 영수가 깨어난 거였다.
 9시까지 회사에 출근하면 되었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현수는 언제 일어난 것인지 샤워까지 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현수, 언제 일어났어?”
 “아침 6시에 일어났다.”
 “그렇게 일찍 일어났어?”
 “물론이지. 어서 여기 와라.”
 영수가 식탁에 차려진 것을 보고는 의자에 앉더니 숟가락을 들었다.
 “해장국?”
 “그래. 그 유명한 청진동선지해장국이다.”
 “우와, 청진동선지해장국을 언제 준비했어?”
 “해장하려고 어제 사놓은 거야.”
 “그래?”
 소고기와 선지, 우거지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먹으면 속이 개운하고 좋았다.
 현수가 예전에 구입하여 마법 공간에 보관해 놓은 것을 꺼내어 준비한 거였다.
 “현수, 너는 어제 나와 같이 많이 마셨는데 생생하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다보니 몸이 좋아져서 그래.”
 “그런가?”
 머리를 갸웃거린 영수가 해장국을 퍽퍽 퍼먹었다.
 해장국을 먹던 현수가 나직하게 말했다.
 “영수, 너 혹시 나에게 숨기는 거 더 없어?”
 “없는데?”
 “정말이지?”
 “그렇다니까.”
 “수빈이 요즘 만나는 남자 있어?”
 “아니, 없어.”
 “진짜야?”
 “그럼. 왜? 관심 있어?”
 “아, 아니 없어.”
 “표정을 보니 있는 거 같은데?”
 “없다니까.”
 약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현수가 해장국을 먹었다.
 눈치를 보던 영수도 해장국을 허겁지겁 퍼먹었다.
 아침식사 후에 현수가 어제 사왔었던 머스크멜론을 하나 깎았다.
 영수가 한 조각 먹어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야, 향도 좋고 달콤하면서 맛도 좋다.”
 “그렇지? 이거 비싼 거야.”
 “알아. 진짜 맛있다.”
 영수가 맛있게 잘 먹자 현수도 기분이 좋아졌다.
 “현수, 그동안 뭐했어?”
 “그냥 지냈어.”
 “적응은 좀 했고?”
 “어, 나름 어느 정도 적응했어.”
 “그런데 서울에는 갑자기 무슨 일로 왔어?”
 “산삼을 캤는데 그걸 팔려고 왔어.”
 “뭐? 산삼을 캤다고?”
 “그래. 어제 서초구에 있는 산삼 감정소에서 감정을 받고 산삼을 팔았어.”
 “우와, 대단하다.”
 “운이 좋았어.”
 “어쨌든 대단하다. 축하한다.”
 “고맙다. 그래서 영수 너에게도 한 뿌리 선물로 줄려고 해.”
 “으음, 농담 아니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영수가 현수를 쳐다보았다.
 “내가 이런 것으로 영수 너에게 농담하겠어?”
 현수가 스티로폼 박스를 식탁에 올렸다.
 영수는 스티로폼 박스와 현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귀한 산삼을 나에게 선물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귀한 것이니 복용하면 몸이 상당히 좋아질 거야.”
 “그렇겠지?”
 “물론이지.”
 현수가 스티로폼 박스의 뚜껑을 열었다.
 대물 천종산삼의 짙은 향이 났다.
 그리고 대물 천종산삼의 눈부신 자태가 드러났다.
 영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산삼 잎과 붉은색 열매까지 있었기에 신비롭게 보였다.
 “산삼은 공복에 복용하면 좋다고 하니 오늘 저녁에 퇴근하여 돌아와서 먹어라. 그리고 자세한 복용 방법을 인터넷을 검색하여 출력한 것이니 이것을 참고하고 말이야.”
 “으음, 현수야 이렇게 큰 산삼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
 “대물 천종산삼이야. 수령이 200년은 된 거라고. 한 뿌리에 무려 4억 원이야.”
 “뭐? 얼마라고?”
 “4억 원짜리라고.”
 “이, 이게?”
 “그렇다니까.”
 꿀꺽!
 영수는 놀란 표정으로 침을 삼켰다.
 4억 원이라는 말에 더 신비롭고 대단하게 보였다.
 “이걸 정말 내가 먹어도 될까?”
 “먹으라고 선물하는 거야.”
 “4억 원이나 하는 것을 어떻게 먹어?”
 “그냥 몸보신 한다고 생각하고 씹어 먹어.”
 “현수야, 어쨌든 너무 고맙다.”
 “꼭 먹고 기운을 내.”
 “그래 고맙다. 친구야.”
 영수가 스마트폰으로 대물 천종산삼을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20장이나 찍었다.
 그리고는 스티로폼 박스 뚜껑을 닫고 냉장고에 넣었다.
 “현수야, 잘 가라.”
 “그래, 다음에 또 보자.”
 현수가 영수에게 악수를 하고는 주차해 놓은 12인승 스타 승합차에 타더니 먼저 출발했다.
 그제야 영수도 자신의 소형차를 타고 IT회사 망고로 출근했다.
 현수는 강원도 정선으로 바로 내려가기가 아쉬웠다.
 그래서 최고 은행부터 들러서 현금다발로 10억 원을 인출했다.
 여기에 서울의 맛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30개씩 포장을 했다.
 요리가 다 되어 있는 것들이기에 언제든지 마법 공간에서 꺼내어 바로 먹을 수가 있어서 좋았다.
 일단은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에 구입한 것들을 넣었다.
 여기에 속옷과 티셔츠, 바지, 운동화, 양말까지 다양한 디자인으로 대거 구입했다.
 매일 갈아입지만 통나무집이라면 언제든지 세탁기에 넣고 세탁을 하면 되었다.
 이계에서는 세탁기가 없기에 세탁을 할 수도 없다.
 그것을 감안하여 수개월 동안 세탁하지 않고서도 매일 새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많이 구입한 거였다.
 대형 마트에도 들러서 과자와 사탕, 라면, 과일, 요구르트, 우유, 아이스크림, 커피믹스, 그 밖의 각종 먹거리들도 많이 구입했다.
 팔찌 아티팩트와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을 각각 현수가 보유하고 있었다.
 아무리 많이 구입해도 얼마든지 다 넣어서 보관할 수 있었기에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현수, 이제 다 구입한 거야?-
 “그래, 블루 아이. 서울을 둘러본 소감이 어때?”
 -모든 게 신기하다.-
 “나는 이계 스파젠 행성의 무인도가 더 신기했어.”
 -서로의 세계에 관하여 관심이 많아서 좋군.-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현수가 12인승 스타 승합차의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고 부드럽게 출발했다.
 이 시각, 번개 심부름센터의 강 소장이 오 소장이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 산삼 감정소로 찾아왔다.
 “선배님, 저 왔습니다.”
 “어서 오시오. 강 후배님.”
 영지버섯을 달인 차를 내밀었다.
 “영지버섯을 달인 차요.”
 “고맙습니다.”
 “알아보았소?”
 “예, 알아보니 이름은 김 현수, 28살이고 178센티미터에 70킬로그램입니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5년 전에 강원도 정선으로 승용차를 운전하여 여행을 가다가 음주운전자의 승용차와 충돌하여 부모들은 현장에서 죽고 김 현수만 중상을 입고 살았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여러 번 망하고 강원도 정선에 통나무집과 약간의 땅이 있기에 그곳으로 최근에 내려가 살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사진과 조사 자료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강 후배님, 잔금이오.”
 오 소장이 돈 봉투를 내밀었다.
 번개 심부름센터의 강 소장이 돈 봉투에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해 보더니 머리를 끄덕였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수고했소.”
 “앞으로도 부탁하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최우선적으로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알겠소, 강 후배님.”
 강 소장이 영지버섯 차를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배님,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으음, 수고 많았소.”
 강 소장이 오 소장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제야 오 소장이 강 소장이 가져온 조사 자료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핸드폰을 꺼내더니 아들 오 종수에게 전화했다.
 -예, 아버지.-
 “지금 좀 감정소로 와줘야겠다.”
 -지금 말입니까?-
 “그래, 중요한 일이니 당장 와라.”
 -예, 아버지. 바로 가겠습니다.-
 “그래, 기다리고 있으마.”
 통화를 종료한 오 소장이 씨익 웃었다.
 오 소장의 아들 오 종수는 강동구에서 사채업자로 일하고 있었다.
 5년 전에 작은 사무실을 차릴 수 있도록 3억 원을 지원해 주었었다.
 종수는 사업 수환이 있어서 빠르게 성장하더니 지금은 10명의 직원들을 데리고 있었다.
 짭짤하게 수익도 올리고 있었기에 은혜를 잊지 않고 이자 겸 생활비, 용돈으로 500만 원씩 오 소장에게 준다.
 나름 사채업으로 제법 잘 나가는 종수였다.
 “아버지.”
 “왔냐?”
 “예, 무슨 일입니까?”
 “일단 소파에 앉아라. 조용히 나눌 이야기가 있다.”
 “그래요?”
 머리를 갸웃거리면서 종수가 소파에 앉았다.
 오 소장이 헛개차 두 잔을 가져와 종수에게 한잔을 주면서 소파에 앉았다.
 몸에 좋은 헛개차라는 것을 알기에 종수는 한 모금 마셨다.
 “얼마 전에 어떤 놈이 산삼을 가져 왔었다. 감정을 해보았더니 대물 천종산삼이고 수령이 200년이 넘는 귀한 물건이었다. 고객을 소개해 주면서 3억 원을 받아서 2억4천만 원을 주고 20%의 소개비 6000만원을 받은 일이 있었다.”
 “아, 한 달 전쯤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었지요?”
 “정확하게 3주 전이었다.”
 “그렇습니까? 그래서요?”
 “그런데 그놈이 어제 서초구 산삼 감정소를 운영하는 박 소장에게 대물 천종산삼을 감정 받고 무려 13뿌리를 팔았다고 하더구나.”
 “예? 대물 천종산삼을 13뿌리나 말입니까?”
 “그래. 한 뿌리도 아니고 무려 13뿌리다. 이건 말도 안 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200년이 넘는 천종산삼은 거의 구경하기도 어려운 물건이 아닙니까.”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이다.”
 “으음, 놈이 어디에서 캐내었을까요?”
