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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序章)

2017.06.26 조회 60,355 추천 586


 "하아....어떻게 사냐? 진짜."
 나는 커다란 한숨을 내뱉었다. 나이는 스물아홉인데 아직까지 취업도 못한 자신의 처지에 한숨 밖에 더 안 나왔다. 예전에는 모든 게 잘 될 줄 알았다. 젊고 철없던 스무 살 시절만 하여도 그냥, 인생 그까짓 거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기 시작했다. 나의 인생은 나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변변한 자격증 하나 없었다.
 서울도 아닌 지방대 그것도 삼류 대학교를 졸업했다.
 학과가 좋은 것도 아니다.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내 모습을 어느 날 눈치 챌 수 있었다. 위기감은 있었다. 하지만 무시하였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인정한다면 나는 무너질 것만 같았으니까, 정말로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나는....그저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나는 스물아홉이 되어 있었다. 이제 1년 뒤면 나의 나이는 서른,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진짜 뭐하지."
 가만히 의자에 기대어서 멍하니 있는 나였다. 나날이 멍하니 있는 날이 점점 많아지는 나였다. 문득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서글퍼졌다. 그러던 중 알람이 울렸다. 알바를 갈 시간이었다.
 "....AC."
 나는 일어났다. 알바를 가기 위해서, 부모님한테 용돈을 받기가 죄송해서라도 일어나서 가야한다. 최저시급 6470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나는 가야한다.
 알바를 가기 위해서 자전거를 탔다. 버스를 타면 빠르지만 버스비조차도 나는 지금 아껴야 할 처지다. 그런 사실에 나는 다시 한 번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전거를 타고 어느 정도 이동을 하던 나의 옆으로는 바람을 쌩쌩 불며 지나가는 자동차님들이 있었다.
 "커헉, 커헉, 크흠! 내일부터는 마스크 끼고 와야겠다. 매연 때문에 병 걸리겠다."
 나는 계속해서 투덜거리면서도 자전거의 페달을 밞았다. 도로이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방심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나처럼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내 반대편 도로에서 쌩하며 지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야, 내 싸구려 자전거랑은 차원이 다르네."
 예전 인터넷에서 300만원 정도하는 자전거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랑 아주 흡사하였다.
 '돈 좀 있는 양반들인가 보네, 돈 있으면 차를 탈것이지 왜 자전거를 탄데'
 약간의 질투와 부러움이 반반씩 섞인 마음으로 투덜거리고 있을 때였다.
 빠아아아앙!!!
 비싼 자전거를 타고 있던 그들이 무단횡단을 하려고 한 것이었고 지나가던 커다란 가스차가 경종을 울려댔다. 운전자는 급하게 핸들을 꺽었다.
 끼이익. 끼이익---!!!
 가스 차는 핸들을 돌리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미, 미친!!"
 나는 재빨리 브레이크를 잡고는 자신을 덮치려는 가스차를 피하기 위해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그런 나보다도 차는 더욱 빨랐다.
 콰아앙!!
 "!!!"
 차는 나와 자전거를 하늘높이 떠올리게 하였다. 생애 처음으로 나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런 부유감도 잠시, 나는 금방 바닥으로 추락했다.
 털썩!!
 "으으윽!"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것과 양다리와 팔이 붙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 다행이다. 그래도 자전거에만 충격이 가고 나한테는 충격이 덜 왔나보구나'
 그런 나의 생각이 맞다는 듯이 자전거는 완전히 고물이 되어 있었다. 나는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이런 씨x, x같네 진짜 왜 나한테 이런...."
 몸에 느껴지는 고통과 자전거가 망가진 분노와 무단횡단을 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입 밖으로 욕을 내뱉으며 나는 내 앞을 보았다.
 순간 나는 경직되어 버렸다.
 화르르륵ㅡ
 차가 불타고 있었다. 내가 추락한 사이에 차 또한 여러 번의 충격을 받고 불이 붙어버린 것이었다. 내가 경직된 것은 그 차가 가스차라는 것에 있었다. 안에 있는 가스가 폭발한다면 자신마저도 죽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
 나는 그런 광경에 경직되어 있다가 빠르게 일어섰다. 아직 죽을 수 없다는 생각과 가족들이 생각났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x발... 제대로 몸이 안 움직여."
 몸이 떨리고 있었다. 근육은 경직되어 있었다. 사고로 인해서 몸은 큰 충격을 받은 데다가 가스차가 불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만으로는 이미 뛰어서 얼른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내 생각을 따라주지 않았다.
 'x발,x발 젠장'
 마음속으로 계속 욕을 내뱉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지만....나는 너무 늦어버렸다.
 콰아아앙!!!
 커다란 불길의 폭발이 일어났다. 동시에 엄청난 압력이 나를 덮쳤다.
 "................엄마."
 내가 내뱉은 마지막 말이었다.
 콰아아! 콰아앙!
 그날 나는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였다.
 
 나는 그렇게 죽었다고 생각했다.

댓글(17)

Chung9711    
음...
2017.06.27 12:56
천공악령    
가스차인걸 어떻게 알아요?
2017.06.29 21:44
무인도상륙    
ㄴ가스운송차 말하는거 아닐까요? 기름이나 가스운송차 보면 회상이름하고 무슨 lpg 이런거 써있고 크잖아요
2017.07.01 07:53
    
어법상 세컨드 마이 라이프가 아닌 마이 세컨드 라이프가 적절합니다
2017.07.04 03:38
풍뢰전사    
건필하세요.
2017.07.06 19:49
바둥    
가스폭발로 인한 회귀... 쥔공은 29세 백수. 전문 지식도 없으니, 중고등학교때로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 운동하는 것 밖에 없네요. 혹시라도 2009년 정도로 가면 비트코인 살테고... 음 뭔가 색다른게 있으려나, 담편 가봅니다
2017.07.11 20:40
아크원    
솔직히.. 가스차 운전하시는 분이라면, 그냥 밟아 버리고 지나갈듯. 거기서 꺽으면 대형 사고라는 걸 스스로도 알 테니;;
2017.07.14 19:19
네오3    
29년 살고 회귀? 경험치 부족 가튼데
2017.07.15 15:31
댓님    
실제로 대형트레일러나 중량차는 급제동이나 핸들조작을 급하게 안합니다 급제동은 하고싶어도 할수 없고 방향전환은 앞에 사고유발자 살리려다 자신과 또다른 사망자를 만들수 있기에 반사적으로 꺽지 않는 이상 그대로 일고 갑니다 대형차 앞에서 칼치기하거나 끼어들기하고나서 브레끼밟지 맙시다
2017.07.18 09:14
옥쓔    
여러분 가스통은 구조상 서있으면 안전 합니다 절대 눕히지 마세요!
2017.07.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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