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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7.08.22 조회 26,796 추천 400


 제국의 외곽 영지 중 하나, 카르넬 영지 앞. 보병과 기병을 합해 족히 오천이 넘는 병력이 성문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흠, 소문에 비하면 경비가 너무 허술한 것 같은데. 카르넬 자작의 정보력이 고작 이 정도였나?"
 
 하지만 그런 대군을 맞이한 성의 성벽에는 경비병만 듬성듬성 보일 뿐이었고, 전투를 위한 어떤 준비도 되어있지 않아 보였다.
 
 "소문은 소문일 뿐입니다, 백작님. 제 아무리 뛰어난 기사라도 천 명의 군세 앞에서는 한낱 인간에 불과할 뿐이지요."
 
 
 카르넬영지는 최근 신임영주의 통치로 급속히 성장하는 영지 중 하나였다. 다른 영지에서는 볼 수 없는, 난쟁이족들 조차도 생각치 못한 기계장치들을 이용한 산업으로 동부의 영지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중앙진출에 대한 욕심이 컸던 그라스 백작은 화수분처럼 돈을 뽑아내는 이 영지를 매우 탐냈다. 자신의 광활한 농경지와도 비견되는 이 도시의 수입을 그가 가진다면, 중앙 진출도 꿈이 아니었다.
 
 "그래, 하긴 이런 시골의 영지가 잘나봐야 그 정도지."
 
 그라스 백작은 이미 머리속에 중앙진출로의 계획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런 작은 영지를 정복하는 것은 별 것도 아닌 일이었다.
 
 때문에, 별 생각없이 돌격을 외쳤다.
 
 "돌격! 승리가 우리에게 임할 것이다!"
 
 백작의 명령과 함께, 밀집대형을 이룬 보병들이 앞으로 전진했다. 다가오는 모든 것을 파괴해버릴 기세로 발을 맞추며 전진하는 보병들의 양 옆으로는 도주하는 적을 추격하기 위한 기병대가 보병과 발을 맞췄다.
 
 이윽고, 성벽이 가까워지자 그들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저게 뭐지?"
 
 "막대기인가? 이상하군. 무기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영지일 리 없는데···"
 
 성벽에 올라가 있던 것은 처음 보는 막대기였다. 드문드문 놓여져 있는 은빛의 막대기 주변으로 병사 둘이 붙어있었다. 보통 성벽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병력이 성벽 위를 점거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투타타타타타
 
 "크아아악!"
 
 "뭐, 뭐...컥!"
 
 은빛 막대기에서 굉음과 함께 불빛이 명멸해가고, 그 때마다 기사들과 병사들의 목숨이 사라져갔다. 심하게는 온 몸이 터져나가기도 했다.
 
 '위험하다. 이건 일반적인 마법이 아니야. 계약마법의 힘이다.'
 
 이런 마법이 있다고는 듣도보도 못한 백작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일단 후퇴해서, 적의 능력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후, 후퇴..."
 
 탕
 
 한 발의 총소리와 함께, 한때 백작이었던 몸뚱이가 머리를 잃은 채 말에서 굴러떨어졌다.
 
 "후, 후퇴하라!"
 
 "후퇴, 후퇴!"
 
 휘하의 기사들이 백작의 사망을 알자마자, 병력을 추스리기 시작했다. 제 멋대로 도망친다면 전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하지만, 성문이 열림과 동시에 희망도 사라졌다.
 
 슈우웅
 
 성문에서 나타난 테라연합의 제식 배틀슈트, BW-3 셋이 부스터를 켜고 날아올랐다.
 
 "뭐, 뭐냐 저 것은!"
 
 "마, 마법이다! 마법이야!"
 
 머리를 잃은 백작군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BW-3의 어깨부분이 열렸다.
 
 그 곳에는, 인마제압용 AHM- 32 포이즌프로그 미사일이 각 20기씩 장비되어 있었다.
 
 [적 조준 완료.]
 
 "전탄 발사하라!"
 
 세 기의 배틀슈트 중 가운데에 탄 남자, 이 영지의 영주 프란츠 폰 카르넬의 명에 미사일이 허공을 갈라 백작군을 향했다.
 
 "적 원거리공격이다! 오러유저들은 튕겨내라!"
 
 대부분의 오러유저들은 기관총의 공격에도 무사할 수 있는 반응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살아남은 대부분의 병력은 오러유저였고, 이번에도 아까와 같이 튕겨내려 검을 갖다대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콰아아앙
 
 칼을 갖다대건 대지 않건, 미사일들이 일제히 폭발하면서 자탄과 파편을 그 적들에게 쏟아내었다.
 
 후퇴를 독려하던 기사단장도, 죽기살기로 뛰던 병사도, 혼자라도 살아보겠다고 말머리를 돌린 기사도.
 
 그 수많은 자탄과 파편앞에서는 공평하게 육편이 될 뿐이었다.
 
 흙먼지가 걷히자, 한때 백작군이 있었던 자리에는 피와 살점, 그리고 화염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프란츠 폰 카르넬, 그의 실력이 실전에서 처음 드러난 날이었다.

작가의 말

총탄앞에선 모두가 평등하죠.


잘 부탁드립니다.

댓글(25)

[탈퇴계정]    
연중하지말고 끝가지 ㄱㄱ
2017.08.27 19:52
시공전사    
넵 독자분이 한 분이라도 있으면 완결 짓도록 하겠습니다!
2017.08.27 19:54
chara1fris    
굿!
2017.08.29 00:50
시공전사    
감사합니다!
2017.08.29 01:47
큐브라떼    
이 영자를 > 이 영지를
2017.08.29 10:54
시공전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2017.08.29 21:08
고라니님    
잘때 눈요기로 보려다, 밤을 세우게 만드는 소설
2017.09.01 21:35
시공전사    
부끄럽사옵니다..[..]
2017.09.01 22:11
마크폐인    
그리고 나는 잠들지 못했다...(원래 공부로 밤을 세워야 되는데.. 수능까지 73일..ㅠ)
2017.09.03 03:29
시공전사    
ㅠㅠ 가끔 머리 식히실 때만 봐주시면 되세요.. 파이팅!
2017.09.03 09:53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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