 “나도 그게 의문이다. 어쨌든 서초구의 박 소장에게 그놈이 한 뿌리에 4억 원씩, 13뿌리니까 무려 52억 원을 받았다고 하더구나. 그리고 박 소장은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여 대물 천종산삼을 각각 5억 원에 팔았고 말이다.”
 “허엇, 그럼 박 소장은 무려 13억 원을 벌었다는 말이군요.”
 “그래. 그놈이 나에게 오는 것보다 박 소장에게 가면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곳으로 간 거지.”
 “으음, 그래서 어떻게 하시려고요?”
 “일단 번개 심부름센터의 강 소장에게 의뢰를 하여 놈에 대한 뒷조사를 해놓았다.”
 “역시 아버지십니다.”
 “종수 네가 나서서 놈을 미행하고 감시를 해봐라.”
 “제가 말입니까?”
 “그래. 나의 느낌으로는 놈에게 대물 천종산삼이 더 있는 거 같다. 그리고 잘만 하면 놈이 가지고 있는 돈도 빼앗을 수도 있고 말이야.”
 “아버지, 놈은 어떤 놈입니까?”
 “조사해 놓은 것이 있으니 한번 읽어봐라.”
 오 소장이 종수에게 조사한 자료를 내밀었다.
 종수는 조사 자료를 꼼꼼하게 읽어보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제12장 악연
 
 
 푸욱! 푹푹!
 현수가 모종삽으로 조심스럽게 대물 천종산삼을 캐고 있었다.
 동굴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에서 캐도 되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동굴에서 오후 1시 방향으로 약 1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물 천종산삼 군락지에서 대물 천종산삼을 캐고 있었다.
 현수가 공중에 떠서 살펴보았더니 5322뿌리나 자생하고 있었다.
 투시를 펼쳐서 정밀하게 조사를 해보았더니 약 2300뿌리는 80년에서 150년 정도 된 산삼이었다.
 약효나 돈으로 따진다면 수령 200년이 넘은 것이 좋지만 계속 대물 천종산삼만 캐면 그것도 너무 이상하게 생각할 거 같았다.
 이번에는 아예 작정을 하고 어린 산삼도 150뿌리 정도는 캐놓을 생각이었다.
 산삼의 잔뿌리 하나라도 다치면 가치가 팍 떨어지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작업을 하여 캐내었다.
 대물 천종산삼을 캐낸 땅은 원상태로 잘 덮어 놓았다.
 “휴우, 다 되었다.”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수건으로 닦고는 시원한 제주산 생수를 마셨다.
 스티로폼 박스에 이끼를 깔고 분무기로 물을 살짝 뿌린 후에 그 위에 산삼을 놓았다.
 산삼의 잔뿌리 하나도 다치지 않았고 잎과 줄기, 붉은색 열매까지 있어서 더 멋지게 보였다.
 “후후후, 내가 봐도 멋진 산삼이야.”
 현수는 하루 종일 작업을 하여 수령이 200년 이상의 대물 천종산삼 300뿌리와 100년 전후의 천종산삼 150뿌리를 캐내었다.
 서로 섞이더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스티로폼 박스의 뚜껑 한쪽에 표시를 했다.
 200년 이상의 대물 천종산삼은 빨간색 유성 매직으로 1번을 쓰고 100년 전후의 천종산삼은 파란색 유성 매직으로 2번을 썼다.
 이렇게 표시를 해놓았더니 굳이 뚜껑을 열지 않더라도 알아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무려 450뿌리의 산삼을 캤다.
 이중에 일부의 대물 천종산삼은 현수가 복용을 할 것이고 나머지는 서초구 박 소장의 산삼 감정소에 판매를 할 거였다.
 왼팔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렸다.
 팔찌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이 소환되자 모종삽과 생수병, 수건 등을 넣고 소환 해제하였다.
 “플라이!”
 공중으로 현수가 두둥실 떠올랐다.
 포물선을 그리면서 동굴을 향해 날아갔다.
 이계의 무인도가 결계로 보호되고 있어서 동물과 작은 곤충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안전에 관하여 걱정을 하거나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무인도의 어느 곳이나 가고 싶으면 플라이 마법을 펼쳐서 날아가면 가장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마법을 자꾸 사용해야 능숙해지고 좋았다.
 시간이 되면 마법 공간에 보관되어 있는 각종 책들을 읽어볼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블루 아이에게 글을 배워야 한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무인도에서 완벽하게 적응한 후에 탐험에 나설 생각이다.
 처척!
 동굴 입구에 내려선 현수가 열려진 철문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이대로 철문을 열어놓고 싶지는 않았다.
 열려진 철문을 닫고 빗장을 채웠다.
 이제 더 이상 동굴에서 야영을 할 필요가 없기에 통나무집으로 돌아가려는 거였다.
 블루 아이도 통나무집에 있는 것이 보고 듣고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반대하지 않았다.
 스으읏!
 닫아놓은 우물 뚜껑을 투과하여 현수가 밖으로 나왔다.
 이제는 익숙해지다 보니 머리에 LED 헤드 랜턴이나 LED 손전등을 비추지 않았다.
 입고 있는 등산복과 등산화를 벗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하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이상해서 머리를 갸웃거렸다.
 “왜 이런 이상한 느낌이 드는 거지?”
 현수는 투명인간 마법을 펼치고 있었기에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벽을 투과할 수도 있었다.
 조립식 창고 건물을 투과하여 밖으로 나왔다.
 오후 6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었기에 해가 완전히 졌고 어둠이 밀려오고 있었다.
 30분도 지나지 않아서 깜깜한 곳으로 변할 거였다.
 오지의 외딴 통나무집이기에 어둠이 도시보다 빨리 찾아오기 때문이었다.
 통나무집의 창문부터 꼼꼼하게 살펴보았지만 누군가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
 그런데 출입문 쪽에 미세하게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현수 자신의 발자국은 아니었다.
 ‘으음, 이것은 내 발자국이 아니야. 분명 누군가 여길 찾아 왔었다.’
 우체부 라면 굳이 출입문까지 다가오지 않는다.
 대문에 설치해놓은 빨간색 우편함에 우편물이나 고지서 등을 넣어놓고 가버린다.
 현수가 이글 아이 마법을 펼치고 있었기에 독수리처럼 눈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
 그렇기에 아주 미세한 흔적조차 발견할 수 있었다.
 “플라이!”
 현수가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약 100미터의 공중에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신산마을 쪽으로 약 250미터 떨어진 비포장 길가에 은색의 8인승 엘리스 승합차가 한 대 정차해 있었다.
 탁 트인 곳이 아니고 나무들이 있었기에 그냥 통나무집 마당에서 내다보면 보이지 않는 곳이다.
 외부인의 차가 분명했으며 교묘하게 보이지 않도록 정차한 거였다.
 현수의 생각에는 엘리스 승합차에 타고 있는 자들이 현수의 통나무집을 살펴보고 간 거 같았다.
 왜 현수의 통나무집을 살펴보고 간 것인지 의문이었다.
 ‘느낌이 좋지 않아.’
 현수가 공중을 가로질러 정차해 있는 엘리스 승합차로 접근했다.
 은색의 8인승 엘리스 승합차에는 점퍼 차림의 남자 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빵과 우유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 소장의 아들인 사채업자 종수와 그의 부하 직원들이었다.
 3시간 전쯤에 통나무집 앞에 도착하여 대문을 열고 들어왔었다.
 통나무집 출입문 옆에 설치되어 있는 인터폰을 여러 번이나 눌렀지만 현수가 나오지 않았다.
 통나무집에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창문과 거실 유리문을 통하여 내부를 살펴보기까지 했었다.
 은색의 12인승 스타 승합차가 마당 한쪽에 주차되어 있었다.
 멀리 가지는 않았을 거라 짐작하고는 비포장 길가에 정차해 놓고 현수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덩치가 종수에게 말했다.
 “형님, 놈이 너무 늦는데요?”
 “으음, 곧 올 거다.”
 “이런 오지마을에 사는 놈을 왜 찾아오신 겁니까?”
 “그건 몰라도 된다.”
 종수가 얼굴을 찌푸리자 찔끔한 덩치가 즉시 사과했다.
 “아, 죄송합니다.”
 종수는 부하 직원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못했었는데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그만 덩치가 물어보다가 사과한 거였다.
 종수는 어떻게 현수가 대물 천종산삼을 그렇게 많이 캐내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지 신산마을에는 노인들뿐이고 젊은 사람은 한명도 살지 않았다.
 현수는 오지 신산마을에서도 약 900미터 떨어져 있는 산비탈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조용히 죽여 버리고 땅에 묻어 버린다고 하더라도 누가 시신조차 발견하지 못할 거였다.
 현수를 때려서라도 모든 것을 알아내고 필요하다면 현수의 52억 원까지 빼앗을 생각이었다.
 ‘흐흐흐, 나타나기만 한다면 내가 조용히 처리해주지.’
 현수는 조용히 엘리스 승합차에 타고 있는 자들을 살펴보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질이 좋지 않은 놈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현수가 공중을 가로질러 통나무집으로 날아가면서 생각했다.
 “으음, 분명 나를 알고 찾아온 놈들이야. 그런데 나는 저들을 모르는데 저들은 어떻게 나를 알고 있는 거지?”
 머릿속에 서울 서초구 산삼 감정소의 박 소장이 떠올랐다.
 그러나 박 소장의 성품을 보면 그는 아닌 거 같았다.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
 처척!
 통나무집의 출입문 앞에 내려선 현수가 턱을 만지면서 잠시 고민했다.
 “으음, 정체를 알 수 없는 저놈들은 아예 작정을 하고 나를 기다리는 거 같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니 대비를 해놓는 것이 좋겠어.”
 마음을 결정을 내린 현수가 눈을 번뜩였다.
 스으읏!
 출입문을 투과하여 통나무집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의 조명등을 켜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생수를 꺼내어 마셨다.
 “파워 업!”
 파파팟!
 수 톤의 괴력을 낼 수 있는 파워 업 마법을 펼치자 자동차도 마음만 먹으면 들어 올릴 수가 있을 거 같았다.
 다만 직접 자동차를 들어보지는 못하였기에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괴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벌목해놓은 거대한 나무와 바위를 번쩍 들어 올려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거대한 나무와 바위가 자동차보다 훨씬 무겁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일단 파워 업 마법을 펼치면 괴력은 당연하고 몸의 스피드도 3배 정도는 빨라졌다.
 왼팔을 들어 허공에 별을 그려서 팔찌 아티팩트의 마법 공간을 소환하였다.
 얼마 전에 구입해 놓았던 캠코더를 꺼내고는 소환 해제하였다.
 캠코더의 전원을 켜고 작동을 해보더니 TV 거실장 위에 내려놓고 각도를 맞추면서 말했다.
 “블루 아이, 이것을 눈에 보이지 않게 마법을 펼칠 수 있지?”
 -물론이지.-
 “그럼 마법을 펼쳐줘.”
 -알았다.-
 파파팟!
 TV 거실장 위에 놓아두었던 캠코더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순간 사라졌다.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현수는 캠코더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역시나 거실의 불빛을 보았는지 어느새 엘리스 승합차가 통나무집 대문 앞에 다가와 멈추었다.
 종수와 부하 직원 4명이 함께 엘리스 승합차에서 내렸다.
 대문은 형식적으로 설치해 놓았기에 그냥 밀고 안으로 들어왔다.
 통나무집 출입문 앞에 모두들 서자 종수가 인터폰을 눌렀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현수가 벌떡 일어나더니 인터폰의 버튼을 누르자 액정화면에 종수의 모습이 나타났다.
 “누구십니까?”
 “아, 김 현수씨 집이 맞습니까?”
 “그런데요. 누구시죠?”
 “잠깐 들어가서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종수의 말에 현수가 속으로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밤이고 오지의 통나무집에는 현수 혼자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자가 불쑥 찾아와 통나무집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겠다는 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종수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보려고 출입문을 열어주었다.
 종수는 출입문 앞에 서 있었지만 부하 직원 4명은 인터폰에 보이지 않게 출입문 옆에 딱 붙어 있었다.
 이들이 순간적으로 통나무집 안으로 우루루 밀고 들어왔다.
 그제야 종수가 씨익 웃으면서 태연하게 통나무집으로 들어왔다.
 “당신들 뭡니까?”
 현수는 마치 괴한들이 집에 쳐들어온 거처럼 크게 놀라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TV 거실장 위에 놓아두었던 캠코더로 녹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잘 보이도록 위치까지 생각하고 움직였다.
 밤에 건장한 남자 5명이 통나무집으로 쳐들어온 상황이었다.
 나중에 캠코더의 녹화 영상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현수가 위기에 빠진 사람처럼 생각할 거였다.
 종수와 부하 직원 4명은 이런 사실도 전혀 모르고 구두를 신은 상태로 거실에 들어와 있었다.
 종수가 손짓을 하자 부하 직원 4명이 재빨리 당황한 모습으로 서 있는 현수의 양팔을 잡고 등 뒤로 하여 준비한 끈으로 묶었다.
 그리고는 거실 소파에 현수를 강제로 앉혔다.
 그제야 종수가 고개를 돌려 부하 직원 4명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너희들은 잠시 밖에 나가서 대기해라. 난 이자와 할 이야기가 있다.”
 “예, 알겠습니다.”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이 통나무집 밖으로 나가더니 출입문을 닫았다.
 이제 거실에는 종수와 포박당한 현수만 남았다.
 종수는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이야기가 있었기에 밖으로 내보낸 거였다.
 “김 현수씨, 나는 오 종수라고 합니다.”
 “나는 당신들을 처음 보는데 나에게 왜 이러는 겁니까?”
 “물론 이해는 합니다. 그냥 말로 하면 듣지 않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을 이렇게 묶어도 되는 겁니까?”
 “아,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종수가 현수에게 사과를 하였지만 누가 보더라도 진실성이 전혀 없는 사과였다.
 “도대체 무슨 일로 나에게 이러는 겁니까?”
 “서울 서초구 산삼 감정소의 박 소장에게 대물 천종산삼을 한 뿌리 당 4억 원씩, 그러니까 전부 13뿌리를 52억 원에 팔았다면서요?”
 “허엇, 그걸 어떻게?”
 현수가 눈을 크게 뜨면서 과장되게 놀라는 표정을 보였다.
 캠코더로 녹화가 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종수는 현수가 어리숙하다고 생각되었다.
 “김 현수씨, 도대체 대물 천종산삼을 한 뿌리도 아니고 무려 13뿌리나 팔다니 그걸 어디에서 캐낸 겁니까?”
 “그걸 왜 내가 당신에게 알려줘야 하는 겁니까?”
 “지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군? 내가 그냥 묻는 거 같아?”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물론이지. 단순히 협박만으로 끝날 거 같아? 대물 천종산삼이 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어디에 두었어?”
 “그건 당신에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말할 이유도 없고 말입니다.”
 “흐흐흐, 좋게 말로 해서는 안 되겠군.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지.”
 “협박이 안 통하니까 지금 나를 때리기라도 하겠다는 겁니까?”
 “흐흐흐, 그래. 너의 52억 원 중에 절반과 나머지 대물 천종산삼을 다 나에게 줘야겠어.”
 “내가 당신 말을 들을 거 같아?”
 “물론이지. 안 그러면 널 살려두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날 죽이겠다는 겁니까?”
 “흐흐흐, 그럴 지도 모르지. 어서 대물 천종산삼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
 “절대 알려줄 수 없어.”
 “그래? 그럼 얼마나 버티는지 볼까?”
 짜악! 짝! 짝! 짝!
 종수가 끈으로 묶여 있는 현수에게 귀싸대기를 연속으로 날렸다.
 찰진 소리가 나면서 현수의 고개가 왼쪽과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
 입술이 터졌는지 피가 흘러내렸다.
 “대물 천종산삼을 어디에 숨겨놓았어?”
 “나는 모른다.”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
 짜악! 짜짜짝!
 현수는 종수로부터 연속으로 귀싸대기를 10대나 더 맞았다.
 그제야 현수가 마치 종수의 힘에 굴복한 거처럼 말했다.
 “으으, 말할 테니 그만 때리시오.”
 “진작 좋게 말로 할 때 들었으면 이러지는 않았을 거 아냐. 대물 천종산삼은 어디에 있어?”
 “여기에는 없고 밖에 있소.”
 “그래? 어디인지 안내해.”
 “으으, 알겠소.”
 이렇게 하여 현수는 마치 종수에게 굴복한 거처럼 연출했다.
 충분히 증거 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녹화 영상은 확보했기에 더 이상 버틸 필요가 없어졌다.
 ‘후후후, 너희들은 나의 손에 반쯤 죽었다고 생각해라. 내가 당한 것의 10배로 되갚아 줄 거야.’
 그제야 종수는 현수를 잡고 통나무집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여기까지가 캠코더에 전부 녹화되었다.
 철컥!
 통나무집의 출입문이 닫혔다.
 종수가 현수를 잡고 통나무집을 나오자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이 마당에 대기해 있었는데 모두들 다가왔다.
 그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홀드 퍼슨!”
 현수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파파팟!
 이것만으로도 종수와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이 전부 몸이 마비되어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허엇, 이게?”
 “우욱, 몸이 마비되었어.”
 “어떻게 이런 일이?”
 종수와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은 몸이 마비되어 크게 당황했다.
 현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태연하게 괴력을 내었다.
 우두둑! 두둑!
 양팔을 등 뒤로 하여 끈으로 묶였던 현수였는데 괴력에 버티지 못하고 그만 끈이 뜯어졌다.
 “후후후, 이제야 좀 편해졌군.”
 종수와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은 이것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손가락 보다 더 굵은 끈이 너무나 허무할 정도로 쉽게 끊어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현수가 근육질도 아니고 호리하였기에 전혀 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끈이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현수가 끊어진 끈을 마당에 내동댕이 쳐버리고는 놀란 종수에게 말했다.
 “시발 놈아, 나에게 귀싸대기를 때리니까 좋았어?”
 “으으, 어떻게?”
 “일단 너도 좀 맞고 시작하자.”
 짜악!
 현수가 종수에게 귀싸대기를 날린 것은 차원이 다른 강도였다.
 찰진 소리가 나면서 종수의 왼쪽 뺨이 순식간에 퉁퉁 부어올랐다.
 여기에 코피도 나고 이가 무려 6개나 부러졌다.
 현수의 귀싸대기 한방에 이전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어 엉망으로 변했다.
 “어때? 아파?”
 “으으, 어떻게 이런 일이?”
 “겨우 귀싸대기 한 대를 맞고 이러면 안 되지. 안 그래?”
 짜악!
 현수가 이번에는 종수의 오른쪽 뺨에 귀싸대기를 날렸다.
 왼쪽 뺨처럼 퉁퉁 부어올랐다.
 다만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이를 꼭 깨물고 있어서 이는 더 이상 부러지지 않았다.
 “호오, 이것 봐라?”
 짜악! 짝! 짝!
 현수가 종수의 왼쪽 뺨과 오른쪽 뺨을 번갈아가며 귀싸대기를 날렸다.
 종수의 왼쪽 뺨과 오른쪽 뺨은 찐빵처럼 크게 부어올랐다.
 여기에 쌍코피는 덤이었다.
 현수가 씨익 웃으면서 오른손을 치켜들자 종수가 재빨리 말했다.
 “으으, 잘못 했습니다. 살려 주십시오.”
 “뭘 잘못했는데?”
 “그, 그건?”
 “거봐.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잖아. 시발 놈아.”
 퍼억!
 이번에는 현수가 종수의 배에 주먹을 한차례 먹였다.
 지독한 통증에 허리가 굽혀졌고 기침을 하였다.
 “시발 놈아, 너 깡패야?”
 “아닙니다.”
 “그런데 무작정 남의 집에 쳐들어와서는 왜 때려?”
 짜악!
 “우욱!”
 “어쭈? 살살 때렸는데 엄살을 부리네?”
 퍼억! 짜악!
 종수의 배에 주먹을 날리고 뺨에 귀싸대기를 날렸다.
 종수는 지독한 통증에 미칠 거 같았다.
 지켜보던 종수의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은 공포에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너 강도지?”
 “아, 아닙니다.”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내가 산삼을 팔았던 돈 중에 절반과 나머지 산삼을 다 빼앗겠다고 협박하는 거야?”
 “그, 그건?”
 “강도가 아니라고 했으니 그럼 조직 폭력배로구나.”
 “예? 아닙니다.”
 “조직 폭력배도 아닌데 그럼 왜 나의 산삼과 산삼을 팔았던 돈을 달라고 하는 건데 이 시발 놈아.”
 퍼억! 퍽퍽퍽!
 “크으, 살려주십시오.”
 “이 시발 놈아, 누가 너를 죽인다고 했어?”
 짜악! 짝짝짝!
 종수는 무방비 상태로 너덜너덜해지도록 현수에게 얻어맞았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얻어맞고서도 기절하지 않았다.
 사실 현수가 종수를 기절할 정도까지 세게 때리지는 않았다.
 다만 지독한 고통에 시달리도록 욕설을 하고 때렸다.
 “너는 잠시 반성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다음은 너.”
 “·······!·····”
 현수가 한 사람을 지목하자 그는 눈이 커졌다.
 종수의 건장한 부하 직원 4명 중에 가장 왼쪽에 서 있는 자에게 다가간 현수가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몸이 마비되어 전혀 움직이지 못하였다.
 “이가 나갈 수도 있으니 꼭 깨물어라.”
 “살려주십시오.”
 “걱정 마. 나는 너희들을 죽이지는 않아.”
 짜악! 짝! 짝! 짝!
 현수의 괴력이 스며들어 있는 귀싸대기를 연속으로 10대와 배에 주먹 두 대를 각각 맞았다.
 종수의 건장한 부하 직원은 순식간에 양쪽 뺨이 퉁퉁 부어올랐다.
 쌍코피까지 줄줄 흘렸다.
 지독한 고통에 기절하고 싶었지만 기절도 하지 않아 미칠 거 같았다.
 제법 싸움 실력이 좋은 자였지만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귀싸대기를 맞았다.
 참기 힘들 만큼 지독한 통증이었다.
 종수의 건장한 부하 직원 하나를 금방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버렸다.
 현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옆에 서 있는 두 번째 놈에게도 똑같이 귀싸대기를 날려서 얼굴을 찐빵처럼 부어오르게 만들었다.
 세 번째 놈에게도 똑같이 귀싸대기 10대와 배에 주먹 두 대를 먹였다.
 종수와 건장한 부하 직원 4명 중에 3명을 너덜너덜하게 만들더니 마지막의 놈은 뺨을 톡톡 건드리기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에 질려 입고 있는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동료들이 얻어맞는 것을 지켜보는 게 더 공포스러웠던 모양이었다.
 “어이쿠, 다 큰 어른이 바지에 오줌을 싸네?”
 “·······!·····”
 너무 쪽팔려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지만 몸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현수가 다시 종수에게로 다가와서 손가락으로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시발 놈아, 쳐맞아 보니 기분 엿 같지?”
 “으으, 몸이 마비되다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요?”
 “궁금해? 그런데 어쩌나? 나도 모르는데?”
 “당신이 이런 거 아니오.”
 “무슨 헛소리냐? 내가 뭘 어쨌다고?”
 짜악! 퍼억!
 현수는 무방비로 서 있는 종수를 또다시 귀싸대기를 날리고 주먹으로 배를 가격했다.
 너무 세게 때리면 기절할 수도 있었기에 적당히 고통만 줄 정도로 때렸다.
 현수는 종수에게 결국 귀싸대기 80대와 주먹으로 배와 옆구리를 20대 가격했다.
 그제야 만족한 듯이 그만 때렸다.
 이제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번에는 현수가 종수의 오른팔을 잡더니 그대로 꺾어버렸다.
 우두둑!
 “으아악, 내팔!”
 허무할 정도로 종수의 오른팔이 꺾이면서 부러져 버렸다.
 지독한 고통에 종수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또 다시 찾아오면 그때에는 땅에 파묻어 버린다. 썩 꺼져라.”
 마비되었던 몸이 풀리면서 종수는 마당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종수의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의 몸도 마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에 질려서 현수를 공격하지 못하였다.
 “어서 데리고 꺼져.”
 “아, 알겠습니다.”
 건장한 부하 직원들이 종수를 부축하여 대문 밖에 세워 놓은 엘리스 승합차에 태우고는 도망치듯이 달아났다.
 비포장 길을 내려가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열려진 대문을 다시 닫았다.
 현수는 태연하게 통나무집으로 들어갔다.
 
 
 제13장 기막힌 반전
 
 
 벌컥벌컥!
 현수가 냉장고에서 시원한 500밀리리터 용량의 생수병을 꺼내어 생수를 마셨다.
 “아, 시원하다.”
 거실의 TV 거실장에 놓아두었던 녹화 중인 캠코더를 끄고 집어 들었다.
 액정화면에 녹화된 영상을 재생하여 확인해 보았다.
 현수가 종수에게 협박을 당하고 귀싸대기를 맞는 장면까지 다 나왔다.
 누가 보더라도 종수가 현수를 협박하여 산삼 팔았던 돈과 산삼을 빼앗으려고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후후후, 이정도면 확실한 증거자료가 되겠어.”
 -나의 생각에도 그래.-
 하지만 대물 천종산삼을 팔고 받았던 돈은 최고 은행 계좌에 입금되어 있었다.
 현금다발 5억 원은 팔찌의 마법 공간에 보관해 놓은 게 있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모르니까 증거자료를 준비해 놓는 것이 좋겠어.”
 -현명한 생각이야.-
 통나무집을 나와 조립식 창고 건물로 들어가서는 여행용 하드 케이스 가방을 열어서 현금다발을 차곡차곡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는 대물 천종산삼이 들어 있는 스티로폼 박스 5개를 꺼내어 뚜껑을 열고 내려놓았다.
 찰칵찰칵!
 이것은 동영상 보다는 사진으로 찍는 게 좋을 거 같았다.
 그걸 염두에 두고 다양한 각도에서 현금다발과 대물 천종산삼 5뿌리가 잘 보이도록 찍었다.
 도망친 종수와 건장한 부하 직원 4명은 어떤 식으로든 보복하거나 고소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악질들이라서 대비를 해놓는 게 좋아.”
 -물론이지.-
 그래서 나름 이렇게 철저히 증거 자료를 준비해놓는 거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를 해놓아야 안심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현금다발과 대물 천종산삼이 들어 있는 스티로폼 박스 5개를 전부 팔찌의 마법 공간에 다시 넣었다.
 통나무집으로 돌아온 현수가 노트북으로 캠코더에 녹화해놓은 동영상을 편집했다.
 “휴우, 다했다.”
 얼마 후에 작업을 마친 현수는 씨익 웃었다.
 현금다발과 대물 천종산삼 5뿌리가 각각 들어 있는 스티로폼 박스를 찍은 메모리칩과 캠코더로 협박당하는 장면을 편집하여 저장한 메모리칩을 팔찌의 마법 공간에 넣어 놓았다.
 “다시는 여길 찾아오지 않으면 좋겠다.”
 -현수, 놈들은 다시 여길 찾아올 거야.-
 “블루 아이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놈들은 질이 좋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만약 다음에 또 쳐들어오면 그때에는 없애버리자.-
 “뭐? 그들을 죽이자고?”
 -그래. 저쪽 세상으로 데리고 가서 땅에 파묻어 버리면 찾지도 못해.-
 “으음, 나는 죽이는 것은 썩 내키지 않아.”
 -놈들의 성향으로 보아서는 절대 물러날 놈들이 아니야.-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가 고민되었다.
 “으음, 그럼 다음에 또 쳐들어오면 크게 혼내주고 그 다음에도 또 쳐들어오면 그때에는 진짜 죽여 버리는 것으로 하자.”
 -좋아, 그렇게 해.-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서울 강남 태극종합병원 특실.
 현수에게 지독하게 얻어맞고 오른팔까지 부러진 종수는 치료를 받고 특실에 입원했다.
 이 소식을 들은 오 소장이 특실로 달려왔다.
 종수의 건장한 부하 직원들 4명 중에 3명은 제법 얻어맞아서 며칠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부하 직원 한명은 멀쩡했다.
 현수에게 한 대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동료들을 보기에 너무 미안했다.
 종수는 얼굴이 퉁퉁 붓고 이가 부러지고 오른팔도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기에 엉망이었다.
 특실 침대에 누워 있는 종수를 본 오 소장은 참담한 심정이었다.
 “종수야,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으으, 아버지.”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해봐라.”
 “으으, 어떻게 된 것이냐 하면 말입니다.”
 종수는 말을 하기 힘들만큼 부상을 입었지만 억울해서라도 설명을 해야 했다.
 제법 긴 이야기였지만 전부 듣고 오 소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게 말이 되냐?”
 “으으, 아버지. 믿어 주십시오. 제가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으음, 물론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지만 너무 황당해서 말이다.”
 “당한 저도 무척 황당했었습니다.”
 현수가 무슨 수법을 펼친 것인지 모두들 손가락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마비 상태가 되어 지독하게 얻어맞았다고 한다.
 종수 자신만 당하였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하겠지만 문제는 건장한 부하 직원들도 같이 당했다는 거였다.
 “으음, 놈이 초능력자였나?”
 “그럴 가능성도 있는 거 같습니다.”
 “5명이 가서 당하고 돌아왔다니 젠장.”
 “아버지, 너무 억울합니다.”
 “으음, 놈에게 어떻게 복수를 하지?”
 “저와 부하 직원들이 당하였으니 고소라도 할까요?”
 “고소?”
 “예, 저는 팔이 부러졌고 얼굴이 엉망이니 충분히 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하 직원들도 놈에게 심하게 얻어맞았습니다.”
 “놈을 찾아가서 협박을 하였는데 괜찮을까?”
 “협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증거는 없습니다. 우린 이렇게 확실한 증거가 있고 말입니다.”
 “흐음, 그건 그렇구나.”
 “놈이 진짜로 초능력을 사용하는 놈이라면 10명이 달려가도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럴 바에야 고소를 하여 합법적으로 놈을 폭행으로 구속시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럼 부하 직원들까지 가세를 하여 놈을 폭행으로 고소하자.”
 “예, 아버지.”
 이렇게 하여 오 소장은 아들 종수와 여러 가지로 의논을 하였다.
 “마나샤워!”
 파파팟!
 현수의 몸속에 있던 각종 노폐물들이 땀구멍을 통하여 쏟아져 나왔다.
 지독한 냄새에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틀어막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버틸 수가 없었다.
 현수는 이틀에 한 번씩 마나샤워를 펼친다.
 그 덕분에 몸속의 각종 노폐물들이 빠져 나오면서 피부가 아주 좋아졌다.
 여기에 대물 천종산삼을 복용하여 면역력도 높아지고 기운까지 넘쳤다.
 펼친 마나샤워가 끝이 나자 재빨리 샤워기를 틀었다.
 쏴아아아!
 샤워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쏟아졌다.
 몸에 비누 거품을 내어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 내었다.
 그런 다음에 준비해놓은 대물 천종산삼에 묻은 흙을 깨끗하게 씻어서 씹어 먹었다.
 전혀 쓰지 않고 향긋하고 아식하면서 맛있었다.
 원기 회복과 피로회복, 각종 면역력까지 높아진다.
 “후후후, 벌써 힘이 불끈 나는군.”
 욕실에 붙어 있는 벽거울을 통하여 자신의 몸을 살펴보고는 씨익 웃었다.
 보디빌더처럼 엄청난 근육질의 몸은 아니었지만 수영선수처럼 전체적으로 잘 빠진 몸이었다.
 마나샤워 덕분에 체지방이 많이 빠지고 몸 전체가 균형 있게 변하였다.
 욕실에서 나온 현수가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고는 준비해놓은 속옷을 입었다.
 은색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고는 거실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블루 아이는 노트북을 펼쳐서 궁금한 것들을 검색하고 있었다.
 요즘 노트북을 검색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재미있냐?”
 -물론이지.-
 “그럼 많이 검색해라.”
 -현수는 뉴스를 보려는 거야?-
 “그래. 오지에 사는데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려면 뉴스가 제일이야.”
 현수가 리모컨을 눌러 TV를 켜더니 M방송국의 뉴스를 시청했다.
 통나무집을 향해 경찰 승합차 한 대가 다가와 멈추더니 점퍼 차림의 건장한 남자 3명이 내렸다.
 이들은 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통나무집의 출입문 옆에 설치되어 있는 인터폰을 눌렀다.
 딩동!
 인터폰 소리에 현수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누구세요?”
 “경찰입니다.”
 “예? 경찰이라고요?”
 현수가 인터폰의 액정화면을 보니 점퍼 차림의 남자 3명이 서 있었다.
 츠파파팟!
 블루 아이가 재빨리 노트북을 닫고 현수의 오른팔 속으로 사라졌다.
 그제야 현수가 출입문을 열어주었다.
 경찰 한명이 신분증을 내밀어 현수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김 현수씨죠?”
 “예, 그렇습니다.”
 “오 종수씨를 아십니까?”
 “잘 모르는데요?”
 “오 종수씨가 김 현수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를 했습니다. 같이 경찰서로 가주셔야겠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데 날 폭행 혐의로 고소를 한 겁니까?”
 “자세한 것은 경찰서로 가셔서 진술하시죠.”
 “으음, 알겠습니다. 잠시 옷 좀 갈아입고 가도 되겠습니까?”
 “좋습니다. 10분 드리겠습니다.”
 보통은 소환장을 보내거나 전화를 해서 경찰서에 출두를 하라고 한다.
 그런데 서울 강동 경찰서에서 강원도 정선에 있는 오지의 통나무집까지 직접 온 것만 보더라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현수는 종수가 경찰들까지 매수 한 것을 눈치 챘다.
 겉으로는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속은 아니었다.
 이런 것을 대비하여 증거 자료를 준비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정장으로 갈아입고 구두를 신고 경찰들을 따라 나섰다.
 오지에 있는 통나무집이었지만 문단속을 하고 경찰 승합차를 타고 출발하였다.
 현수는 말없이 눈을 감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강동 경찰서에 도착했다.
 조사과에는 이미 연락을 받고 참석한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이 모여앉아 있었다.
 “흐흐흐, 드디어 여기까지 끌려 왔구나.”
 “으음, 나를 고소한 게 너냐?”
 “나와 직원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당연하지.”
 “무슨 헛소리냐?”
 “헛소리?”
 “그래. 나를 때리고 협박한 것은 너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냐?”
 “그건 내가 할 소리다.”
 “아아, 조용하세요.”
 조사관의 말에 현수와 종수는 찔끔하면서 입을 닫았다.
 “오 종수씨와 여기 있는 4분이 김 현수씨를 고소했습니다. 상해진단서도 첨부했고 말입니다.”
 “말도 안 됩니다.”
 “뭐가 말이 안 된다는 말입니까?”
 “조사관님, 나는 이들을 때린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얻어맞고 협박을 당했습니다.”
 현수의 말에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얻어맞고 협박을 당했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이들이 갑자기 저의 통나무집으로 쳐들어 와서는 저를 끈으로 묶고 때리고 협박을 했습니다.”
 “흐음, 그렇게 주장하는 증거가 있습니까?”
 “예, 있습니다.”
 “증거가 있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현수가 증거가 있다고 하자 조사관이 눈을 번뜩였다.
 현수가 정장 주머니에서 사진과 동영상이 담겨 있는 메모리칩을 꺼내었다.
 “여기에 증거 자료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요?”
 조사관이 현수에게서 메모리칩을 받아서 컴퓨터에 꽂았다.
 동영상부터 클릭하여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이 구두를 신고 통나무집으로 들어오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현수를 끈으로 묶은 후에 종수가 현수에게 귀싸대기를 날리면서 협박을 하였다.
 명백한 증거였기에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오 소장과 친분이 있는 조사관은 잘 부탁한다는 수고비를 받았기에 편의를 봐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현수가 제출한 증거 자료를 보고는 마음이 변하였다.
 명백하고 결정적인 동영상이었기에 편의를 봐주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으음, 동영상을 보니 오히려 협박을 당했군요.”
 “예, 그렇습니다.”
 “으음, 이런 줄도 모르고 범죄자로 생각했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은 뭡니까?”
 “제가 운이 좋아서 대물 천종산삼을 발견하고 캐내었는데 그것을 찍어 놓은 겁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이 나타나서 협박하고 현금다발 5억 원과 대물 천종산삼 5뿌리를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그럼 신고를 하시지 않고요?”
 “너무 겁이 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었는데 이렇게 경찰서까지 끌려오고 고소를 당하였으니 저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저들을 처벌해 주십시오.”
 “으음, 알겠습니다. 증거가 명백하니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습니다.”
 “조사관님, 아닙니다. 우린 돈과 산삼을 빼앗지 않았습니다.”
 “맞습니다.”
 “우린 아닙니다.”
 “시끄러. 뭘 잘했다고 떠들어?”
 조사관의 고함소리에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은 찔끔했다.
 협박한 증거 자료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고소까지 했는데 결과는 엉뚱하게도 독박을 뒤집어쓰게 생겼다.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은 억울해서 미칠 거 같았다.
 하지만 조사관은 냉정하게 마음이 돌아섰다.
 “착한 사람의 집에 밤에 쳐들어가서는 끈으로 묶고 때리고 협박하고 돈과 산삼을 빼앗아놓고 뭘 잘했다고 고소를 해?”
 “조사관님, 아닙니다.”
 “빼앗지 않았습니다.”
 “여기 이렇게 증거가 확실한데도 오리발이야?”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조사관이 믿어주지 않았다.
 상황이 역전되자 현수는 속으로 웃었다.
 “하마터면 폭행 가해자가 될 뻔 했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습니까?”
 “며칠 전에 서울에 왔다가 사진기와 캠코더를 구입했었습니다. 호기심에 찍다가 갑자기 저들이 집으로 쳐들어 왔습니다. 캠코더로 녹화 중이었던 것을 저들이 그걸 모르고 끈으로 묶고 때리고 협박하였습니다. 만약 캠코더가 아니었으면 제가 완전히 뒤집어썼을 것입니다. 아주 무서운 사람들입니다.”
 “흐음,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천만다행이고 말입니다.”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빼앗긴 돈과 산삼은 되찾을 수 있겠죠?”
 “반드시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아이고, 조사관님. 감사합니다.”
 종수와 부하 직원들 4명은 돈과 산삼을 빼앗지 않았기에 아무리 변명을 해도 조사관이 믿어주지 않았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빼앗은 돈과 산삼은 어떻게 했어?”
 “빼앗지 않았습니다.”
 “그럼 빌렸나?”
 “예? 빌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했어? 좋게 말할 때 불어.”
 “아니라니까요.”
 “아니긴 명백한 증거가 여기 있는데 말이야.”
 조사관의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오 소장이 달려왔다.
 현수를 잘 엮어서 합의 해주는 조건으로 대물 천종산삼을 빼앗을 생각이었는데 일이 엉뚱하게 꼬여 버렸다.
 “이, 이럴 수가?”
 오 소장이 크게 당황했다.
 현수를 폭행 사건으로 고소하였다가 오히려 아들 종수의 죄가 드러나면서 사건이 커졌다.
 조사관이 오 소장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사건을 들어서 아시겠지만 조용히 합의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오 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에 앉아 있는 현수에게 다가와 말했다.
 “잠시 나와 나가서 이야기를 나눕시다.”
 “좋습니다.”
 오 소장과 현수는 함께 조사실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으음, 처음에 대물 천종산삼을 한 뿌리 팔았던 서울 강동구 산삼 감정소의 오 소장이었군.’
 현수도 이제야 종수가 오 소장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으음,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소?”
 “대물 천종산삼 5뿌리와 현금다발 5억 원을 되돌려 주시면 넘어가겠습니다.”
 “대물 천종산삼 5뿌리는 얼마씩 계산하면 되겠소?”
 “서울 서초구 산삼 감정소에서는 한 뿌리에 4억 원씩 받았으니 똑같이 계산을 해주시면 됩니다.”
 “으음, 그럼 대물 천종산삼 5뿌리에 20억 원과 현금다발 5억 원 해서 전부 25억 원을 달라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내가 얻어맞은 것은 참겠습니다.”
 오 소장은 기가 막혔다.
 아들 종수와 부하 직원 4명이 당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뒤집어쓰게 되어 어쩔 수가 없었다.
 대물 천종산삼 5뿌리와 현금다발 5억 원을 아들 종수가 빼앗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해봐야 변명 밖에 되지 않았다.
 만약 정식으로 사건이 접수되면 교도소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그래서 현수에게 보상을 해주고서라도 합의를 할 생각이었다.
 “으음, 내가 25억 원을 보상해 드릴 테니 합의를 해주시오. 그럼 조사관이 조용히 사건을 덮어 주기로 했소.”
 “좋습니다.”
 이렇게 하여 현수가 합의서를 작성해주고 바로 최고 은행 계좌로 25억 원을 송금 받았다.
 그리고 담당 조사관에게도 별도로 인사를 하고서야 사건은 조용히 정리되었다.
 현수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지만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만약 현수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분명 종수에게 당하였을 거였다.
 호되게 당하였기에 함부로 종수가 현수에게 도발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조용히 사로잡아서 이계의 땅에 파묻어 버릴 생각이었다.
 어쨌든 사건은 조용히 무마가 되었지만 이번 일로 인하여 현수는 종수와 악연으로 연결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예전의 나약하고 백수였던 시절의 현수가 아니었다.
 마법이 걸린 팔찌와 반지 아티팩트가 있고 블루 아이도 있었다.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종수와 부하 직원들까지 한꺼번에 상대하고도 남았다.
 “후후후, 이번에는 이렇게 넘어가지만 만약 또다시 허튼 짓을 한다면 그때에는 진짜로 세상에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게 할 거야.”
 통나무집에서 나올 때에는 경찰 승합차를 타고 왔었기에 돌아갈 때에는 강원도 정선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타야 했다.
 저벅저벅!
 서울 강동 경찰서를 걸어 나온 현수가 횡단보도에 서서 신호를 기다렸다.
 그때, 검은색 승합차가 다가와 멈추더니 조수석 차창이 내려갔다.
 팔에 깁스를 하고 있는 종수가 현수를 노려보았다.
 현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종수에게 씨익 미소를 보였다.
 종수가 현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놈, 두고 보자.”
 “두고 봐라, 다음에는 이런 운이 통하지 않을 거다.”
 “이놈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얼마든지.”
 “으으, 가자.”
 “예, 알겠습니다.”
 부아앙!
 검은색 승합차가 다시 출발해 멀어졌다.
 종수는 사이드 밀러를 통하여 횡단보도에 서 있는 현수를 노려보았다.
 현수에게 귀싸대기를 맞아서 이가 8개나 부러졌고 팔까지 부러져 이렇게 깁스를 하고 있었다.
 태어나 이렇게 지독하게 당하기는 처음이었다.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어수룩한 촌놈으로 생각했었던 현수의 무서운 능력을 일부 알고는 겁이 나기도 했다.
 복수하는 마음으로 함부로 나섰다가는 더 크게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빼앗아가지도 않았는데 현금다발 5억 원과 대물 천종산삼 5뿌리를 빼앗아 갔다고 했다.
 종수의 아버지가 어쩔 수 없이 합의를 하면서 25억 원을 송금해 주었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한 느낌이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놈이라 생각했다.
 운전하던 부하 직원이 고개를 살짝 돌려서 조수석에 앉아 있는 종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님, 놈을 어떻게 할 겁니까?”
 “일단은 부러진 팔을 붙이고 완벽하게 치료한 후에 보자. 그때에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렇다면 지속적으로 놈을 감시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당연하지. 두 명을 놈의 집 부근에 대기시켜놓고 감시를 할 거다.”
 “형님, 두 명으로 되겠습니까?”
 “싸우려는 것이 아니라 감시만 할 거니 두 명이면 충분해.”
 “그건 그렇습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놈이야.”
 “저의 생각에도 그렇습니다.”
 건장한 부하 직원들 4명으로도 놈에게 당했기에 치밀한 기습 작전을 펼쳐야 했다.
 현수가 횡단보도를 건너 길가에 정차해 있는 택시를 탔다.
 “어서 오십시오. 어디로 갈까요?”
 “강남역으로 가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부아앙!
 택시가 출발하더니 강남역으로 향했다.
 서울에 올라왔다가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현수가 또 영수의 원룸에 가는 것은 눈치가 보였다.
 이번에는 강남에 있는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내일 오후에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스마트폰으로 강남역 부근에 있는 로즈 타워 호텔에 전화하여 객실을 예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가 강남역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린 현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고급 미용실 헤라를 발견했다.
 “헤라? 저곳이 좋겠군.”
 고급 미용실 헤라는 입구부터가 럭셔리했다.
 척 보기에도 비싼 고급 미용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손님, 예약하셨습니까?”
 “아니오.”
 “그럼 원하시는 디자이너분이 계십니까?”
 “아닙니다. 여긴 처음입니다. 실력 좋은 분으로 추천해 주세요.”
 “예, 그럼 제가 디자이너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현수가 소파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잠시 기다렸더니 디자이너를 소개 받았다.
 그동안 백수 생활을 하였고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에서 생활하였더니 머리카락이 손질되지 않아서 너저분했다.
 이것을 최신 헤어스타일로 커트하였더니 훨씬 멋지고 세련되게 변신했다.
 디자이너가 현수에게 말했다.
 “손님, 어떻습니까?”
 “아주 마음에 듭니다.”
 현수가 계산하고 고급 미용실 헤라를 나와 이번에는 인근에 있는 갤럭시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제14장 와인바 파리
 
 
 끼이익!
 택시가 테헤란로에 위치한 20층짜리 로즈 타워 호텔에 멈추었다.
 차문을 열고 내린 현수가 로즈 타워 호텔로 들어갔다.
 고급 정장과 구두를 신은 세련된 모습이었다.
 고급 미용실 헤라에서 최신스타일의 헤어로 커트를 하였고 갤럭시 백화점에서 쇼핑도 하였었다.
 모처럼 쇼핑을 하는 것이었지만 돈을 아끼지 않고 마음껏 쇼핑을 하였다.
 블루 아이는 백화점이라는 것을 처음보기에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구경했다.
 고급 정장에 와이셔츠, 구두, 벨트를 구입했다.
 모처럼 멋을 내어본 것이었는데 기분까지 좋아졌다.
 프런트에서 예약한 것을 확인한 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올라갔다.
 9층에서 내린 현수가 복도를 가로질러 903호의 객실에 서서 카드키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객실을 살펴보았더니 깔끔했고 욕실의 시설이 마음에 들었다.
 -현수, 시설이 좋은데?-
 “하루 머무는데 35만원이나 하는데 이정도 시설은 되어야지.”
 -스파젠 행성의 아델리아 대륙에 있는 여행자의 집들은 이곳처럼 시설이 훌륭하지 못하다.-
 “블루 아이, 그런 곳과 비교하면 안 돼. 여긴 지구이니 말이야.”
 -그건 그래.-
 “로즈 타워 호텔은 1급 호텔이야. 대한민국의 특급 호텔은 이곳보다 훨씬 비싸고 시설도 좋아.”
 -그럼, 언제 기회가 되면 가보자.-
 “좋아, 기회가 되면 말이야.”
 -현수, 이젠 뭘 할 거야?-
 “지금 당장은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해야지. 그런 다음에 쉬어야지.”
 -이곳 20층에 와인바 파리가 있던데 말이야.-
 “그건 언제 보았어?”
 -조금 전에 호텔로 들어오면서 보았어.-
 “그럼 샤워하고 나서 와인이나 한잔 해야겠군.”
 -그거 좋은 생각이야. 나도 구경도 좀 해야지.-
 “얼마든지 구경해.”
 현수가 정장과 속옷을 다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 욕실도 시설은 나쁘지 않았지만 로즈 타워 호텔이 훨씬 고급스러웠다.
 벽거울을 통하여 몸을 살펴보고는 씨익 웃었다.
 “몸이 점점 좋아지는 거 같아.”
 -물론이지. 마나샤워를 자주 펼쳐서 그래.-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신장은 178센티미터로 더 커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몸속의 각종 노폐물이 배출되면서 피부가 아주 좋아졌다.
 여기에 복부 지방과 체지방도 팍 줄었다.
 그 덕분에 몸의 균형이 잡히고 보기 좋게 변하였으며 67킬로그램의 몸무게였다.
 마치 잘 빠진 수영선수의 몸을 보는 듯 했다.
 최신 헤어스타일로 커트했기에 훨씬 잘생겨 보였다.
 현수는 원래 얼굴이 잘생긴 편이었는데 세련되기까지 하자 훨씬 보기 좋았다.
 샤워를 마친 현수가 욕실에서 나와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고는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고급 정장이라서 그런지 잘 어울렸다.
 “어때?”
 -멋지다. 잘 어울려.-
 “정말?”
 -그렇다니까. 나는 거짓말을 못해.-
 현수가 구두를 신고 객실을 나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잠시 후에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여 문이 스르르 열렸다.
 검은색과 빨간색 미니원피스를 입은 두 명의 미녀가 타고 있었다.
 현수가 엘리베이터에 타더니 함께 20층으로 올라갔다.
 두 명의 미녀들은 잘생기고 세련되어 보이는 현수를 힐끔거렸다.
 현수는 미녀와 눈이 마주치는 게 어색할 거 같아서 재빨리 고개를 돌려 엘리베이터의 문 옆에 있는 화면을 쳐다보았다.
 때앵!
 엘리베이터가 20층에 멈추더니 문이 열렸다.
 미녀들부터 내리고 뒤에 현수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와인바 파리의 출입문에는 정장을 입은 웨이터가 서 있었는데 미녀들부터 안내를 하였다.
 다른 웨이터가 현수에게 다가와 말했다.
 “혼자이십니까?”
 “예, 그렇습니다.”
 “마침 창가 테이블이 하나 있는데 그곳으로 하시겠습니까?”
 “예, 그곳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제가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안내하는 웨이터를 현수가 따라갔다.
 와인바 파리는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창가 쪽의 테이블로 안내를 받은 현수는 메뉴판을 펼쳤다.
 와인에 대하여 잘 모르기에 다양한 와인들 중에 한 병에 60만 원인 프랑스산 고급 레드 와인 샤또 로즈마가로 주문했다.
 여기에 고급 와인안주인 멜론과 하몬, 프로슈토, 감자튀김, 치즈를 각각 주문했다.
 고급 와인안주인 하몬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서 건조시켜 만든 생 햄이었다.
 스페인 전통 음식 중에 하나이다.
 짠맛이 강해서 과일이나 치즈랑 함께 곁들여서 먹는 게 좋다.
 그리고 프로슈토는 이탈리아 전통 먹거리 생 햄이다.
 생고기를 소금에 절여서 발효시킨 것으로 짠맛이 강하기에 감자랑 음식궁합이 잘 맞는다.
 얼마 전의 백수였다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물 천종산삼을 팔아서 수십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오 소장에게 합의를 해주면서 25억 원을 받았기에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창밖의 강남의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았다.
 -현수, 정말 멋진 야경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고급 와인바 파리였는데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손님들이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그럼에도 시끄럽지 않고 분위기가 좋아 보이고 흘러나오는 음악과 잘 어울렸다.
 웨이터가 주문하였던 샤또 로즈마가와 고급 와인안주를 가져왔다.
 와인 잔에 약간 부어주는 샤또 로즈마가를 현수가 한 모금 마셔보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와인 맛을 잘 모르지만 향긋하고 맛이 좋았다.
 그제야 웨이터가 와인 잔에 샤또 로즈마가를 3분의 1 정도 채워주었다.
 테이블에 고급 와인안주를 차려주고 웨이터가 물러났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와인 잔을 들어 향을 맡고 음미하면서 샤또 로즈마가를 마셨다.
 하몬은 그냥 먹으면 짜기에 멜론에 돌돌 말아서 같이 먹었다.
 멜론의 향긋함과 달콤함이 하몬의 맛과 절묘하게 섞여 맛있었다.
 ‘후후후, 소주와 맥주만 마시다가 이렇게 고급 와인을 마시다니 놀라워.’
 -현수, 축하해.-
 ‘고맙다. 앞으로는 나도 이렇게 고급스럽게 즐겨야겠어. 보유하고 있는 돈도 충분하니 말이야.’
 -잘 생각했어. 그런데 마법은 언제부터 배울 거야?-
 ‘곧 시작할 거야. 하지만 당분간은 인생을 좀 즐기고 싶어.’
 -그런 기분을 충분히 이해해.-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현수가 와인 잔에 샤또 로즈마가를 절반 정도 채웠다.
 블루 아이와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면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만약 현수가 혼자 중얼거리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기에 속으로 블루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거였다.
 그때, 누군가 현수 옆으로 다가와 섰다.
 향긋한 장미 향수 냄새가 났기에 현수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는 눈이 커졌다.
 “허엇, 여길 어떻게?”
 “현수씨, 그건 내가 할 말인데?”
 놀랍게도 흰색의 미니원피스를 입은 수빈이 서 있었다.
 170센티미터의 신장에 하이힐을 신어서 더 커보였다.
 34-24-35의 환상적인 에스라인 몸매에 가슴은 D컵이었다.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짧은 흰색 미니원피스를 입었는데 각선미가 좋고 잘 어울렸다.
 등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에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얼굴을 보유한 미녀 수빈이었다.
 남자들이 좋아할 그런 여자의 스타일이었다.
 구로구에 있는 IT회사인 망고에 다닌다고 알고 있었는데 강남에서 만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
 대학교를 다닐 때 현수와 수빈은 불같은 사랑을 했었다.
 사소한 싸움으로 헤어지긴 하였지만 수년이 흘렀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세련되고 아름다웠다.
 “옆에 앉아도 돼?”
 “그래 앉아.”
 “고마워.”
 수빈이 현수 옆에 앉았다.
 “현수씨가 강원도 정선의 오지에 살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
 “맞아. 서울에 잠시 볼일이 있어서 올라왔어.”
 “그렇구나. 볼일은 봤어?”
 “물론이지. 내일 오후에 내려갈 생각이야.”
 “그런데 현수씨가 이곳에는 어떻게 있는 거야?”
 “이 호텔에 묵고 있는데 갑자기 와인 생각이 나서 들어왔어.”
 “그랬었구나. 예전보다 훨씬 세련되고 멋있어졌어.”
 “정말?”
 “응, 소주와 맥주를 마신다고 생각했었는데 와인을 마시다니 의외야.”
 “앞으로 와인을 좀 마셔보려고 말이야.”
 “부담될 텐데? 한 병에 60만 원인 프랑스산 고급 레드 와인 샤또 로즈마가를 마시다니 말이야.”
 “후후후, 왜 나는 이런 고급 와인을 마시면 안 되는 거야?”
 “안 된다기보다 백수인 걸로 아는데 부담되지 않겠어?”
 “나는 네가 생각하는 만큼 가난하지 않아.”
 “그래? 로또복권 1등에라도 당첨된 거야?”
 “그건 아니지만 천종산삼을 캤어.”
 “어머, 진짜?”
 “그렇다니까. 내가 거짓말 하는 거 봤어?”
 “아니, 못 봤어.”
 수빈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현수의 말을 인정했다.
 대학교를 다닐 때에도 현수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수빈이 산삼에 관하여 잘 모른다.
 하지만 천종산삼이라면 수천만 원 한다는 거 정도는 알고 있었다.
 현수가 운이 좋아서 한 뿌리 캐내었다고 생각했다.
 현수도 굳이 수빈에게 대물 천종산삼을 팔아서 수십억 원을 벌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저쪽 테이블에서 손짓하는데 일행 아니야?”
 “맞아. 여자 친구들과 같이 왔어. 오늘 생일인 친구가 있어서 말이야.”
 “그랬었구나. 어서 가봐.”
 “응, 그런데 현수씨. 몇 호실에 묵고 있어?”
 “903호에 묵고 있어. 그런데 그건 왜?”
 “아니, 그냥.”
 수빈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현수는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와인을 음미하면서 마셨다.
 -현수, 옛 애인을 만나니 기분이 이상해?-
 ‘그래. 완전히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심장이 뛰었어.’
 -원래 심장은 뛰는 거 아니었어?-
 ‘그런 뜻이 아니라 아름다운 수빈의 모습을 보니 옛 생각이 떠오르고 좋아하는 감정이 아직 남아 있는 모양이야.’
 -그런 거라면 수빈이도 같은 모양인데?-
 ‘뭐? 그건 무슨 소리야?’
 -그녀도 현수와 똑같이 심장이 뛰더라고.-
 ‘정말이야?’
 -물론이지. 내가 거짓말을 하지 못하잖아.-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알아낼 수 있는 거야?’
 -그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으음, 수빈이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니 의외로군.’
 -현수가 묵고 있는 객실을 물어보는 것을 보니 나중에 찾아오겠던데?-
 ‘설마?’
 -기대를 해봐도 좋을 거야. 나중에 반드시 찾아올 거야.-
 블루 아이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프랑스산 고급 레드 와인 샤또 로즈마가가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밤 10시가 넘었다.
 프랑스산 고급 레드 와인 샤또 로즈마가 한 병을 비운 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것은 아니고 기분 좋을 정도로 마신 거였다.
 계산대를 향하면서 보았더니 수빈과 함께 와인을 마시고 있는 여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었던 미녀들이었다.
 “호오, 일행이었었군?”
 계산대에서 지갑을 꺼내어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봉사료와 부가세를 포함하여 76만원입니다. 사인해 주세요.”
 “여기에 사인하면 됩니까?”
 “예, 거기 해주시면 됩니다.”
 스윽! 슥슥!
 현수가 사인을 하자 영수증이 기계에서 출력되었다.
 “영수증과 신용카드입니다.”
 현수가 영수증과 신용카드를 받아서 와인바 파리 밖으로 나왔다.
 백수 시절이었다면 깜짝 놀랄 정도의 금액이었지만 지금은 무덤덤했다.
 돈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수십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대담해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내려와 903호 객실로 들어갔다.
 “블루 아이, 와인바 파리 분위기 어땠어?”
 -고급스러운 분위기였고 시설도 멋있었어.-
 “다행이군? 사실 나도 좋았어.”
 현수가 입고 있던 고급 정장을 벗고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세면대에서 양치질을 하고 나서 침대에 등을 기대고 TV를 켰다.
 다양한 채널이 있었지만 뉴스를 시청했다.
 똑똑!
 노크소리가 났다.
 현수가 고개를 돌려서 출입문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투시!”
 츠츠츠츠!
 놀랍게도 903호 객실 문 앞에 수빈이 서 있었다.
 “으음, 수빈이야.”
 -거봐. 내가 올 거라고 했지.-
 “으음, 정말 올 줄이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현수가 출입문을 열어주자 수빈이 안으로 들어왔다.
 현수가 출입문을 닫자 수빈이 현수의 목을 팔로 휘감더니 키스했다.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촉촉하고 달콤한 키스였다.
 현수가 수빈을 안아들고 들어와서 침대에 눕혔다.
 “현수씨, 보고 싶었어.”
 “나도 보고 싶었다.”
 현수와 수빈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가 다시 키스했다.
 현수가 수빈의 부드럽고 탐스러운 가슴을 만지다가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아, 현수씨.”
 “수빈아.”
 “나 흥분했어. 먼저 샤워부터 할게.”
 “그렇게 해.”
 수빈이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키더니 입고 있는 옷과 속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현수와 수빈은 대학생일 때 만났었고 사귀면서 불같은 사랑도 많이 나누었었다.
 그렇기에 수년이 지났지만 다시 만나니 옛 추억이 떠올랐다.
 잠시 후에 수빈이 샤워를 하고 욕실을 나왔다.
 젖은 머리카락과 목욕 가운을 입은 모습이 아주 섹시했다.
 수빈이 대담하게도 먼저 현수가 입고 있는 가운을 벗겼다.
 “어머, 멋져.”
 “너도.”
 수빈이야 대학생일 때에도 에스라인 몸매였다.
 하지만 현수는 배가 나오고 평범했지만 수빈과 성격이 잘 맞아서 사귄 거였다.
 그런데 수년이 지난 지금 보니 현수의 몸이 멋있었다.
 수빈이 현수를 침대에 눕히고는 애무를 하더니 배 위에 올라왔다.
 수빈이 말을 타듯이 자세를 잡고 허리를 움직였다.
 “아흑, 좋아.”
 “으음, 대단해.”
 “현수씨는 많이 멋있어졌어.”
 수빈은 청순하면서 섹시한 미녀였는데 이렇게 침대에서는 아주 대담했다.
 현수도 수빈과 첫 사랑을 나누었을 때 무척 당황했었다.
 부드럽고 탐스러운 수빈의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을 현수가 움켜쥐었다.
 “아아, 좋아. 현수씨!”
 “·······!······”
 흥분한 수빈이 현수를 부르면서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요부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예전과는 다르게 체력적으로 크게 좋아진 현수는 자세를 바꾸어서 거칠게 밀어 붙였다.
 “어머, 현수씨. 아흑 좋아.”
 “으음.”
 수빈의 신음소리에 현수도 흥분되었다.
 -현수, 이러면 10분도 안 되었는데 끝나겠어. 침착해.-
 ‘으음, 내가 너무 흥분했었군.’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가 호흡을 길게 하면서 흥분했던 것을 가라앉혔다.
 자연스럽게 자세를 바꾸었다.
 이번에는 수빈을 엎드리게 하고는 뒤에서 후배위로 허리를 움직였다.
 색다른 쾌감에 수빈의 신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어지간한 남자였다면 벌써 사정을 했을 거였다.
 그만큼 수빈은 섹시함을 넘어 관능적이었다.
 “아흑, 현수씨 나죽어.”
 “으음.”
 절정의 쾌감을 맛보면서 수빈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모처럼 오르가즘을 느낀 거였다.
 그동안 수빈은 여러 남자들을 만나서 섹스를 하였지만 오르가즘을 느끼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흥분하여 사정을 해버렸다.
 그 때문에 제대로 쾌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극치의 쾌감인 오르가즘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이 아니었다.
 현수는 또 자세를 바꾸어서 수빈을 밀어 붙였다.
 “어머, 현수씨 정말 대단해.”
 “수빈이 너는 변한 게 없구나.”
 “난 뜨거운 여자라는 것을 현수씨도 알잖아.”
 수빈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현수도 사실 이렇게까지 길게 섹스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블루 아이가 결정적일 때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기에 다양한 자세로 수빈을 밀어 붙일 수가 있었다.
 “아흑, 또 왔어.”
 “·······!····”
 수빈이 눈을 감고 입을 쩍 벌리면서 오르가즘을 느꼈다.
 몸을 부르르 떠는 것을 현수가 느낄 정도였다.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늦게 흥분한다.
 그런데 현수와 수빈은 반대였다.
 시간이 흘러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수빈이 3번째 오르가즘을 느꼈다.
 현수도 이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사정을 했다.
 둘은 동시에 절정을 맛본 거였다.
 현수와 수빈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헉헉, 현수씨 대단했어.”
 “수빈이 너도.”
 수빈이 현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현수는 그런 수빈을 팔로 휘감았다.
 시간이 흘러 새벽 5시가 되었다.
 수빈이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왔다.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 나서 침대에 누워 있는 현수의 뺨에 뽀뽀를 했다.
 “벌써 일어났어?”
 “어, 나는 출근해야 하니까 가볼게.”
 “아직 6시도 안되었는데?”
 수빈의 말에 현수가 머리를 갸웃거렸다.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출근할 수 없잖아.”
 “그런가?”
 “오피스텔에 들렀다가 옷을 갈아입고 회사에 출근할 거야.”
 생각을 해보니 남자와는 다르게 여자는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면 외박한 것이 동료 여자 직원들에게 들킨다.
 자칫 회사에 나쁜 소문이 날 수도 있었기에 조심을 해야 했다.
 “나도 오후에는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갈 거야.”
 “언제 다시 서울에 올라오는데?”
 “한동안은 올라오지 않을 거야.”
 “오지인데 거기에서 뭘 할 건데?”
 “아직은 몰라. 좀 더 생각을 해보고 나서 결정할 거야.”
 “그럼 서울에 올라오면 나에게 꼭 연락해. 알았지?”
 “그래 알았다.”
 “현수씨, 너무 행복했어. 고마워.”
 “아니, 내가 더 고마웠어.”
 수빈이 현수를 꼭 안아주고는 떨어졌다.
 “나 갈게.”
 “그래, 다음에 봐.”
 머리를 끄덕인 수빈이 하이힐을 신고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으음, 나도 씻어야겠어.”
 침대에서 일어난 현수가 가운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쏴아아아!
 샤워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쏟아졌다.
 잠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다가 중얼거렸다.
 “마나샤워!”
 파파팟!
 현수의 몸속에 있던 각종 노폐물들이 땀구멍을 통하여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지독한 냄새가 났지만 쏟아지는 세찬 물줄기에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각종 노폐물들이 이제는 3분의 1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몸속에 그만큼 노폐물들이 얼마 쌓이지 않았다는 거였다.
 펼친 마나샤워가 끝이 나자 재빨리 몸을 씻었다.
 허공에 왼팔을 들어 별을 그렸더니 팔찌의 마법 공간이 소환되었다.
 스티로폼 박스 하나를 꺼내어 뚜껑을 열었다.
 대물 천종산삼 한 뿌리가 들어 있었는데 그것을 꺼내어서 물에 흙을 씻었다.
 “4억짜리 대물 천종산삼 하나가 나의 입속으로 사라지는구나.”
 현수가 말은 그렇게 해도 입에 넣고 꼭꼭 씹어 삼켰다.
 마나샤워를 펼쳤기에 몸이 상쾌하고 활력으로 충만했는데 대물 천종산삼까지 복용하면 더 컨디션이 좋아진다.
 여기에 면역력도 높아지고 다양한 병도 예방할 수 있었다.
 빈 스티로폼 박스는 다시 마법 공간에 넣은 후에 소환 해제하였다.
 욕실 바닥이 지저분했기에 물을 받아서 그걸 바닥에 뿌렸다.
 비누 냄새가 좋아서 몸에 비누칠을 한 번 더 하고 거품을 내었다.
 땀구멍으로 각종 노폐물들이 흘러나왔었기에 냄새가 지독했었는데 여러 번 비누칠을 하여 씻었기에 이젠 지독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오히려 향긋한 비누냄새가 났다.
 “지독한 냄새 안 나지?”
 -그래. 이젠 안나.-
 “언제쯤 노폐물이 나오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을까?”
 -그렇게 되려면 앞으로 30회 정도는 더 마나샤워를 펼쳐야 돼-
 “정말 30회면 되겠어?”
 -물론이지. 충분해.-
 “아,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지나면 돼.-
 머리를 끄덕인 현수가 욕실을 나갔다.
 마나샤워를 펼친 후에 대물 천종산삼을 복용하였지만 아침식사는 하지 않는 것이 몸에 기운이 많이 흡수된다.
 그래서 아침은 굶고 점심식사를 푸짐하게 할 생각이었다.
 “블루 아이, 서울까지 올라왔는데 그냥 내려가려고 하니까 아쉽다.”
 -어떻게 하려고?-
 “서초동의 산삼 감정소 박 소장에게 연락하여 몇 뿌리 더 팔고 내려갈까?”
 -10뿌리나 팔았던 것이 며칠 되지도 않았어.-
 “그건 나도 알고 있어. 그래도 전화는 해볼 수 있잖아.”
 -그건 그렇지.-
 “전화를 해서 가지고 오라고 하면 가고 아니면 강원도 정선의 통나무집으로 내려가면 돼.”
 -그럼 전화를 해봐.-
 “지금은 너무 이른 시간이니까 오전 9시가 넘어서 전화를 해봐야 해.”
 -그럼 TV나 보자.-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현수는 리모컨을 손에 들고 TV를 켰다.
 마침 뉴스를 방송하고 있었기에 시청했다.
 현수는 뉴스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이계로 차원이동을 하고 강원도 정선의 오지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되도록 뉴스를 시청하는 거였다.
 “으음, 특별한 뉴스거리는 없군? 다른 채널을 볼까?”
 -현수, 잠깐.-
 “왜 그래?”
 -저길 봐.-
 뉴스에 놀랍게도 무장 탈영병에 관한 뉴스가 나왔다.
 경기도의 모 부대에서 김 일병이 K2소총에 실탄 30발, 수류탄 2발을 가지고 탈영했다는 거였다.
 즉시 군부대의 군인들이 출동하여 곳곳에 바리게이트를 설치하고 검문검색 강화에 나섰다는 거였다.
 무장 탈영병 때문에 어쩌면 오후에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가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
 “으음, 무장 탈영병이 설마 서울에 잠입하지는 않겠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는데 서울까지 잠입하는 것은 어려울 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현수, K2소총과 수류탄이 정말 위력적이야?-
 “수류탄은 파이어 볼과 비슷한 위력일 거야. 그리고 K2소총은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날아가서 표적을 맞추는 것이기에 화살이나 창보다 더 위력적일 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은 되지만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뭐? 수류탄과 K2소총은 민간인은 가질 수 없어.”
 -군부대에 가면 있잖아.-
 “그건 그래.”
 -현수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은밀하게 훔쳐 나올 수 있어.-
 “으음, 지금 나보고 그것들을 훔치라고?”
 -나중에 쓸모가 있을 거야.-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의 마음이 흔들렸다.
 생각을 해보니 위력적인 무기라고는 새총이 전부였다.
 총이나 수류탄이 있으면 위기 상황에서도 충분히 적들을 상대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으음, 어쩌지?”
 -이번 기회에 미군의 무기고를 털어버리자.-
 “무모한 행동이 아닐까?”
 -왜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경비가 아주 삼엄한 곳이라서 말이야.”
 -아무리 경비가 삼엄해도 현수가 마음먹고 마법을 펼치면 은밀하게 잠입할 수 있어.-
 블루 아이의 말처럼 현수가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투명인간 마법을 펼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
 -그리고 마법 공간에 쓸어 담아서 빠져 나오면 현수를 찾아내지도 못해.-
 블루 아이의 말에 현수의 마음이 바뀌었다.
 “으음, 오산공군기지에 대한민국 공군과 주한 미군의 합동 기지가 있어.”
 -오산이라면 경기도 평택에 있는 거 말이야?-
 “맞아. 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아.”
 -그럼 오산공군기지의 무기고를 털어 버리자.-
 블루 아이가 자꾸 부추기자 그만 현수가 넘어가고 말았다.
 “좋아, 무기고를 털어 버리자.”
 -현수, 잘 생각했어.-
 “으음, 이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어.”
 -잘하는 짓이야.-
 “정말 그럴까?”
 -그렇다니까. 날 믿어.-
 블루 아이가 도와준다면 무기고의 각종 무기들을 은밀하게 털어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렇지만 무기고가 털린 것이 알려진다면 난리가 날 거였다.
 총 몇 정이 사라지는 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2권에 계속

댓글(2)

gamebox    
뭔가현실감없고쓸데없는자투리내용이많지만 소재나진행속도,특이함
2017.04.30 21:13
gamebox    
시발 끝부분만보고욋는데무슨 이계에서 상단돌고친구만나고 돈벌어서지구로가면끝남 보지마
2017.04.3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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